대담자: seed(s) , losinante(l)


(편의상 존칭 생략)



1. 24강 탈락.





s: 조용호가 졌어.

l: .........

s: .........

l: 젠장.. 어린이가 어린이날 지다니..

s: ......-_-;

l: 2패나 했지만 최연성이라면, 재경기갔으면 반드시 올라갈거라 생각했는데... 16강에 최연성의 이름이
   없다. 허, 이거 참.. 흥미가 팍 떨어지는군.

s: 으음. 우승자 징크스는 e-스포츠 랭킹 1위도 별수없나? 아니 그런데 다른 우승자 징크스 겪은 선수들은
   탈락할때 보면 경기력이 떨어져 보였는데... 최연성은 경기력 자체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

l: 경기력이 문제가 아니다. 맨날 하던대로 하니까 진거야.

s: 하지만 지금까지 맨날 하던대로 해서 잘 이겨왔잖아.

l: 바보. 시즌이 바뀌면서 상당한 공백기가 있었어. 상대는 랭킹1위 머슴이고... 이미 맵까지 정해진 이상
   연구할 시간은 충분해. 차재욱이야 테테전이었으니.. 사실 스타에서 동족전은 뭔가 필살전략을 만드는거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결국 기본기 싸움으로 흐르면 최연성은 왠만하면 안져.

s: 확실히 박정석이 최근 저그전,테란전 다 안 좋지만 플토전은 예나 지금이나 잘하긴 하지.

l: 문제는 두명의 저그에게 차례로 필살기를 맞은거다. 맵은 러시아워 3와 815(3). 러샤워는 연성아워라고
   불릴만큼 그 맵의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왔었고.. 815는 어쨌든 반섬맵으로 테란이 어느정도 유리함을 먹고
   들어가지. 자, 내가 최연성을 상대하는 저그라고 생각해보자. 상대가 뭐할까? 뻔하다. 더블이다. 그게 8배
   럭 푸쉬 더블이든, 원배럭 더블이든, 아무튼 더블이다. 이건 100%다. 그럼 나도 무난하게 적당히 배째면서
   멀티먹고 싸워봐? 아니, 그렇게 해서 최연성 이기는 저그가 마재윤 밖에 더 있었나? 그럼 뭐냐. 필살기다.

s: 그런데 예전의 최연성이라면 필살전략같은것도 굉장히 잘막고, 뭐 그래서 역전도 종종 해내고 그러지 않았
   나?

l: 그 필살전략이 장난이 아니였지. 조용호의 초패스트 디파일러.. 더블하고 타이밍재서 나가는 테란에게 이거
   쥐약이다. 그만큼 저그도 컨트롤이 까다롭긴 하지만, 테란은 전진도 안되고 병력만 계속 소비하면서 발이 묶이
   니까. 이건 결국 타이밍 싸움이 되는데 조용호가 그만큼 칼을 잘 갈아왔지.

s: 칼갈은 어린이인가.. 조용호는 확실히 서지훈이나 최연성 같은 수비위주의 테란은 종종 잡아내곤 했었지?
   무진장 공격적이고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이윤열이나 임요환에게 번번히 무너지곤 했지만.

l: 그 경기는 정말 조용호가 잘했어. 최연성이니까 그만큼 버틴거지. 그리고 박명수의 전략.. 이건 뭐, 정말 어떻
   게 해볼 방법이 없었어. 명수의 쿰에 탔다고 할까... 솔직히 누가 원햇 패스트 뮤탈을 쓸거라 상상이나 했겠냐?
   두번쓸 전략도 아니고... 컨트롤 보니까 이칼도 아주 잘 갈아왔더구만.

s: 저그에게 두번 찔려 쓰러진 최연성이라...         

l: 요즘 저그들 무섭다니까? 그리고 러시아워는 원래 저그맵이야. 그동안 최연성이 너무 잘했던거지. 확실히 예전
   만한 포스가 없는것도 사실이지만, 탈락의 이유가 보통 우승자 징크스를 격는 선수가 보여주는 경기력라고 보기
   엔 무리가 있어. 할만큼 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그러니까 나는 맨날 하던대로 자 진검 승부다. 하고
   검과 방패를 꺼냈는데.. 상대는 아 그러세요? 맞서 칼 꺼내는 척 하다가 총으로 빵 쏴버린거야.

s: 흠, 가위바위보싸움 얘긴가.

l: 최연성이 그동안 빌드상의 우위로 승리를 차지한게 얼마나 많은데.... 그 포인트는 바로 '더블 커맨드' 였고
   말야. msl에서의 강민이나 위에 말한 저그 두명이나 그 더블의 빈틈을 제대로 노려쳤는데... 그거에 맞아 쓰
   러지고 '비... 비겁하다. 다시 승부하자.' 이건 좀 우스운 일이지.

s: 죽은자는 말이없다..

l: 그래. 말하고 싶으면 내가 좋아하는 최연성 답게 '이기고' 당당하게 말해라.






2.무조건 더블은 이제 아니다.




s: 으음. 사실...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 가장 높은 승률을 보장해주는건 맞지만.. 24강, 풀리그라고 해도 어차피
   각각의 상대와는 단판. 여기서 내가 가장 많이 구사하고 잘쓰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데, 상대는 그걸 뻔히 예측
   하고 '그 단판'을 잡아내기 위해 준비를 해왔다라...

l: 거기서 이겼으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이였을거다. 과거에 몇번 보여주긴 했지만 지금은 정말 상향평준화 라니까.

s: 하지만 어쨌든 먹긴 먹어야 한다.

l: 그래, 그것이 무조건 초반 더블은 이제 아니라는 거야. 변화를 줘야지. 아니면 요즘 날리는 염보성의 플레이도
   좋고.

s: 아... 염보성. 프로리그에서의 강민과의 경기는 정말 놀랍더군. 뭐 잘하는거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상대를
   찌르면서 멀티. 그런게 이게 보통 얘기하는 '액션'성 찌르기가 아니란 말씀이야. 진짜 아픈데만 골라 찌르니
   까 다른데 신경 못쓰고 진지하게 상대해 주는수 밖에 없어.

l: 막히면 찌른데 또 찌르고.. 또 찌르고... 그러면서 멀티 멀티 멀티.

s: 욕나오겠더라. 내가 상대였으면 아 시밤 어쩌라고! 테란 캐사기란 말이 절로 나왔을거 같더군.

l: 백작님과의 경기에서도 그랬지. 보면서 저건 제 4의 테란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염보성이 가장 잘하는 건
   멀티라고 생각해. 그냥 대놓고 먹는데 그 타이밍이 기가 막히단 말야.

s: 결국 무조건 더블 아냐?

l: 말이 그렇게 되나..-_-; 마재윤 있잖아? 저그니까 앞마당은 그렇다 쳐도... 제 3,4의 멀티를 먹을때 정말 대
   놓고 먹는데도 굉장히 안정적으로 먹는거 같지 않아? 그리고 조금 지나면 드론 바글바글에 수비라인 갖춰지고
   그런거랑 비슷해.

s: '저그스럽게' 멀티하는 염보성이군.

l: 그거다. 저그스러운 테란. 최연성이 자주듣던 말이지. 염보성 스타일이 최연성의 적통이랄까? 그런데 최연성
   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아직 노출이 덜 되서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것 같다.

s: 그래 이제 뭐, 멀티할때 병력도 갖다놓고 벙커도 짓고.. 이런 수비적인 자세의 멀티가 아니라 병력 있으면 있는
   대로 다 끌어모아서 '버티는' 게 아니고 '공격' 이렇게 상대가 '딴 생각 못하게' 끔 만들면서 대놓고 멀티.

l: 그러면 대놓고 멀티가 아닌거야.

s: 말은 쉽다. 뭐 이런게 다 있어-_-...

l: 동감.




3. 양대리그 탈락?



s: msl의 상대는 송병구로군.

l: '완전판' 전태규랄까.. 뭔가 특징이 없으면서도 강해서 무지 까다로운 녀석.

s: 애초에 '먹잇감' 이라고 생각됬던 강민에게 졌으니.

l: 사실 그동안 전적상 천적 이긴 했지만 강민이 이상하리만치 최연성한테 힘을 못썼어. 원래 대테란전 승률1위라고.
   물량으로 다른선수하고 할때만큼만 싸웠어도 두셋경기는 더 이겼을껄. 맨날 리버다크, 리버다크, 셔틀플레이,템플
   러 견제 이런거나 하다가 진거야.

s: 확실히 테란에게 가장 힘든 플토는 힘싸움 잘하고 질럿,드라군 잘쓰는 토스다. 일단 플토가 테란을 '힘' 으로 눌러
   놓으면 거의 죽었다 깨도 역전 안나오는데... 힘으로 누를 생각 안하고 이리저리 견제 신나게 해봤자 테란에게 '힘'  
   으로 눌리면 그걸로 게임끝.

l: 그렇지. 깔짝깔짝 견제 정도야 '어이쿠 뭔 파리가 날라다녀?' 정도라고. 상상초월 김견제 정도라면 모를까.

s: 강민이 그동안 최연성과 온리 질드 싸움을 피해왔던건 '고집' 이었을까 '두려움' 이었을까?

l: 후자라고 생각되지만 둘 다 일수도 있고.. 본인만이 알겠지. 아무튼 최연성은 극복하는 모양이다. 사실 강민이 최연성,
   박성준,박용욱 그리고 pc방만 극복하면 무조건 우승권이라고 생각해.

s: 그런데... 솔직히 불안하지? 양대리그 탈락.

l: 박죠하고 할때 못봤어? 저그전의 날카로운 감각은 좀 무뎌졌을지 몰라도 최연성 메카닉 아직 안죽었다고.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쉽지는 않겠지. 뭐~ 지더라도 그동안 너무 달렸으니까 말야. 한창 달리던 선수들 죄다 피씨
   방 마이너 가서 고생할때, 최연성은 혼자 메이저에 남아 '신 3대 4대' 이런 선수들이랑 신나게 달렸으니까 뭐.

s: 걱정할 거 없다?

l: 그럼 너는 그 최연성이 마이너에서 계속 썩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s: 마이너리거 최연성이라.... 그 어떤 누구보다도 안어울리는군.

l: 여기서 못 일어나면 내가 사람 잘못본거 일수도 있겠지만...  최연성은 자신을 막는 벽이 있으면 우회하지 않고
   두들기고 두들겨서 부수고 나올 녀석이다. (그래도 솔직히 pc방은 두렵다-_-; 내가 찍은 마재도 헤매는걸 보니까)

s: 확실히.. 최연성이 떨어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우승 가능성이 한 50%는 올라간거 같으니...
    그 동안 최연성의 포스가 어느정도였는지 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