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에 가고, 휴학중인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가끔 까르르 웃어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있는 이 곳은 고요하기만 한 곳이지요.


당신이 있는 그 곳은 매일같이 전쟁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다른 종족, 다른 선수, 다른 팀과의 싸움에서

당신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지요.

나는 그런 당신을 보면서 하루는 너무나 행복하기도 하고,

하루는 너무 우울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당신이 내게 주는 그 설렘과 환희는

당신이 졌을때의 절망에는 비길 것이 못 될만큼,

그렇게 크답니다.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것 말고도,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일이 있어요.

"당신을 위해, 좋은 팬이 되고싶어요."

당신의 이름에 금칠은 못해줄 망정,

먹칠을 하는 그런 팬은 되고싶지 않아요.

당신의 팬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선수를 모욕하고, 비난하고, 비꼬는 행동은

결코 하고싶지 않아요.

내 마음에선 당신이 최고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당신의 팬이라는 이유로 당신만을 높이고,

당신만을 위하고,

당신에 대한 비판 조차도 감싸안지 못하는,

그런 팬은 되고싶지 않아요.

때로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줄도 알고,

때로는 마음 깊이 새길줄도 아는

그런 팬으로 있고 싶어요.



매일 이겨주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나에게는

가장 좋은 선수입니다.

나 역시도, 당신을 위해 좋은 팬이 되고 싶어요.

기억해 주세요,

침묵하고 있지만 그래도 항상 당신을 주시하는

이런 팬도 있다는 걸요.



뱀다리 : 요즘 너무 게시판이 각박한 것 같아요.
맘에 안들면 교묘하게 비꼬고, 필요없어 보이는 소모성 댓글도 눈에 띄고...
서로 감정만 상할 뿐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서라면,
'팬의 이름으로'라도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팬은 그 선수의 얼굴이죠.
'팬의 행동으로 그 선수가 싫어졌다'는 상황이 점점 많아지는 건
팬의 존재 자체를 모순으로 만드는 위험한 일 아닌가요?

조금은 뜬구름잡는 이야기같은 글이지만,
마음을 담아 :) 올려 봅니다.


즐거운 초여름 되세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