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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07 00:12:32
Name 위버멘쉬
Subject [일반] [7] 인문사회 신간 위주로 둘러본 서점 나들이 (사진 多)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야근에 경조사에 애들도 봐야하고 만사 귀찮으시죠? 그럴줄 알고 회원님들을 대신해서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최근 출판 시장의 트렌드도 느껴보고, 가벼운 리뷰와 뻘글 곁들여서 서점 나들이 함께 떠나 보아요.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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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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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 늘어져서 TV 보는 것도 좋지만 주말 아침의 한산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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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분위기 입니다. 전체적으로 한바퀴 쓱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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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책들이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읽은 책이 많네요!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독서 구력이 조금씩 쌓여가나 봅니다. 글 주제가 인문 사회인 만큼 인문쪽 섹션에는 뭐가 많이 팔리는지 구경 한번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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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 작가가 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몇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인문학 입문서로서 상당히 괜찮은 책인것 같습니다.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어서 다소 빈약한 내용을 풍부하게 보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독자로서 약간 비판을 가해보자면, 깊이 있는 내용을 지나치게 단순화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령 역사 발전 단계를 생산 수단과 공급과잉의 관점으로만 접근한다거나, 복잡한 정치 경제적 문제를 오로지 세금 문제 하나로 환원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점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이라는 넓은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안내서로서 굉장히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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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가가 쓴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가 신간으로 나왔습니다. 읽어봤는데 전작보다는 밀도가 약간 떨어지더라구요. 개인적 경험담을 곁들인 에세이 같은 느낌이라서 굳이 구매하실 필요까진 없을 것 같습니다. 우측 상단에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 '책은 도끼다' 시리즈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인문서로서 괜찮은 책인 것 같습니다. 우측 하단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도 몇 년째 인문 베스트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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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술술 읽히더라구요. 평소에 책에 관심 없는 분에게 선물하기에 가장 부담없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맘에 드는 직장 동료나 호감을 품고 있는 카페 알바생 같은 분들에게 선물 한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안될 놈은 안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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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한국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책이 눈에 띄네요. 저는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 두권을 읽었습니다. 초반부의 인지 혁명, 농업 혁명까지는 엄청 재미있게 읽었는데 뒤쪽에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나오면서부터는 다소 시들시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총.균.쇠에 비하면 쉽게 잘 읽히는 책이고 인류 역사 전체를 조망하는 인문서 중에는 이만한 책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신간도 언젠간 한번 읽어보려구요. 

아랫쪽에 '라틴어 수업'도 인문 베스트에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바티칸 시국의 변호사 자격(?)을 가진 최초의 한국인 신부라는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띕니다. 저자가 한국 대학에서 했던 라틴어 강의를 요약한 책인데 라틴어를 전혀 모르셔도 읽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작년 가을쯤 이 책 읽고 충동적으로 라틴어 교재를 샀다가 낭패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단어마다 성별도 다르고 호격, 탈격, 대격 뭐 이런 격도 있어서 혼자서 공부하기엔 한계가 있더라구요. 유투브의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한국인이 들을만한 라틴어 강의가 잘 보이지 않네요. 마크 주커버그의 취미가 라틴어 원문으로 고전 읽기라고 하던데, 저도 라틴어로 멋지게 고전을 낭독하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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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브랜드는 서점가에서도 여전히 강세네요. 홍대 건축과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책입니다. 딱딱한 건축을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말랑말랑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왜 테헤란로 보다 홍대 거리를 걷고 싶은가' 이런 의문에 수학적, 자연 과학적 방법론으로 설명을 시도하는데 다소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건축 관련하여 문외한이 읽은 만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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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평론가의 책도 읽어 보려고 찾아봤는데 그건 안보이고 이런 책이 눈에 띄네요. 내용이 궁금해서 두 권을 뽑아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메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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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독 하시는 분들 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음식의 언어'라는 책부터 훑어 봤습니다. 외국 음식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음식 이름과 식문화 같은 것들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과정을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령, '케첩'이 중국에서 기원한 음식이라는 부분은 굉장히 흥미롭네요. 다만, 외국 식문화 위주의 내용이라 한국인으로서는 잘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절반 정도 읽다가 '우리 음식의 언어'로 넘어갔습니다. 이 책은 국, 탕, 찌개 같은 한국 음식의 기원부터 빵이나 라면처럼 현대인에게 사랑받게 된 외래 음식까지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놓았습니다. 어색한 식사 자리에서 화두로 던져볼만한 음식관련 지식이 많이 담겨있네요. 슬슬 읽다보니 두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그만 읽고 철학 섹션 쪽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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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보입니다. 2000년대 중후반에 한국에 강연도 하러 오고 엄청 이슈가 됐었죠. 공리주의와 기본권, 사회적 미덕, 연대 같은 정치적, 윤리적 개념들을 실제의 사례를 곁들여 사고 실험을 하듯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 덕분에 칸트, 존 롤스, 존 스튜어트 밀, 로버트 노직 같은 학자들 책도 찾아 읽게 되었으니 저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좌측에 '죽음이란 무엇인가'도 10년 넘게 철학쪽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네요. 사후세계의 존재여부, 죽음의 의미 같은 문제들에 대해 논증하는 형식으로 쓴 책입니다. 각자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어떤 삶을 살아갈지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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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동양 고전 섹션이네요. 논어, 한비자, 명심보감, 도덕경, 채근담 이런 책들 초심자가 들이대기에는 뭔가 벅차게 느껴집니다. 저도 꾸역꾸역 한번씩 읽기는 했는데 재미도 없고 의미가 잘 와닿지 않더라구요.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가르침이 통용이 될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책과 친숙해져 보려고 쉽게 해설해 놓은 다이제스트 책을 몇 권 빌려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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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중국 학자 리중텐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최진기 작가의 '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같은 책들이 읽기 쉽고 동양 철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배경 지식을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서양 철학은 러셀의 '서양 철학사'와 '현대 철학 강의' 같은 책들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철학 책은 보기만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것 같죠. 그만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역사 섹션 쪽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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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 분위기가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도 한국사 관련해서 좋은 글 올려주시는 분들 계셔서 감사히 챙겨 읽고 있습니다. 설민석 선생님 강의가 재미있어서 유튜브로 모조리 찾아봤는데, 책은 설민석 샘꺼 안보고 박영규 작가 책만 샀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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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필독서 환단고기도 있네요!! 철저한 고증을 통해 과학적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책입니다. 빨리 한핏줄인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통일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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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거의 20년째 베스트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현대의 고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좌측 위에 있는 '안목' 시리즈, 그리고 '명작 순례 '시리즈까지 유홍준 교수님 책을 은근히 많이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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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국 미술에 관심이 많아져서 도서관에서 이것저것 많이 빌려 읽었습니다. 나중에 결혼하고 애들 생기고 그러면 쉬는 날 유적지 같은 곳에 가서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게 해주고 같이 공부도 하고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가능한 일이겠죠? (응.아마 난 안될거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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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사이에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영화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기회에 영화도 보고 관련된 현대사도 책도 한번씩 읽으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윗줄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구판으로 나온걸 처음 읽었는데 사진과 통계 자료들이 많이 첨부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더라구요.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 현대사'도 균형잡힌 관점으로 잘 쓰여진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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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관련해서 헌법 관련 서적과 연계해서 보는 것도 훌륭한 독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현대사 자체가 개헌의 역사와 뗄레야 뗄 수가 없기 때문이죠. 민주 항쟁과 기본권의 확대 과정, 통치 기구의 변천사 등 현대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다시 헌법'과 심용환씨가 쓴 '헌법의 상상력' 이라는 책을 같이 읽었습니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기본적인 헌법 정신을 되새겨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세계사 섹션에는 자와할랄 네루의 '세계사 편력'이 매대에 엄청 쌓여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알쓸신잡에서 추천했는데 인기 작가의 한마디가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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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통 세계사 시리즈 같은 초심자용 시리즈를 여러 종류 읽은 상태라 이제 손에 잡히는대로 개별 지역이나 국가 단위의 역사 책들을 빌려 읽고 있습니다. 특히 첫번째 있는 시간여행자의 아시아사, 유럽사, 아메리카사 시리즈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도와 통계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텍스트로만 쓰여진 책보다 뭔가 손에 잡힐듯이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이 책도 정말 강추드립니다. 저는 '보이는 역사' 컨셉 역사책들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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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처음 입문하고 싶은 초심자분들 '난처한 미술이야기' 시리즈로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스, 이집트, 로마, 초기 기독교까지 역사를 공부하기에 이보다 좋은 책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제목이 미술이야기로 되어 있지만 세계사 책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내용이 풍부합니다. 지금까지 본 미술사 책 중에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진짜 강추드리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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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쪽 매대를 쓱 훑어보니 '삼국지 100년 도감'이라는 신간이 눈에 띄네요. 일본 작가가 쓴 책인데 지도와 도표를 곁들여서 삼국지를 이해하기 쉽게 분석한 책입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서 책 내용을 살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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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되면 자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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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전투마다 컬러로 된 지도와 동선을 첨부해서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듯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았습니다. 연표나 계보도 같은 자료들도 다양해서 삼국지 지식을 좀 더 풍부하게 접하고 싶은 분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양주와 량주의 위치가 헥깔리시는 분, 태수와 자사의 차이가 뭔지 아리까리 하신분 이 책 읽어보시면 한방에 해결됩니다. 


역사, 철학 둘러봤으니 이번엔 문학쪽 신간이 어떤게 나왔는지 구경한번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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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트렌드부터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빼놓을 수 없죠. 2016년에 맨부커상을 수상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강 작가가 수상한 상이 맨부커상 대상인줄 알았는데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원래 맨부커상은 영연방 작가들만 주는 상이었는데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상을 신설해서 시상하다가 2016년에 상설화 되면서 한강 작가가 최초로 수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중혁 작가의 썰에 따르면, 다른 작가가 수상했다면 문단의 시기와 질투를 한몸에 받았을텐데 한강 작가님이 워낙 성품도 온화하고 문학에 대한 애정도 큰 작가여서 모두가 축하해주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올해에는 작품이 아니라 작가로서 다시 맨부커 인터내셔널 후보로 선정되었다고 하던데 꼭 수상하셔서 한국 문학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알쓸신잡 시즌1기에 나왔던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사람', '살인자의 기억법'이 보입니다. '오직 두 사람'은 장편인줄 알고 샀는데 단편 모음집이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잔잔하고 무난하게 읽은 것 같습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영화로도 봤는데 명성에 비해서 그다지 재미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윗쪽에 있는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이 좋더라구요. 복분자 항아리가 폭발하는 첫 장면은 유치원생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을 연상시키면서 굉장한 감정적 요동을 줍니다. 벽지에 여기저기 튄 복분자의 핏빛 색감, 아이가 차에 치이는 참혹한 이미지와 대비되는 잔잔한 문체가 인상적인 소설이었습니다. 2017년 소설가들이 뽑은 소설 1위라고 하던데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왼쪽 위에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도 보이네요. 최근 몇 년간 국내 소설 판매부수로는 대한민국 원탑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종의 기원'도 그렇고 '28'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인기에 비해서 별게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7년의 밤'은 3월 28일에 영화로도 개봉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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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 작가의 '고래' 제가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서평에 '천명관 작가는 앞선 작가들에게 빚을 진 것이 없다' 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정말 어느 작가의 영향도 받지 않은 독특한 문체와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분 데뷔도 마흔이 넘어서 하셨고 문창과 출신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나같은 놈도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저에게 용기를 준 작가이기도 합니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도 보이네요. 토지 1권 읽다가 그만둔게 서너번은 되는 것 같은데 죽기 전에 언젠가는 완독할 수 있겠죠? (난 아마 안될거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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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소설이 '무진기행'이 입니다. 아마 여기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걸로 압니다. 김승옥 작가 소설은 나도 모르게 분위기나 문체를 따라하고 싶어지게 만들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이후로 건강이 악화되서 책을 거의 안낸다고 들었는데, 쾌차하셔서 신작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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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에세이 섹션입니다. 한국 수필중에 거의 유일하게 읽은 책이 피천득 선생님 '인연'인데 반갑네요. 알랭 드 보통의 '불안'도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 소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불안을 속물주의나 애정 결핍 같은 코드로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어서 기분이 싱숭생숭 할때마다 종종 꺼내 읽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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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섹션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미야베 미유키 등등 팬 층이 두터운 일본 작가들이 많죠. 한국 사람들이 특히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매대를 거의 뒤덮고 있네요. 용의자 X의 헌신, 가면산장 살인사건, 기린의 날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신참자 등등 저도 은근히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워낙 인기 작가라서 나오면 읽긴 하는데 이분이 글을 잘 쓰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더라구요. 문장이 짧아서 술술 읽히긴 하지만 표현도 단조롭고 트릭도 다른 고전 추리소설에 비해서 정교한 것 같지도 않고 저에게는 그냥 관성으로 보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하루키의 최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도 보이네요.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하루 날 잡아서 독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쩜 이렇게 균질한 퀄리티의 작품을 꾸준히 낼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본인은 성실함 덕분이라고 하는데 아마 그게 타고난 재능이겠죠. 참 부러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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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미삼아 소설을 써 본적이 있는데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소탈한 생각, 성실한 작업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 등 엄청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작가는 예술가가 아니라 노동자' 라는 사고 방식이 인상깊더라구요. 매년 양질의 작품을 뽑아내는 하루키의 꾸준함에 비추어 봤을때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하루키의 장편은 이제 한 두편외에는 다 읽은 것 같네요. 빨리 좋은 소설 또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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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하고 아랫줄의 '연인' 빼고 다 읽은 책이네요. 완전 망한 생은 아닌 것 같아서 기쁩니다ㅠ 많이 읽었다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은 것을 보면 저도 어쩔수 없는 속물인가 봅니다. 크크. 최근에는 조지 오웰의 1984가 다시 판매 부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소설에서나 상상하던 일이 현실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세상이니 저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온김에 경제,경영 섹션도 살짝 둘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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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헌책방에서 무턱대고 맨큐의 경제학 구판을 샀습니다 경제학을 배워본 적이 없었던 터라 혼자 읽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때 유시민 작가의 '경제학 카페' 읽었는데, 그래프도 많지 않고 텍스트 위주로 경제학의 여러 이슈들을 설명해 놓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서 '장하준 교수의 경제학 강의'는 비유적인 표현도 많고 행동주의, 클래시컬, 케인지언 같은 생소한 학파들이 나와서 좀 어렵게 느껴지더라구요.  

아래 쪽에 최진기의 '지금 당장 경제학'과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접할 수 있는 실물 경제 위주로  경제학을 설명한 책이라 저같은 문외한들이 입문서로 보기에 가장 좋은 책이었던것 같습니다. 최진기 작가는 각종 인문학 관련 TV 프로에도 많이 나오시죠. 예전에 친구가 김제동의 톡투유 표를 구했다고 해서 같이 간 적이 있습니다. 게스트로 최진기 샘이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는데 당시 대화 주제였던 '불교 공사상'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다르게 설명을 하시더라구요. 좀 의아했지만 대중들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다 보니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후에 한국화 관련해서 잘못된 지식을 전하는 바람에 예능 프로에서 사과하고 하차하셨다고 하더라구요ㅠ 증권맨 출신이라고 하던데 전공 분야에 집중하셔서 다시 좋은 지식 많이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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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수학, 과학 섹션입니다. 문과생은 후다닥 지나갑니다. 지나가다 보니 인공지능 관련 책들이 많이 보이네요. 알파고 이후로 유행이 살짝 지난 감이 있지만 궁금해서 두 권정도 골라서 자리를 잡고 읽어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이과 머리가 없는지라 어려웠는데ㅠ 딥러닝,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같은 기본적인 용어들은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네요. 내가 이걸 읽었다니! 오늘 서점 나들이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슬슬 배가 고파서 뭐 좀 먹으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버거킹으로 달려가서 햄버거를 허겁지겁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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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뭔가 허전해서 집 근처 도서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요즘은 이런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필립 말로라는 유명한 탐정이 나오는 하드보일드 소설 '빅슬립'입니다. 작가인 레이먼드 챈들러가 하루키에게 영향을 많이 준 작가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재미있진 않네요.
중간에 있는 책은 로맨스 소설의 대가(?) 러브 크래프트 전집 입니다. 장르 소설이라 약간 얕잡아보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안보고 있었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사실 제가 에드거 앨런 포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포와 러브 크래프트를 비교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왠지 러브 크래프트 소설은 읽기가 싫더라구요. 러브 크래프트를 감히 포에 비빈단 말야? 뭐 이런 감정이었던것 같습니다. 막상 읽어보니까 포 보다 제 취향에 잘 맞더라구요ㅠ 조만간에 전권 구입할 것 같습니다.
테드 창의 명작 sf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 책도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제가 읽어본 sf 소설중에 가장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단편 중 하나가 제작년에 드니 빌뇌브 감독에 의해 '컨택트'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죠. 단편 하나 하나가 전부 완성도가 높은 굉장한 소설입니다. 뭐낙 유명한 책이라 읽어 보신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 혹시 안보신분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서점 나들이가 끝났습니다. 정신 없고 몸은 괴로운 세상이지만 가족과 함께 서점 구경 가셔서 좋은 책 한권 읽어 보시는건 어떨까요. 다가오는 주말 편안하고 의미있는 휴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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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7 02:09
수정 아이콘
많은 사진을 정성들여 찍어주셨네요. 잘 봤습니다 ^^
위버멘쉬
18/04/07 12: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아점화한틱
18/04/07 07:58
수정 아이콘
저희집에 저 환단고기 책이 있길레 깜짝놀라서 아빠한테 이거 아빠가 사신거냐고 여쭤보니깐 길에서 누가 나눠줬다고...
위버멘쉬
18/04/07 12:01
수정 아이콘
전 소설이라고생각하면서 보니까 재미있더라구요
18/04/07 14:01
수정 아이콘
혹시 어디 서점인가요
세로토닌
18/04/07 15:34
수정 아이콘
사진은 광화문 교보문고입니다
18/04/07 16:08
수정 아이콘
오 사진으로 찍으니까 달라보이네요 크 다른곳인줄
18/04/07 16: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교보문고 다녀온게 정말 오래전 일인데... 꼭 다녀온 듯한 느낌이네요
TheLasid
18/04/07 23:23
수정 아이콘
어....중간에 뭔가 스파이가 하나 껴있는 것 같은 기분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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