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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29 14:06:36
Name 피터피터
Subject [일반] 개인적 관점의 벤투 스타일 (게시판 이동) (수정됨)
(스포츠&연예란에 올린 글을 좀 더 논의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 게시판을 옮겨봅니다.)

이번 평가전이 끝나고 난 뒤 각종 커뮤니티에서 올라오는 반응을 보고 개인적으로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유튜브에서 전 국대대표 출신의 선출들이 하는 멘트에 충격을 많이 받아서 개인적으로 추측하는 벤투감독 설명서를 써볼까 합니다.

사이트가 사이트인만큼 각종게임을 이용해서 제가 느끼는 벤투감독의 성향을 한번 분석해볼까 합니다.

'지배하는 축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축구를 떠올리시나요? 아마 압도적 점유율과 더 많은 공격시도 그리고 슈팅, 큰 스코어차이 등이 떠오르실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벤투감독의 '지배하는 축구'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벤투감독의 지배하는 축구란 자신이 생각한 틀안에서 흘러가는 축구를 말한다고 봅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저는 바둑의 예를 한번 들어볼까 합니다.

우리 바둑계에는 두명의 빛나는 제왕이 있죠. 이창호기사와 이세돌기사입니다. 저는 바둑을 잘모릅니다. 하지만, 이창호기사는 과거 끝내기의 제왕, 반집승의 대가등으로 불리웠던걸 기억하고, 상당히 절제되고 짜여진 바둑을 둔 기사로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이세돌기사는 그야말로 좌충우돌 공격적 기풍의 기사로 이름을 날렸죠. 두 기사 모두 세계바둑계를 지배한 기사이지만, 기풍은 엄청나게 달랐다는걸 아실겁니다. 그럼 벤투감독이 말하는 '지배하는 축구'는 어느기사의 기풍에 가까울까요? 저는 확연하게 이창호기사의 기풍에 가깝다고 봅니다.

벤투감독의 축구는 기본적으로 안정지향적인 축구이며, 위험회피에 바탕을 둔 축구입니다. 이 스타일을 롤에 비유하자면 운영의 LCK, 한타의 LPL중에서 LCK에 가까운 스타일이죠. 기존 LCK의 운영이라는 것은 사실 와드시야를 바탕으로 한 위험회피에 그 핵심이 있죠. 즉 근거가 부족한 싸움은 하지 않으면서 시야를 바탕으로 우리가 이길수 있는 싸움을 이길 수 있는 시점에 주도적으로 한다. 여기에서 파생한 유명한 말 중에 하나가 "제발 뭘 할려고 하지마."로 알고 있습니다. 근거가 부족한 플레이는 하지마가 피드백의 핵심이라는 말이죠.

벤투감독이 부임한 이후 14경기를 치뤘습니다. 슈틸리케감독과 비교하는 말들이 있는데 슈틸감독의 늪축구가 사기에 가깝다면 벤투가 추구하는  축구는 적어도 색깔이 확실하다고 저는 느낍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철학이 확실하다는 말이죠. 축구를 어떤식으로 운영하고 풀어갈 것인가? 전북의 닥공축구는 내가 몇골을 먹더라도 그것보다 더 넣어서 이기겠다는 축구라면, 벤투감독의 축구는 최대한으로 적게 먹고 그것보다 한골 더 넣어서 이기겠다는 축구라는게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축구의 운영방향 때문에 나오는 벤투감독의 특징들이 있습니다. 후방에서의 볼점유율이 높다 (빌드업축구라고 하죠.) 템포가 전체적으로 느리다, 사이드 공격전개의 의존도가 높고, 최전방 공격수들의 고립이 심하다. 이 모든 특징들은 위험회피성향과 (상대의 역습을 극도로 경계함) 공격전개에 필요한 자원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특징들이라고 봅니다. 그럼 왜 템포가 느려지고, 공격자원이 부족한가? 결국 후방에 많은 자원을 남겨두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EPL의 경기들을보면 엄청나게 빠른 템포로 공수전개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기들에서 강팀이 약팀에게 덜미를 잡히는 경기들이 종종 발생하는데 그런 경기의 대부분은 강팀이 골을 넣기위해 많은 수의 공격자원을 상대진영에 투입했다가 공격전개 도중에  끊겨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고 약팀이 상대진영의 열린공간으로 질주해서 득점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즉 공격을 위해 상대진영으로 빠르게 많이 넘어간 상황에서 공격전개가 끊기면 엄청나게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므로, 벤투호는  이런 상황을 의식적으로 자제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즉 '무리한' 공격전개 자체를 하지 않는것이 벤투호 운영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대표적인 선수가 저는 '남태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벤투호에서 남태희의 존재감이 너무 무색무취하다고 비판을 함에도 벤투감독의 일순위는 항상 남태희였죠.

남태희는 제가 보기에 삼성 갤럭시에서 '크라운'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라운은 항상 미드임에도 화려함이 부족하다고, 존재감이 부족하다고 욕을 먹는 선수죠. 하지만 갤럭시라는 팀에서 크라운은 운영의 핵심이죠. 버티고 지켜주는 플레이, 균형자의 역할을 크라운이 하고 있는 것처럼 남태희는 전반적으로 팀에 안정감을 주는 선수라고 벤투는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 벤투호의 사이드 공격전개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또 무엇일까? 사이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수습하기 쉽다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이드에서 공격전개가 막힐경우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는게 쉽고, 상대가 사이드에서 우리 진영으로 넘어온다고 하더라도 우리진영 골에어리 근처까지 도달하는 단계에서 협력수비를 펼치기가 상당히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이드에서 라인을 타고 달릴 수 있는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중용된다고 볼 수 있고, 나상호가 콜롬비아전에서 이승우대신 투입된 이유라고 봐야겠죠. 나상호, 황의조, 황희찬, 지동원 모두 사이드에서 치고 달리는 것이 가능한 선수들이고, 이 선수들이 최전방에서 공격실패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 뒤로 상대 공격을 저지할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죠. 즉 사이드에서 공격전개가 가능하며, 적진에서 홀딩플레이가 가능한 선수가 벤투호에서는 중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그럼 또 벤투가 높이 평가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그것은 롱패스를 넣어줄수 있는 패싱력과 시야입니다. 대표적으로 기성용선수죠. 기성용선수가 은퇴한 지금 벤투가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김정민선수입니다. 그럼 왜 이 능력이 중요한가? 양 사이드를 올려놓고 후방에서 상황에 맞게 바로바로 찔러주는 패스, 호주전에서 김민재선수가 황의조에게 넣어준 라인을 무너뜨리는 롱패스는 많은 아군자원을 후방에 남겨놓고도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수있는 원거리공격스킬이고, 이 능력을 가진 선수는 앞으로도 벤투에게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양 풀백자원을 높이 올려쓰는 운용은 풀백들에게 높은 체력과 활동력을 요구하고 만약 풀백자원이 사이드 침투에 이은 컷백과 크로스에 장점을 보여준다면 당장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죠.

풀백을 높이 올려쓴다는 말은 뒷공간이 그만큼 열린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겠다고 하면 결국 그 공간을 센터백과 미들자원들이 커버할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즉 수비자원들은 높은 활동량과 위험상황을 회피하는 능력, 그리고 서로 유기적으로 빈 공간을 커버해줄수 있는 조직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효과적으로 이루질려면 소리치고 외치는 커맨드능력도 상당히 중요하죠. 커맨드능력을 상당히 우습게 보는데, 스타 4대4 상황에서 3명은 잘하고 유난히 못하는 한명이 소위 민폐를 계속 끼치는데도 그 인원을 다른 3인이 커버해서 데리고 간다면 못하는 인원은 외부에서 봤을때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크죠. 그런데 인플레이 상황에서 모든 상황판단과 결정이 그 민폐플레이어의 오더에서 나온다면 결국 그 플레이어는 팀플의 핵심이라는 말이 되겠죠. 그러므로 선수들이 평가하고 코치진이 말하는 커맨드 능력을 외부에서 이러쿵, 저러쿵하는것은 솔직히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이런 부분은 외부에서 알수가 없는 부분이죠.

해외축구를 봐도 감독이 믿고 쓰는 주축선수가 외부의 집중포화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첼시, 사리의 조르지뉴라고 할 수 있죠. 그 선수를 왜 그 위치에서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하는데, 결국 사리감독의 입장에서 조르지뉴는 경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키 역할을 하는 선수라는 것이죠. 조르지뉴에서 흘러나오는 수 많은 결정들이 (패스줄기, 수비수들과의 협력플레이) 소위의 사리볼의 정체성이라는 것이고, 그 정체성을 버리느니 사리는 경질을 당하겠다는 것이죠. 그럼 사리는 조르지뉴 편애자냐? 그렇다기 보다는 조르지뉴라는 선수가 감독이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라고 보는 편이 저는 맞다고 봅니다. 만약 조르지뉴 이상의 플레이어가 감독의 철학까지 이해해서 가장 사리가 원하는 선택을 후방에서 해준다면 사리가 욕먹는 조르지뉴를 그렇게까지 고집할 이유가 없겠죠.

선수가 감독의 의중을 이해한다. 이것을 가장 잘 구현한 한국선수로 저는 박지성을 꼽고 싶습니다. 히딩크 밑에서 퍼거슨 감독으로 넘어가는 그 상황에서 박지성선수는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해내서 선택받은 선수이죠. 히딩크 밑에서의 플레이와 퍼거슨 감독 밑에서 박지성의 플레이는 폭넓은 활동량을 제외하면 공격과 수비라는 측면에서 꽤 많은 스타일 변화가 있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즉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감독의 스포츠인 축구에서는 엄청나게 중요한 선발 요인이라는 것이죠.

다시 한번 게임에 비유해서 벤투의 스타일을 풀어보자면, 저는 디아블로2라는 게임이 떠오르는데 디아블로 중에서도 성기사라는 캐릭터가 떠오릅니다. 한손엔 망치 그리고 한손에 방패를 장착한 녀석이죠. 이렇게 한손에 무기 한손에 방패를 창착한 캐릭의 기본패턴이라면 막고 찌르고 막고 찌르고가 정석이겠죠. 닥공이라면 당연히 두손무기가 기본인 바바리안이 떠오르죠. 저는 우리대표팀의 기본 아이덴트티가 바바리안에 가깝다고 봅니다. (투혼이라면 역시 바바리안이죠.)

디아블로라면 역시 아이템 파밍이겠죠. 파밍을 하다가 에픽무기를 주웠습니다. 눈이 돌아가죠. 녹템, 파랭이 사용하다가 에픽템 뜨면 당연히 흥분할 수 있죠. 자 이제 옵션을 봅니다. 그런데 옵션에 바바리안용이라고 나옵니다. 성기사로 플레이하다가 바바리안 에픽템을 줍는다. 그러면 선택지는 두가지죠. 에픽템에 대한 미련을 접고 성기사를 계속 키우던지 아니면 성기사를 접고 에픽템을 사용하기 위해 바바리안을 키우던지 하는 갈림길에 놓인다는 말입니다. 이 갈림길에서 신태용감독 같은 스타일이라면 에픽템에 맞춰서 캐릭터를 얼마든지 바꿀수 있는 감독이라고 봅니다. 이런 저런 잡템을 다 조합해서 결국에는 가장 효율이 높은 캐릭으로 옮겨다니는 것이 신태용감독같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유럽에는 한 캐릭터만 죽어라고 고집하는 캐릭장인들이 많습니다. 포메이션이야 그나마 섞어가면서 운용해도 기본적인 팀운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끝끝내 사양하는 감독들이 많다는 겁니다.

무리뉴감독 맨유에 가서도 팀아이덴트티보다 수비축구라는 자신의 고유색깔을 고집했죠. 발렌시아 감독 4-4-2 죽어라고 파고 있죠. 즉 이런 감독들은 자신만의 축구철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스타일을 고집하다 성적이 안나와서 경질을 당할지라도 자신의 색깔을 고집하는 유럽감독들은 많고, 벤투도 정확히 그런 감독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팀에 안정성을 높이는 플레이를 선호하고 안정을 바탕으로 위험을 회피하면서 우직하게 공격해서 상대보다 한점 더 넣어서 이기겠다는 철학이 기본패시브라는 말이죠. 정확히 LCK의 운영 마인드가 벤투의 기본성향이라는 말이 되겠죠. 역동성이 떨어지고 템포가 느리고 답답하지만, 강팀에게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텐백을 사용하는 팀에게도 밸런스를 지키면서 무리한 공격은 줄이면서 역습의 위험성이 낮은 공격루트로 사이드를 타고 들어가서 상대의 빈틈을 노려 팀플레이로 결정타를 꽂아넣는것이 벤투 축구의 기본 운영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럼 이런 벤투선수의 운영철학을 과연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은 이해하고 있는것일까?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이승우선수 저도 무척 좋아하는 선수죠. 하지만, 벤투감독체제에서 왜 선발이 되지 않을까? 왜 출전시간이 보장되지 않을까? 이승우 선수의 기본성향은 날카로운 칼입니다. 중앙으로 그리고 박스안으로 거침없이 파고드는 선수죠. 슛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선수고 이것은 물론 장점입니다. 하지만 과감한만큼 상대에게 공을 뺐기고 역습을 당할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기본적으로 벤투의 성향이 아닙니다. 공격성향은 살리지만 무리한 공격은 하지말라는 말인데 딱 SK의 '칸'선수가 탱크캐릭잡고 플레이해야하는 상황이란 말이죠. 이렇게 성향과 운영방향이 충돌하면 문제가 발생하죠. 확실한건 이승우에게 탱크캐릭을 잡고 무리는 하지 않으면서 공격적으로 운영하라는 말이니 어렵습니다. 하지만 팀의 운영방향을 이해하고 선수가 자신의 성향을 팀에 맞추지 않으면 이승우 선수는 계속 상황에 맞게 기용되는 선수. 즉 밀리고 있을때 '한방"을 위해 투입되는 조커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 상황은 토트넘에서 요렌테선수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요렌테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죠. 훌륭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기동력을 중시하는 팀이고 이런 팀색깔과 요렌테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이 충돌하기때문에 요렌테 선수는 특정순간을 위한 완벽한 '조커'로만 존재하게 되죠. 그럼 이승우선수는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전체적으로 팀밸런스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벤투가 이승우선수를 보면서 싫어할거라고 느껴지는 특징은 수비시에 무리하게 덤비는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승우 선수는 상대에게서 공을 뺐어내는 기술이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덤벼드는 기질이 있죠. 베로나에서도 이 기질때문에 상대에게 PK를 허용한적도 있고, 퇴장도 당한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것은 좋지만, 상대에게 위험한 공격찬스를 내줄수 있는 반칙은 줄이면서 상대선수를 마크해주는 기술이 벤투가 선호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죠.

모든것은 제 뇌피셜이므로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유명한 안정환선수도 히딩크가 데려와서 쓸때는 엄청난 길들이기를 한 후였죠.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감독일수록 팀안에서 스타선수를 운영할때 나름의 길들이기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패턴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 길들이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성장하느냐하는 문제는 결국 선수의 자세와 노력에 달린 문제라고 봅니다.

이제 다시 한번 골키퍼 문제로 가볼까 합니다. 벤투감독 전에 국대 1번 골키퍼는 조현우였죠. 그런 조현우가 왜 세컨으로 밀렸을까?
골키퍼코치까지 팀으로 꾸려온 벤투감독이 아무 이유없이 김승규에 꽂혀서 조현우가 밀렸다고 보는 것은 그야말로 비합리적이죠. 히딩크 감독때를 한번 떠올려보면 1번 골키퍼인 김병지가 세컨으로 밀린 결정적인 장면이 존재한다는걸 모두 아실겁니다. 그 문제적 장면은 그야말로 뇌절 드리볼이었죠. 하지만 그런 플레이가 김병지만의 특징은 아니었죠. 오히려 당시 유명한 골넣는 골키퍼가 있었고, 김병지는 자기성향에 맞춰 그런 골키퍼의 플레이를 따라간것이라고 보는것이 맞죠. 토트넘의 요리스를 봐도 엄청난 선방과 함께 가끔씩 정말 어이없는 '뇌절'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김병지가 그때 그 플레이를 한번 했다는 것 자체로 히딩크체제의 영원한 세컨이 된것은 좀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히딩크감독에게 골키퍼의 그런 플레이는 그야말로 용납할수 없는 역린이었던 것이죠. 그 플레이로 골을 먹히지는 않았지만, 히딩크감독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고 그 이후는 모두 아는 결론입니다.

벤투호에서 아시안컵전에 조현우가 선발된 경기는 두 경기입니다. 파나마전과 우즈베키스탄전이죠. 이 두 경기와 소집훈련의 과정에서 조현우는 1번 골키퍼에서 세컨으로 밀려났다는 말인데, 제가 볼때 파나마전의 두번째 실점장면이 아마 벤투감독에게 큰 인상을 남겼을 수 도 있다고 봅니다. 벤투호는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죠. 그러므로 7골을 먹은 실점장면을 살펴보면 상대의 세트플레이, 그리고 우리 수비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상대의 슈퍼플레이로 실점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우루과이전에서 수비수가 미끄러져서 실점한것은 어쩔수 없는 사고였다는걸 생각해보면, 파나마전때 2번째 실점은 벤투가 꽤 싫어할만한 장면이라고 여겨지네요.

문제의 시발점은 조현우선수가 상대의 압박플레이에 중앙으로 길게 공을 깔아차고 이것이 황인범에게 안정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남태희쪽으로 흐르고 남태희가 후방으로 급하게 패스한 것이 상대선수에게 그대로 연결 어이없는 실점을 하게 되죠. 이 실점의 원인이 조현우라고 탓한다면 그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고 보지만, 이 선택 즉 골의 흐름에 있어서 최초의 선택을 한 선수는 조현우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벤투는 안정지향적 성격이고, 위험회피를 제 1 덕목이라고 본다는 측면에서 후방에서 최초에 골의 흐름을 결정하는 골키퍼의 선택을 중요하게 살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구는 빠른 역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이죠. 그런 팀에서 골키퍼의 빠르고 신속, 과감한 결정은 그 결과가 실패할지라도 충분히 골키퍼의 미덕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수비진형이 갖추어지기 전에 빠르게, 빠르게 전개하는게 대구에서는 문제가 될 이유가 없고,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원리에 따라 용납이 되는 장면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벤투의 성향은 다르죠. 벤투는 안전지향적입니다. 후방빌드업이라는 말은 후방에서 천천히 안정적으로 만들어 나오는 공격전개라는 말이고, 실패확률이 적은 선택들을 따라 올라가는 과정입니다. 콜롬비아 전은 우리가 밀리는 상황이 많았고, 그 상황에서 조현우 선수는 꽤 긴 골킥들을 많이 선택했고, 아쉽게도 우리선수에게 정확하게 도달하는 확률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즉 연결되었으면 좋은 장면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실패하므로서 바로바로 턴오버가 나왔다는 말이죠. 골킥이 정확도가 낮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은 골킥을 많이 시도한다는 것은 벤투감독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성공확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한 수비수를 골라 공격전개의 첫시발점이 되는 골키퍼의 플레이를 벤투감독이라면 선호할거라는 뇌피셜을 한번 만들어봅니다.

선방능력이 높은 골키퍼를 싫어하는 감독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히딩크는 선방능력보다는 안정성의 이운재를 선택했죠. 선방능력치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조현우 이상으로 김병지는 스타플레이어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성향이 히딩크와 완전히 어긋나면서 김병지가 세컨으로 밀린것처럼 조현우의 어떤 성향과 플레이들이 벤투감독과 맞지 않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는 벤투가 김승규만 신뢰하기 때문에 조현우가 밀린것이라고 뇌피셜을 내놓지만, 정말 조현우 선수가 벤투감독의 성향을 모르겠으면 감독실의 문을 두드리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골키퍼 코치도 있고 커뮤케이션을 할 상대는 많습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적응의 기간동안 힘들어서 다시 독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것처럼, 감독의 성향을 모르겠으면 직접찾아가서 대화를 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벤투감독은 바깥으로 내놓는 반응이 좀 밋밋한 스타일이죠. 하지만, 특정장면에서는 과격한 제스처가 터져나옵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석현준이 정말 놓치지 말아야 골을 놓쳤을때 나온 반응이 그런것 중에 하나겠죠. 문선민이 만들어낸 원더골은 사실 다음에 다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말일이지만, 팀이 조직력을 통해 만들어낸 한 골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방을 꽂아넣고 이긴다는 벤투감독의 철학과 가장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골이었고, 그 장면에서 벤투감독이 유난히 크게 반응했다고 봅니다. 이런 식으로 벤투는 나름의 호불호가 분명한 감독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벤투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수를 선발하고 자기의 운영스타일에 맞게 튜닝을 한 다음에 투입을 하는 타입이라고 보여집니다. 선수가 얼마나 빨리 감독의 성향을 알아차리느냐 하는 것이 투입과 선발을 위한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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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가 이런 벤투감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해야할지도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벤투감독의 성향과 철학은 기존의 한국스타일과 너무 상반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벤투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에 지원하면서 아마 한국팀을 충분히 분석했을 것이고, 한국대표팀의 문제점을 수비안정성에서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고봅니다. 한국대표팀의 선수들은 거의 기존의 선수들을 이용하면서 자기철학에 맞게 운영방법을 바꾸어 실점을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이건 쉽게 생각해서 맨유가 무리뉴에서 솔샤르로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와 방향성만 다를 뿐 거의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는것이 맞겠죠. 같은 선수구성으로 보다 맨유다운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운영의 방향을 바꿔서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말입니다. 맨유는 자신들의 고유한 팀아이덴트티를 회복함으로써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우리대표팀의 경우에는 문제가 조금 다르죠. 기존의 기동성과 역동성 그리고 많이 뛰는 다이나믹함이 팀 정체성이었기에 우리는 크게보면 클롭의 리버풀과 비슷한 팀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죠. 그런 팀을 안전제일주의의 팀으로 바꾸면서 전체적으로 템포가 떨어지고 느려졌다는 사실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느시점 큰 문제로 다가올수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슈틸리케 감독과 같은 방향성없는 늪축구의 문제가 아니라, 옆 일본에서 하릴감독이 일본의 기존스타일과 충돌하면서 나타난 문제, 또는 맨유의 무리뉴가 겪은 갈등과 같은 스타일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4년이라는 긴여정의 과정에서 하릴감독이 경질된 것처럼 문제가 곪아져 터져나올수가 있는 사안이라는 말이죠. 벤투는 히딩크 감독과는 다릅니다. 벤투가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를 개조한 방향은 압박과 높은 체력적 완성도라는 점에서 기존의 한국스타일과 큰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향성에 있었다면, 벤투감독의 한국축구 개조방향은 기존의 한국축구의 아이덴트티를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없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좀 아쉽게 느껴집니다.

벤투감독은 안정지향, 수비지향적인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을 데려오고서 왜 공격축구를 안하냐고 하면 그건 감독의 축구철학을 간섭하는 무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과 성향자체가 맞지않고 대표팀의 방향성에 의구심이 생긴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정중하게 벤투감독과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옆나라 일본처럼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감독을 바꾸는 참사보다는 나은 결정일테죠. 독일이 월드컵 바로 직전까지 거의 무패의 팀이었다는 걸 떠올려본다면 성적이 좋다고해서 팀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므로 정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한국축구가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이런 방향성의 문제를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는 잘아는 또한명의 포르투칼 감독이 있죠. 호세 무라이스 전북감독입니다. 이 감독이 전북과 계약할 때 조건은 전북의 우승외에도 전북고유의 공격축구의 색깔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었고, 호세감독은 자신도 충분히 공격축구의 색깔을 살릴수 있다는 합의하에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벤투감독과 우리대표팀이 4년계약을 하면서 맺은 내용중에 대표팀의 성적외에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좀 궁금하네요. 그런 논의없이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 감독의 팀 운영스타일과 선수선발을 외부에서 간섭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 부분외에 시스템적인 대표팀의 운영을 계속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짜여진 플랜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벤투가 토너먼트에서 보여준 모습도 한번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그는 아시안컵에서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나름의 유연성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즉 긴 리그에서 성적을 내는것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단판 토너먼트에서 승부를 걸어야할 순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잘모르겠다는 겁니다. 추측하기로는 승부사라면 결승 마지막판에서 필요에따라서는 스타 4드론 플레이같은 것도 할 수 있어야한다고 보는데, 벤투의 지금까지의 성향을 보면 이 감독은 긴 시간 준비해온 빌드를 성공확률에 상관없이 우직하게 펼쳐보일 스타일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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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번 평가전이 끝나고 나오는 반응들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평가전이 벤투감독의 성향을 보여주는 훌륭한 평가전이라고 느꼈습니다. 벤투는 수비안정성을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이고 그런 감독이 이 평가전을 통해서 어떤 데이터를 얻고 싶은지가 잘 나타난 경기운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평가전에는 정규전보다 더 많은 선수를 교체할 수 있죠. 굳이 3명의 선수만 교체했다면 거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죠. 이기기위해서 5백으로 바꾸고 3명만 교체했다(?)라는 평가가 있는데, 정말로 이기기위해 그런 운영을 하는게 합리적인지 솔직히 의구심이 드네요.

정말 이기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상대는 6명을 교체해서 체력 빵빵한 에이스들을 후반에 출전시키는데, 그것을 체력이 떨어진 선수구성으로 마지막까지 버티는게 정말 이기기위한 전략인가요? 더 확실하게 이길려면 5백으로 바꾸고 체력빵빵한 수미들도 교체해서 집어넣는것이 상식적인 선택이 아닐까요? 후반들어서 기동력이 떨어진 양 풀백들이 상대 사이드 공격에 계속 벗겨지는게 보이는데도 풀백과 수미의 교체없이 3백형태의 포메이션 교체로 사이드 공간만 제어한채로 후반을 버틴다는 말은 결국 수비의 내구성을 평가전에서 가장 강렬한 강도로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평가가 아닐까요? EPL을 봐도 버티는 약팀이 강팀에 무너지는 마의 시간대는 바로 후반의 추가시간대죠.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틸수 있느냐 하는 것이 수비의 내구성을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말 이길려는 의지가 있는 강팀이 우리의 수비내구성을 테스트해주는데 그 상황에서 3명이상의 교체카드를 사용하는게 올바른 선택인가요? 왜 이런 평가전에 이강인이 교체투입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될까요? 유튜브의 김병지tv를 보면서 선출출신의 인물이 이강인이 데뷰하지 못한 상황. 콜롬비아전이 이강인의 대표팀 쇼케이스가 되지 못한 상황을 비판하는 멘트를 듣고 개인적으로 머리가 좀 멍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이천수선수와 송종국선수는 다른 유튜브에서 작심발언이라면서 '조현우는 아무리 잘해도 선발이 될 수 없다.'라는 뇌피셜을 뱉어냈죠. 저도 개인적으로 다음경기에 김승규가 선발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그 이유는 이천수가 말한 벤투감독이 믿는 선수만 믿는다는 그런 이유는 아닙니다. 그리고 저같은 일반인이 뇌피셜을 뱉어내는 것과 국가대표출신의 선수가 유튜브에서 대중을 상대로 그런말을 한다는 것은 파급력의 정도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겠죠. 사실 그말을 들으면서 제 뇌리를 강타하는 것은 다른 장면이었습니다.

왜 이천수, 송종국선수가 해외에 나가서 실패했는지, 그리고 많은 다른 선수들이 실패하는지를 조금 알것 같다는 느낌이었죠.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가 뭔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나만 잘하면 된다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선수들이 해외에 나간다면 커뮤니케이션에 큰 문제가 발생해서 실패할 수 있겠구나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천수 선수는 스페인 레알소시에다드에 입단하면서 이팀에서 잘해서 레알마드리드에 가고 싶다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인터뷰를 한 선수인데, 왜 그런 인터뷰가 나왔는지 이번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조금 알것 같더군요.

자신의 직책이 인천의 전략강화실장인 인물이 감독의 선수선발 기준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런 무신경한 발언을 한다. 솔직히 그런 발언을 들으면서 이천수는 선수 에이전트를 하면 대성하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수를 꼬드겨서 팀을 옮겨야 커미션이 발생하는 에이전트라면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게 이해관계에 맞겠지만, 전략강화실장이라면 팀의 감독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직책이고 자신도 인천에서 외국인 감독과 소통하면서 벤투에대해 뇌피셜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바람직한지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선수선발과 투입은 감독 고유의 재량이죠. 이것을 외부에서 선출들이 이렇게 흔들면 대표팀에 없던 파벌도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까? 도대체 조현우에대해 그런 발언을 하면 그와 경쟁해서 다시 제1골키퍼가 된 김승규는 어떤 표정을 해야하는걸까요?

이천수, 송종국이 어떤 루트를 통해서 대표팀에 발탁되었는지 한번 돌아보자면 그들은 히딩크 키드들이죠. 히딩크가 감독일때 제일 외부에서 흔들어댄 세력들은 사실 기존의 축구관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히딩크를 흔들고, 선수선발과 기용에 딴지를 걸었던 세력들이죠. 그런 히딩크에 의해 발탁되고 길러진 이천수, 송종국이 이제는 외부에서 벤투감독의 선수기용을 이시점에서 흔들어댄다는게 정말 개인적으로는 아이러니 하네요.

선수기용 방침에 의문점이 만약 생긴다면 선수들은 직접 감독을 찾아가세요. 벤투감독은 코치진을 이끌고 한국에 들어온 팀입니다. 나름의 기준이 있고, 시스템이 있겠죠. 그 기준과 평가기준에 대해 직접 대화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저는 말하고 싶고, 외부에서 감독의 고유영역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그냥 시정잡배인 저같은 이들이 입에 올릴 사항이지, 한국 국대와 선수들에게 영향력을 끼칠수 있는 선출출신이 유튜브에서 돈벌이하자고 뱉어낼 말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발!!! 히딩크, 슈틸, 그리고 벤투까지....

축구관계자 여러분, 자신의 위치에서 부화뇌동하지 말고 좀 영양가 있는 분석을 내놔보세요. 저는 나름의 축알못이지만 한국 축구관계자의 말중에서 믿을 수 있는 말은 솔직히 기술적분석 밖에는 없다고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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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제글에 대한 쿠키루키님의 질문 : 벤투 축구철학은 뭐 동의하지 않지만 존중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벤투 축구철학이 비판에 대상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오히려 저는 이천수 송종국선수 지적에 더 동의되더군요.)


저는 벤투감독의 축구에 대해 엄청나게 비판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비판을 할려면 방향성을 제대로 잡고 비판을 해야한다는 말입니다.

벤투감독의 안정지향적인 축구는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봅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는 말이죠. 안정지향적인 축구는 지독하게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LCK가 운영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난 이후 단 1년 LPL에 밀렸죠. 그렇지만 그 반작용은 엄청났죠. 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렇게 큰 반향이 일어난걸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줄건 줘.'하다가 '넥서스'까지 줘버렸다는 말처럼, 지나치게 안정지향적인 게임운영방향이 어느순간 밸런스를 잃어버리고 '과감성'이 없는 쫄보 메타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에서 사람들이 뒤집어진거라고 봅니다.

벤투감독의 축구 안정지향적이고 적은 실점을 바탕으로하는 빌드업축구, 분명 우리축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시안컵의 카타르전은 벤투호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카타르의 전력은 우리하고 당연히 이기고, 지고 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졌다는 사실 자체는 큰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어떻게 졌느냐하는것이죠. 카타르전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못해보고 진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승부를 주도적으로 걸었다면 카타르에게 실점한 이후에도 다른 반격을 가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뭔가 계속 미적미적하다가 결국 카타르에게 한골을 내주고 그 때서야 '돌격 앞으로'하는 끌려가는 경기운영이 되었다는 것이죠.

소위 말하는 '줄건 줘'같은 과감성없는 쫄보메타의 전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PL의 상위 빅6가 만나면 점수가 많이나던 적게나던 시간이 순삭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게되죠. 치열하게 공방을 펼친다는 말입니다. 그로인해 매력이 유지되고 인기도 유지되죠. 하지만 벤투호의 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엄청나게 느리고, 안정지향적인 과감성없는 축구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카타르전같은 양상이 중요한 경기일수록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죠. 안정성은 유지하면서도 우리고유의 '과감성과 역동성'을 잃지 않는 경기운영은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일이라는 겁니다.

롤은 '운영'이 '한타'를 압도하던 시절이 있었고, '한타'보다는 '운영'이 중요하다는 타성에 LCK는 젖어버렸죠. 밸런스를 잃으면서 강점도 매력도 잃어버렸습니다. 결국 균형입니다. 벤투가 안정지향적인 축구를 하면서도 어떻게 '과감성과 역동성'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점을 계속 주시하고 비판해야한다는 관점이 저의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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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선발 당연히 비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독일을 보면 누가 이런결말을 예상했을까요? 월드컵전까지 너무 좋은 지표에 독일 어느곳에서도 세대교체에 대한 강한 목소릴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독일은 무너졌죠. 역동성이 없는 내부구성은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잘보여준 예입니다. 팀의 좋은 모습뒤에 숨겨진 어두운 면을 미리미리 경계하고 그것에 논리적인 비판을 하는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천수의 발언에 무슨 논리가 있나요? 그냥 자신이 그렇게 느낀다는게 가장 중요한 근거입니다. 감독의 선수선발 기준을 자신의 뇌피셜로 단정해버린것이죠. 왜 지금 선수선발을 이야기하죠? 아시안컵이 끝나고 이제 2경기를 치뤘습니다. 김승규, 조현우가 차례로 골문을 지켰죠. 김승규가 아프지 않았으면 조현우가 선발되지 않았을거라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한겁니까? 아시안컵 이후 다시 골키퍼 경쟁이 시작되어 앞으로 김승규, 조현우, 구성윤에게 돌아가면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없는겁니까? 앞으로 어떤 패턴으로 선수기용이 이루어질지 그것을 단정적으로 예측하기에는 데이터가 아직 부족합니다. 그런 순간에 그런 발언을 유튜브에서 하는게 벤투 축구철학에 대한 비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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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VS 김승규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도 덧붙일까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역동적인 골퍼키에 더 호감을 가지는 스타일입니다. 김병지 vs 이운재에서 개인적으로 김병지였고, 현재 조현우 vs 김승규의 구도에서는 조현우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벤투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골키퍼 논쟁은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생각하는 골키퍼 포지션의 선발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말해볼까 합니다.

대표팀의 모든 포지션에서 공정경쟁이라는 것이 일어나고 있는가? 모든 것은 대표팀에서 이룩한 성과에의해 판단되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손흥민선수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대표팀에서는 소속팀만큼 절대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대표팀에서 부동의 에이스이며, 현재는 주장의 포지션이죠. 메시, 호날두처럼 대표팀과 소속팀의 퍼포먼스가 달라도 많은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은 경쟁자체에서 비켜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특수 포지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골키퍼는 일반적으로 연속성이 가장 크게 보장되는 특수포지션입니다. 감독이 바뀌더라도 기존의 1번 골키퍼가 큰 흠결없이 세컨드로 밀리는 일은 대표팀에서 좀처럼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독일전 승리에 큰 지분을 차지하면서 현 K리그 부흥의 선봉에 있는 조현우가 김승우에 밀려 세컨 골키퍼가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감독이 큰 승부를 걸어야하는 아시안컵을 대비해 가장 자신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김승규를 주전으로 선택했고, 그 선수로 아시안컵을 치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할 수 있습니다. 감독은 언제나 결과로 말하는 직업이며 나쁜 결과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시안컵의 성과를 위해 벤투감독의 기준에 맞는 주전선수의  변경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국대의 주전 골키퍼가 바뀌는 과정에서 검증된 샘플이 너무 적습니다. 김승규에게 4경기, 그리고 조현우에게는 단 2경기만 주어진채 주전골키퍼의 교체가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검증과정입니다. 공정경쟁이 이루어졌는가? 의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샘플 수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아시안컵이 끝난 현 시점에서 김승규와 조현우는 처음부터 다시 공정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승규가 아시안컵에서 2실점을 했지만, 그 실점이 골키퍼의 실수로 발생했다고는 보기 힘들므로 김승규가 주전골키퍼의 자격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보여준 조현우선수의 공적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 두 선수 그리고 구성윤선수에게도 기회가 골고루 주어지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주전골키퍼의 결정이 모든 대중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결과로 도출되기를 바래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국대골키퍼의 주전경쟁은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하며 그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아시안컵이후 2경기를 치뤘습니다. 김승규, 조현우가 차례로 나왔으며 김승규가 아프지 않았으면 조현우가 나오지 못했을거라는 말은 어떤 근거도 없는 뇌피셜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적어도 3~4게임 이상의 경기가 더 지나고 선수선발의 데이터가 쌓이기 전에는 외부에서 근거도 없이 함부로 어떤 비판을 퍼부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근거없는 비판은 그냥 비난일 뿐이죠. 그리고 그런 비난이 대표팀에 도대체 어떤 도움이 되는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봅니다.

유튜브가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그 안에서 스타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축구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어떤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슈를 만들어내야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고찰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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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템플러
19/03/29 14:19
수정 아이콘
축알못이지만 비유덕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크크크 토론은 알못이라 패스
노이즈캔슬링
19/03/29 14:36
수정 아이콘
비유가 찰진거 같은데 롤을 몰라서 ㅠㅠ

축알못이라 그쪽으로 더할말은 없고, 이천수는 안바꾸면 거봐라, 바꾸면 내가 이야기해서 ... 이렇겠죠?
공업저글링
19/03/29 14:43
수정 아이콘
제가 글쓴분처럼 이렇게 분석을 할 순 없지만, 저 역시나 축구계에 관심도 많고 주변에 실제 현업에 계신분들도 많습니다.

근데 다른건 모르겠는데 GK문제는 생각보다도 심플합니다.

벤투 뿐만 아니라, 어떤 감독들도 GK를 경쟁시키고 변화주는 감독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단순합니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GK코치가 맘에 들어하는 골키퍼를 넘버1으로 쓸겁니다.
벤투 감독 정도면 GK코치 말을 거의 100% 신뢰할거에요.

왜냐? 국내 프로 감독들도 골키퍼영역만은 GK코치 의견을 대체적으로 신뢰하는 편이에요.
현 GK코치 스타일이 김승규 선수를 좋아한다고 보시면 단순할 듯 합니다.

GK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많은 변화를 주면 수비수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흔들릴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때문에,
큰 부상이나 너무 심한 슬럼프가 아닌 이상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편입니다.

자주 바뀌는 경우는 프로팀에 물론 있습니다.
작년 울산현대 같은 팀이지요.

이런팀들은 특징이 뭐냐.. 정확하게 넘버1급 GK가 애매한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즉, 누굴 세우던지 크게 누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할때죠.

김승규 같은 경우 고베의 브라질 GK코치 인터뷰를 보니, 빌드업 스타일을 잘 받아들이는거 같더라구요.

제가 느끼는 벤투 감독과 GK코치는 발밑 좋은 골키퍼를 많이 선호하는거 같다 보니...
아무래도 국내에서 훈련하는 골키퍼들 보다야 선택지에서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GK들은 사실 빌드업 되는게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GK코치건 지금 GK건 어릴때 빌드업이라곤 배워본적이 없는데 그걸 할수 있다라는게 더 신기한거라고 생각합니다.
19/03/29 14:48
수정 아이콘
이천수가 벤투가 선수들 경합을 덜 시킨다. 하는것 정도는 이해하겠는데 조현우이야기하는건 팩트부터가 틀렸어요.

매 평가전마다 골키퍼는 로테이션을 돌려왔기때문이죠. 2경기마다 김승규/조현우로 계속 나왔고 조현우가 부상일때 김진현이 1회
나왔습니다. 이천수말대로라면 이때 김승규가 그냥 2회 나왔어야겠죠.
이번 평가전에서도 그렇게 되었고. 장염때문에 안쓴거다라고 하는것도 예전에 키퍼 기용한 기록 보면 설득력이 없습니다.
벤투가 인터뷰에서조차 부상선수가 몇 있지만 생각해둔 선발명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고요.

분명 다음 6월 평가전 2회도 나눠서 실험할거에요.
19/03/29 14:51
수정 아이콘
김병지, 송종국, 이천수처럼 영향력있는 사람이 팩트없이 여론을 부추기는게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김승규가 김병지를 존경해서 어릴때 꽁지머리까지 했던 선수인데 저런거 보면 뭔생각을 할지 참;
말로만 능력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워주면 뭐합니까. 사람들 사이엔 이미 김승규가 조현우보다 못한데 경쟁없이 철밥통인 선수가 되버렸어요
선방이 강점인 선수가 빌드업만으로 주전따낸것처럼 여겨지질 않나;

정작 공정한 경쟁에서 실수로 밀려난건 조현우였는데 말이죠;.
새강이
19/03/29 14: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추천합니다
ioi(아이오아이)
19/03/29 14:58
수정 아이콘
양쪽 다 일단 전제는 비슷한 거 같습니다. 감독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 이거엔 김병지든, 글쓴이든 동의하는 부문인거 같습니다.

그러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느냐 하고 봤더니
김병지는 선수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있고
글쓴이는 선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즉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정해져 있고, 그 특징을 가진 선수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니까 조현우보단 김승규가 쓰일 거다 라는 논리죠
사실 논리가 그렇게 강하게 있다기 보단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겠죠.
글에서 다루는 이야기에서 나오듯 어찌되었던 그 실수와 스타일 덕분에 월드컵에서 뛰지 못했고, 사라졌으니까

김병지라고 좋아서 계속 그 스타일 그대로 했겠습니까 2002 한국 월드컵 국가대표가 가지는 무게가 얼마나 대단했는데요
안스브저그
19/03/29 14:59
수정 아이콘
매우 흥미롭게 정독햇습니다. 긴글이지만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잇어서 지루하지 않앗습니다.

아직은 즐겜 친목 수준이지만 조기축구회에서 감독을 하면서 기용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잇는지라 감독의 축구철학과 받아들이는 선수와의 미묘한 신경전부분이 눈에 잘들어오네요.

거칠고 강렬한 단어를 즐겨쓰는 모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콜롬비아전 끝나고 김승규 vs 조현우에 대해서 살짝 논쟁이 일엇고 흥미롭게 지켜봣습니다.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능력과 김승규의 빌드업 안정성에서 한명의 손을 들어주기는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선방능력이 타고난 것이라면 조현우 선수가 발밑 능력과 빌드업 구상력을 다듬는 것이 더 쉽기에 조현우 선수쪽이 향후 경쟁에서 유리해보입니다.

이 모 해설위원은 k리그 중계와 jxxx국대해설을 몇번 봤는데 선수출신인것 치고는 상황해설이 너무 별로엿습니다. 해설이 아니라 자신의 감상을 더 많이 말하는 것 같아서 높게 평가하진 못하겟더라고요.

은퇴한 선수들이나 관계자분들이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며 축구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자세는 좋습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냄비팬이나 특정 선수의 광팬을 겨냥한 듯한 한풀이성 동조발언이 쏟아지는 상황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동업자로서 대중들이 모르는 현장의 고충을 외면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네요.

mbc 감스트 객원해설에 대해서도 좀 한마디 하고 싶어요. 나상호 발언도 그렇고 경기 도중에 인터넷발 밈을 남발하는 것도 그렇고 축구에 대한 내용은 없고 유머만 늘어놓은 90분이었습니다. 해축갤 불판인지 뭔지...

축구해설을 통해 대중들이 축구 이해도를 늘리는 것이 해설자의 의무같은데.... 요즘 해설들은 가쉽거리, 애국해설, 말장난, 인터넷밈으로 날로 먹는것 같아요.
arq.Gstar
19/03/29 15:22
수정 아이콘
벤투감독 대체적으로 잘 하는것 같은데요...
저는 안전지향적인 방향은 맞는것 같아요. 월드컵에서 한국같은 약팀이 성과 내려면 그것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A매치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이승우 이강인을 포함해서 보수적으로 선수 기용하는것도 불만 없고요.
어차피 다른국가도 그렇지만 한국국대축구는 뽑아봤자 거기서 거기인 선수들 아닐까요?
Bemanner
19/03/29 15:28
수정 아이콘
김병지 송종국 이천수 등이 특별히 벤투를 흔든다기보다, 그냥 선수들의 축구 철학이 히딩크식으로 가자는 거던데요. 신태용 등 다른 감독이 맡을 때도 주장이 일관된 편이라서요. 그리고 그 발언들이 특별히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19/03/29 15:34
수정 아이콘
정작 히딩크랑 14경기동안 사용한 선수 숫자 비교해도 차이 안납니다. http://i2.ruliweb.com/cmt/19/03/28/169c3d2fbda2800.jpg

그리고 명백히 틀린 발언을 한게 문제고요. 다른 말이 맞다고 틀린 말을 한게 덮어지는건 아닙니다.
거기다 지금 그 발언때문에 여론이 더 엉망이 되버렸어요.

이야기를 할거면 지금 올라온 원투펀치나 현영민이 올린 글처럼 했어야했죠.

대중들이 일일히 비교하고 확인하고 분석할일이 없기때문에 저런 축구인들이 좋은 글과 정확한 분석을 보여줘야하는데
오히려 오해를 확산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오히모히
19/03/30 02:06
수정 아이콘
현영민 해설이 올린 글이 궁금하네요. 혹시 링크 부탁드려도 될까요?
19/03/30 02:19
수정 아이콘
19/03/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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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천수가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망디망디
19/03/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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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만 쓰는 보수적인 운영은 맞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벤투 흔들기라기보단 그정도 의견은 낼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정민 선수는 기성용 선수보단 약간 앞 포지션 아닌가요? 스타일도 약간은 다르던데

금호고때도 봤는데 수미보단 중미~공미롤을 소화하던거 같던데 지금 오스트리아에서는 어디서 뛰고 있는지.모르겠네요
피터피터
19/03/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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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흔들기라고 판단하는 이유를 말씀드리죠.

국대는 극단적인 경쟁체제입니다. 그러면서 협력체제죠. 이렇게 이해충돌적인 구성원이 한 조직에서 성과를 내야할때 가장 확실해야할 것이 논공행상, 서열정리의 합리성입니다. 대입입시와 같은 것이죠. 수많은 경쟁에도 불구하고 누구가는 주전이 되고 누군가는 서브가 되어 묵묵히 기회를 기다려야합니다. 그렇다면 기다리는 사람은 내가 발전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거라는 희망은 있어야 그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조직의 OB멤버였던 인물이 경쟁을 하고 있는 조직원에게 '야 니가 아무리 잘해봐야 넌 서브야, 왜냐고 니 상사는 한번 꽂힌 인물만 계속 기용하거든.'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진짜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기다리는 서브 멤버는 생각하겠죠. 나의 노력은 의미가 없구나. 진짜 공정한 경쟁이 없구나. 난 라인에서 밀렸구나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될테고 그런 조직이 건강할 수가 없죠.

어떤 주장을 할려면 '근거'가 있어야합니다. 유죄를 주장할려면 '증거'가 필요하듯이 이렇게 조직에 치명타를 안길수 있는 발언을 할때는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죠. 그런 것 없이하는 주장은 '무고'만큼이나 위험한 발언이고 그 자체로 명예회손의 여지가 있는것 아닐까요? (벤투를 지금 아무 합리성이 없는 그냥 기분파인 감독으로 확증해버렸는데 이런 발언을 유튜브에서 아무생각없이 그냥 낼 수 있는 의견이라고요?)

수능같이 점수로 바로바로 환산되지 않는 보다 추상적인 기준들의 조합이 평가의 핵심이 된다면 그 평가자에 대한 신뢰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천수의 발언은 그 신뢰를 흔드는 발언입니다. 한번 신뢰가 흔들린 조직이 다시 그 신뢰를 회복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조직생활을 한번이라도 해보신분은 잘아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정민 선수는 기성룡과 같은 스타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히 준수한 시야와 패싱력은 가지고 있더군요.
망디망디
19/03/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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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동의하는데
 (벤투를 지금 아무 합리성이 없는 그냥 기분파인 감독으로 확증해버렸는데 이런 발언을 유튜브에서 아무생각없이 그냥 낼 수 있는 의견이라고요?) 

이 부분은 동의하지 않네요

지금 벤투 부임 후 14경기를 치뤘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감독성향이 파악이 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의견도 피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 의견이 대표팀에 근간을 흔든다 그렇다고 보지도 않구요.

굉장히 진한 아쉬움 이라고 생각됩니다
피터피터
19/03/29 17:40
수정 아이콘
무엇을 좋아한다는 성향과 평가자로서의 합리성, 공평성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A는 관리자입니다. A가 평소에 B와 무척이나 친하게 지내고, C를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성향을 내보였습니다.
그 B, C는 시험을 치루고 관리자인 A가 채점을 했습니다. B는 92, C는 90점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제 단 2점의 차이로 B는 승진을 했고, C는 승진에서 밀리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외부자 D가 말합니다. '야 그 채점 조작이야. 평소에 A가 B를 얼마나 좋아하고, C를 싫어했는지 잘알잖아.' 라는 말을 합니다.

D가 나름의 성향분석을 통해 '소위의 합리적 뇌피셜'을 뱉어내면 이 발언에 문제가 없나요? D는 A의 성향을 파악해여 증거도 없이 A의 공정성을 확정해버렸습니다. 그럼 이제 A가 평가한 92,90의 평가는 확실히 조작인가요?
공업저글링
19/03/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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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천수가 말씀하시는 예를 들 정도로 이야기를 했나요???
너무 과한거 아닌가 싶네요.

과거 슈틸리케 생각해보면 이천수의 워딩이 좀 과한면은 있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도 생각되긴 합니다.

실제로도 슈틸리케의 경우 유럽에서 뛰고 있다라는 자체가 이미 검증된거라며 그당시 진짜 폼 엉망인 지동원 선수를
계속 중용하고 써서 욕 무지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분위기라면 사실 말씀하신 것 처럼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리거든요.

유럽파는 무조건 인정, K리거들은 검증해봐야해..
이건 공정한 경쟁이 사실 아니잖아요.

이 당시 서로 말은 안했지만, K리거들은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느꼈을거라고 보긴 합니다.

전 그냥 이천수가 과한 이야기를 하긴 했어도, 자신의 말 같은 분위기가 되면 안된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좀 서툴게 했다라고 봅니다.
피터피터
19/03/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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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데 그 파급력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겠죠.

'~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와 '~입니다.'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위 상황에서 D가 A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그에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나름 합리적 의심이죠. 하지만, D가 대중 앞에서 A는 어떻다 확증을 해버리는 순간 그것은 자체로 명예회손이자 범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는것과 그 생각에 대한 '증거'없이 대중 앞에 확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입니다.

그나마 친구끼리 사적으로 나누는 대화도 아니고 나름의 대중매체를 통해 타인에 대한 평가를 확정적으로 내리면서 그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가요?
공업저글링
19/03/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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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워낙 요즘 너도 나도 유튜브를 하다보니, 그냥 전 쎄게 한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예는 너무 정보가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답이 명확하게 나와있는 시험에서의 A가 채점관이고 B, C의 점수가 그렇게 나왔다라면,
그건 D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봐요.

다만, A가 채점 주체인데 A의 주관이 깊게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본다면,
D가 그런 이야기를 해도 충분히 합리적 의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게 무 말씀하신대로 범죄라고 한다면, 법리적 절차대로 진행을 하면 되는거죠.

이렇듯 피터피터님이 말씀하시는 상황에서도 큰 정보가 없으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라는 겁니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 발탁 관련 유튜브로 몇마디 했다고 해서 법리적 책임을 질 정도의 중한 일이라고 전 보지 않습니다.
공중파도 아닌 유튜브에서 저정도 발언이 엄청 심각한 문제를 준다라고 보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요즘 유튜브는 말 그대로 날것을 보는 것으로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딱 그 플랫폼에서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대로 쎄게 이야기 한 정도라고 봅니다.

이걸 무슨 공중파 100분토론 등에서 한국축구 이야기를 할때 이정도로 이야기 했다하면,
피터피터님 정도의 반응이 나와도 큰 문제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튜브로 그런 영상 봤다고 난 해봤자 안될꺼야 할 정도의 마인드면 대표팀 들어올 자격 없는거죠.
항상 대표팀 자리.. 특히나 축구 같은 그래도 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그정도 멘탈 없이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경쟁은 말그대로 여론이 해주는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증명하는건데요 뭐.

충분히 말씀하신 부분은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 역시나 이천수나 송종국 같은 선수들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은 분명 있기에,
이로 인해 인터넷 민심이나 여론이 시끌시끌해지고, 이로 인해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분명 이들도 이번일을 계기로 좀더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지요.
다만, 대표팀 선수들 역시나 이로 인해 멘탈이 흔들린다면 더 어려운 여정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대표팀은 벤투감독이 비록 아시안게임에서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
선수와 감독간의 신뢰관계는 최근 대표팀 중에 가장 단단해 보입니다.

좀더 시간이 흐르면 결과로 증명할거라고 봅니다.
피터피터
19/03/29 18: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떤 의미인지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라는 매체의 파급력과 '유명인'이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대중적 영향력은 때때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죠. 아주 사소한 것을 큰 문제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런 매체와 그 매체를 소비하는 불특정세력들간의 시너지 효과겠죠.

'이수역 사건'을 들어보죠. 사건의 본질은 그냥 교양이 조금 모자라는 인물들과의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시비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인터넷이라는 매체 안에서 부풀려지고 청와대 청원게시판까지 점령하면서 엄청난 공권력이 투입되는 사회적 갈등이 되어버렸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스, 분위기, 그리고 그 분위기에 편성한 세력들의 집단행동이 만들어내는 파장은 너무 많은 사회적 에너지를 소비시킵니다.

이천수의 발언은 그냥 자잘한 개인의 돌출발언이었겠죠. 하지만 유튜브를 거쳐, 포탈기사가 되면서 이제 이것은 그냥 개인의 발언이 아닌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파급력을 최초의 화자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문제는 스노우볼처럼 파급력이 굴러간다는 말입니다. 이천수의 또 다른 말을 들어볼까요 '중국화'라는 말은 이제 검증된 공식어처럼 사용되면서 하나의 밈이 되었죠. 이천수의 발언처럼 이제 김승규가 다시 선발로 출전한다면 이번에는 대중이 거기에 또 어떤 말을 붙여서 밈을 만들어낼까요?

어떤 말이 최초의 의도에서 많이 동떨어져서 그 자체로 생명력을 얻고 원래의 의도와 다른 무수한 파급력을 발생시키는 곳이 인터넷입니다. 그러므로 나름의 유명인과 관계인들은 대중앞에서 말을 할때는 항상 조심해야하는 것이죠.

'이천수', '안정환' - 오히려 공식적으로는 안정환이 더 공인된 예능인이지만, 안정환은 축구에대해 말을 할때는 항상 수위조절에 신경을 쓰고 말을 합니다. 그에비해 이천수는 '인천전력강화실장'이라는 공식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유튜브에서 마치 그냥 인기를 얻기위한 일반BJ처럼 마구 말을 뱉어내는게 사실아닌가요?

말의 위험성을 알고 특히 대중매체에서는 그것이 유튜브라도 말 조심을 했으면 하네요.
19/03/29 19:00
수정 아이콘
지금 이천수 유튜브 조회수 백만뷰 넘어가고 기사 메인으로 떠서 엄청 퍼졌어요.
요즘같은 시대에 잘못된 정보 퍼트리는건 진짜 조심해야함;
망디망디
19/03/29 22:24
수정 아이콘
모든것를 수치화해서 얘기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너무 과하게 받아들이시는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들이 다 정답은 아니지만 남에게 정답을 강요하시는 듯이 말씀하시는거 같네요;;

물론 벤투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피터피터
19/03/30 00:09
수정 아이콘
확실히 그랬을 수 도 있습니다. 어느순간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던지듯이 말을 뱉어내는 곳이 유튜브가 된듯한 느낌이 있네요. 그리고 그 쓰레기통에서 말들을 주워내어서 포탈의 기사가 되고, 그런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유통되는 구조가 되면서 당연히 기사화 될 것을 알면서도 유튜브에서는 그래도 된다는 듯이 생각없는 말들을 더 강하게 뱉어내는 모습에 필요이상으로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천수의 말에 나름의 축구계 인사라는 의식이 있었던 것 같고, 그런 사람들이 내뱉는 말이 좀 무게감이 있기를 바랬나봅니다.

괜히 강요하듯이 말을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아직 제게는 뾰족한 부분이 많은것 같네요.
망디망디
19/03/30 10:53
수정 아이콘
기분이 상한 것 까지는 않아서 괜찮습니다

저도 많은 다른 분들이 이천수의 의견이 잘못됐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9/03/3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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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평소에 관리 운영하는 일을 하는데 참고가 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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