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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29 17:20:32
Name aDayInTheLife
Subject [일반] 어스 - 장르 우화 느낌(스포일러)
<겟 아웃>은 분명 첫 타석에서 때린 홈런 같은 영화였습니다. 조던 필이라는 이름이 분명 TV쇼를 보는 사람들에게알음알음 알려지긴 했지만 영화감독, 그것도 스릴러(내지 공포?) 영화 감독으로 알려지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다만 이 첫 타석에서 때린 홈런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우리들에게는 약간 애매모호한 단어이긴 합니다. 분명 그 미묘한 분위기가 영화의 핵심이었는데, 우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미묘함을 읽어내지 쉽지 않으니까요.

신작 <어스>도 <겟 아웃>마냥 미묘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영화 상에서도 직접적으로 언급 되거든요. 'it's us.'와 '우리는 미국인이다'라고.영화 제목인 Us는 의도적으로 두가지를 다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상징하기도 하고 미국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두가지 모두의 해석을 따라갑니다.맨 처음 장면에서 Hands Across America라는 캠페인의 광고가 나오죠. 실제 미국에서 가난 퇴치, 구호 등을 모토로 실시한 캠페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엔딩에서 복제 인간들은 캠페인을 말 그대로 실천합니다.이 부분은 결국 그때의 미국과 현재의 미국을 대조하는 장면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영화 내부에서 복제인간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결국 '버림받은'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야한다'는 구호인거 같거든요. 앞서 언급한 두가지의 해석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의 주제라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시설이 미국 곳곳 지하에 숨어있다는 자막도 이 분위기를 계승합니다.
똑같은 모습을 지닌 다른 신체, 하나의 영혼을 나눠가지는 두 자아, 그리고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라는 영화의 주제나 혹은 멕시코로 도망갈 계획을 세우는 장면 등등 현재의 미국의 상황에 대한 기묘한 풍자와 블랙코미디 등이 뒤섞인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엔딩도 미국인인 우리 - 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낼 수 있을 거 같고요.다만 영화가 두가지 해석을 다 품게 만들기 위해서 지나치게 모호하게 만든 느낌이 있습니다. 은유와 해석이 원체 많은 편인데 여기서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고 하니 영화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은 좀 없어요. 이런 저런 해석을 다 끼워맞춰도 그러려니 싶습니다. 아주 단적으로 저 영화보고 나올때 어떤 남자 두분이 유전자 복제 가위인가? 라고 얘기하는 것도 맞는 얘기에요. 이것도, 저것도 맞는 말이고 해석의 범위가 넓어지면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지만 헤매기도 쉬우니까요. 또 그 두가지를 적당히 섞어 이야기하는게 영화의 핵심인데 여기의 우리는 다른 문화 프리즘으로 봐야하니 핵심은 또 찾기 애매모호해집니다. 결국 슬슬 나오는 난해하다는 반응이 당연한 느낌입니다.

해석을 약간 미뤄놓고 보면 영화에서는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잘 못보긴 하는데 '엄청 무섭나?' 싶었습니다. 허들이 매우매우매우 낮은 편인데도 아주 무섭진 않았어요. 약간 쫄리는(?) 맛은 분명 있는데 밤에 잠못들고 그럴거 같진 않아요. 중간중간 전작 처럼 탁하고 분위기가 풀리는 개그들도 있었습니다.대신에 영화가 가진 장점은 음침한 묵시록적 분위기입니다. 공포보단 세계가 멸망하는거 같은 그 기괴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제일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도시 전설 내지 괴담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 묵시록적 분위기라는 단어 자체가 영화의 불친절함을 내포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어요. 근데 오히려 그래서 후반부가 아쉬웠어요. 초반부의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기승전결보단 그 끝간데 없는 불안함이었거든요. 이 영화도 중반부까진 그 음침하고 독특한 분위기+다양한 해석이라는 부분이 매력적인데 외려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조금 애매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시 멀린의 숲(86년에는 샤먼의 비밀 숲?이었나 그랬습니다.) 까지가 인상적이었고 지하 시설에 대한 설명이나 엔딩의 반전은 생각보다는 맛이 떨어지는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오히려 그 후반부는 지나치게 모범적인 공포/스릴러 타입이었던 것도 있구요.
다만 이 주제들을 살리기 위해서 영화 자체의 톤이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있고, 때문에 장르 영화 팬들에게 어필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영화가 지나치게 폭넓은 해석을 담기 위해 꽤 무리한 경향도 있지만 분명 꽤 많은 메세지를 담으려고 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장르 영화에서 강력한 담론을 지니고 있고 분명 이 영화가 던져 주는 화두는 약하지 않아요. 게다가 이 화두들이 영화 상에서 꽤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그 자체로 저는 영화를 즐겼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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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영화의 해석이 궁금하다면 이런저런 스포를 보고 보시거나 아예 검색 후 재관람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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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내꼬야
19/03/29 17:26
수정 아이콘
영화를 해석하려는 태도로 보는 건 정말 이 영화를 재미없게 보는 거라 봐요.
그냥 있는 그대로 봐도 조동필감독의 독특한 호흡을 오락으로 즐길만 하거든요.
aDayInTheLife
19/03/29 17:30
수정 아이콘
안 물기엔 너무 거대한 떡밥의 느낌이 좀 있어서 크크 혼자 허우적거린 느낌도 있어요. 솔직히. 흐흐
영원한초보
19/03/30 13:08
수정 아이콘
그러기엔 영화가 메세지를 너무 많이 던집니다.
겟아웃이 단순해서 참 좋았죠
19/03/29 17:44
수정 아이콘
저도 후반부는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에 이야기를 풀 때 구구절절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aDayInTheLife
19/03/29 17:45
수정 아이콘
오히려 패를 안보여줬어도 괜찮았지 않을까 싶긴 했어요. 영상화는 되게 좋았던거 같은데(두 상황이 겹쳐지는...) 맛은 좀 떨어지더라고요.
센터내꼬야
19/03/29 17:50
수정 아이콘
익스트림롱샷으로 대학살을 보여주는게 참 좋더군요.
19/03/29 17:49
수정 아이콘
이제 겟 아웃에 이어, 두번째 필모를 봤지만 뭔가 복잡미묘합니다. 좋은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항상 보고나면 기운 빠져요. 내가 뭘 본거지 하는 생각.
aDayInTheLife
19/03/29 17:50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까지는 호 인거 같긴해요.
다만 철저하게 미국적인 이야기라 현지반응만큼 열광적으로 반응하긴 한계가..
세츠나
19/03/29 18:08
수정 아이콘
미쿡이 나코 한쿡이 키워슴미다
손나이쁜손나은
19/03/29 17: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선 전 겟아웃도 안봤고.어스도 처음에 (Earth)인줄 알고 보고 봤는데요..
어제 갑자기 회사에서 보러가게 되어서 봤는데 제 취향은 아니더라구요..흐흐
제느낌엔 스릴러 장르도 아닌것 같고 공포도 아닌것 같고..
전 역시 단순하게 웃기고 때려 뿌수고 그런영화를 좋아하나봅니다!
aDayInTheLife
19/03/29 18:01
수정 아이콘
막 되게 무섭고 그런 류 공포는 아니었던거 같긴 해요. 크크
장원영
19/03/29 18:45
수정 아이콘
저는 초중반부의 압박감만으로도 정말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겟 아웃처럼 감독이 곳곳에 뿌려놓은 '미국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것들(상징이나 은유 등등)'에 대하여 빨리 알고 싶다는 생각뿐이네요. 아직은 정보를 잘 못찾겠네요.
aDayInTheLife
19/03/29 18:49
수정 아이콘
아직 개봉 첫 주라 그럴겁니다 흐흐
장원영
19/03/29 18:51
수정 아이콘
미국도 개봉한걸로 아는데... 미국발 소스도 번역된걸 찾기 어렵네요 ㅠㅠ
청자켓
19/03/29 18:47
수정 아이콘
저는 불호에 가까웠습니다. 일단 겟아웃보다 텐션이 너무 떨어져서 집중이 안되더군요.
aDayInTheLife
19/03/29 18:50
수정 아이콘
저도 겟아웃이 조금 더 좋았던거 같아요. 재미나 확고한 메세지 측면에서 더 좋은 영화였긴 한데 이 영화도 나쁘진 않았어요. 저는 크크
及時雨
19/03/29 21:36
수정 아이콘
주제의식이 암묵적으로 잔존하는 흑백 차별에서 United States 그 자체로 확장된 셈인데 뭔가 약간 삐걱거리는 느낌이죠.
나쁘지는 않았는데 호러로는 그저 그렇고, 마지막 반전은 좀 시시합니다.
겟 아웃보다는 못하지만 볼만은 한데, 국내 공포영화 시장이라는건 결국 제대로 무서워야하는 한철장사 롤러코스터 같은거라 입소문 안 나서 흥행은 안 나올 거 같아요.
aDayInTheLife
19/03/29 21:39
수정 아이콘
지나치게 넓어지다보니 집중도가 확실히 옅어진 느낌이긴 했어요. 다만 퍼즐마냥 추리 게임으로 첫날 1위는 했는데 요게 먹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별다른 블록버스터가 없으니 어영부영 버틸 수도...?
及時雨
19/03/29 21:43
수정 아이콘
딴거보다 예고편 뽑는 솜씨가 훌륭했다는 건 인정합니다 크크크
4월에 공포의 묘지랑 요로나의 저주도 나오는데 호러 팬 입장에서 뭐라도 좀 터졌으면 좋겠네요.
MyBubble
19/03/29 23:15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뭔가 한 방이 없는 것 같아요. 차라리 초반에 그 쫄깃함으로 쭉 갔으면 나았을 것 같아요.
19/03/29 22:54
수정 아이콘
저는 마지막에 발레하는 장면이랑 같이 나온 싸우는 장면 연출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맘에 듭니다.
aDayInTheLife
19/03/29 23:02
수정 아이콘
음? 싶었는데 뭔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두 세계가 대조되는 연출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카스
19/03/30 03:09
수정 아이콘
근데 진주인공이 언어를 떠듬떠듬하는건 이해하겠다만 목소리는 왜 쉰걸까요 크크
This-Plus
19/03/30 04:14
수정 아이콘
어릴적 목을 졸라 기절시켰잖아요?
그때 성대를 다쳤다고 해석했습니다.
aDayInTheLife
19/03/30 08:03
수정 아이콘
오랫동안 말을 안함or목졸린 영향 정도 인듯...합니다
영원한초보
19/03/30 13:14
수정 아이콘
그것보다 기억 못하는게 더 황당하지 않나요
그래서 엔딩이 저한테는 확 깼어요
바카스
19/03/30 14:29
수정 아이콘
맞아요 갑자기 아들내미보고 씨익 계획대로군 보면서 허참.. 본토 미국인은 영화내 장치에 대해 어떻게 플러스될지 모르겠지만 겟아웃보다는 허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미카엘
19/04/02 03:46
수정 아이콘
어릴 적 본체와 복제가 처음 만났을 때, 그때 영혼 연결의 뒤틀림이 발생해서 기억도 뒤틀렸나보다.. 라고 인지하고 그냥 봤습니다 크크.
영원한초보
19/03/30 13: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해석이 거의 일치해서 관련 글을 쓸 필요가 없겠네요
대사중에 '마치 행위예술 하는 것 같다' 라는 것이 있는데
영화가 딱 그렇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는 별로 쫄깃하지가 않죠
겟아웃은 찻잔과 솜뭉치가 영화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팍 끌어올리는데
어스는 그런게 하나도 없어요
연출력은 정말 멋집니다.
스토리를 버린 영화지만 그것 때문에 흐름이 많이 끊겨서 쟝르영화로는 실패 했습니다.
쟝르로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중간 부터는 완전 블랙코메디
쟝르 영화로는 실패라고 했지만 블랙 코메디 영역으로는 완전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네요.
aDayInTheLife
19/03/30 13:37
수정 아이콘
장르 영화 느낌보단 예술영화 느낌이 조금 더 센거 같긴 합니다. 은근 로튼 같은데서 평론가 평과 관객 평이 갈리는 이유도 그거 같기도 합니다.
초능력자
19/03/30 16:56
수정 아이콘
나이트 샤말란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aDayInTheLife
19/03/30 18:38
수정 아이콘
어느쪽이죠 크크 어느 시기의 샤말란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매일푸쉬업
19/03/30 18:19
수정 아이콘
어스에서 마약왕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그정도로 노잼
aDayInTheLife
19/03/30 18:38
수정 아이콘
막 장르적으로 재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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