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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3 22:33
이번 오스카 작품상 후보들 전부 재밌더군요. 봉준호 4관왕 기념으로 싹다 달렸는데
결혼이야기는 별로 기대 안 했었는데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뭔가 이혼 법적 다툼 과정에 대한 부분도 신기했고요.
20/03/23 22:41
결혼이야기는 괜찮은 듯 하면서도 많이 아쉽긴 했습니다.
배우들 연기는 뛰어났고, (정작 왜 저 배우가 조연상인지는 이해가 안됩니다... 영화의 갈등을 폭발시키는 '역할'은 인정인데, 연기 비중 자체는 극히 제한적인 느낌이었거든요), 전개 과정이 와 닿는 부분도 많았지만, 마찬가지로 감정적으로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았어요.
20/03/23 23:21
작은 아씨들은 잔잔하게 평범하게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남에게 '님 이 영화 한 번 봐바. 괜찮아' 느낌 보다는 '어? 그 영화 본다고? 괜찮아 그 영화' 정도의 느낌이죠
20/03/23 22:57
저도 아무 정보없이 보기 시작했을땐 재밌었는데 보면볼수록 여자 쪽 엔딩이 너무 판타지라서 별로였습니다. 남자는 소송으로 상금 날리고 이것저것 작품 연출하면서 커리어 망치고 브로드웨이 진출 실패하고 마지막엔 la로 오면서 자기 삶의 기반인 뉴욕도 포기하죠. 남자 입장에서는 이혼 소송이 모든 걸 다 망쳐놓고 나중엔 모든 걸 내려놓게 되는 현실적인 엔딩이었습니다.
근데 여자는 소송 이긴 건 그렇다치더라도 뜬금 능력있는 연출자 엔딩이라니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더 젊은 애인 만나고 애아빠가 자기 주변으로 이사와서 아이도 행복해하는 판타지 엔딩이더군요. 마지막에 남자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모든 걸 잃고 상처받았지만 공허함 속에서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군데 여자의 감정은 말그대로 그저 자기연민이나 동정에 지나지않죠. 이혼소송으로 모든 것을 얻었지만 어쨋든 나는 슬프다 왜냐면 어쨋든 이혼은 상처니까.. 이런 식입니다. 여자 쪽이 어느정도로 현실적으로 사는 모양을 보여줬더라면 그래도 잘 극복하고 살고 있구나 했을텐데 영화는 대놓고 여성판타지로 마무리해서 영화 자체의 메시지를 흐려놓은 거 같습니다.
20/03/23 23:42
댓글을 보니 'being alive' 영상을 안 올린게 생각나 방금 수정했습니다. 이 노래가 나오며 참 좋은 장면이 만들어지지만 한편으로는 남주를 더 불쌍해 보이게 만들죠. 전 결말에서 여주가 남주의 la행과 편지를 보면서 후회는 아니고 이렇게 된 상황의 안타까움을 느끼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판타지성 결말인지는 인식 못했네요.(한가지 남주의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건 '그 대화'를 위한 빌드업 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 남주 위주로 느껴지지요. 여주가 '그 대화'로 가는 상황은 대사 하나로 퉁쳐서(어머니 집 대출) 감정이입이 덜 했을 수도)
오히려 다른 후기에서는 남주가 왜 연연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극중 상위 천재 같다고
20/03/23 23:06
왜 이혼할 때 변호사가 필요한지, 동시에 왜 그들이 그렇게도 끔찍한지~ 이혼의 이유가 사소한 것부터 누적되어 감정적인 것까지 치고 올라오는걸 정말 잘 표현해냈죠.
20/03/23 23:51
평가관(?) 연기가 진짜 일반인 같이 느껴져서 더 대조적으로 긴장하는 게 느껴진 거 같아요.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 하는 모습과 그 현실이
20/03/23 23:42
저는 이 영화... 너무 웃었습니다;;;;;;; 진짜 저에게는 최고의 블랙코미디였습니다. 말씀하신 장면도 웃으면서 봤습니다;;;;;;;;;
사실 결혼이야기라는 제목 자체도 블랙코미디였고....
20/03/24 00:33
저는 오히려 그 장면의 말싸움이 길으니까 집중하며 보기는 했지만 힘들더라구요. 영화내내 논쟁에 말다툼인데 보고 듣는거 자체가 기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에는 '그래. 양쪽 다 이해가. 그러니까 그냥 좀 조금씩 양보 좀 하고 그만 좀 해. 제발 응? 그래도 몇년동안 같이 살았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니?' 이런 생각...영화를 너무 가깝게 본 것일까요? 크크...몇년전만해도 이런 기빨리는 영화들도 재밌게 잘 봤는데 이젠 힘드네요. 밝고 잔잔한 영화가 좋아서 작은 아씨들은 기분 좋게 잘봤습니다. 로라던은 결혼이야기에서 되게 얄밉게 보던 이미지가 제 머릿 속에 남아 있어서 작은 아씨들 초반에는 보기가 어색했는데 볼수록 영화 속 엄마의 역할이 멋있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재밌는 리뷰 감사합니다.^^
20/03/24 02:31
그 피로감이 아무래도 현실성에 의해서 느껴진 것이겠지요. 저희야 관객인데 아들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작은아씨들은 보면서 둘째에게 답답함을 조금... 티머시 존잘이던데...
20/03/24 04:14
레볼루셔너리 로드가 많이 생각났던 영화였어요. 이상과 현실에서 끝내 타협하지 못한 남녀의 이야기가 두 영화 모두 현실적이어서 오늘도 비혼주의에 대한 신념이 더욱 굳건해집니다(?). 마침 이 영화와 레볼루셔너리 로드 역시 뉴욕-LA 그리고 뉴욕-파리에서 갈등이 생겼으니 다시 생각해보면 두 영화의 문법이 조금은 비슷했네요. 두 영화 모두 제겐 최고의 영화들입니다.
20/03/24 05:56
저도 윗분과 동감입니다.
사실 여자주인공 배경 자체가 흔하디 흔한 레파토리에 엔딩은 끔찍했어요. 실감나는 연기와 묘사만 남은 영화였습니다.
20/03/24 11:50
뭐 그건 취향이니까요.
제 기준에서 연기와 묘사만 남았다는거지 객관적으로 잘 만든 영화는 맞습니다. 요근래 많은 한국 영화처럼 배우의 연기를 연출과 각본이 못따라가는 영화는 결코 아니죠. 다만 결혼에 대한 일방적인 환상과 여성판타지적인 면이 이를 망치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까지의 희생(?)을 보상받는 엔딩은 그 정점이었구요. 결혼과 이혼에 대한 리얼한 묘사를 해놓고 권선징악 느낌나는 엔딩은 좀 아니다 싶어요.
20/03/25 03:15
저도 작은 아씨들에서의 로라 던 연기가 훨씬 인상적이고 좋았습니다. 결혼 이야기에선 컨셉과 연기 표현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아카데미 수상이라 갸우뚱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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