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번 결승전에서는 최초로 저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상황으로는 과연 4강에 저그플레이어가 한명이라도 올라올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저그가 아무리 밉더라도 이건 약간 심한 감이 있어 보이지 않는가?
네오버티고에서 프로토스 대 저그, 별 다른 경기결과가 없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초반에 어느정도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 프로토스의 하드코어질럿러쉬던, 저그의 빠른 저글링러쉬던간에 초반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점이며, 어찌됐건 불리한 입장은 무엇을 하던 안정적일 수 없는 저그이기 때문에 모험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 거리가 멀더라도 결코 하드코어질럿러쉬를 무시할 수 없으며, 프로토스가 어떠한 방법으로 나올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실패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초반 저글링러쉬를 섣부르게 선택하기에도 고민스럽다.
홍진호가 선택한 것은 가로방향의 가까운 러쉬거리에도 불구하고 오버로드도 생산하지 않고 최대한 가난하게 진행되는 2해처리 체제. 일단 해처리가 완성되면 바로 성큰을 건설하고 저글링을 생산해내서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보자..라는 성공하더라도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없는 최대한 굽히고 나가는 선택이었지만, 세르게이는 봐주지 않았다.
경기 전 문득 떠오르는 생각 ` 아마 홍진호는 초반저글링을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세르게이는 포지부터 지어서 포톤을 건설하던가 아니면 업그레이드부터 하지 않을까? ^^* ` 예전 구버티고에서 벌어졌던 장진남 대 임성춘의 라이벌전 경기에서 장진남의 저글링러쉬가 대단했던 점과 포지를 좋아하는 세르게이의 스타일이 문득 떠올라서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장난삼아 했던 말이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일말의 여지없이 하드코어 질럿러쉬를 하였으며 그것도 자신의 모든 힘을 실었다. 초반저글링러쉬에 취약할 수도 있는 전진게이트에 이어 확실한 의지 없이는 할 수 없는 3프로브 동반의 극악의 하드코어질럿러쉬.
극도로 가난한 상태에서 성큰까지 건설했는데도 방어하지 못했다. 아니 방어할 수가 없었다. 이미 가로 위치에서 전진게이트를 보고도 입구에 해처리를 지었다는 것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해처리를 먼저 건설하는 빌드는 비록 본진해처리일지라도 조여지는 것을 막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며 다른 어떠한 빌드를 사용하던 간에 프로토스의 지속적인 유리함이 예상되며 이미 정해진 승부의 결과의 시간지연에 불과해 보일 정도였다. 특히 이 경기를 보면서 가로 위치가 걸릴 경우 라그나로크에서 암울했던 테란상대로의 저그가 연상되었다.
이제는 저그의 영웅이 등장할 때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마치 테란이 암울했던 시절 다양한 전략의 완벽한 운영과 화려한 콘트롤로 테란을 부활시켰다고 볼 수 있는 임요환처럼, 과연 저그가 그러한 가능성이 남아있는 종족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계속하여 바뀌는 맵의 조류에 영향을 받아 마치 유행인양 변하는 것이라면 그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어린 마음에 막연히 기대를 한번 가져본다. 나쁜 저그!! 너무 쎄>.<;;; 하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말이다.
11월9일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 16강 C조 4경기
제 3경기 홍진호(Zerg) VS 세르게이(Protoss)
경기맵 : 네오버티고
2001/11/10 김대기 올림.
_-_宇宙流 靑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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