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orts.chosun.com/news/entertainment/200204/20020417/24q23003.htm
예상 뒤엎고 '폭풍' 홍진호 꺾어...V
'환상 드롭십'등 위용 부활 슬럼프 탈출 뒤 순항 예고
황제는 건재했다.
지난주말 열린 KPGA 투어 1차시즌 결승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폭풍저그' 홍진호를 세트스코어 3대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 결승은 근래보기 드문 명승부로 기록됐다.
당초 예상은 홍진호의 우세.
홍진호는 최근 '당분간 적수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해왔기 때문. 특히 KT배 왕중왕전 우승과 공식전 26연승 등을 기록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왔다.
한마디로 '상대하기가 싫은 프로게이머'로 지목되고 있는 홍진호다.
반면 임요환은 얼마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온게임넷스타리그 8강 탈락 위기'를 맞는 등 '난조'를 보여온 게 사실.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경기내용면에서는 썩 좋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역시 임요환'이었다.
대저그전 승률 80%를 넘어서는 임요환은 시종 밀어붙이는 힘싸움으로 자신감을 과시했다.
과감한 초반 조이기, 환상적인 드롭십 운용과 '칼 타이밍' 멀티 견제 등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임요환다운 모습'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임요환은 경기전 "각오를 7자로 답하라"는 방송사의 인터뷰에 "슬럼프 벗어나자"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부담감을 보였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까닭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슬럼프'라는 지적, 팬들의 반응은 좋지 못한 성적으로 이어졌고 악순환은 반복됐다. 게다가 얼마전부터는 각종 스케줄을 접고 연습량을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결승 이틀전 열린 온게임넷스타리그 16강전에서 패배, 사실상 8강 탈락이 확실해지는 등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상황이 꼬이고만 있었다.
경기전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경기를 어렵게 했다"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겠다"고 했던 임요환은 이날의 의미있는 승리로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 임태주 기자 spark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