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잘까입니다.
K리그글 언제 썼나 하고 살펴보니 무려 7개월 전이네요, 흐흐.
최근에 좀 바빠서 타사이트에서만 활동하고 PGR에서는 눈팅 위주로 있었는데 오늘은 맘먹고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중간에도 쓸 기회에 있었는데...매수사건 땜시 흐흐. 쓸 용기가 없더군요.
15승 10무 0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매수사건이 터질 때만 해도 나락으로 갈 거라 생각했지만, 어떻게든 이겨내면서 끝을 모를 무패 행진 중입니다. 이 상승세의 원천은 이종호와 이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시즌 초 부진을 거듭하던 모습에서 안정을 잡아갔던 이재성-김보경-장윤호 3미들은 장윤호의 미진한 상승세로 다시 김보경-이재성 투미들로 복귀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중원 악재가 심각했는데, 최근 이호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좋은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군사훈련으로 주춤했던 이재성이 완벽하게 살아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팬인 저로서는 사실 불만이 있는 편(불필요한 에두 영입, 중원 로테이션 자원과 센터백 주전 자원 영입X, 이해하기 어려운 전술운용)이지만, 1위 팀에게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순 없겠죠. 어쨌거나 내부적으로는 좋은 분위기인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사실 단점이 다른 팀과 비교한다면 없다시피 할 정도. 여기에 최강희 감독이 항상 말하는 승리 DNA나 정신력 부분에서도 굉장히 좋고(선제실점 후 5승, 1위), 현 흐름은 전북의 최고 시즌이라 할만한 11시즌의 하위호환, 굳이 능력치만 비교해보면 14 우승 시즌에 버금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고 이제 앞으로 다가올 승점 매수건 징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매수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 바로 K리그 챌린지 행을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높아진 페이롤을 어떻게 줄이느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만든 전북만의 문화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까짓거 2부 뭐 어때'하고 결론을 내버렸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K리그 챌린지도 보고 있기에 치열한 2부리그 팀들과 (꼭 내년이 아니라 10년~20년 후에는 강등될 거니)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다만, 제 감정과는 별개로 앞서 벌어진 경남 매수 건이 고작 -10점의 징계를 받은 터라, 이와 비교해 떨어지는 전북 매수건(전북 100만원씩 5차례, 경남 20여차례 총 1,800만원)은 같은 -10점 삭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 삭감 징계를 내년에 받느냐, 올해 받느냐의 차이는 있겠네요.
변수는 경남 매수사건 때, 이미 하부리그(K리그 챌린지)에 있다는 점을 들어서 승삭 징계를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1부리그에 있는 전북은 2부로 내려갈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점(다만 -10점 징계와 강등 징계를 전혀 동일시할 수 없기에 만약 전북이 강등을 당하게 되면, 징계의 수용 여부와 별개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7월에 있었던 공판에서 해당 심판과 전북 스카우트의 말이 달라 심판 개입의 가능성이 아직은 살아있습니다. (경남은 입증을 못 했기에 안종복 전 사장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 만약 심판 개입 가능성이 사실이라 입증되면 액수가 적든, 횟수가 적든 간에 경남 건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 되기 때문에 빼박 강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초탈한 상태라 결과를 흥미진진(...)하게 기다리고 있네요. 발표된다면 선수단 분위기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하게도 현재 우승을 노리고 있는 아챔이나 리그 무패우승에도 영향이 갈 거고요.
2. 서울잘나가던 서울은 얼마 전 급격한 하락세를 겪으면서 순위는 2위이나 전북과 12점 차로 벌어졌습니다. 최근엔 다시 살아나고 있고요. 시행착오 기간이 길었던 게 좀 아쉽네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전북의 유일한 대항마로 불리었고 수비축구 오명을 집어던진 패스 축구의 귀환을 알렸는데, 시즌이 지나면서 사소한 문제가 쌓이고 쌓인 순간, 고름이 터졌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황 감독의 부임 이후 갈피를 못 잡는다고 하던데 글쎄요…. 최용수 감독이 떠나기 전부터 연패가 시작이라고 보기에, 감독교체 건으로 인한 부진은 그저 여러 복합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딱 하나만 짚자면, 전 윙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리그에서 가장 풍부한 포지션이 윙포, 윙어입니다. 대다수 팀, 특히 전북, 제주, 울산, 포항 등은 실력이 문제일 순 있어도 가용자원은 언제나 충분합니다. 반면 서울은 이 점에서 좀 다른 게 요 몇 년간 쓰리백에 주안을 둬서 윙포, 윙어 출신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정확히는 측면 선수를 활용한 전술을 쓰지 않고 윙백으로만 측면을 맡았는데요, 그래서 14, 15시즌 고광민과 차두리가 굉장히 돋보였고 상대적으로 주전급이라 할 수 있는 고요한은 포변, 올해 영입된 조찬호 서브 행, 측면자원 윤일록은 올해 중원행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측면 자원에 인색합니다. 이 점 때문에 황 감독이 최용수 감독과 같은 쓰리백을 구사하더라도 근본인 뿌리가 다르므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가진 스쿼드는 굉장히 좋다는 데 이견을 다는 팬은 없을 겁니다. 얼마 전 올 시즌 상대전적 2패를 기록 중인 포항과 다크호스 상주에게 승리하면서 재도약의 기지개를 켰네요. (최근 6경기 4승 2패) 아드리아노까지 복귀를 했고, 국가대표인 곽태휘 선수도 조만간 출격할 테니(최근 서울 수비불안 문제 해결) 앞으로 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 커뮤니티 보면 서울팬들의 성화가 보이는데…. 뭐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조금은 기다려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요. 이래나 저래나 지난 8년간 최강희-최용수 양강체제, 혹은 최강희 감독 독주체제에 금을 그은 인물은 황선홍 감독밖에 없습니다. 포항뿐 아니라 부산까지 포함한 성과물을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힘을 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타 사이트에서 시즌 초 성남에 대해 평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수단 개편을 통한 다양한 수익창출과 소비. 이 점이 없다면 과거 리즈시절 인천, 경남과 다를 바 없는 시민구단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걸 반은 이뤘습니다. 티아고가 무려 이적료 35억원 정도를 남기면서 중동으로 떠났거든요. 그것도 임대생의 신분으로 말이죠. 물론 인천과 경남은 선수 판 실적만 놓고 보면 K리그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을 정도로 대단한 팀이기에 아직은 멀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이 두 팀은 '어떻게 소비하고 유지하는가'에선 사실상 실패했기에 성남 역시 더 지켜봐야 하고요. 역대 K리그 이적료 top 5에 들만큼의 수익을 올린 점은 분명 향후 운영방안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 때문에 성남의 전력약화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안 그래도 황의조는 올해 들어 기복이 엄청 심한 편이라 역할 축소가 예상되고. 대체자원인 설빙요가 자리잡지 않는 이상 공격진 약화가 예상됩니다. 제주 김현이 뜬금 영입(트레이드)된 게 공격진 과부하 해결이 아닌 티아고 이적 대비용이 될줄은……. 그리고 티아고는 골과 도움뿐 아니라 프리키커로서의 재능도 뽐냈던 선수입니다. 성남에도 좋은 프리키커가 많지만, 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지요. 황진성의 부상복귀(최근 1골 2도움)는 그나마 희소식. 측면의 강력함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면서 새로운 전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정 팬이 많지 않은 팀이고 시민구단이란 특수성, 이재명 시장을 통한 이슈 거리 등으로 최근 경기력이 묻히고 있는데 상당히 좋지 않은 편입니다. 황의조 부진, 윤영선 재입대, 김동준 올림픽 대표 차출, 티아고 이적 등 선수단 변화가 많아 성적이 좋을 리가 없겠죠. 최근 5경기 1승 2무 2패. 여기에 김학범 감독 특유의 선발과 운영방식에서 불만을 나타낸 팬들까지 더해져서 정말 의외의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대개 성남팬이 아닌 분들에겐 '이 정도의 성적이라도 유지한 건 김학범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하는데, '팀을 생각한다면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라는 성남 골수 팬들 관점이 있습니다. 전 전자쪽 주장에 좀 더 끌리지만, 후자의 주장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
성남은 시민구단치고 돈을 좀 쓰는 편입니다. 시민구단 운영비 리즈시절 허정무 인천과는 비교불허겠으나, 그때 비해 대다수의 구단이 돈을 쓰지 않기에 성남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연봉과 운영비를 쓰고 있거든요. 저는 '돈 많은 팀이 우승한다'라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나, 우승을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만드는 데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현재 성남의 성적이 아주 뛰어나다고 볼 순 없어요. (3위지만 2위 서울과 6점 차, 4위 울산과 1점차) 특히 티아고가 활약했던 5, 6월간 치고 나가지 못한 게 꽤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 특이사항으로는 원정 성적은 리그 1위인데 반해, 홈성적은 8위를 기록하는 기이한 행보를 하는 것도 눈에 띕니다.(...) 대개 홈성적이 원정성적보다 좋은 이유가 10가지가 넘을 터인데 원정성적이 홈성적보다 좋다니요.
4. 울산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울산의 하락세를 예측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습니다. 과거 울산 색채(김정남-김호곤)를 보여준다는 평가까지 있었는데…. 최근 6경기 1승 2무 3패로 좋지가 않네요.
그 이전까지 울산의 상승세는 확실한 운영법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선제골 득점 시 9승 1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여기에 1패는 1위 팀인 전북이기에 이해가 가능한 부분), 1골 차 승리가 8번이나 될 만큼 아슬아슬한 줄타기, 클린시트를 기록했을 때 성적이 5승 4무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입니다. 전부 김정남-김호곤 감독의 축구색깔인 한골 승부, 역습 축구, 수비축구의 냄새가 짙게 풍겨오지요. 대부분의 팀이 작년 승점과 비교할 때 몇몇 팀을 제외하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울산은 이 부분에서 독보적으로 +10점을 기록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정환 호에 대한 대다수의 평가는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수비축구에 대한 오명이야 이미 팀 울산이 지겹게 들어왔던 것이기에(철퇴 축구도 말이 철퇴지, 높이-수비축구 조롱으로 나온 표현) 별 문제가 없겠으나, 앞서 말한 팀 색채를 공고히 다지지 못한 점이 실망감을 불러왔다고 할까요.
최근 계속된 무승이라고 평했지만, 그 속에서 맨디는 빛이 나고 있습니다. 울산의 공격진은 크로스 김태환, 드리블 돌파 코바, 스피드 김승준, 최근 부상 복귀한 치달 김인성 등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구성인데 여기에 방점을 찍을 공격수가 애매하다는(이정협 부진) 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맨디가 가세하면서 공격진 밸런스가 좋아졌지요. 팀내 공격포인트 1위인 코바와 최근 전북 전에서 골을 기록한 타겟형 맨디, 그리고 올해 제2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김태환까지 있어서 (어디까지나 울산입장에서) 골은 그런대로 나오고 있는 반면에, 정승현(올림픽 대표)이 빠진 포백라인은 다소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아이러니 한 게 선수비 하는 팀이 집중력이 약해 실점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네요.
울산의 모토는 1:0 축구와 선수비-후역습 축구인데 레전드 김신욱을 팔아서 새로운 축구(이정협 주전, 박성호 서브)를 하나 했더니, 장신인 맨디가 오면서 기존 축구(김신욱)를 답습합니다. 여기에 득실차가 6 강팀 중 유일하게 저조한 득점력 때문에 득실이 안 좋지만(-6) 오히려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문제라고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전부 다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가 다시 그 옷을 입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지요. 울산 윤정환 감독에 대한 팬들의 성화는 이런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5. 상주
제 시즌 예상을 비껴가게 한 팀 중 하나입니다. 무려 5위로 3위 성남과 2점 차.
상주의 전력이 워낙 좋기에 어느 정도 높은 순위를 기록할 것은 예상했지만, 무려 35점을 쓸어담으리라곤...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겁니다.
상주는 매년 9월에 선수가 나갑니다. 그리고 K리그 상주 스쿼드를 오래 지켜본 팬이라면 아시겠지만, 상주의 영입은 격년제로 좋은 선수들이 들어옵니다. 지금 주전을 이루고 있는 이용, 이승기, 박진포, 김성환, 임상협, 박기동, 박준태, 황일수 등 나름 K리그에서 한 가닥 했던 선수들은 2년 전에 영입(?)된 선수들입니다. 이 나간 자리를 차지하는 게 이웅희, 김성준, 조영철 등인데... 뭐 나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그렇다고 위에 선수들과 비교하면 격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 현상은 처음 상주가 승격했을 당시에도 벌어진 일이지요. 승격한 상주는 그해 강등을 당했습니다.
문제(?)는 9월 이후 큰 폭으로 부진해야 할 상주가 승점을 너무 잘 쌓아놨습니다. K리그 상, 하위 스플릿은 대개 45점에서 결정 납니다. 이 점수대를 넘어서면 안정대에 들어가죠. 상주의 전역일은 9월 14일로 29R 광주전이 마지막입니다. 다만 말년휴가(...)가 있기에 29R에서 선수들이 뛸지는 모르겠네요. 30R~33R 총 4라운드에서 전패하더라도 상주는 남은 5경기에서 10점 이상을 기록하면 상위 스플릿을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포항이나 제주가 따라붙지 않느냐? 하기엔 이 두팀의 반등을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요. 우승이나 아챔권은 어렵겠지만, 상위 스플릿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강등도 피할 수 있습니다. 상주 상무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도 가능하고요.
여담으로 30R부터가 조진호 감독의 시험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적을 바라는 게 아니라 팀을 얼마나 완만한 형태의 하향세로 만들 수 있을지가 궁금하거든요. 과거 대전 시절 조진호 감독은 주전들의 이탈을 메우지 못해 사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9월에 연출될 텐데 그때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기간이 상주에겐 내년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한 시험대가 될 듯합니다.
6. 제주
3월 이근호, 문상윤 가세, 특유의 제주 외국인 스카우트가 빛을 발하며 작년 로페스에 이어 또 엄청난 공격수인 마르셀로 발굴. 여름 이적시장에선 완델손, 서울e랜드 김재성 트레이드 등 시즌 전부터 지금까지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제주는...
또... 또 여름에 무너졌습니다.
성남과 함께 리그 3위를 노렸던 팀인데 최근 6경기 2승 1무 3패로 썩 좋지 않습니다. 2승이나 해서 괜찮다기엔 제주가 4, 5월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모습. 울산, 성남, 상주가 좋은 폼이 아니라서 이 정도지, 그게 아니었다면 상위권 희망은 버릴 뻔 했을 정도입니다. 더 안 좋은 건 매번 나오는 여름 징크스라면 짜증 나긴 할지라도 이해는 할 텐데, 현재 상황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이적시장 행보 때문인지라 팬들의 반발이 심합니다.
K리그를 아주 오래전부터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테지만 대구 변병주 감독(07~09)의 총알 축구를 기억하실 텐데요, 하위권 팀이지만 실점보다 득점을 중시하면서 리그에 새로운 트렌드(?)를 뽐내려 했던 팀입니다. 워낙 센세이션해서 역대 대구 베스트 11을 뽑으면 이 시기의 선수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근데 성적은 썩 좋지 못해요. 득점은 당시 우승팀인 수원(2008)과 동률일 정도로 높은 공격력을 구사했지만, 실점은 역대 최악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아서 득실이 -12(득:46, 실:58)점, 리그 11위로 마감합니다.
대개 수비축구와 공격축구를 나눠서 표현할 때 공격축구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팀이 08대구입니다. 그리고 08대구만큼의 공격축구를 하고 성공한 팀은 제가 알기로 K리그엔 없습니다. 반대로 공격은 포기하고 수비를 미친 척 해서 성공한 팀은 다수(부산 안익수 질식 축구)가 있습니다. 현재 제주가 08대구를 답습하고 있네요. (리그 득점 3위, 최다 실점 1위) 그나마 닥공축구로 유명했던 11전북도 역대 최고인 경기당 2.23의 득점력을 보여주면서도 최소 실점은 리그 3위에 있었을 만큼 나름대로 균형이 있었는데 제주는 밸런스면에서 빵점입니다. 올 시즌 10승을 거뒀는데 여기서 9승이 전부 3득점 이상의 경기입니다. 반면, 클린시트는 단 5경기로 리그 최하위, 1골 차 패배 8경기로 리그 1위, 1, 2득점 경기에서 1승 2무 5패 등, 수비를 이용해 쌓은 성적은 바닥을 찍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줄곧 나왔던 3선과 센터백의 단점은 올해 더욱더 심각해졌습니다. 작년엔 풀백의 오버래핑을 줄이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왔으나 올해는 이 풀백마저도 공격에 참여하는 통에 수미와 센터백의 커버가 어려울 정도로 균열이 갔습니다. 거기에 작년에 좋은 활약을 했던 알렉스마저 올 시즌 이적해서 기존 센터백 자원들이 현재의 전술과 융화되지 못해요. 근데 문제는 3월부터 지금까지 영입된 자원들 모두가 측면자원(풀백)과 중앙 미드필더 영입입니다. 한마디로 영입자원은 모두 출중한데 모두 공격력에 투자했습니다.
이번에 포항을 홈에서 잡으며 기사회생한 제주가 상위 스플릿을 넘어 아챔권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7. 포항
10포항 이후로 간만에(...) 중위권을 지키고 있는 포항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포항 흑역사 감독 목록에 레모스, 최순호 그리고 최진철의 이름이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전북 팬이고, 최진철은 전북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라 응원 많이 했는데... ㅠㅠ 쉴드를 도저히 못 칠 정도로 참혹합니다. 최근 4경기 1승 3패.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뻔한 운영. 라이벌인 울산이 특유의 운영을 하고도 갈팡질팡 고민하고 있다면, 포항은 너무나도 뻔한 운영과 대안 전술이 없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포항은 전반 30분 이내에 골을 넣으면 이깁니다. 반대로 이 시간에 골을 넣지 못하면 전반 40분~후반 20분 사이에 높은 확률로 실점하면서 그대로 패배합니다. 선제골은 양동현이 담당합니다. 이런 식의 너무 눈에 보이는 운영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좀 더 투박하다고 볼 수 있는 울산, 인천도 이런 식으론 안 합니다. 여기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시즌 중반 쓰리백 전술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5, 6월 승점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건 다행이지만…. 해당 전술로 얻은 승점이 많은 탓에 변화를 가져가지 못하고 굳어져 버려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한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는다면 좋겠으나 이게 실패하면 선수들 모두 체력과 집중력을 전반 30분 이내에 모조리 쏟아붓기 때문에 그 이후엔 실점하게 되거든요. 여기에 봄이 아닌 더운 여름에는 전방압박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힘든지라(전북은 최근에 특정 시간대를 제외하곤 전방압박을 포기) 더욱더 전술을 살리기 어렵고요.
명가 부활이 가능할까? 라는 물음엔 외국인 선수들이 키를 쥐고 있습니다. 손준호 대체요원, 양동현 서브 및 투 톱, 쓰리백 변화 등 포항에 필요한 포지션이 있는데 모두 외국인 선수로 채워 넣으면서 (조직력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구성 자체는 굉장히 알찬 여름 이적시장을 보냈습니다. 경기를 많이 보진 않았기에 이 선수들이 괜찮은 자원인지는 모르겠지만, 빠르게 적응한다면 현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들임에는 분명할 겁니다.
8. 광주
초반 성적을 낼 때만 해도 '기어이 남기일이 일을 내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타 사이트에선 '만약 상위 스플릿 행을 결정짓는다면 올해의 감독상은 남기일'이라고 평한 적도 있고요. 그리고 귀신같이 부진... 최근 6경기 1승 3무 2패. 물론 광주의 현 성적은 투자 대비 나쁜 편이 아닙니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가장 적은 연봉(30억 이하)으로 운영 중인 팀이기에 잔류가 현실적인 팀이지요.
문제는 그 투자를 더 늘리기는커녕 받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또 임금체납이 발생했네요. (정확히는 발생예정) 참 답답한 현실.
하여튼, 경기로 보면 광주는 작년보다 컴팩트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높은 점유율, 약간 느린 템포, 환상의 호흡으로 밀집수비를 뚫어내는 게 작년 광주의 축구였다면, 올해는 점유율을 줄이고 강력한 압박 축구를 구사하며 템포를 올려 역습을 활용하는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아무래도 주축 선수가 많이 빠져나감에 따라 밸런스에 문제를 드러낼 테니 바꾼 것으로 생각됩니다. (광주는 남기일 감독의 표현대로 개개인의 능력은 줄어든 대신 쓸만한 선수는 늘어났습니다) 이 전술의 키는 마무리일 텐데(작년 광주의 고질적인 약점) 정조국이 아주 지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14골) 반면, 강한 몸싸움은 기본이고 후반전 중반까지도 활발한 황동량을 보여주고 있는데, 체력과 집중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선수가 적은 광주의 한계이자, 선수들의 능력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못한 남기일 감독의 실책일 수 있겠네요.
이번 달이 아마 가장 중요할 텐데, 광주는 이번 달 인천-제주-성남-수원fc-울산을 만납니다. 상대적으로 중위권 경쟁이 가능한 팀들이라 대부분 승점 6점짜리 경기들. 5월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그르치면 전부 무용지물이지요. 한국판 레스터시티를 꿈꾸는 광주가 어디까지 비상할지 기대됩니다.
9. 전남
전북의 무패우승 다음으로 이슈인 팀.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최근 6경기 4승 1무 1패. 그리고 최근 8경기로 늘려봐도 전남은 전북 다음의 승점(1위 전북 20, 2위 전남 13점)을 기록 중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상래 감독이 자진사퇴를 언급할 정도로(노상래 감독은 전남의 레전드 of 레전드) 끝을 모를 추락을 거듭했는데...이제 광주와 승점이 같고, 6위 제주와는 6점 차입니다. 어제 성남에게 패한 게 약간 아쉽게 되었네요.
전에 만들어놓은 표인데, 최근 4경기 기록을 누적해서 표현한 그래프입니다. 13R에서 전남(보라)은 광주(빨강)와 엄청난 차이를 보였는데, 그 뒤론 꾸준히 따라잡아 22R에선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정체 중이거나 소폭 상승했는데 전남과 인천은 꾸역꾸역 점수를 먹어서 포항, 광주와의 차이를 좁혔죠. 여담으로 최근 K리그에서 전북을 제외한 강팀들이 부진한데 다 전남과 인천이 승점을 싹쓸이해서 그렇습니다.
전남은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나?
승부수를 띄울 타이밍을 제대로 만든 게 주효했습니다. 동시는 아니지만 연달아 팀을 바꿨는데
1. 스테보 계약해지 - 2년 전 제3의? 제4의? 전성기를 보여줄 정도로 최고의 타겟형 스트라이커였으나 작년부터 폼이 떨어져서 올해는 ㅠ
2. 쓰리백 - 전남의 센터백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실수가 잦습니다. 안정감도 떨어지고요. 겨울에 전북이 임종은을 영입했다길래 전 임종은의 수비 실력보다 빌드업을 보고 반겼거든요. 이러한 전남의 센터백 성향에서 외국인 선수인 토미가 영입되자 안정감이 극도로 좋아졌습니다. 토미가 뛴 7경기에서 5실점. 참고로 최근 리그 8경기 동안 전남은 최소 실점을 기록 중입니다. (7점, 2위 전북-8점) 어제 비록 졌어도 현재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3. 꿀영입 - 위에 토미도 그렇지만, 오르샤 대신 영입된 자원인 자일은 6경기 뛰고 3골 1도움으로 맹활약 중.
4. 로테이션 - 지금 전남은 몇몇 선수, 아니 사실상 대부분의 선수진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가 유고비치와 신인 고태원인데 23R 기준 20경기고 대부분 17~18경기입니다. 다른 팀과 비교를 위해 랜덤으로 제주를 한번 클릭해봤는데, 23R 기준 22경기 출장 선수가 권순형, 권한진, 마르셀로, 송진형이며 20경기 뛴 선수도 좀 있습니다. 꾸준히 로테를 돌리는 것과 함께 신인들에게 기회를 줘서 팀을 경쟁체제로 만든 게 (비록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포텐 폭발로 이어진 모습입니다.
이런 성적을 거뒀음에도 초반에 워낙 부침이 심해서 아직은 더욱더 지켜봐야 합니다. 전남이 연승을 잘 타고, 연패도 잘 타는(?) 팀이라 ㅠㅠ
이번 8월까지 그 기세를 유지한다면 막판 대역전극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10. 수원 블루윙즈
기사회생? 이젠 끝? 이런 극단적인 표현으로 현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듯하네요.
상주는 제가 예상한 순위를 비껴간 의외의 팀 중 잘한 팀이라면, 수원은 못한 팀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전문가를 비롯해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요, 수원이 10이란 숫자를 옆에 달고 있는 건 과거 차붐시절 때나 있었기에 난감 그 자체입니다. 수원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서정원 감독이지만, 팬들의 억제력이 약해져서 퇴진 소리도 가끔 나오고 있는 실정.
과거 기사에서 수원의 연봉(혹은 운영비)가 올 시즌 5위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에두 영입 실패, 가능성만 보고 타진한 브라질 주리그 이고르 영입과 실패, 리얼 블루를 표방하긴 했으나 현실은 노장 선수들 영입, 주요 선수 방출 등, 악재란 악재는 다 있었는데요. 그래도 제가 수원을 높이 평가했던 건(전 수원이 못해도 5위 정도로 위치해 경쟁할 거라 봤습니다) 서정원 감독의 임기응변이 뛰어나다는 점이었는데.... 그게 발휘는커녕, 좋은 평가를 다 깎아 먹는 수준일 정도로 대응력이 떨어졌습니다. 솔직히 제가 올 시즌 평가한 팀들 대부분이 비슷한 순위에 위치했는데 수원만 너무 큰 차이를 내고 있는지라 아쉽네요.
수원은 선제골을 넣고서도 이기지 못한 경기가 무려 8경기입니다. (2위, 전북, 전남 5경기) 제주, 상주에 이어 최다실점 3위에 올라가 있으며, 후반전 실점기록은 단연 리그 탑(후반전만 30실점, 전반전 8실점)으로 대부분 선수 교체 전략 실패와 전술 운영 실패로 말미암아 승점을 잃었습니다. 후반전 센터백 교체나 수비수 교체가 대표적이고 이는 선발 90분을 소화 못할 센터백을 뛰게 하거나 여분의 센터백을 마련 못한 게 잘못이요, 그 선수가 들어가 실점의 빌미 상황을 만들어준 것 역시 운이라 치부하기엔 그저 준비성 부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제가 서정원 감독을 고평가했던 부분이 이거였는데 올 시즌 완전히 뒤집히면서(...) 정말 힘들게 팀을 이끌고 있네요.
정말 다행인 점은 최근 승-패-승-패-승-패-무를 반복하면서 다시금 기운을 차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원이란 팀에 걸맞진 않지만, 10위 팀이 승패를 반복한다는 건 어쨌거나 3승이나 한다는, 고로 굉장히 좋은 축구를 한다는 뜻이니까요. 물론, 수원은 여기에 어울리는 팀이 아니기에 반등을 꼭 해야(연승을 해야, 올시즌 연승 0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키는 당연히 조나탄과 카스탈렌, 두 외국인 선수가 쥐고 있고요. 이 선수들이 뭔가 해주지 못하면 수원의 공격 루트는 죽어버리기 때문에 (수원 6승 중, 1득점 승리 3경기)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11. 인천
작년의 영광을 다시금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 6경기 1승 3무 2패
인천 역시 광주와 마찬가지로 작년의 영광은 영광일 뿐이고 항상 잔류 걱정을 해야 하는 팀이지요. 광주보다 10억원 정도를 더 쓰긴 하나 영입에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영입은 없고 방출만 있습니다.
시즌 초 조수철도 아니고, 김인성도 아닌 김원식의 부재가 인천을 최하위로 몰아넣습니다. 작년 인천의 축구는 수비라인을 올린 강력한 전방 압박과 단순한 공격 전개라 볼 수 있는 측면 김인성-전방 케빈, 이를 조절하는 조수철과 뒤를 막는 김원식, 프리키커 박세직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옵사 반칙이나 파울 등으로 이득을 본 뒤, 적은 공격기회를 잘 활용했습니다. 그렇기에 김도훈 감독은 신인 감독치고는 전술 부분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몇몇 선수들이 바뀌긴 했지만,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줄 선수들이 일부 있고(요니치, 케빈) 대체자도 나름 만족할 수준이기에(김태수, 주장 김동석, 김도혁) 문제가 없다고 여겼는지 모르겠네요. 아쉽게도 초반 10경기 동안 인천은 중원이 먹힌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이게 의도해서 한 게 아니라 계속 중원을 잡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센터백->케빈에게 가는 롱볼 축구만 했네요. 서울로 임대 복귀한 김원식의 빈자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컸나 봅니다. 그나마 케빈이 몸싸움이 좋아 어그로를 끌어줬기에 망정이지, 상당수는 공을 돌리다가 의미 없이 전방으로 보내고 이게 실패하면 (이미 중원이 먹혔기에) 포백라인과 공격진이 코앞에서 마크하는 상황이 자주 노출되었고... 결과는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합니다. 작년에도 비슷한 무승 행진이 있었으나 경기내용이 워낙 좋았기에 팬들은 성원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서 역시 퇴진 분위기가 나왔습니다. 유행처럼 불고 있는 간담회, 아니 청문회의 시작이 인천입니다.
변화의 시작은 작년 간혹 등장한 쓰리백(요니치-조병국-이윤표)을 주전술로 밀어서 후방을 강화, 김원식 역할을 센터백과 기존 미드필더진이 분담하게 했으며, 3, 4월에 부진했던 벨코스키가 살아나서 케빈의 부담을 덜었던 게 주요했습니다. 신인인 송시우가 조커 역할을 잘 해줘서 부진할 때 승점 1점씩 꾸역꾸역 얻은 것도 컸고요.
그럼 이제 창창대로의 축구가 펼쳐져야 하는데...
아쉽게도 선수층이 극도로 빈약한 상태라 반등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인천도 나름 로테를 한다고 했을진 몰라도(보통 로테문제로 많이 비판을 받습니다) 전남과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인천의 주전 센터백 요니치-조병국-이윤표의 경우, 6경기 연속? 출전하는 터라 향후 체력이 맘에 걸립니다. 여름이적시장 영입이 없는 마당이라 기존 선수들이 쉬지 않고 그대로 나와야 하고, 작년 수미 김원식의 역할을 나름 분배했다고 했는데 사실상 임시처방일 뿐이라 여전히 인천은 중원이 약점.
믿을 건 제대 인원뿐입니다. 최종환, 안재준, 배승진이 9월에 전역합니다. 최종환은 측면수비자원, 안재준은 센터백, 배승진은 센터백과 수미가 가능합니다. 김태수와 현 센터백들의 백업을 통해 수비라인을 더 강화해서 향후 로테이션이 가능하게끔 하여야겠죠. 이들이 전역한다면 기존 센터백 자원들을 수미로 올리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기에 무슨수를 써서라도 9월 중순까지 승점을 유지하는게 급선무입니다.
12. 수원FC
승격당시 경기력이 워낙 좋아서 다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어봤을텐데...역시 클래식의 벽은 높았습니다. 얼마 전 전북에 패배하면서 10위 전남과는 9점 차. 냉정하게 말해 잔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수프 조덕제 감독은 팀을 빠르게 정리하는 유형이 아니라 잘 가꾸는 감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더라도 거기에서 희망을 찾는 유형. 그러나 이번 시즌 승격과 함께 선수진의 변화(대다수 이적, 군입대)가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저는 수원이 K리그 챌린지 시절 가진 강점으로 '정교함, 공격, 로테'를 꼽곤 했는데 정교함이 사라졌더군요. 그냥 의미 없는 앞으로 공격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은 초반에 잘나가는 듯했으나 센터백인 레이어를 제외하곤 모두 부진. 이런 상태로 흐르다 보니 수프 축구의 모토인 '공격'을 버리게 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축구색깔이 드러났습니다. 수비를 굳건히 해서 승점을 얻는 방식이 참 의외더군요. K리그 챌린지에서 봤던 수원FC 특유의 여유가 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조덕제 감독은 7월이 되자마자 빠르게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반등의 기회로 삼아 최근 4경기 2승 2패로 나름 기회를 살렸는데요. 빠르게 대안을 찾는 과정은 참 좋긴 해도, 전 이런 급격한 변화 자체가 조덕제 감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달리) 후반기 반등에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전남의 교체처럼 4명 정도가 이상적으로 봤는데 무려 7명을 교체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영입을 하지 말아야 함?' 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미 시즌 전 계획이 실패했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해준다는 거기에 안타깝네요.
하여튼 수원이 노릴만한 게 8월 중순 이후의 4연전인데...이게 좀 드라마틱 합니다. 광주-인천-포항-성남전인데 이중 광주,포항,성남에게 모두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으며, 포항엔 2번 다 이겼습니다. 인천은 수원이 잔류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팀. 이 4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수원FC의 잔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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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중간결산인데 전남이랑 상주빼곤 모두까기 모드를 발휘했네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