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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4/06 05:13:22
Name 이리떼
Subject [일반] 윤회 부정


주체가 없는데 객체가 존재할 수 있습니까?
아니오.

그렇다면, 내가 없다면(無我) 후생과 전생의 내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전생도 후생도 없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라는 것은, 그저 색수상행식의 결합일 뿐이고, 그마저도 찰나 마다 변하는 어느 것일 뿐이므로, 자기고정성의 나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내 몸을 이루는 것(色)만이 나입니까?
내 지각(受), 생각(想), 의지(行), 의식(識) 하나하나 자체를 나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니오.
만약 환생한다면, 내 몸이 환생하는 것입니까? 내 지각이 환생하는 것입니까? 내 생각이? 내 의지가? 내 의식이?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애초에 내 몸, 내 의식, 내 생각, 내 지각, 내 의지가 따로따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주체가 없다면, 나라는 환생할 객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영혼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생각할 이유도 없습니다.
영혼을 입에 담는 것은 불교가 아닌 것입니다.
내가 없고, 만물이 공(空)해서 무자성(無自性)한데 고정성의 영혼이라는 게 어찌 존재할 수 있습니까? 빌어먹을.

때문에,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업과 윤회로 카스트 제도를 체계화하고 합리화했던 힌두교를 부정하기 위해 태어난 불교가 왜 윤회 따위를 사상 위에 올린 걸까요?
그것이 진실된 가르침이기나 할까요?
멍청한 대중과 그에 영합한 종교인들의 혹세무민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요?
내가 지은 업으로 후생에 개, 돼지로 태어난다?
이것이 힌두교와 다를 바가 뭡니까?

윤회란 것은 그저 시스템(界)일 뿐입니다.
어떤 시스템입니까? 생장하는 만물이 번뇌와 그에 따른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한 시스템입니다.

여기, 어떤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평생을 집착과 아집에서 따라오는 번뇌에 고통받았습니다.
그리고, 죽은 뒤, 또 한 사람이 태어났습니다.
이 사람 역시 평생을 번뇌에서 고통받았습니다.
어떤 돼지가 있는데, 이 돼지 역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
생(生)이 곧 고통이라면 생장하는 만물 역시 고통입니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습니까? 살아온 배경도 생각한 모든 것이 다릅니다.
이들의 영혼이 서로 같습니까? 영혼이 없는데 어떻게 같습니까?
이들은 전생의 지은 죄의 업으로 말미암아 다음 생을 '부여' 받은 건가요?
아니오. 사람이 죽고 색과 수상행식이 흩어졌다면, 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나라는 것이 없으므로 이후에 이어질 것 자체가 없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 빌어먹을 시스템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열반에 들지 않고는 번뇌에서 해방될 수 없으므로, 생(生)이라는 게 있는 한 시스템은  멈추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이 윤회입니다.

이것이 아뢰야식에 습(習)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번뇌라는 습(習)이 이 세상 모든 세대에, 동시의 그들의 아뢰야식에 있는 것입니다.
윤회할 주체가 없으면 객체도 없습니다.
다만 현상은 있습니다. 만물이 고통받는다는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윤회하는 것은 습일 따름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해 습 자체가 윤회입니다.
현상은 끊이지 않고 다만 수레바퀴처럼 계속해서 굴러갑니다. 윤회가 있다면, 이것이 윤회입니다..
애초에 생장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므로, 그들 사이엔 다를 바가 없고, 이 생물들이 모두가 공(空)하고 무아(無我)하므로 색수상행식은 계속해서 바뀌어만 갑니다.
무아이므로, 방금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릅니다. 색이 변했고, 수상행식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고정성의 나라는 것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죽어 나자빠진 과거의 어떤 사람과 지금의 나는 다릅니다. 색이 다르고 수상행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무아이므로, 바뀐 것, 바뀌는 것은 그저 색수상행식에 불과합니다.
색수상행식이 똑같이 다른데 죽어 사라져버린 어느 사람과, 어제의 나와 그리고 지금의 나라는 뇌의 착각을 굳이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까?
마찬가지로 공한 삼라만상일 뿐인데요.
그럼에도 이 사이에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고통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죽은 사람, 태어날 사람, 어제의 나, 미래의 나, 지금의 나, 심지어 짐승까지도 모두 다 다르지만 오직 습만은 같으니 이것이 시스템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이 윤회의 실체입니다.

그렇다면 열반이 윤회에서의 탈출이라는 사실은 그럴 듯한 명제가 됩니다.
번뇌에 따르는 고통에서 해방되었으므로, 그는 곧 윤회라는 '시스템' 자체에서 탈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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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
19/04/06 07:58
수정 아이콘
어떤 경전한글화 인거같은데 수상행식 공즉시색... 반야심경?
걸그룹노래선호자
19/04/06 08:01
수정 아이콘
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보고 (중략)

이제 반야바리말다주를 말하리라

아재아재 바라아재 바라승아재 모지사바하
닭장군
19/04/06 09:30
수정 아이콘
주체사상 VS 객체지향
19/04/06 09: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재밌는 글이네요. 제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철학이기도 해서 저는 '윤회 긍정'으로 댓글을 달아보려 합니다.

- [윤회긍정]
윤회하는 것은 내 생각, 내 지각 등이 아닌 영혼 입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완벽한 뇌사상태(뇌사: 소생 가능성 0% 사망상태)에서 임사체험 경험 뒤 살아돌아온 하버드 의과대학 뇌신경의학자인 이븐 알렉산더 박사의 이야기는 유명하며 그 내용이 담긴 책은 아마존, 뉴욕타임즈 등에서 장기간 1위를 하며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해 국제 사회에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근거로는 현대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지성을 가진 사람 중 한명이자 제 2의 아인슈타인에 비견되는 로버트 란자 박사가 내놓은 '바이오센트리즘('시공간도 환상이며, 죽음은 육체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뇌의 착각일 뿐이다') 이론 이 있으며, 이 이론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스승이자 현존 최고의 이론물리학자이자 수학자중 한명인 펜로즈 박사를 포함한 다수의 과학자들이 지지합니다.

글로 쓰기엔 조금 딱딱란 내용인데 이 내용을 영상으로 풀이한 자료가 있는데 https://youtu.be/hieiZOfcRSM (환생과 영혼은 존재할까?) 를 참조하시면 내용 전달이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리떼 님의 주장에 '반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며(그럴 마땅한 방법도, 의미도 없는 주제이기도 하구요), 다만 일상의 지루함에서 탈출할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에 관해 존재하는 여러 의견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여 댓글 달아봤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
19/04/06 10: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힌두교 등에서 윤회, 보살, 극락 등의 미신적 개념을 끌어다붙인 불교는 석가모니에게서 너무 떨어져나온 짝퉁인 것 같습니다.
석가모니는 나름대로 심리학을 연구한 거고, 그걸 그 당시 인도인들의 사고체계와 언어로 표현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그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그냥 심리학자가 되지 않았을까 해요)
그걸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중생들이 그의 깨달음을 종교로 만들어버린 거지...



http://www.newspower.co.kr/sub_read.html?uid=31327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석가모니의 종교심리학적인 분석이 프로이드의 심리학적 무신론과 유사하다는 것인데, 프로이드에게 있어서 종교는 인간들이 자연의 위협과 죽음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인 방어로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즉 종교란 나약한 인간들이 자신들의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낸 창작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세계를 환상으로 대하지 않고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대할 때 스스로 사라질 사회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석가모니를 현대 종교심리학 내지는 심리학적 무신론의 선구자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석가모니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제거하여 세상의 그 모든 근심과 걱정에서 자유롭게 되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기적인 욕망의 중심에 바로 신에 대한 관념 그리고 영혼에 대한 관념이 서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이나 영혼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해탈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오쇼 라즈니쉬
19/04/06 10:46
수정 아이콘
오호통재라
19/04/06 12: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맞는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1. 윤회 한다.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애초에 사람,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호르몬, 단백질, 전기신호 등의 합성물에 불과하고, 수명이 다하고 에너지가 다하면 돌이 닳아서 먼지로 사라지듯이 그냥 분해되어 없어지는 것일까요? 생각, 영혼, 정신 같은 것은 그냥 뇌의 뉴런에서 이루어지는 전기신호에 불과한 것일까요? 과거의 이러한 유물론, 뉴턴적 기계적 세계관은 과학, 특히 양자역학의 발전으로 인해서 지금은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서양에서 말하듯이 신의 말씀에 따라 선하게 산 사람은 천국에 가서 영생을 누리고, 악하게 산 사람은 지옥에 가서 영원히 고통에 시달리게 될까요? 동양에서 말하듯이 끊임없이 윤회를 거듭하다 깨달음을 얻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 열반과 영생을 누리게 되는 것일까요?

아무튼 천국에 가는지, 윤회를 하는지, 해탈을 하는지, 영혼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는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죽기 전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유물론적 관점에서 보는 것처럼 내 육체가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고 영원히 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현대과학의 발달로 어느 정도 분명해 지는 것 같습니다. 우주 자체가 일종의 가상현실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요.

죽으면 0 이 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무엇인가가 있다('있다'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는 측면에서는 (그것을 윤회라고 부르던, 천국과 지옥이라고 부르던) 윤회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2. 윤회하지 않는다.

불도적 관점에서는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부처이고 실존이며, 중생과 부처를 나누고, 유와 무를 나누며, 옳고 그른 것을 나누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생각이며 분별이고, 이에서 모든 괴로움이 나온다라는 것입니다. (이를 일체유심조라고 보거나,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나름이다고 해석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secret 류의 해석은 공부 또는 실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별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성철스님께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고 하신 것이나, 석가모니불이 금강경에서 '부처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다만 이름이 그러할 뿐이다'라고 하신 것이 모두 같은 취지입니다.

보통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으며, 삶은 오직 고통이라고 이야기 되는데,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면 도대체 고통은 누가 느끼는 것인가요? 정말 고통이라는 것이 실제 존재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내가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뿐인가요? 나라고 할 것이 없는데 어떻게 깨달음이 있고 해탈이 있을 수 있나요? 윤회에서의 탈출이라는 개념 자체에 이미 내가 존재하고, 나는 깨닫지 못한 중생이고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는 것 아닌가요? 정말 그럴까요?

이러한 불도적 관점에서 보면 윤회란 개념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실존이니까요. 과거, 현재, 미래, 생전, 현생, 사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구양신공
19/04/06 13:14
수정 아이콘
석가모니 부처님이 비판한 힌두교적 사상은 절대적 영혼이 있어서 죽은 후에도 불멸한다는 아트만 윤회사상이었습니다. 불교에서도 윤회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종종 힌두교적 윤회사상으로 오해받곤 합니다.
초기불교 경전 도처에 윤회라는 단어가 무수히 등장하는 점, 윤회에 대해 명백히 부정한 가르침이 없다는 점 등을 보면 불교에서 힌두교적 윤회를 부정했을 뿐 윤회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문문문무
19/04/07 14:09
수정 아이콘
기독교와 유사한 흐름이군요 간혹 신,구약의 히브리,헬라 원문의 뜻을 들먹이며 사실 성경에서는 내세,부활,영혼같은거 얘기한적이 없었다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따지고 따져보니 바리새적 내세,영혼관를 부인할뿐 영혼 내세 부활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죠
사랑기쁨평화
19/04/06 13:22
수정 아이콘
고통이라는 것도 생각일 뿐이죠.
있는게 어찌 고통일 수가 있겠습니까? 고통이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 그게 아닌거죠.
자극, 인연이 오는 것인데 그게 고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습니다.
공을 넘어서 불생불멸의 무엇을 (표현불가능한 동사)불교 아닌가요?
윤회는 모르겠습니다만....
19/04/06 15:40
수정 아이콘
인생은 엿같은 겁니다
근데 알고보니 인생뿐만이 아니었고
19/04/06 16:49
수정 아이콘
요새 우파니샤드를 읽고 있습니다. 사실 불교철학을 좀 공부하다가 읽게 되었네요.

윤회론이 불교 사상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습니다.(물론 이론적으로요,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사실 불교는 사상, 철학적인 측면에서 관심이 많았는데 도올이 자신의 책에서 '불교는 혁명적인 사상이고 유물론이다'(단순 무신론에서 나아가, 다신론도 역시 무신론으로 여겨짐)라고 주장하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서양철학을 공부해 봤다면 알겠지만 일원론과 이원론, 형이상학과 유물론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대다수의 많은 책들이 (제가 이해 못한 것일수도 있지만) 횡설수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의심은 사실 석가모니가 당시 브라만교 혹은 인도사상의 베이스에 흐르는 "윤회론"이라는 것마저 엎고 자신의 사상을 주장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성공한 종교는 당대인들의 꿈과 희망 관습과 신화를 베이스로 합니다. 한편으론 석가모니 자신도 당대의 수행자들을 따라 수행을 한만큼 인도사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요.

아트만의 부정에서 출발하는 불교가 아트만을 전제해야만 하는 윤회설을 채택하다니요. 죽으면 모든게 끝인데 해탈할 필요가 뭐가 있나요? 서양 논리학의 관점에서 이해 가능한 대답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들쑤셔 보았지만 "종교"의 측면이 아니라 "상식과 논리"의 측면에서의 이해는 사실 힘들었습니다. 여기서 "종교"의 측면이라 함은 논증이나 논리가 불가능한 선험적인 설정을 인정하는데서 종교가 출발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산 책 중에서 하나 추천할 만한 책이 있는데 일본 출신의 젊은 수도승이 쓴 "깨달음의 재발견:불교 사상의 제로 포인트" 정도입니다. 저도 잘 이해가 안가 몇번을 다시 읽고 있는데 불교의 논쟁사안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 잘 나와 있습니다.
19/04/06 17: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불교철학에 대해서는 중도론이란 책을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불교를 순수히 이성과 논리의 측면에서 접근한 책으로 석가모니불의 말씀을 논리로서 증명하고자 한 책입니다. 평이한 어체로 되어 있어 딱히 불교이론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읽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만, 책 자체가 스님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쉬운 책이 아니기는 합니다.
19/04/06 17:04
수정 아이콘
용윤을...끊어야...
19/04/07 08:55
수정 아이콘
일단 부처님이 윤회를 말씀하신 것은 조건에 따라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일어난다는 연기적 측면에서의 윤회이지 고정불변의 내가 있어 사람됐다가 돼지됐다가 껍데기를 바꾸는 식의 힌두식 윤회가 아닙니다.

우리가 1살 때의 나와 90살쯤의 나를 동시에 세워놓고 이게 같은 사람이다라고 하면 틀린말이 됩니다. 1살때 나를 구성하던 세포는 이미 다 사라지고 생기고를 반복하여 90살때의 구성과는 매우 다르고 용모는 말할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도 매우 다릅니다. 그런데 1살의 나를 조건으로 2살의 나, 2살의 나를 조건으로 3살의 내가 이루어지는 데 토대가 되지요.

이생이 후생의 토대가 되어 윤회한다는 것이지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이란 것이 없기에 (영혼같은) 부처님이 '내가 없다' 라는 무아의 진리를 드러낸 것이지요.
캐모마일
19/04/07 13:21
수정 아이콘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런데 전생은 없다는것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전 그 답이 전생에 지은 업이나 쌓은 덕으로 인한 거라고 생각해서...
이리떼
19/04/07 16:50
수정 아이콘
업이 나입니까? 업은 생각합니까? 업은 느낍니까? 업은 색이 있나요? 그 업을 나라고 할 수 있나요? 그저 나를 이루는 본질적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요? 그마저도 심지어 공한데 영원할 수가 있습니까?
문문문무
19/04/07 14:31
수정 아이콘
존재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알지 못한다가 아닐까요?

자아라는것을 단순 착각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보편적이면서 선험적으로 일상생활속에 내재해 있는데 이걸 감각에 기반하여 형성된 인지체계위에 세워진 어휘체계상의 조합으로 표현하고자 하니 도저히 규정할 방법이 없는거죠

결국 추상과 논리를 경유한 간접 루트외에 도저히 감각과 1대1로 연결될수없는 어떠한 근본단위(그게 유일신이 됬든 뭐가 됬든 0, 0적인 개념,단위이죠)를 가정하지 않는한은 자아, 영혼을 규정할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다른말로 자아,영혼,신앙의 개념이 말이되게 하는 만능개념,만능단위가 존재할거야 식으로 넘어가는 방법외에는 없었기에 공사상이 등장한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말로, 존재의 유무를 확인할도리가 없다, 다만, 우리의 기준으로 해석한 자아,영혼,내세의 개념은 말이 모순된다. 이정도의 말이 아닐까 싶네요

결국 힌두식 윤회를 부정할뿐 윤회자체는 부정 혹은 긍정할 길이 없다.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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