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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27 17:17:54
Name 나주꿀
Subject [일반] 쓰레기 산에서 건진 한 줌의 경험 (수정됨)
저는 동사무소 공익으로 일을 했습니다.
(제가 일했을 당시엔 주민센터라는 무근본이름을 썼는데 그 후엔 행정복지센터, 줄여서 행복센터로 공식명칭이 바뀌었다는군요)
하지만 주 업무는 쓰레기를 수거해서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져가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동이 쓰레기 처리장이랑 가까웠고 동장님이 그 쪽이랑 친해서 여러번 빌려(?)졌죠.
저야 민원인 상대하는 행정복지 쪽 공무원 누나들을 보다보면 민원인보단 쓰레기를 상대하는 일이 감정적으로 더 편하다고 생각해서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다보면 평소엔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일을 겪게 됩니다.

1. 믿든 안 믿든 상관은 없는데,
정말로 '공부 안하면 너도 커서 저렇게 된다'라고 엄마가 애들한테 말하는 걸 여러 번 듣게 됩니다.
제가 8번까지 세다가 나중에 세는걸 포기했습니다.


2. 쓰레기를 트럭에 싣고 있는데 옆에 있던 5층 빌라에서 소주병이 날아옵니다.
위협의 목적으로 날아온 건 아니고 까먹고 안내놓은거 가져가라는 뜻이었대요.
어떻게 알았냐면 제가 열 받아서 바로 그 집 찾아갔거든요.
만약 머리에 맞아 죽었으면 당신 살인 저지를 뻔 한거라고 노발대발했었는데 변명이랍시고 한다는 소리였죠.


3. 초등학생들이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들에게 빈 캔으로 머리 맞추기 놀이를 합니다.
음료수 캔에 머리를 맞았는데 어떤 새끼가 던졌나 해서 쳐다봤더니 그게 어린 초등학생인걸 보잖아요? 
진짜 충격먹어요.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중국 당나라의 한 스님이 대나무에 기왓장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엔 깨달음까진 아니더라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이 평생 기억에 남을 흔적을 남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천진난만한 어린 애들도 큰 악의 없이 그런 짓을 할 수 있다는걸 당해보면 말이죠.


4. 오후 3시에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시끄럽다며 몽둥이를 들고 나와서 같이 일하던 공무원(주임) 분이랑 같이
트럭에 들어가서 도망친 적도 있습니다. 아니 그럼 대체 언제 치우라고.....


5. 흔히들 말하는 '쓰레기집'이란게 있는데, 거길 치우는 일을 세 번 정도 나간 적 있습니다.
옥탑방에 사는 독거 노인 할아버지, 버려진 일반 가정집에 숨어살던 노숙자, 아버지는 해외로 돈 벌러 나가서
안 계시고 아이 셋만 사는 집. 이렇게 세 군데였습니다.

얼마나 쓰레기가 많이 쌓였는지 상상이 잘 안가시면 구글에다 '쓰레기집' 이라고 검색해서 이미지 보시면 됩니다.
가장 많이 나온 집이 한 5~7톤정도 나온거 같아요. 그 집은 집 안에 쓰레기로 이뤄진 지층이 있었습니다.
맨 위부터 일반 쓰레기, 그 밑에 밖에서 주워온 옷가지, 그 밑에 진흙(네, 집 안에 뻘이 있더라고요)이 있고요.
옷장을 열었더니 그 안에 빈 막걸리병에 썩은 냄새가..... 다행히 제가 치우러 다닌 세가지 경우 모두 사람이 죽어서 나가진
않아서 시체는 안봤네요. 인터넷에 그런 썰 보면 무연고자가 죽고나서 쓰레기집이 발견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하더라고요.


6. 인구 100만이 안되는 지방도시의 한개 동의 일부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2년 동안 하다보면
세상에서 버려지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도 안갑니다. 거기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재활용, 음식물 분리수거
잘하는 나라인 걸 감안하면 더더욱이요.


7. 이 일을 한 이후로 영수증은 항상 갈기갈기 갈아서 버리게 됐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특정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정보 알아내는건 일도 아니겠더라고요. 
그런 짓을 하진 않았는데, 할 수 있는 또라이들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공적인 경우로 쓰레기 뒤져서 신상(?)을 캔 적은 있습니다. 어떤 놈이 건물공사하고 나온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렸는데, 
그거 다 풀어헤쳐서 어디서 누가 공사했는지 알아냈고, 같이 일하던 공무원(주사, 주임) 분이 신고해서 벌금 쎄게 먹여버렸죠)


8. 일부러 그렇게 버린건 아닐텐데, 날붙이를 그냥 내다버리는 분도 있습니다. 
그거 진짜 잘못하면 사람 하나 죽거나 크게 다칠수도 있으니까 제발 칼날류는 겉을 다른걸로 감싸서 버려주세요. 
마네킹도 버릴땐 차라리 대놓고 알아 볼 수 있게 버려주세요. 플라스틱 비우다가 마네킹 손 보고 졸도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 그리고 애완 동물이 죽었을땐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려야 한다는거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마대자루에 뭔가 무거운게 있어서 불법 쓰레긴가 하고 뜯어봤더니 죽은 개가 한마리 들어있더라고요. 
버린지 몇 시간 안되서 냄새는 안났는데 정신적인 데미지가 어우....



9.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가끔 다른 급한 일과 겹쳐서 미뤄질 때도 있습니다. 도시에 폭설이 내리거나, 폭우가 내리거나 할땐
수거하러 나가지도 못하고 제설제 포대, 혹은 물이 넘치는 걸 막아주는 모래주머니를 보급(?)하러 다녀야 해서요.
문제는 폭우, 폭설이 끝난 다음에 쓰레기를 수거하러 가야 하는 건데....
폭우가 끝난 다음은 보통 햇볕이 쨍쨍 쬐고 더운 여름철인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고요.
폭설이 끝난 다음에 제설작업을 마치고 쓰레기를 수거하러가면 쓰레기 더미 위에 눈이 쌓여있다가 녹고, 다시 밤중에 얼어서
곡괭이로 위에 있는 얼음덩어리를 깨 부순다음 가져가야 합니다. (폭설이 한 30cm 온 다음이라 이런 경우를 겪은 분은 많지 않을듯합니다)



10. 위에서 날씨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각난건데, 일하던 첫 해에 큰 태풍이 도시를 직빵으로 치고갔는데,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기 2시간? 전쯤에 동네 교회에서 사람좀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교회 첨탑 옆에
설치한 구조물이 부실해서 사고가 날 거 같다고요. 그래서 속으로 욕을 엄청나게 하면서 화물차용 고무줄을 챙겨서
갔는데, 영향권에 들어가기전부터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세게 부는 겁니다.
구조물을 묶고 나오려는 순간에 옆에 있던 교회 첨탑에서 찌잉-쩡-쩡-쫘아악 소리를 내면서 철판이 찢어져 버리더군요.
같이 갔던 주사님이랑 저랑 'X발, 다 나가, 내려가 내려가' 하면서 도망친 기억이 납니다



11.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다보면 내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나? 라는 것에 집착 비슷한게 생깁니다.
제 담당 주사님이 저를 퇴근시간을 비교적 집에 일찍 보내줬는데, 동사무소에 정해진 시간까지 집에 안 보내고 남겨둬봤자 
어차피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나서 빨리 보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집에 빨리 가도 씻느라 시간 더 써야 했고요.
나중에 이 기억이 남아서인지, 기생충에서 냄새를 언급할때, 그리고 냄새 때문에 '그 사건'이 일어났을때,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너 냄새나' 라는 말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슴 속 깊은 곳에 상처를 남기거든요.



12. 그래도 이렇게 일하다가도 좋은 사람들을 몇 번 만난 적은 있습니다. 같이 일한 동사무소 직원분들도 친절했었고....

a. 쓰레기를 한창 트럭에 싣고 있는데 노란색 유치원옷을 입은 어린 아이 둘이 저에게 '아저씨, 쓰레기 치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배꼽인사를 하고 가더라고요. 참, 내 자식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는지... 그 아이들을 보고나선
그래도 인류에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구나 싶더라고요 크크크.

b. 거의 37~8도 나가는 여름날에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꼐서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
수고가 많으시다며 오렌지 쥬스 한잔 건네주시는데, 얼마나 달던지...

c. 겨울철에 곡괭이로 얼음을 깨 부수고 쓰레기를 수거하던 날, 공무원(주임) 분이 'OO아, 저기가서 붕어빵 2천원 어치만 좀 사와라' 라고 해서
사러갔는데, 붕어빵 장수분이 제 얼굴을 물끄러미 보더니 '잠시만요' 하더니 장사하려고 구워놓은 붕어빵을 다 주시더군요.
2천원 어치만 주시면 되요 라고 했더니, 힘들게 일하는 사람한테 붕어빵 몇개 더 주는게 별거냐고 하시던게 기억납니다.
나중에 일마치고 거울을 보니 왜 붕어빵을 그렇게 주려고 하셨는지 이해가 되긴 했습니다. 거지도 그런 거지꼴이 없더군요 크크크.



.... 그래도 그렇게 일하면서 부잣집에서 곱게 자란 도련님 입장에선 참 많은걸 배워서 다시 생각해보니 헛된 시간은 아니었네요.
집에서 수도관을 틀면 물이 나오고, 전기가 멀쩡하게 작동하고, 길거리에 쓰레기가 넘치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남,녀,노,소, 외국인, 빈부격차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정말정말 이기적이고 남에게 상처를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배웠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 구석엔 희망(?) 비스무리한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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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척석사
21/06/27 17:59
수정 아이콘
같은 글을 한 두세번 본 것 같은데 전에도 여기 쓰시지 않으셨었나요?
나주꿀
21/06/27 18:03
수정 아이콘
https://cdn.pgr21.com./freedom/92190#4291406

다른 글에 댓글로 일부 이야기를 썼는데 안했던 이야기도 덧붙여서 본문으로 올려봤습니다.
21/06/27 18:03
수정 아이콘
고생 많이 하셨네요. 위험한 일 많이 한 것 같은데 무탈해서 다행입니다.
나주꿀
21/06/27 19:33
수정 아이콘
완벽히 무탈한 건 아니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하는 서예 교실 뒷정리를 하다가
어떤 수강생이 접이식 책상에 벼루를 넣어놓는 바람에 발가락에 벼루가 떨어져서...
그래도 다행히 2주동안 깁스하고 끝날 정도로 가볍게 끝났습니다. 크크
마스터충달
21/06/27 18:15
수정 아이콘
아... 이 글 너무 좋다 ㅜㅜ
나주꿀
21/06/27 19: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가볍게 속을 털어놓는 이야기를 하니까 저도 기억이 정리되서 좋더라고요.
AaronJudge99
21/06/27 18:21
수정 아이콘
어유 고생 많으셨네요....
나주꿀
21/06/27 19:28
수정 아이콘
요즘 공익들 신체평가 기준표 글을 얼마전에 정게에 썼는데, 요즘 아이들이 저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그 정도 신검기준이면 저땐 면제받았어야 하는 애들인데...
21/06/27 18:2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군역만큼 소셜믹스가 되는 공간이 없다고 하죠;; 그리고 사람이 얼마나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만 보게되는지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제가 좀 다른차원을 경험한건 작은 공장에서 생산직일하면서부터였는데, 아버지대 나이의 분들과 일하다보면 대학교 친구들이 사무직으로 일하는거랑은 아예 다른 세상이구나...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진짜 경험하고 보지않으면 막상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진짜 아는게 아니더라고요.
나주꿀
21/06/27 19:19
수정 아이콘
훈련소만 해도 평생 볼 일 없을거 같은 그런 사람들 많이 보게 되죠. 학력이든 신체적 조건 차이든...
21/06/27 18:33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쓰레기에 맞을 뻔한 이야기는 아찔하네요. 저도 어렸을 때 장난치다 사람 잡을 뻔한 적이 있어서 뜨끔했습니다. (사람에게 물건을 던지지는 않았습니다)
나주꿀
21/06/27 1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1.법이나 윤리 관념을 잘 모르고 장난을 하는게 어린 아이의 장난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2.나름대로 공익치곤 열심히 봉사했다고 생각하는데,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푹신한 침대에서 잤던 걸 생각하면
현역으로 간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해지긴 합니다.
21/06/27 18:36
수정 아이콘
저절로 이루어질거라고 착각하는 세상의 수많은 과정들은 사실 사람에 의해 직접 이루어지죠.
이런 점을 느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행동에서 차이가 나더라구요.
흔히말하는 무개념 XX 들은 그런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높더군요.
고생하셨네요.
나주꿀
21/06/27 19:25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이 일을 끝낸 이후론 다른 사람한테 전화로든 문자든 반말로 신경을 건드리거나 갑질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당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쓰레기 치울땐 심지어 태국 아줌마한테도 '야' 소리 들은적 있습니다. 크크크크
Prilliance
21/06/27 18:57
수정 아이콘
아마도 1번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3번같은 행동을 하는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저렇게 무식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식이니 본인의 바람과는 달리 자식이 공부 잘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나주꿀
21/06/27 19:30
수정 아이콘
1번 엄마나 3번 아이나 큰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그냥 그 입장이 안되봐서 모르는 거라고 생각할래요.
답이머얌
21/06/27 18:58
수정 아이콘
꼰대스러운 발언일지 모르지만 군이나 공익(과거엔 방위) 등이 필요한 이유가 국방외에 하방(下放) 경험에 있다고 봅니다.

pgr 어느 글에선가 보았는데 군대가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뭐 이런 새*가 다 있냐?'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대충 그런 말을 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군에 가서 느낀게 대학 다닐땐 핫바리 대학 다닌다고 자기 비하 감정을 품고 다녔는데, 군대 가니까 이런 고급 인력이 따로 없더군요. 참 별 사람들 다 보았죠. 그래도 뭐 이런 새*가 다 있냐 라는 생각은 해 본적은 없습니다.

결국 그만큼 사회적 계층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겠지요.

군이나 공익에서 자신이 자란 환경 외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살다보면, 결국 성인이 되었을때 소외 계층이나 열악한 환경의 계층에 대한 이해와 공감, 최소한 어느 정도 정제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하방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모든 걸 새까맣게 까먹고 자신의 환경 틀속에서만 사고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최소한 이 정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래도 사회가 살만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21/06/27 19:03
수정 아이콘
근데 주변에 좋은 대학 다니는 사람들 보면 공익 공군 특수보직 등등 편한곳 잘 골라서 가고 육군 최전방 끌려가고 그런거 안하더라구요
답이머얌
21/06/27 19:07
수정 아이콘
제때는 200만원 쓰면 면제는 안되지만 방위로 빼주겠다고 했어요.(현역 30개월, 방위 18개월) 지금은 이 정도로까지 노골적으로 못하겠죠. 좀 더 낫지 않을까요?

제 경우는 60명 부대에서 연대 다니다 온 사람이 있었어요.

나름 빡센 부대였는데도 말이죠. 최전방이었구요.

군대는 케바케라 자기 경험만으로 일반화하기 힘들것 같아요.
21/06/27 19: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철책선 근무 했는데요.
서연고 다니는 사람들 많이 봤죠.
그나마도 거의다 행정병 투입시켰고요


근데 스팩 요구하는 군대 특수보직들에
명문대생들 많이 가는거 진실 아닌가요??

저는 군대갈때 그런게 있는줄도 몰랐어요
AaronJudge99
21/06/27 19:43
수정 아이콘
그런 특수보직(사이버사령부라던가...통역병이라던가...) 보면 기준이 상당히 높아요 그런 높은 기준을 만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대 재학생일 확률이 아무래도 높지 않을까요?
음...이거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애초에 국방부가 우리는 이러이러한 애들이 필요해 이러이러한 점들을 갖춘 애들만 뽑을꺼야 해서 뽑은거고...
21/06/27 19:46
수정 아이콘
통역병쯤 되면 애초에 시험 성적으로 줄세워서 들어가는 거라서 학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올 겁니다. 인과관계냐 하면 그건 또 모르겠지만요.
21/06/27 20:13
수정 아이콘
그런 시험성적 보고 뽑는것 말고도
진짜 별에별 특이한거 많더라구요
제친구들도 군대 땅개로 가면 바보지???
이런 이야기 하는걸 많이 들어서
군대에서 하방경험도 적어질꺼같아요
21/06/27 23:04
수정 아이콘
음....제 동기 형 중 하나가 의대생이었는데 무전 특기 타고 온거 대대장이 cp병으로 빼가더라고요
나주꿀
21/06/27 19:16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엔 집안 사정이 넉넉한 편이라 이렇게 일을 해도 '지나고 보면 배울 점이 있었어' 라고 넘어갈 수 있는데
제 선임은 집안 사정이 많이 어려운 형편이라 근무시간 후에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겸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음식점 가서 일하고 그랬거든요. 낮에는 돈 아껴야 한다고 물로만 배를 채웠고요.

하방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엔 동의하는데, 제 선임처럼 경제적 사정이 어렵고 몸까지 불편한 사람을 굳이 공익으로
끌고 갔어야 했나는 의문입니다.
21/06/27 19:19
수정 아이콘
빠져야되는 사람들의 형편을 악용해서 그런 구멍을 다막은 놈들이 있죠... 안타깝..
답이머얌
21/06/27 21:3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현재 남자가 지는 부담이 너무 큽니다. 제때는 징병률이 60% 미만이었다고 했으니까요.

좀 더 논의를 확장하자면 여자 상위 20% 정도는 징병해서 해안 경비와 후방 사단 등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한(위험이 덜하지 업무 강도가 덜하다는건 아니죠.) 병역을 지게 하고(따라서 아예 거의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부대면 성추행 논란도 막을 수 있겠죠.), 나머지 40% 정도는 공익 업무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40% 정도는 체력이건, 가정빈곤 등의 사정이건 면제.
그러면 상대적으로 가용 자원이 넉넉해지면서 말도 안되게 열악한 남성을 끌고 가는건 막을 수 있겠죠.

여성도 이렇게 하방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떼스기용 페미니즘이 여성들 스스로에게 외면받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루카와
21/06/27 19:33
수정 아이콘
이글의 요지는 '난 부잣집에서 곱게자란 도련님이다' 이군요 크크크
농담이고 참 고생 많으셨네요. 저번에 티비서들었던 얘기같은데, 인간은 10살때에나 사회성향이 발휘되기에 그전까지는 내가하는행동이 남에게 해를가한다는걸 인지못한다고 하더군요. 혹시 나주꿀님께 캔 던진녀석들이 그런거아닐까 싶어요. 아니라면뒤지게 맞아야죠 흐흐
나주꿀
21/06/27 20:22
수정 아이콘
1. 부잣집이라곤 쓰긴 했는데, pgr정도면 부자에 대한 정의도 각각 다를 수가 있어서 좀 그렇긴 하네요.
제가 돈 많은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여유로운거죠. 크크크.

2. 캔을 그렇게 어린 아이한테 맞고 나니 언더도그마는 확실히 사라져서 그거 하난 좋은 점 배웠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 애들은 나중에 그런 행동을 되풀이하지만 않는다면야 어린시기의 치기로 넘어가면 될 일이니까요. 누가 다친것도 아니고
리자몽
21/06/27 20:06
수정 아이콘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하실 정도면 상당히 부유하신 편인데도 공익 생활할 때 강제로 사서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그 경험이 앞으로 사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껍니다!
나주꿀
21/06/27 20:24
수정 아이콘
돈 때문에 아쉽지 않았다 뿐이지 높으신 분들이랑 연줄이 있어서 뭘 할 정도로 대단한 규모는 아닙니다.
괜히 도련님이라는 단어를 써서 오해를 불러일으키진 않을가 걱정되네요.
혹시 다른 분이 생각하는 도련님은 집사 1명에 메이드 3명이 따라붙는 수준일 수도 있어서...
리자몽
21/06/27 21:57
수정 아이콘
그렇게 까지 생각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껍니다 흐흐흐
세인트루이스
21/06/27 22:13
수정 아이콘
길걷다가 학원창문에서 물풍선 날라왔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화나서 올라가서 누구냐고 따졌는데, 그게 쓰레기라면…
차단하려고가입했음
21/06/27 23:14
수정 아이콘
가끔 공익근무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왠만한 현역보다 더 힘들게 복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21/06/28 05:52
수정 아이콘
좀더 가깝게 세상을 겪게 되면 좋은 방향이든 반대이든 사고를 다양하게 하게 되는것같습니다 세상이 심어주는 선악개념도 다르게 보이구요
잠재적가해자
21/06/28 10:52
수정 아이콘
이걸 공익으로 노동력 땜빵하네.. 실임금 환산하면 얼마였을지 허허
21/06/28 12:10
수정 아이콘
왜 이 글을 이제야 봤는지...
한 줌의 경험이 한 깨달음을 주는군요. 고맙습니다.
21/06/28 18:3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깨달음 자체인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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