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1/05 19:00:32
Name Neo
File #1 IMG_3627.jpg (113.1 KB), Download : 330
File #2 IMG_3625.jpg (270.5 KB), Download : 291
Subject [일반] 투자를 과학적 방법으로 하도록 인도하는 책. 그렇지만 쉽지 않은 책. 증권 분석 (수정됨)




투자를 시작한지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누군가는 이득을 얻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위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경우도 생깁니다. 처음에 웃었던 사람이 나중에 울기도 하고 처음에 울었던 사람이 나중에 웃기도 합니다.(거기에는 저도 포함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투자를 잘 할 수 있을까… 간단히 생각하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나의 판단은 옳고 상대방의 판단은 틀려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세상이 그렇게 나 빼고는 다 바보일까요? 아니면 나보다 더 바보인 사람을 찾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여기서부터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돈을 벌었다는데 그 방법을 자세히 보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뭔가 그럴싸한데 대부분 근거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조악하거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과거에 이랬고 현재가 이러니 미래는 이렇게 될 것이다” 라는 식의 예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차트도 공부해 보았으나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이중 바닥을 이루면 올라갈 것이다, head and shoulder를 이뤘으니 내려갈 것이다 등 주장만 있고 근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어볼 사람도 별로 없고, 그 사람들도 대부분 저랑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해결책이 하나 생각 났습니다. 우리는 책이라는 좋은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책을 통해서 열심히 공부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 책을 볼 것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을 공부하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처음 선택한 책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였습니다. 그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참 어려웠지만 그의 방법이 옳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 차례 읽고 ‘가치 투자가 나에겐 맞는 방법이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후에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투자관을 정립해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증권 분석’도 읽게 되었습니다. 증권 분석 6판을 읽었는데 소문대로 어려웠습니다. 일단 양이 방대하여 압박감이 상당했고, 저의 내공도 부족해서 읽는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끝까지 읽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를 처음 읽었을 때와 느낌은 비슷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옳다는 느낌은 막연히 들었지만 그것을 소화할만한 내공은 안 되어 정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책들을 열심히 읽고 나름 투자관을 가다듬으며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마음 한 켠에서 뭔가 불편한 것이 자라고 있었지만 무시했습니다. 그것은 내재 가치에 대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내재 가치만 정확하게 구할 수 있으면 투자는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방향으로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재 가치를 과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라는 말처럼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으면서 저의 생각을 교정하고 또 교정하면서 나름 옳다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유명한 가치 투자자들이 좋다고 말한 책이나 직접 쓰거나 번역한 책들은 모조리 사서 읽었습니다.(투자를 하면서 가장 사치를 부린 것은 책을 마음껏 산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세스 클라만의 ‘안전 마진’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증권 분석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 책을 통해 증권 분석을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세스 클라만은 증권 분석 6판의 편집을 총 지휘한 사람이었고, 증권 분석 6판의 세스 클라만의 서문은 정말 명문이라는 사실은 다시 그 책을 꼼꼼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증권 분석 6판은 증권 분석 2판을 다시 편집한 것입니다.)

그 동안 저도 많이 성장했는지 증권 분석 6판을 읽어보니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달랐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었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증권 분석 3판도 사서 읽었습니다.(국내에는 증권 분석 6판과 3판이 번역되어 나와 있습니다.) 제가 크게 착각하고 있었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재 가치만 정확하게 구한다면 투자는 쉬워질 것이라는 저의 생각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또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처럼 집중투자를 하면 성공한다라는 생각도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증권 분석은 말 그대로 각종 증권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 분석을 바탕으로 올바른 투자를 하는 길을 인도해줍니다. 그 길을 밝혀주는 두 가지 시금석은 안전 마진과 분산 투자입니다. (다음은 3판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은 각종 증권에 대한 분석 및 저자의 투자 철학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증권분석 6판은 1940년에 발간된 증권분석 2판에 각 분야 전문가들이 논평을 더한 것이므로 엄밀히 따지면 증권분석 2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증권분석 3판은 1951년에 발간되었는데,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는 것처럼 2판과는 내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그러나 핵심 메시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총 7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사와 분석기법에서는 증권분석의 정의, 범위 및 한계, 증권의 분류를 설명합니다. 재무제표 분석에서는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를 분석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고정수익증권에서는 채권과 우선주를 선정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보통주 평가에서는 보통주 투자이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합니다. 투기적 선순위 증권에서는 각종 특권부 증권을 선정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주주와 경영진에서는 그 둘 사이의 올바른 관계와 역할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증권분석실행에서는 가격과 가치의 괴리, 시장분석과 증권분석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2판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 회계의 정확성이 개선되어서 기업의 속임수 등이 삭제되었습니다. 대신 주주와 경영진 파트가 새로 첨가되었습니다. 배당에 대해 좀더 깊은 내용을 탐구하고 이를 내재 가치에 반영하는 방법을 저자는 탐구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좀더 풍부하게 담겨있습니다.

저자는 이 두꺼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이 책의 제목대로 증권을 분석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증권분석가의 역할과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는데 있습니다. 단순히 증권분석과 투자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나 분석가 스스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도록 인도합니다. 저자는 거의 모든 주장들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와 예를 들어서 설명하도록 노력했고, 그러지 못한 경우에도 그 한계를 설명합니다.

<1> 조사와 분석 기법

처음에 분석에 대한 정의로 시작합니다. 분석이란, 결론을 도출하려고 확고한 원칙과 건전한 논리를 바탕으로 사실을 주의 깊게 연구한다는 뜻입니다. 분석은 과학적인 기법이고, 증권 분석도 마찬가지로 과학적 기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근거를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근거가 없는 주장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불확실성이 아주 가득한 투자의 세계에서 근거 없는 투자는 결국 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나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벤저민 그레이엄은 결국 사람들이 투자 대신 투기에 몰두한 나머지 대공황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원래는 증권 분석을 준비하던 시점은 대공황 전이었습니다. 그러다 대공황을 겪고 책의 상당 부분을 고쳤다고 합니다.)

가치투자를 쉽게 말하자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내재가치입니다. 그러나 벤저민 그레이엄은 내재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과연 내재가치가 무엇일까요? 내재 가치란 자산, 이익, 배당금, 확실한 전망처럼 사실로 뒷받침되는 가치로서, 인위적 조작이나 극단적 심리로 왜곡되는 시장 호가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즉, 사실적인 요소로 뒷받침되는 해당 증권이 가친 총체적 가치를 말합니다. 저자는 내재 가치를 주가처럼 분명하고 확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라고 말합니다. 장부가치, 수익력를 내재 가치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 내재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해당 증권의 내재 가치를 명확하게 산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단지 증권의 가치가 적정한지, 아니면 시장가격보다 매우 높거나 낮은지만 밝히면 됩니다. 이런 목적이라면 내재 가치의 근사치를 대충 산정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어떤 사람을 봤을 때 정확한 나이는 몰라도 선거 유권자 연령층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의 체중을 몰라도 대충 훑어보면 그 사람이 비만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내재 가치는 범위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투자자의 역량과 해당 기업의 특성에 따라 그 범위가 넓어질 수도 있고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조건에서도 범위를 대충 산정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의 가치가 싼지 비싼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이것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증권분석은 항상 4대 기본요소를 포함합니다. 증권, 가격, 시점, 사람입니다. 즉, 어떤 시점에 어떤 사람이 어떤 가격으로 어떤 증권을 사야하는가(팔아야 하는가, 보유해야하는가)입니다. 사람요소는 그 사람의 재정상태나 교육수준, 기질입니다. 시점은 투자하려는 시기의 전반적인 시장상황입니다. 증권을 분석할 때는 언제나 타당성이 유지되는 원칙과 기법을 사용해야 하지만 분석이 이뤄지는 환경은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격은 4대 기본요소 중 핵심요소입니다. 특히 보통주 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잘못된 가격을 치르면 잘못된 종목을 사는 것만큼이나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보투자자에게 적합한 원칙은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등급이 낮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권분석가에게 적합한 원칙은 어떤 증권이든지 일정 가격대에서는 싸고, 일정 가격대에서는 비싸진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증권 분석은 3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설명 기능’은 증권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정리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선별 기능’은 각 증권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여 증권에 대한 매수, 보유, 매도 등의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비판 기능’은 회계 기법과 경영진의 행위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비판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책은 증권 분석가를 대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증권 분석의 기능은 즉 증권 분석가의 역할로 보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비판 기능입니다. 단순히 증권의 성격을 잘 알아내어 매수, 매도, 보유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주주 행동주의와도 연결되는 듯합니다.

보통주를 분석하는 데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측 방식입니다. 예측을 강조하는 방식은 현재의 시가에 주식의 미래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상황이 적절히 반영되어 있다고 가정합니다. 증권 분석가가 수행할 기능은 미래의 상황을 적절히 예측해서, 그 상황에 가장 이득을 볼 주식을 선정하고, 가장 손해 볼 주식은 제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평가 방식입니다. 주식의 내재 가치를 분석하여 시가와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내재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는 미래 수익력일 것입니다. 따라서 내재 가치는 수익력을 계산하여, 여기에 적절한 자본화계수를 곱하여 구합니다. 경험에 의하면 주가와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가 방식의 한계와 약점은 주로 예측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성 부족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분석가는 평가 분석 방식이 가진 약점들을 명확하게 인지하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평가 분석에 깔린 기본 가정은 과거 실적으로 대충이나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정이 의심스러울수록 분석의 가치도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내재 가치 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증권은 증권의 속성이 근본적으로 투기적이어서 그 가치가 미래의 상황 변화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증권과 성장 전망이 이례적으로 좋은 건전한 회사의 보통주, 즉 성장주가 있습니다. 이때 분석가의 고충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건전하게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채권은 금리에 좌우되나 금리는 분석 기법을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채권 가격이 역사적 고점에 이르렀을 때 우량 등급 채권을 사는 거은 좋은 투자가 아닙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증권 분석은 투자자에게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자신의 활동이 투자인지 투기인지 반드시 알아야 하며, 투기일 경우 반드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전성과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하며, 그 외의 것은 모두 투기입니다. 여기서 안전은 정상적인 상황이거나 있을 법한 상황에서 손실을 대비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조사나 경험에 비추어 손실가능성이 감지되면 투기입니다. 만족스러운 수익은 투자자가 현명하게 판단해서 수락한다면 아무리 낮은 수익이라도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투자 운용은 양과 질 두 측면에서 모두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미래를 보는 관점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투자는 미래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뺏기지 않는 것입니다. 미래가 개선된다면 좋은 일이지만 미래가 개선된다는 기대에 크게 의지해서 투자를 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투기에서는 미래의 개선에 크게 의지합니다.

투자의 진정한 시금석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안전마진의 여부입니다. 채권이나 우선주의 안전 마진은 이자나 배당금을 초과하는 수익력, 또는 선순위증권의 가치를 초과하는 기업가치입니다. 보통주의 안전 마진은 주가를 초과하는 내재 가치입니다. 안전마진 원칙을 실행하려면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합니다. 안전마진이 손실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손실 확률을 낮춰줄 뿐이므로 분산을 하면 손실 확률은 많이 낮추면서 이익 확률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험 사업의 초석이며, 건전한 투자에도 초석이 되어야 합니다.

증권 분석에는 사업에 대한 분석이 포함됩니다. 분석가는 현실적으로 판단하여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비본질적인 요소 분석 작업에 공을 들여서는 안 됩니다. 만약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그 분석은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분석 요소는 양적 요소와 질적 요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양적 요소는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생산, 단가, 원가, 생산 능력, 수주 잔고 등이 포함됩니다. 질적 요소는 사업의 특성, 산업 내 해당 기업의 위치, 경영진의 특성, 사업에 대한 전망 등이 포함됩니다. 철저한 분석에는 질적 요소보다 양적 요소가 더 낫습니다. 게다가 재무 실적 자체가 질적 요소를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질적 요소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사업의 성격과 경영진의 특성이지만 현명하게 다루기가 지극히 어렵습니다. 산업 분석에서 미래를 다룰 때에는 과거의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지만 그것은 위험합니다. 산업의 미래가 낙관적이라면 주가는 이런 낙관적 요소를 틀림없이 충분히 반영합니다. 따라서 그런 추천은 너무 뻔하고 시기도 늦어서 별다른 가치가 없습니다. 산업 분석은 유행과 다르면서 결론의 근거가 충분할 때 가장 유용합니다. 경영진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는 장기간 기록한 우수한 실적입니다. 여기서 다시 양적 분석으로 돌아갑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경영진 요소를 평가할 때 두 번 계산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과대 평가를 주의해야 합니다.

추세는 근본적으로 질적 요소입니다. 미래 추세는 가정에 불과하고 경제는 무한정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습니다. 추세가 명확히 눈에 뛸 때 쯤이면, 변화의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증권 분석가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은 커다란 안전 마진에 중점을 두는 방법, 내재적 안정성 요소를 강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미래 전망에도 상당한 비중을 줄 수 있지만 과거 실적과 현재 상황에 근거해서 사도 건전한 종목 중에서 전망까지 유리한 기업을 고를 때가 가장 안전합니다. 내재적 안정성은 사업의 특성에서 주로 오는 것이므로 실제로는 질적 요소로 보아야 합니다. 안전 마진은 증권 분석에서 가장 근본적인 양적 요소입니다.

분석가는 반드시 숫자와 확립된 기준을 근거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질적 요소가 반대로 나타난다면 결론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습니다. 실적 통계가 만족스럽더라도 장래 전망이 의심스럽거나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면 그 증권은 제외해야 합니다. 그러나 질적 요소에 크게 의지해서 판단을 내리는 경우라면, 다시 말해서 가격이 숫자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높다면 이런 분석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만족스러운 실적 통계는 분석가가 판단을 내리기 위한 필요 조건이지, 절대 충분 조건이 아닙니다.

증권은 고정수익이면서 가치가 안정적인 증권(우량등급 채권이나 우선주), 가치가 변동하는 선순위 증권(우량등급 전환사채, 비우량 등급 채권이나 우선주), 보통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분류에서 실제로 중요한 기준은 종목의 명칭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구체적인 조건과 지위입니다. 투자자의 법적 청구권보다도, 투자 시점의 상황에서 정당하게 기대되는 실적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2> 재무 제표 분석

재무 제표를 구성하는 것은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재무상태표)입니다. 손익계산서를 분석할 때에는 다음의 3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1)        회계 측면: 해당 기간의 진정한 이익은 얼마인가?
2)        사업 측면: 이익 실적에서 드러나는 미래의 수익력은 얼마인가?
3)        투자 측면: 주식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려면 이익의 어느 측면을 고려하고,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가?

회사의 진정한 이익은 미래 수익력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미래 수익력에 일정한 자본화 계수를 곱한 것이 기업의 내재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미래 수익력을 이용해 적정 내재 가치를 구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주식을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진정한 이익을 파악하려면 분석가는 다음의 표준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1)        1년 분석에서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다. 그러나 장기 분석에서는 대부분 포함한다.
2)        임의 적립금 등을 이용해서 차감하거나 가산한 금액을 제외한다.
3)        비교 분석에 적합한 기준에 따라 감가상각 충당금과 재고 자산 평가를 선택한다.
4)        공개하지 않은 종속회사와 관계회사의 영업까지 반영해서 이익을 조정한다.
5)        확인을 위해서 연방 법인세 비용 충당금과 보고 이익을 대조한다.

여기서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실적인 판단을 합니다. 위의 각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적다면(이익의 10% 이내) 그냥 그대로 인정하라는 것이죠. 어차피 대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차이가 크다면 조정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정하더라도 장기 평균을 구할 때는 포함하라고 합니다. 단기적으로 일회성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더라도 장기적으로 반복된다면 그것은 회사의 질적인 부분에 포함된다고 판단을 한 듯합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여기서 재고 자산과 감가 상각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재고자산과 감가상각은 기업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둘은 기업이 스스로 기준을 정해서 결정합니다. 증권 분석가는 이런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첫째, 재고자산과 감가상각을 어떻게 처리해야 기업의 정상적인 수익력과 실제 자산가치를 평가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한 산업에 속한 기업들을 비교분석이 가능하도록 재고자산과 감가상각에 같은 회계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재고자산을 평가하는데는 후입선출법, 선입선출법이 있습니다.(요즘은 총평균법도 사용합니다.) 선입선출법은 먼저 들어온 것이 먼저 판매되었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후입선출법은 나중에 들어온 것이 먼저 판매되었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선입선출법은 과거에 매입한 것을 먼저 매출로 인식하므로 최근의 매입한 것의 가격 변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습니다.(즉, 재고자산의 가치 변동이 심합니다.) 후입선출법은 나중에 매입한 것을 먼저 매출로 인식하므로 재고자산은 과거의 가치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즉, 재고자산의 가치 변동이 심하지 않습니다.) 정상재고법은 재고자산의 가치 변동을 최소화하도록 재고의 가격을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낮추는 방법입니다.

분석가는 다음의 논리적인 절차를 통해 재고자산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회사가 발표한 평균 이익을 기재하고, 회사에서 사용한 재고 평가 방식을 밝힌 다음, 가능하면 후입선출법이나 선입선출법을 사용했을 때 나오는 이익 추정치를 덧붙입니다. 재고자산 준비금은 후입선출법 개념과 절대로 공존할 수 없습니다. 기업들은 우발 손실 준비금을 이용해서 보고 이익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석가는 이익에서 차감했던 우발 손실 준비금을 다시 이익에 가산하여 진정한 이익을 산출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실적이 나빴던 해에 준비금을 이용해서 높였던 이익은 다시 차감해야 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려면 감가상각 및 유사 비용으로 차감되는 금액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항목들은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상영업비용과 다릅니다. 대신 마모, 소모, 소멸 등으로 고정자산이나 자본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현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감가상각에는 복잡한 세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 회계 원칙은 원가 이외의 가치도 감가상각 비용의 기준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여러 면에서 기업들은 감가상각을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 원칙에 따라 손익계산서에 기재하지 못합니다. 셋째, 회계 관점에서 정당한 충당금이 투자 관점에서는 상황에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감가상각을 대하는 분석가의 대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제가 되는 금액이 적을 경우 공표된 것을 수정하면 안 된다.
2)        기준이 최대한 통일되어야 한다.
3)        법인세 비용 납부실적과 경영진이 주주에게 보고한 충당금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4)        경영진이 보고한 실적이 법인세 비용 납부 실적과 크게 다르더라도 회사의 실태를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면 이 숫자를 받아들일 수 있다.
5)        감가상각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관점은 분석가의 관점과 다를 수 있다. 투자자는 기업 회계가 아니라 주식에 대한 평가측면에서 감가상각을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감가상각을 살펴봅시다. 자산 취득 원가가 회사의 관점에서는 적절한 감가상각 기준이 될 지 몰라도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적절한 기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회사의 취득 원가와는 전혀 다른 가격으로 이런 자산에 대한 지분을 사거나 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의 가치와 가격에 집중해서 철저하게 종목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주가에 반영된 고정 자산의 가치와 회사 감가상각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분석해보고 보고 이익을 조정할 때에는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습니다. 주식이 현행 장부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투자자가 현행 대체 원가까지 지불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취득 원가 대신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감가상각 충당금을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는 아무리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샀더라도 고정자산의 원가를 주가 수준까지 높일 수는 없고, 대체 원가까지만 높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대체 원가를 초과해서 지불한 가격은 영업권이나 무형자산의 대가로 보아야 하며 이것은 상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감가상각을 줄일 수 있는 최대한도는 감가상각을 완전히 없애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운전자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회사의 공장에 한 푼도 지불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낮은 주가 때문에 감가상각 충당금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유용한 방법은 ‘기지출 감가상각’ 개념입니다. 감가상각 충당금을 예컨대 공장 설비 증설 및 대체 과거 비용의 과거 10~15년 평균수준으로 낮춘다면 이는 적절한 조정이 될 것입니다. 이때 ‘기지출 감가상각’은 사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감가상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차액(기존 감가상각 충당금-기지출 감가상각 충당금)은 이익잉여금에 가산되어 운전자본으로 사용되면서 주주에게 혜택으로 돌아오는 금액으로 보아야 합니다.

종속회사와 관계회사의 중요한 손익을 모두 반영해야 합니다. 중요한 손익은 분석가가 판단해야 하지만, 보고 이익의 10%에도 못 미치는 항목이라면 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한 이익을 파악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법인세 비용을 보고 보고 이익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익의 회계적 측면인 진정한 이익을 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듯합니다. 사업적 측면의 이익인 미래 수익력과 투자 측면의 이익을 구하는 것은 수많은 가정들이 들어가서 불확실하지만 회계적 측면의 이익은 그나마 정확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감가상각에서 발상의 전환이 나타납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감가상각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순운전자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회사에 투자를 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회사의 감가상각비는 비용이 아니게 됩니다. 그에겐 감가상각비만큼 주식의 내재 가치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쌓이게 되는 것이죠.

손익계산서를 확인한 후에는 대차대조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투자자가 대차대조표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에 실제로 투입된 자본 규모를 알 수 있고, 자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2)        운전자본 상태가 건전한지 알 수 있다.
3)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이익이 타당한지 알 수 있다.
4)        투하자본 이익률 등을 계산하여 사업이 실제로 성공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5)        이익의 원천을 알 수 있고, 수익 가치와 자산 가치의 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6)        장기간에 걸쳐 수익력과 자산 가치와의 관계, 재무 구조의 발전 과정을 연구할 수 있다.

투자 분야에서 자산 가치의 중요성은 떨어집니다. 주가는 주로 수익력과 배당금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분석 작업에서 자산 요소를 완전히 무시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에서 자산 가치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선순위 증권이 안전하려면, 회사가 적절한 수익력을 갖춘 동시에 유형자산이 선순위 청구권보다 많아야 한다.
2)        주식을 자산 가치보다 훨씬 비싸게 사는 것은 위험하다.
3)        수익 가치가 장부 가치를 넘지 않는다면, 그 수익 가치 평가는 신뢰도가 높다. 따라서 수익 가치와 장부 가치와 과거 시장 평균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면, 그 주식은 매우 유망하다.
4)        시가가 유동자산 가치보다 훨씬 낮다면 주가가 너무 낮거나 경영진이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다.

재무제표 분석은 다음의 논리적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분석가는 분석기간의 진정한 영업 이익을 파악해야 합니다. 둘째, 대차대조표를 분석하여 운전자본의 상태, 자본구조, 주당 투자자본을 산정해야 합니다. 셋째, 핵심비율을 계산하여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선순위 증권의 안전성, 주식의 매력도를 밝혀야 합니다. 증권분석의 핵심 비율은 다음의 여섯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수익성 비율: 자본 1 달러당 매출액, 매출액 1 달러당 순이익, 자본 1달러당 순이익
2)        신용비율: 운전자본 비율, 보통주 비율, 선순위 비용 보상 비율
3)        성장성 비율: 매출액, 순이익, 주당이익
4)        안정성 비율: 5~10년 기간에서 가장 순이익이 낮은 실적을 선택한 다음, 이전 3년의 평균 이익으로 나누어서 비율을 구한다. 이 비율은 일시적 사업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5)        배당성향
6)        가격비율: 시가 기준 보통주 1 달러당 매출액, 시가 기준 보통주 1 달러당 순이익, 시가 기준 보통주 1 달러당 배당금, 시가 기준 보통주 1 달러당 순자산

회사의 실적을 분석할 때에는 재무 데이터 뿐만 아니라 실물 데이터도 분석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것의 예로는 매장량, 생산능력, 생산량, 제품분류, 매출 집중도 등이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영업수익으로 나눈 비율로서 기업의 영업 추세를 연구할 때 분석가가 추적해야 하는 단연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영업이익률의 변화는 대개 천천히 발생하며, 그 추세는 미래 이익의 흐름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3> 고정수익증권

고정수익증권은 명칭에 상관없이 증권에서 나오는 소득이 항상 일정하고, 시가가 취득 가격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을 기대하여 사는 종목입니다. 채권은 원래부터 매력이 없었습니다. 채권은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거나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식으로 암시하면 곤란합니다. 채권은 수익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편이 건전합니다. 장래에 발생할 이익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채권 보유자는 우선 청구권과 명확한 지급 약속을 받고, 우선주 소지자는 우선 청구권만 받습니다. 그러나 우선 청구권도, 명확한 지급 약속도 그 자체가 지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급 여부는 기업의 채무 이행 능력에 달렸으므로, 기업의 재무 상태, 실적, 전망을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채권 선정의 핵심은 명확하고 확실하게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채권은 손실 회피가 중요하므로 채권 선택에는 주로 배제의 원칙을 써야 합니다. 채권 투자자는 우량 채권을 아무리 많이 놓치더라도, 부실 채권에 투자하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이 없습니다. 고정수익증권 선정의 4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전은 담보나 법적 권리가 아니라 회사의 채무 이행 능력에 달렸다.
2)        채무 이행 능력은 호황이 아니라 불황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3)        안전하지 않은 증권은 아무리 높은 표시이자율로도 보상되지 않는다.
4)        선순위 증권을 선정할 때는 배제의 원칙과 구체적인 양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을 살펴보시죠. 채권 투자의 기본 목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자체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추론되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A)        담보는 없어도 괜찮다.(기업의 수익력이 중요하다.)
B)        건전한 회사의 고수익 채권을 사야 한다. 어떤 회사의 후순위 채권이 안전하지 않다면 선순위 채권도 안전하지 않다. 회사의 건전성이 충족된다면 선순위 채권보다는 수익이 더 높은 후순위 채권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면 선순위 채권이 낫다.

두 번째 원칙을 살펴보시죠. 불황에도 끄덕 없는 산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산업을 불황에 끄덕없느냐로 구분하는 대신, 영향을 더 받느냐 덜 받느냐로 구분해야 합니다. 산업의 안전성이 낮을수록,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안전마진을 높여야 합니다. 기업의 생존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전성이 낮은 산업이라면, 아무리 안전마진이 크더라도 그 채권을 고정수익투자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세 번째 원칙은 수익을 위해 안전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투자 위험을 보험 통계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특히 투자 손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골고루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불황기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따라서 투자 위험은 화재 보험이나 생명 보험에서 계산하지 못하는 예외 요소인 대화재나 전염병과 흡사합니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마치 보험 회사가 된 것처럼 막대한 이자를 받는 대가로, 원금 손실 위험을 떠안아서는 안 됩니다. 보험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위험을 폭넓게 분산함으로써, 운이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하고, 확률의 법칙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은 보험 회사처럼 위험을 분산할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위험한 투자 대부분이 침체 기간에 한꺼번에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은 재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한계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체계적으로 적립하여 부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 이상의 논의로부터 이자 수익과 원금 손실 위험은 척도가 다르다는 원칙이 도출됩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원금 손실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는 단순히 높은 이자율이 아니라, 원금 증가의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채권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최소 안전 기준에서부터 시작하는 편이 건전합니다. 아무리 수익률이 높거나, 전망이 밝거나, 기타 선호할만한 근거가 있다하더라도, 이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종목들은 투자 대상에서 자동적으로 제외해야 합니다. 채권 선정 과정은 최소 안전 기준에서부터 더 높은 품질로 올라가는 과정이 되어야 하지, 최상급 수준에서부터 내려가는 작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네 번째 원칙은 투자자는 구체적인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서 부적합한 채권을 걸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정수익투자는 나무랄 데 없이 건전한 종목으로만 한정하고, 등급이 낮은 종목은 투기 목적으로만 매수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 기준은 기업이나 정부의 특성과 위치, 기업의 규모나 증권의 발행규모, 발행조건, 채무 이행 및 배당금 지급 실적, 이자보상비율, 부채 대비 자산 가치 비율, 부채 대비 주식자본 비율입니다.

채권 투자의 가장 대표적인 구체적 기준은 이자보상비율입니다. 이것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을 말합니다. 이자보상비율을 계산할 때에는 회사의 모든 채무에 대한 비율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자보상비율의 최소 기준을 높게 잡음으로써 여러 산업의 이익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안전을 합리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7~10년 동안의 평균이익으로 적어도 다음의 이자보상비율이 나와야 합니다. 그것은 공익 산업은 최소 4배, 철도 산업은 최소 5배, 제조업은 최소 7배입니다.(이 숫자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계속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이자보상비율이 꽤 높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평가 기준 기간은 7~10년을 사용해서 호황과 불황이 함께 포함되도록 해야 합니다. 채권의 안전성은 그 회사가 발행한 채권 전체를 놓고 보아야 하지, 채권별로 구분해서 평가할 수 없습니다. 후순위 채권 한 종목이라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그 회사가 재정난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채권이자율은 발행 회사의 지급 능력과 반비례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합니다. 건전한 회사는 부실한 회사보다 이자를 더 지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신용 덕분에 더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빌릴 수 있습니다.

고정수익투자가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부채보다 계속 기업 가치가 훨씬 커야 합니다. 회사가 보유한 개별 자산의 가치가 아니라 본질적 사업 가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본질적 사업 가치는 바로 수익력으로 나타납니다. 이익이 매우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익은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계속 기업 가치가 채권의 원금보다 큰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부채와 계속 기업 가치를 비교하면 계량 지표를 보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목적에 가장 적합한 기준은 총부채 대비 주주 지분의 시장 가치 비율입니다. 주주 지분의 시장 가치가 지나치게 작다면 채권의 안전성이 매우 의심스러워집니다. 이자보상비율은 충분하지만, 주주 지분 비율이 최소 기준보다 훨씬 낮은 경우,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그의 판단이 옳다면 채권 대신 주식을 사야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판단이 틀렸다면 그는 부실한 채권이 투자하는 커다란 위험을 지게 됩니다. 채권은 배제의 기술이며, 투자자는 이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주주 지분 비율이 낮다면 이는 양적인 결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때로는 보고 이익이 정확한지조차 의심스럽다는 의미입니다.

우량등급채권에는 정교한 분석 기법이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위의 정교한 기법들은 헐값에 거래되는 증권에 대해서만 가치가 있습니다. 과거 경험을 보면 골치 썩이지 않고 원리금을 지급한 채권들은 거의 모두 단순한 안전 기준만 적용해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을 채권들은 거의 모두 투자자에게 실망을 주었습니다. 채권 투자의 원칙은 간단하며, 미래에도 간단할 것입니다. 즉, 채권은 큰 노력을 투입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 핵심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우선주를 싫어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선주의 계약 형태는 매력이 떨어집니다. 원금과 수익이 모두 제한되어 있는데, 우선주 보유자는 원금이나 배당금에 대해 강제 청구권이 없습니다. 배당금 지급이 가능한데도, 경영진이 부당하게 우선주 배당금 지급을 보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권에 비해 우선주는 소득이 우연에 좌우된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런 요소의 비중이 커지면, 우선주는 고정수익투자 대상으로서 자격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됩니다. 고정수익투자의 핵심은 수익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우선주의 요건은 첫째, 안전한 채권에 적용되는 최소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것, 배당금 지급이 보류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이런 최소 기준을 큰 폭으로 뛰어 넘을 것, 셋째, 사업 자체가 매우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준을 통과한 우선주라면 회사 입장에서는 채권으로 발행해도 됩니다. 오히려 채권으로 발행하면 법인세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우선주를 발행하려면 채권보다 비용을 두 배나 지출해야 합니다. 우선주는 발행자와 투자자 양쪽에 모두 이로운 형태가 아니므로, 정당성이 부족합니다.

선순위 채권이 있는 우선주의 배당금 보상 비율을 계산할 때에는 반드시 채권 이자와 우선주 배당금을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어떤 회사가 채권과 우선주를 모두 발행했다면, 채권이 안전해야만 우선주도 안전합니다. 채권만 간신히 안전한 수준이라면, 우선주는 안전할 수 없습니다.

정부 기관에서 보증하는 경우를 제외한 보증 증권은 투자 등급이 높지 않습니다. 보증의 가치는 당연히 보증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좌우됩니다. 사람들은 건전한 회사의 종속 회사의 채권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지배 회사가 종속 회사의 채무도 관리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종속 회사의 실적이 나쁠 때, 지배 회사는 종속 회사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배 회사가 종속 회사의 채권을 직접 보증하지 않았다면, 단지 지배 회사의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종속 회사 채권에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는 종속 회사의 실적만을 바탕으로 채권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4> 보통주 평가

보통주에 대해 투자하는 방법은 다음의 방법들이 있습니다.

1)        횡단면 기법: 이 방법은 종목 선정보다 분산 투자를 중시한다. 이 방법은 주요 기업들만큼 투자 실적을 올리는 것이다.(오늘날의 인덱스 펀드와 유사하다.)
2)        예측기법
a)        단기 투자 종목 발굴: 이 방법은 6개월이나 12개월 전망이 가장 밝은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단기 예측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1년을 넘으면 믿을 만한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의 가치는 회사가 올해나 내년에 얼마를 버느냐에 좌우되지 않는다. 매우 장기간에 걸친 예상 평균 수익력과 배당금, 그리고 더 먼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에 좌우된다. 단기 전망을 바탕으로 주식을 살 때 흔히 저지르는 큰 오류는 그 종목의 적정 주가를 고려 대상에 빠뜨린다는 점이다. 그 주가는 투자자가 기대하는 개선 사항을 반영하여 이미 충분히 상승했을지도 모른다.
b)        성장주 발굴 기법: 장기적으로 성장이 유망한 종목을 발굴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세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성장 기업에 대한 정의다. 보통 성장 기업은 경기 순환기마다 이익이 증가하는 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성장이 앞으로 장기간 유지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이다. 둘째, 투자자가 과연 성장주를 식별할 수 있는가이다. 대부분의 성공 기업은 수명 주기를 충실히 따른다. 장기간 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사실상 포화기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성장주 투자자들은 두 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성장 기간이 짧은 신생 기업을 선택하면, 일시적 번영에 속을 위험이 있다. 반면, 여러 경기 순환기에 걸쳐 성장한 기업을 선택하면 이 기업은 포화기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성장 기업을 식별하기가 단순하지가 않다. 셋째, 성장의 잠재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다. 이 문제가 가장 어렵다. 전망이 좋은 회사의 주가가 너무 높은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성장주를 발굴하여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우 조심스럽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또한 성장주에 대해 치르는 가격은 신중한 사업가가 유사한 비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기꺼이 지불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
3)        안전마진 기법: 어떤 주식이 가격보다 가치가 훨씬 더 높다고 확신하고, 그 회사의 장래를 상당히 낙관한다면 투자자는 그 주식을 보통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다. 이 기법을 실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계량적 기준을 적용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일 때 사는 방법이다. 둘째, 저평가된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기법인데, 이것은 시장과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지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내재 가치 평가는 쉽지도 않고 한계도 있지만 가장 건전한 방법입니다. 개별 기업을 평가하는 표준 기법은 미래 예상 이익이나 배당금을 적정 수익률로 환원하여 자본화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대개 5~10년 평균 이익을 예측합니다. 자본환원율은 회사의 질에 따라 달라지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장기 이익 가능성을 반영합니다. 자산 가치는 유형 자산이 수익 가치보다 매우 적거나, 순유동자산이 수익 가치를 초과하는 것처럼 극단적인 경우에만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익의 변동성이 크더라도 평균 수익력을 충분히 확신할 수 있으면,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 실적의 변동성이 클수록, 평균 이익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평가하기에 가장 좋은 산업은 심각한 침체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산업입니다.

적절한 자본환원율을 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좋은 기업들은 불안할 정도로 높은 배수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투자에 적합한 보통주가 투기적 가격에 거래되는 딜레마에 흔히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보통주를 선정하는 작업이 단지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시장이 침체 상태일 때에는 대다수의 종목의 가치가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유지됩니다. 인기가 없거나 무시당하는 상당수 개별 종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가 최소 가치보다 훨씬 낮으면, 안전마진 덕분에 장차 상황이 불리해지더라도 그 영향을 흡수할 수 있으며, 장차 기업의 실적이 탁월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더라도 만족스러운 투자 실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보통주의 안전마진은 채권의 안전마진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처음에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크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점이 더 큽니다.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개념에 거의 필수적으로 따라다니는 개념입니다. 종목이 20개 이상이라면 특별한 호재와 악재가 상쇄되면서 평균 실적을 거두게 된다. 따라서 안전마진을 건전하게 계산하면, 전체 실적으로는 충분히 이익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시장 가격은 분석가가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가장 어려운 요소입니다. 분석가의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대개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시장 모멘텀은 이런 종목에 불리하며, 가까운 장래에 인기를 얻게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평가 기법을 쓰면 항상 이익이 나온다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항상 이익이 나올지는 의문입니다. 성공적인 주식 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평가 기법을 적용하여 상당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투자할 때, 피상적인 분석이나 시장 인기나 단기 예측에 의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높은 실적이 나올 것입니다.

보통주 평가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재 가치=자본환원율*(배당금+이익/3)+자산 가치 조정

배당금에는 별도 비중을 두었는데, 이 비중이 유보 이익에 대한 비중보다 큽니다. 대차대조표는 두 가지 방법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재무 건전성 지표는 자본환원율에 반영되고, 주당 자산 가치도 반영되었습니다. 위 방법에서는 5~10년의 이익과 배당금은 직접 반영이 되고, 더 먼 미래에 대한 예측은 자본환원율에 반영됩니다. 자본환원율, 즉 승수에는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재무 건전성 등 재무제표 분석에서 다루는 측정 가능 요소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장기 예측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특성, 산업 내 기업의 위치, 경영진의 자질과 같은 무형 요소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앞서 이익을 바라보는 관점을 세 가지 제시하면서, 사업가적 관점은 진정한 수익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이익을 위의 공식에 적용하려면 그것을 진정한 수익력으로 간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미래 이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법은 다양한데,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과거 평균을 이용해서 예측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익이 많았던 해와 적었던 해를 조합하여 예측치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연도를 선택해서 가중치를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 이익은 절대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투자에 활용할 정도로 믿을 만한 예측이 되려면, 두 가지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1) 안전마진과 (2) 분산투자입니다.

유능한 분석가는 기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깊이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영업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 세 가지는 판매량, 판매가격, 원가입니다. 이 세 분야 중 어디에서든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면 분석가는 이를 예측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 세 분야에서는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지만 실적의 연속성이 단절될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대개 진상을 파악하는 일이 아니라 현상을 해석하는 일입니다. 현상을 해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미래는 예측 가능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업가와 투자자들은 미래에 대한 가정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분석가는 미래를 예측할 때 “타협과 주의”개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익력은 중요한데, 이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장기간의 실제 이익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리라는 기대를 나타냅니다. 이런 실적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야 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실적은 한 번 나타날 때보다 거듭 나타날 때 더 인상적인 법이고, 둘째, 장기간에 걸친 평균 실적을 이용하면 경기 순환이 미치는 왜곡효과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멋대로 흩어진 숫자를 단순히 계산해서 나온 평균과, 연간 실적이 확실히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 최빈치 성격의 평균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이익 실적을 분석할 때 “양적 데이터는 기업에 대한 질적 조사로 뒷받침될 때에만 유용하다.”라는 원칙을 명심해야 합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보통주의 이익 추세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이런 추세 예측은 그럴 듯 하지만, 쉽지도 않고, 위험하기 까지 합니다. 추세를 기초로 삼는 평가는 과장되기가 매우 쉽습니다. 이익을 예측할 때, 평균 개념과 추세 개념은 근본적으로 갈등을 일으킵니다. 어떤 기업의 이익 추세가 아주 좋다고 가정해보죠. 그 기업의 실적 추세는 분명 고려해야 하지만, 이런 성장세가 미래에도 무한정 이어진다고 기계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돕니다. 오히려 일반 경제 여건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는 것을 저지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유리한 추세가 당연히 이어진다고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회사의 우위 요소를 찾아내어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과 비교해봐야 합니다.

전망이 탁월할 때 미래 예상 수익력에 환원 승수를 넉넉하게 적용할 수는 있어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최대 승수는 일정 한도 내에서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평가는 분석가와 달라서 “우량주”에 대한 평가 수준이 너무 후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의 평가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며, 단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명확히 하향 추세일 때에는 이 추세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 절망적이어서 이익이 틀림없이 사라질 것이며, 이 주식은 전혀 가치가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됩니다. 이때에도 반드시 회사의 상황과 전망을 질적으로 분석하여, 하향 추세를 고려한 적정 주가를 평가해야 합니다.

실적에서 적자는 양적 요소가 아니라 질적 요소입니다. 분석하는 기간에 적자 연도가 다수 포함된다면, 그 평균이 수익력을 과연 제대로 대표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반대할 근거가 없다면, 미래 실적 예측은 과거 실적 분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분석가는 반대할 근거가 있는지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직관과 건전한 추론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분석가에게 이런 능력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분석가에게는 논리와 경험을 숙고해서 얻는 적정 수준의 통찰을 기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 미래에 대한 분석적 추론은 예언이 아니라 통찰이 되어야 합니다.

보통주의 시장 가격 수준은 장기 평균 이익보다 당기 이익에 더 좌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 이익보다는 과거 평균 이익이나 정교한 공식으로 예측한 미래 평균 이익이 증권의 장기 가치로 더 믿을 만합니다.

보통주의 가치와 배당금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죠. 주식의 가치는 현행 배당금에 따라 결정됩니다. 많은 회사의 주식들이 배당 정책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은 정상적인 배당 성향만 보이더라도 상당 폭 상승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불리한 배당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주가는 오르기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주식을 평가할 때에는 과거와 현재의 배당 정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부족한 배당 성향이 개선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배당 정책에 대한 경영진 태도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으므로 기존 배당 정책이 평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성장주는 배당률이 낮아도 불이익이 없습니다.

외부 주주와 지배 주주는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회사의 지배 주주는 이익을 굳이 인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사의 남아 있는 돈도 자기 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내부자에게 유리한 배당 정책은 외부 주주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배당 정책과 전혀 다릅니다. 주주들은 기업이 적절한 배당 정책을 추구하도록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배당에는 주식 배당도 존재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주식 배당이 주주에게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정기 주식 배당에는 다음의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주주는 주식 배당 증서를 팔 수 있으므로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재투자 이익을 현금 또는 주식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주식 배당의 결과로 주주는 대개 더 많은 현금 배당을 받게 되는데, 주식 수가 증가하더라도 기존 현금 배당률은 대체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재투자 이익을 잉여금이 아니라 법정 자본금에 가산하는 것이므로 경영진은 추가된 자금으로 돈을 벌어 배당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게 됩니다. 넷째, 정기 주식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은 지급하지 않는 비슷한 주식보다 주가가 더 높습니다.

수익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 현금 배당이든 주식 배당이든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러나 이익이 사업에 재투자되어 현금 배당금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주식 배당을 지급하여 배당 지급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금 배당금 대신 지급하는 주식 배당은 현금 배당금보다 가치가 떨어지지만 배당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평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주식의 가치를 단일 숫자로 나타내는 것보다, 밴드나 범위로 표시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내재 가치는 본질적으로 불명확하므로 명확한 단일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가치 밴드가 설정되면 해당 종목의 가격이 가치 밴드 하한선보다 아래에 있으면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주가가 가치 밴드 중심점의 2/3 이하일 때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자들의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 요소는 산업 전망과 경영진의 자질입니다. 분석가들은 자신의 일반 지식과 판단을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장기 전망을 수립한 다음,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합니다. 이런 분석이 유용할 때는 그 분석이 시장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미래 주요 요소를 꿰뚫어 볼 때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은 대중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어 호가에 충분히 반영된 내용입니다. 가장 유익한 분석은 어떤 산업에 대한 시장의 장기 전망이 틀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관련 자료를 철저하고도 편견 없이 조사한 끝에 이 전제를 뒷받침하는 분석입니다. 경영진을 평가할 때에는 같은 패를 여러 번 세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미래 이익을 더 높게 추정하고, 여기에 높은 승수를 적용한 다음, 경영진 요소까지 추가로 반영한다면, 이는 같은 요소를 세 번이나 반영하는 셈이 됩니다.

따라서 분석가는 산업을 숭배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장차 예상되는 개선사항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는 안 됩니다. 전망에 대해 지불하는 프리미엄에는 반드시 적정 한도를 설정해야 합니다. 시장이 이렇게 하지 못하는 탓에, 최고의 우량주조차 때때로 투기의 대상이 됩니다.

최적 자본 구조에 대해 알아봅시다. 모두 주식으로만 구성된 자본구조가 반드시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기업에 따라 차입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장부 가치를 기준으로 자본의 건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차입의 건정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은 대차대조표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손익계산서와 미래 위험에 대한 사업가적 평가입니다. 대부분 기업은 신중한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기꺼이 대출해줄 규모로 채권을 발행하면, 십중팔구 주주들에게도 이로울 것이며, 이른바 ‘최적 자본 구조’도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제조회사는 채권의 비중이 전체 자산의 1/3 정도면 적당할 것입니다. 즉, 벤저민 그레이엄은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부채가 아예 없는 것보다 어느 정도 부채가 있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종의 레버리지이죠.

공익 회사를 제외하면, 보통주 평가에서 자산 가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주가 얻는 궁극적 가치는 배당금에서 나오고, 배당금은 이익에서 나오지만, 이익이 자산 가치에서 나오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비공개 기업은 먼저 대차대조표에서 표시된 순자산가치로 평가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상장 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역사적으로 보면 활발하게 거래되는 보통주는 자산 가치가 믿기 어렵거나 조작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 대부분 상장 기업은 실물 자산의 가치가 주로 수익력에 좌우됩니다.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공장 설비나 기계의 가치가 극도로 낮아집니다. 셋째, 상장 회사의 외부 주주는 실제로 회사의 순자산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은 이런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만일 주식을 장부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장부 가치에 의한 기업 평가가 실제로 중요해 집니다. 이런 종목을 분석가가 한 시점에 여러 개 찾아낼 수 있다면, 분석가는 투자자에게 완벽한 가치 패키지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평가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부 가치를 산출한 다음 몇 가지 요소로 보완합니다. 둘째, 충분한 안전 마진을 확보합니다. 셋째, 불운에 대비해서 반드시 분산 투자합니다.

자산 가치가 수익 가치보다 높으면 그 평가는 적어도 자산 가치가 수익 가치와 일치할 때만큼 믿을 만합니다. 이제는 수익 가치가 더 보수적인 가치가 되므로, 장부 가치로 이를 보완해주어야 합니다. 여기서도 만족스러운 실적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안전마진과 분산투자가 필수입니다다. 수익 가치가 자산 가치를 초과하는 기업은 주로 번창하는 기업에서 보입니다.
순유동자산 가치를 최소 청산 가치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목이 많으면 시장이 매수 구간에 들어선 것이고, 이런 종목이 매우 적으면 시장이 위험할 정도로 과열된 것입니다.

주가가 분석가가 제시하는 가치로 확실히 수렴한다고 보장하는 법칙 따위는 없습니다. 단지 경험에 따라 대개 이런 조정이 단기간이나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저평가 종목 매수에 따르는 궁극적인 위험은 시장의 움직임이 아니라, 그 회사의 사업 실적이 됩니다. 기업에 손실이 발생하거나 운전 자본이 감소한다면, 기업의 내재 가치는 처음 분석했을 때보다 훨씬 내려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 종목은 저평가되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후에 전개되는 사건에 비해 과대 평가되었던 셈입니다.

어떤 주식이 계속해서 순유동자산 가치 밑에서 거래된다면, 시장은 이 회사의 미래를 아주 어둡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이 대개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집니다. 이익과 배당금이 만족스러운데도 운전자본 밑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대개 염가 종목이어서 매수하기에 대단히 만족스러운 종목입니다. 물론 개별 종목 선택에 어느 정도 판단이 필요하며, 좋은 실적을 확보하려면 분산투자가 바람직합니다.

<5> 투기적 선순위 증권

투기적 선순위 증권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안전성이 부족해서 투기적인 증권이고, 다른 하나는 전환권 등이 있어서 시장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탓에 투기적인 증권입니다. 전환 사채는 이론적으로 적당히 안전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익까지 동시에 보유할 수 있습니다. 특권이 붙은 채권이나 우선주는 고정된 원금과 이자에 대한 우선청구권을 보유하는 동시에, 보통주 몫으로 돌아가는 혜택도 나눠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특권은 전환권, 이익 참가권, 신주 인수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다소 과장되었다고 보아야 마땅합니다. 전환 특권을 얻는 대가로 투자자는 대개 신용도, 수익률, 또는 둘을 다 포기해야 합니다. 반면에 회사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대가로 장차 보통주에게 돌아갈 수익 일부를 내놓아야 합니다. 확실한 것은 전환 증권도 다른 증권과 마찬가지로 형식 자체가 매력도를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투자 매력도는 개별 종목의 실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이런 특권부 증권의 실적은 신통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그 증권의 신용도는 대개 낮습니다. 둘째, 전환권을 행사하는 조건 때문입니다. 전환 증권은 형식상 가격 상승에 한계가 없지만, 실제로 투자자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주 가격 상승에 따라 전환 증권의 가격도 상승한 다음에는, 보통주 가격 변화에 따라 전환 증권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내립니다. 따라서 전환 증권 보유 자체가 투기가 됩니다. 더 큰 이익을 얻으려면 이미 확보한 이익까지 놓칠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계속 보유한다면 투자자는 보통주 주주와 비슷한 상황이 됩니다.

따라서 전환 증권의 이익 기회가 무한하다는 생각은 중대한 착각입니다. 이제 채권이나 우선주가 아니라 보통주를 보유한 상태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전환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범위는 전환 증권 액면가의 25~35%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환 증권은 이렇게 얻는 이익보다 미숙한 투자로 입는 손실이 더 큽니다.

특권부 증권 선택에 지침이 될 만한 투자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액면가 수준이나 그 이상의 가격으로 특권부 증권을 사려고 한다면, 그 증권은 고정 수익 투자의 요건을 충족하거나 보통주로서 투자 매력이 있어야 하며, 이 가운데 한 가지 특성을 명확하게 겨냥하여 투자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간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됩니다. 추가로 이익 기회를 얻으려고 안전 기준을 낮추는 투자자는,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불운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을 낮추려고 전환 증권을 산 투기꾼은, 기업 자체와 전환 조건 사이에서 관심이 분산되면서, 자신이 주식에 투자한 것인지 채권에 투자한 것인지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액면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특권부 증권은 이런 투자 원칙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장기간 보유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단기간에 이익이 실현되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증권을 사야 합니다.

전환 증권은 전환해서는 안 됩니다. 계속 보유하든가 처분해야 합니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에 대한 선순위 청구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주식으로 전환한 후 상황이 악화되어 주식이 취득 원가 밑으로 폭락하게 되면 투자자는 이익 뿐만 아니라, 원금까지도 잃게 됩니다. 우량 전환 사채나 우선주조차 투자자를 배신할 때가 있어서, 방심하다가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투자자는 보수적인 관점을 단호하게 견지해야 합니다. 전환 증권의 가격이 투자 범위를 벗어나면 반드시 처분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은, 처분한 후에 증권 가격이 훨씬 올라가더라도 자신의 판단을 후회해서는 안 됩니다. 전환 증권이 일단 투기 영역에 진입하면, 이 증권 가격의 움직임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투기 종목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관여할 대상이 아닙니다.

비우량 등급 채권이나 우선주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습니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이런 증권을 사면 안 되며, 투기꾼들은 대개 보통주에 관심을 더 기울입니다. 투기를 하기로 작정했으면 가격 상승폭이 제한된 종목보다는 철저히 투기적인 종목을 선택해야 하며, 가격이 적당히 낮은 채권이나 우선주에 어중간하게 손 대면, 투자와 투기 사이에서 혼동만 일어납니다. 투기적 채권은 가격 70 수준(표시 이자율이 4%이상인 채권)에서 시작하며, 투자 원금의 최대 50%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채권을 살 때는 보통주를 살 때와 같은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하듯이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기업의 장래성도 평가해야 합니다.

저가 채권이더라도 순유동자산 비율이 몇 배 수준이라면 특별한 투자 기회가 됩니다. 실적이 부실하더라도 상환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순유동자산이 채권 가치의 몇 배 수준이라면 지급 불능보다는 전액 상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지급 불능이 되더라도 채권 가치 이상으로 현금 회수될 수 있습니다.

<6> 주주와 경영진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경영진의 이해와 주주의 이해가 충돌한다는 것입니다. 현명한 투자 정책이 되려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거나 팔 때 뿐만 아니라 주식을 보유하는 동안에도 현명한 태도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경영이 부실하여 주가가 내려간다면, 분석가는 이후 어떤 방식으로 변화가 발생할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경영진의 실적이 평가의 출발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숫자는 주주 자본 이익률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이익률과 매출액으로서, 주주 자본 이익률을 좌우하는 요소가 됩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매출액 성장률과 이익 성장률입니다.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할 때는 절대적 기준과 상대적 기준을 모두 적용해야 합니다. 주주들은 절대적 기준으로나 상대적 기준으로 실적이 나쁠 때에만 관심을 기울이면 됩니다.

탁월한 실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상해야 합니다. 유능한 경영진은 반드시 잡아 두어야 하며, 계속 잡아 두려면 충분히 보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의 격언에 따르면 유능한 경영진에게 아무리 높은 보상을 하더라도 무능한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보다 싸게 먹힙니다. 실적이 좋을 때 경영진에게 푸짐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실적이 나쁠 때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상식입니다.

주주들은 실적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정당하게 불만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불만족스러운 실적을 나타내는 가장 명백한 지표는 주가가 계속 회사의 최소 가치를 밑도는 현상입니다. 주가가 계속 헐값에 머문다면 주주들은 그 원인과 대책을 설명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증권의 시장성 확보는 경영진이 추구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시장성을 확보하려면 거래도 형성되어야 하지만, 공정한 가격에 팔 수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경영진의 책임에는 주가가 부당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주주가 경영진이나 정책을 바꾸고자 한다면, 먼저 주식을 대량으로 사거나 위임장을 모아야 하며, 논쟁보다는 의결권 확보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상적인 이사회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훌륭한 인품과 사업 능력을 갖추고, 둘째, 상당 규모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거나 대표하며, 셋째, 경영진과 개인적 친분이나 사업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주식에 건전하게 투자하려면 주주들의 건전한 태도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진정한 주인처럼 행동하고 결정 내려야 합니다.

<7> 증권 분석 실행

분석가는 안정적 수익 투자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는 채권과 우선주 목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도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종목들을 제외해야 합니다. 여러 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개별 기업과 경영진을 깊이 있게 연구하면, 노련한 분석가는 틀림없이 가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결론은 사실과 실적에 공식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과 기업에 관한 깊은 지식에 사업적 판단과 통찰력을 발휘해서 얻게 됩니다.

분석가는 자신의 미래 예측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분석하는 증권의 가격을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장래가 밝더라도 가격이 너무 높아서는 안 되고, 반대로 장래가 어두운 회사라도 주가가 지나치게 낮으면, 신중한 투자자에게는 탁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우량주의 영역을 벗어나 비우량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분석가는 강력한 적 둘과 강력한 친구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적은 (1) 시장 심리와 (2) 미래 불확실성이고, 친구는 낮은 가격입니다. 여기서 제값에 거래되는 비우량주는 추천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원칙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계산한 기업의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될 때만 추천해야 합니다. 인기가 없을 때 낮은 가격에 비우량주를 산 사람은, 전망이 밝아져서 가격이 올라가면 과감히 팔아야 합니다. 과거에 내린 신중한 판단을 현금으로 보상받을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됩니다.

주가 예측은 증권 분석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가 예측과 증권 분석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며, 흔히 한 사람이나 한 기관이 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그러나 증권 분석가는 시장 움직임을 예측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시장에 대한 장기 분석은 장기 가치 분석과 본질적으로 같으므로, 투자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장 분석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과거 주가만을 바탕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방법입니다. 둘째는 사업 상황, 이자율, 정치 전망 등 온갖 경제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는 방법입니다. 첫째 방법을 흔히 차트 분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차트 분석은 과학이 아닙니다. 잠깐만 생각해보면 인간이 개입되는 경제적 사건은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 예측의 신뢰성이 높다면, 사람들은 그 예측에 반응하여 행동할 것이고, 그 행동 때문에 그 예측이 무너지게 됩니다. 따라서 생각이 깊은 차트 분석가들은 어떤 분석 기법을 아는 사람이 몇 명에 불과할 때에만 그 기법으로 성공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차트 분석의 이론적 근거가 의심스럽습니다. 차트 분석의 이론적 근거는 (1) ‘시장 움직임은 이해 관계자들의 활동과 태도를 반영한다.’와 (2) ‘따라서 시장의 과거 움직임을 분석하면, 시장의 미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입니다. 이 가정은 옳을 지 몰라도 이 결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는 경마와 비슷합니다. 경마광들은 경주마의 과거 실적을 열성적으로 분석합니다. 이 정보 덕분에 종종 우승마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경마에서 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실은 증권 분석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습니다. 회사의 과거 이익이 미래 이익을 알려주는 유용한 지표이긴 하지만, 틀림없는 지표는 아닙니다. 따라서 증권 분석이나 시장 분석이나 다루는 데이터에 미래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증권 분석에는 안전 마진이 있어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정확한 신호는 자주 나타나지 않으며, 그 사이에 인간적인 성급함에, 차트 분석에서 오는 긴박감이 더해지면서, 불확실한 데이터를 보고 자주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차트 분석이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것은 손실은 짧게 끊고 이익은 길게 가져가라는 건전한 도박 원칙을 줄곧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더들은 이런 이점을 알기 때문에 차트 분석 기법을 깊이 연마하면 계속해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이 결론에는 두 가지 오류가 숨어 있습니다. 카지노에서 룰렛을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시스템을 따릅니다. 한 판에서 발생하는 손실 금액은 제한하고, 이익은 더 증가하도록 허용합니다. 그러나 결국 작은 손실 금액을 모두 더하면, 몇 번 얻은 큰 이익보다 많아집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원래 불리했던 확률이 유리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트레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래 비용이 그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차트 분석 기법이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손해 보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손실 금액은 증가하고, 반면에 이익은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시스템을 따르는 사람이 증가하면 동시에 매수 신호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들이 경쟁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 평균 매수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들이 동시에 매도 신호를 보고 손절매하거나 이익을 실현해도, 마찬가지로 평균 매도 단가가 낮아집니다.

현명한 차트 분석가들은 이런 이론적 결함을 인식하면서, 시장 예측을 재능, 판단력, 직관, 기타 자질을 동원해야 하는 기술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무조건 따라가기만 하면 성공하는 원칙은 없다고 인정합니다. 이에 따라 월스트리트에서는 전반적인 경제를 바탕으로 시장 실적을 매우 철저하게 연구하여 예측하고, 이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이른바 종합 기법이나 절충 기법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에 항상 따라다니는 약점은 시간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급상승한 다음에는 시장이 급락한다는 예언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점이 언제냐?”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답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측 기관들은 일종의 사이비 과학을 동원합니다. 과거에 여러 차례 발생한 시차가 미래에도 당연히 비슷하게 발생할 것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지수를 적용해서 주가 변동을 예측하려는 행위에도 차트 분석과 똑같은 결함이 있습니다. 예측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근거가 없으므로 진정한 과학이 아니며, 사실 경제분야에서는 진정한 과학적 예측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예측”은 매우 가까운 장래에 분명히 일어날 현상을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장 분석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기술입니다. 증권 분석은 시장 분석보다 장점이 많아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하기 더 쉬운 분야입니다. 증권 분석에서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비하라고 강조합니다. 안전마진을 확보하여 위험에 대비합니다. 그러면 투자한 증권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분석에는 안전마진이 없습니다. 맞든지 틀리든지 둘 중 하나인데, 틀리면 손실이 발생합니다.

손실은 짧게 끊고 이익은 길게 가져가라는 시장 분석의 원칙을 따르다 보면, 거래가 빈번해집니다. 이는 거래 비용이 실적에 큰 부담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증권 분석의 원칙을 따르면 빈번하게 거래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시장 분석은 본질적으로 두뇌 싸움이기 때문에 불리합니다. 시장 분석가는 다른 분석가보다 더 똑똑하거나 운이 좋은 경우에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증권 분석가는 다른 증권분석가와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시장 분석이 증권 분석보다 더 쉽고 단기간에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일 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실망하기 쉽다. 월스트리트든 다른 어떤 곳이든,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증권가에 나오는 분석과 조언 대부분은 기업의 단기 전망에 근거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단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산다면, 투기 종목을 고르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현재 주가에 미래 전망이 이미 반영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전망은 실제 이상으로 낙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을 예측할 때, 사업이 개선되면 주가가 상승하고, 사업이 침체하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을 개별 종목에 적용할 때에는 단기 전망에 몰두한 나머지, 가치를 결정하는 기본 요소들을 전혀 못 보게 됩니다. 분석가는 개별 종목의 단기 주가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더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으려면 분석가는 다음 분야에만 노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1)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 선순위 증권을 선정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서 거래되는 우량주를 선정한다.
(2)        투자 등급인 동시에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큰 선순위 증권을 발굴한다.
(3)        내재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는 보통주나 투기적 선순위 증권을 발굴한다.
(4)        관련 증권 사이의 가격 괴리를 찾아내서 대체, 헤징, 차익 거래를 한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면서 장기적으로 적정 수익을 기대한다면 기반이 확고한 투자 펀드 주식을 사거나, 직접 우량주에 분산 투자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반드시 합리적인 가격에 사야 한다. 매매 차익을 내기 위해선 다음의 네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장기 기준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시장이 분명히 침체되었을 때, 대표적인 우량주를 산다. 이 방법에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며, 심각한 착오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는 방법이다.
(2)        성장 가능성이 큰 개별 종목을 실적과 비교해서 합리적인 가격에 산다. 그러나 이 전망이 틀릴 경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3)        안전성이 높은 선순위 증권을 산다. 매우 안전하면서도 전환 가치가 높은 종목은 드물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4)        내재 가치보다 훨씬 싼 종목을 산다. 분별력 있는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을 대표하는 단어는 크게 3 가지입니다. 미스터 마켓, 안전마진, 분산투자. 미스터 마켓으로 대표되는 변동성을 가진 시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마진과 분산투자는 같이 따라다니는 개념입니다. 안전마진과 분산투자는 ‘우리는 모른다’라는 사실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개념입니다. 잘 모르니까 틀릴 수 있는데 틀리더라도 크게 손해 보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전마진을 크게 둬야 하고, 그래도 모자라니까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집중 투자는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른다는 개념과 배치되는 개념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제자인 워런 버핏은 스승의 지혜를 받았지만 다른 방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킵니다. 버핏과 멍거도 벤저민 그레이엄과 같은 이 시대의 스승이니까요.

저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습니다. 버핏과 멍거의 집중투자는 우리와 기본 전제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그들만큼 기업들을 자세히 모릅니다. 버핏과 멍거는 90살 넘은 현재도 하루 시간 대부분을 증권 분석하는데 투입합니다. 그리고 그들도 초반에는 분산투자를 했습니다. 나중에 투자 철학을 바꾸게 된 것이죠. 즉 그들의 머리 속과 우리의 머리 속은 많이 다릅니다. 증권분석 6판에서 그레이엄은 투자에 적합한 회사를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분석을 통해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사례는 흔치 않으므로, 많은 종목을 분석해야 유망한 종목을 발견할 수 있다. 기업들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비교분석하거나, 사업보고서를 정밀하게 조사하여 그 회사 주식이나 채권의 시장 가격과 비교 분석하여야 한다. 사업보고서 100개 정도를 훑어보면 이익이나 유동자산 측면에서 흥미로운 기업이 5~10개 정도 나타나므로, 이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면 된다.”

현재 코스피 코스닥 기업들을 다 합치면 2300개 정도의 기업이 나옵니다. 현실적으로 이 모든 기업들을 직장인들이 모두 분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략 절반 정도를 분석할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1년에 약 100개 정도의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립니다.(현실적으로 1년에 100개도 쉽지 않습니다. 대충 읽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을 이해할 정도로 읽어야 하니까요) 즉, 그 정도의 내공과 노력이 있어야 버핏과 멍거의 집중투자 개념도 생각해볼 수 있다 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어떤 좋은 기업이 하나 발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은 기업인 것 같아서 투자하기로 결정내렸다고 해봅시다. 그 결과가 타당하려면 적어도 코스피나 코스닥 전체 기업들과 다 비교를 해봐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미국 기업에도 직접 투자가 가능합니다. 즉, 적당히 분석해서는 주식의 상대적 우위를 확실하게 보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증권 분석은 어느 특정한 천재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닙니다. 증권분석가를 위해 쓰여지긴 했지만 평범한 사람도 쓸 수 있는 방법을 적어놓은 책입니다. 저처럼 특별한 능력이 없거나 경험이 짧은 사람은 안전마진과 분산투자에 의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벤저민 그레이엄은 증권 분석에 항상 이런 글을 적어 놓습니다.

“지금은 실패했지만 회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지금은 축하받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호라티우스Horace-<시론Ars Poetica>

즉, 벤저민 그레이엄이 강조한 마지막 철학은 평균으로의 회귀 같습니다. 세상은 진동하고 항상 변화합니다. 실적이 안좋은 기업은 곧 망할 것 같지만 살아나고, 하늘 높이 성장할 것 같은 기업도 결국은 무너집니다. 어떻게 보면 평균으로의 회귀가 그의 철학 중 가장 중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항상 저에게 위로를 주고 자만에 대한 경계를 하게 해줍니다. 지금처럼 장이 안좋을 때에는 위로를 해주고, 실적이 좋아서 우쭐하게 될 때는 경계심을 품게 해줍니다.

투자를 하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꼬마산적
23/01/05 19:08
수정 아이콘
글 읽다가 포기!!
안해 안해 우씨!!
23/01/05 19: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푸와아앙
23/01/05 19:44
수정 아이콘
그냥 S&P500 ETF 를 모아가도 될까요..?
다혈질
23/01/05 20:49
수정 아이콘
제일 편안한 투자겠죠?
씨드레곤
23/01/05 22:38
수정 아이콘
연평균 수익률 보면 편하게 괜찮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26P_500#Returns_by_year
다만 일부 고평가 된 주식도 포함되어 초과수익을 많이 내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1/06 00:41
수정 아이콘
뭐 지수 이상 초과수익 낼려면 지수추종이 아니라 특정섹터를 따라가건 개별회사주식을 사는게...
신은있다
23/01/05 21: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짜 돈 버는 유일한 방법은 책 인터넷이 아닌 그 회사에 가서 사장과 1:1 면담을 통해 지식을 얻는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불법으로 알고 있지만)
워렌버핏이 책을 안쓰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는 자기가 범죄자 이기 떄문입니다
오후2시
23/01/05 22:24
수정 아이콘
버핏의 엣지가 내부자 거래라. 흥미롭군요.
혹시 관련자료나 근거를 어디서 찾아볼 수 있나요?
문재인대통령
23/01/05 23:29
수정 아이콘
근거가 있을리가요..
신은있다
23/01/06 00: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버핏이 애플CEO 팀쿡을 칭찬했고 애플 주식을 샀고(20조)

시간이 지나고 애플이 자사주매입(100조) 했는데

애플 주식 샀다고 발표 하고 매도 해버리고 이정도면 범죄자 수준 아닌가요?
사랑하는 오늘
23/01/05 21:33
수정 아이콘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스크랩하고 시간날때마다 정독하겠습니다.
23/01/05 22:48
수정 아이콘
읽다가 스크롤이 안끝나??하면서 내려왔네요 거의 새책을 쓰신듯... 나중에 정독하겠습니다 덜덜
씨드레곤
23/01/05 22:5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주식투자 관련 책을 많이 읽었는데 "증권분석" 책은 아직 읽을 엄두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증권 분석도 하기 부담스러워 대충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탄탄하고 저평가 되었다 생각하면 골라서 분산 투자 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도 pgr에 투자를 하는 모든 분들도 2023년에는 주식투자에 좋은 수익이 있길 바랍니다.
23/01/06 05:34
수정 아이콘
와... 엄청난 글입니다. 작성하시는데 얼마나 시간을 쓰셨을지 상상도 안가요.
심오한 내용인데 일단 제 수준에서는 현재 근거들이 어떻고 예측이 얼마나 정교하든 미래는 미지수,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점, 사람들마다 각자 너무 다양한 잣대로 판단하기때문에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있은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판별하기 어렵다 이 정도까지만 잡히네요. 주식 어려워요.
23/01/09 18:3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법사21
23/01/12 15:47
수정 아이콘
우와 대단하십니다. 저는 읽어볼 엄두가 안 나서 안 읽어보았는데, 덕분에 어떤 내용인지는 살짝 알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640 [일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한국의 온라인 보안 실태 [32] Regentag15785 23/01/06 15785 11
97638 [일반] 그녀는 왜 부모 걱정을 하는 노총각만 보면 도망가게 되었을까? 1 [49] 김아무개15815 23/01/06 15815 19
97637 [일반] 소녀 리버스 감상 - VR장르를 정말 잘 이해한 PD와 가수의 걸작 [24] 터드프9818 23/01/06 9818 1
97636 [일반] 스타트업에서 배운 것 (1) 증거 남기기 [20] 시라노 번스타인12699 23/01/06 12699 25
97635 [일반] 워렌버핏은 범죄자다 [42] 신은있다14024 23/01/06 14024 0
97634 [일반] [스포일러]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상 [21] 류지나10267 23/01/05 10267 5
97633 [일반] 투자를 과학적 방법으로 하도록 인도하는 책. 그렇지만 쉽지 않은 책. 증권 분석 [16] Neo11253 23/01/05 11253 41
97632 [일반] 독일을 위한 변 – 그들은 왜 나치스가 되었는가 [29] 아프로디지아8499 23/01/05 8499 15
97631 [일반] AI가 그림을 그리면 예술은 망할까? (예술 작품이란? / 비싼 작품의 이유) [36] Fig.111487 23/01/05 11487 3
97630 [일반] 예수는 왜 팔리는가 [120] 아프로디지아18579 23/01/05 18579 24
97629 [정치] '용산 안뚫렸다' 강력 부인하던 軍, 北무인기 진입 뒤늦게 시인 [235] 덴드로븀23069 23/01/05 23069 0
97628 [정치] [기사] '안전운임제' 이대로 끝? 10년 후 예상 못 한 결과 온다 [65] 빼사스13961 23/01/05 13961 0
97627 [일반] 이씨 왕조를 위한 변 - 그들이 나라를 망친 이유 [99] 삭제됨12903 23/01/05 12903 10
97626 [일반] 슬램덩크 자막판에서 별로였던 번역 [44] 드문14764 23/01/05 14764 15
97625 [정치] 어느 수구X통 삼대남의 세계관 [118] antidote21894 23/01/04 21894 0
97624 [일반] 슬램덩크 신극장판 후기 (스포있음) [18] 그10번8502 23/01/04 8502 13
97623 [일반] 첫 회사를 퇴사한 지 5년이 지났다. [20] 시라노 번스타인11294 23/01/04 11294 12
97622 [일반]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부터 시작되었습니다 [44] Regentag12765 23/01/04 12765 5
97621 [일반] 2022년 백화점 매출순위 TOP 35가 공개되었습니다 [34] Leeka9525 23/01/04 9525 2
97620 [일반] 한국에서 모병제는 공익들과 미필남자들만 찬성하는 말도안되는 정책입니다 [92] 보리야밥먹자13714 23/01/04 13714 4
97619 [일반] [스포있음] 더 퍼스트 슬램덩크 관람 후기 [31] 웜뱃은귀여워9020 23/01/04 9020 2
97618 [일반] [뻘글]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12] VictoryFood7120 23/01/04 7120 3
97616 [정치] 직회부와 대통령 거부권 [97] 빼사스14179 23/01/04 1417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