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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4 18:22:25
Name 가는세월
Subject [일반] 안철수님, 그리고 안철수님을 지지했던 지지자님들께 골수악질(?) '노빠' '친노'가 감사인사 올립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많이 원망스러운 악질(?) '노빠''친노' 일 수 있습니다.
또한 50넘는 평생을 살면서 25여년 이상 노빠로 살면서 '노빠' 인 것이 항상 감사스럽고 송구스러우며 영광으로 알고 산 사람입니다.

물론 제가 '노빠' '친노'이면서 이번 대선을 오직 "야권 단일후보"만을 지지하기로 마음먹고 중립을 위지하고자 했지만,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나 정치를 조금 알고 있다는 오만으로 안철수님 지지자님들께 짜증를 낸 적도 있는 것 같고, 어제 안철수님의 "아름다운 사퇴"를 바라보고 난 뒤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의심을 한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님의 '아름다운 사퇴'를 바라보시면서 자신들의 마음 처럼 마음 아파하시는 지지자님들께서 어제 제가 올린 글에 오셔서 문재인 지지자님들의 행위에 원망스러운 글과 질책을 오늘에서야 하나 하나 전부 읽어보고 저도 하루종일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보냅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안철수님, 그리고 안철수님 지지자님들께 사죄를 드리며 여러분들의 넓은 혜량으로, 속 좁은 악질 '노빠' 친노'를 용서해 주십사 인사 올립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20대 후반 1989년. 성대80학번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고 군대를 녹색사업(전두환 정권 당시, 운동권을 강제로 입대시키는 사업)으로 제대를 하고 노동운동으로 소일거리를 하던 중, 김영삼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지방자치제를 도입한다는 소리를 듣고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공부하러 다니다가, 1991년 어느 날, 국민대 김병준(전 청와대 정책실장)교수가 준비한 ‘지방자치세미나’에 갔다가 처음으로 노무현이란 인물을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몇 개월 후, 노무현의원이 발행하던 "자치실무"라는 잡지를 구입하여 공부도 하고, 나중에 노무현의원이 설립한 지방자치연구소에서, 지방자치라는 교육 프로그램 차원의 강의를 듣고 그때부터 노무현이란 인물의 진면목을 보게 되고 그 후 노무현은 나에 영원한 스승이 됩니다.

물론 그전부터 부산에서의 노무현의 신화. 부산에서 노무현이 이룬 민주화의 성과에 대하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노무현이란 인물을 본 것은 그때 입니다. [지방자치연소 이사장은 노무현의원, 연구소장은 김병준교수, 노무현의원께서 직접 강의를 하든지 김병준교수 박세일교수 등이 번갈아 가면서 강의를 했었고, 당시에 출강하는 교수들이 붙여 준 노무현의원 별명은 “지식의 스펀지”란 별명을 붙여 주듯, 하나를 배우면 다음날 10가지의 지식을 가지고 오는 학구파 의원.]

그때 노무현 의원은, 의원 생활을 했지만 운동권 내부의 서울 위주의 서열 인식으로, 운동권 내부 조차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이고, 지금도 그렇지만 운동권 주류 사이에 논쟁이 오가는 비주류 측에도 끼지 못하는 운동권 변방의 한 축인 부산의 인물이란 것입니다.

그땐 ‘안희정’이란 인물도 없었고 이광제(당시 나이 24세?)는 노무현의원 보좌관으로 들어 온지 얼마 안됐을 때 일겁니다.

그 후로부터 난 "내 삶, 내 철학, 내 가치의 영원한 스승은 노무현" 이다 하는 인식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한 인물을 사랑한다면서......

어제 기자회견을 하시면서 뼈를 깍으시고 살을 애메시는 심정으로 야권승리를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해 주신 안철수님, 그리고 자신 처럼 안철수님을 사랑해 주신 지지자님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저의 지난 날의 오만과 속 좁음을 용서해 주십시요.

다만 제가 자신있게 약속드리는 것은, 다음 안철수님께서 야권을 위해 또 한 번 도전을 하신다면, 그때 노무현과 문재인을 아끼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안철수님 대권을 이루는데 죽자살자 뛰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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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체통
12/11/24 19:16
수정 아이콘
사람이 먼저라고, 안철수의 사퇴가 가져올 정치 공학적 판단은 후순위의 문제입니다.
그간 우위에 선 정치적 정당성과 명분을 바탕으로 안을 비판적으로 대했는데,
이제는 그 정치적 정당성과 명분의 우위를 안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 상황에서 안철수와 그의 지지자들은 문과 그의 지지자들을 향해 비판과 울분을 토해낼 기회가 필요함을 받아들이며,
문을 더 좋아했던 입장에서 예의를 갖춰 안철수와 그의 지지자들을 대하겠습니다.
이렇게 된 상황이 씁슬하며,
안철수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김어준을 어떤 면에서는 좋아하기도 하고, 또 어떤 면은 꺼려지기도 하는데,
그가 했던 말 중 상당히 공감했던 건 "정치인의 자산은 국민의 마음에 진 빚의 크기"라는 표현입니다.
이번에 전 안철수라는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에게 빚을 진 꼴이 되었고,
언젠가 이 빚을 갚을 때가지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달갑게 그들의 여론이 되어 주겠습니다.





대학을 안나왔기에 운동권 내부에서조차 비주류로 무시와 왕따를 당했던 노무현과,
그런 그들의 행태에 화가 나고 그렇게 당하는 노무현이 안쓰러워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서울대 출신에, 걔 중에서도 나름 잘났다고 평가 받는 나도 노무현 밑에 머리 숙이고 들어가 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던 유시민의 일화들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딴지일보의 그 유명한 안희정 인터뷰를 보면 서울대 출신이 못 돼서 노동자들로부터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무현의 이야기도 나오죠.
(그렇게 민노당의 대표가 된 서울대 나온 권영길)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비판과 비난도 많이 받는 노무현이지만, 한편으론 외톨이로서 우뚝섰던,
감정이입을 그만큼 많이 할 수 있었던 정치인은 참 드물었습니다.
그 노무현 곁에는 "나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 나는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기 때문이다." 라고까지 말할 수 있었던 문재인이 있었고,
이명박이 왜 나에겐 저런 인물들이 없나며 한탄했던 좌희정우광재가 있었고,
진보,보수,대통령 자신이 속한 당에서까지 공격을 받으며 정치적으로 항상 외로웠던 노무현대통령에게
그 자신이 비아냥을 들을지언정 언제나 의리를 지켰던 정치적 경호실장 유시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문재인 곁에는 누가 있나 걱정이 됩니다.
가는세월
12/11/24 19:50
수정 아이콘
빨간 우체통 님// 아래 글들과 리플들을 읽으면서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안철수님을 지지해주신 지지자님들의 하소연.
부산시장선거에서 노무현후보가 떨어졌을때 가슴이 아팠던 내 그 심정이, 이 피지알 뿐아니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어제 오늘 보인 안철수님 지지자님들이 마음이 아닐 까 해서 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음의 빚을 진 사람으로써 안철수님에 돌려드릴 기회가 '꼭' 생겼으면 합니다.
노무현 외,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라한
12/11/24 22:28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 적은 나이는 아니긴 하지만 Pgr에 이런 어르신(?)이 계셨다니 놀랐습니다.
노 대통령과 직접 같이 일하시기도 하셨다니 역사의 산 증인이시기도 하네요.
누구라도 인간 노무현을 접하게 되면 좋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인간적인 매력이 대단한 분이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 당선 후의 그분의 비 개혁적인 정책적 행보와 MB 정권의 탄생에 많은 실망을 하긴 했습니다만 인생에서 그런분과 교우하며 지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일 것 같습니다.
김익호
12/11/24 23:51
수정 아이콘
인간 노무현 너무도 매력있는 사람이죠.
정치인 노무현이 많은 안티를 양산했지만 그 전의 행보를 보면 정말 깔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죠.
DarkSide
12/11/25 01:23
수정 아이콘
제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중학생이어서 막상 그 때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나중에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이나 행적을 보니까 정말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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