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5/04 10:58:27
Name pioren
Subject 간단한 가입인사겸 어제경기 리뷰....
그냥 눈으로만 지켜보다가, 인사도 할 겸 해서 어제 리뷰와 같이 글을 올립니다.
아무래도 다른 분들 같이 멋진 글로 인사를 드리긴 능력상 좀 힘들것 같아서, 어제 리그가 있은 다음날 리뷰와 함께 가입인사글을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 게임들이 개인적으론 참 재밌기도 했구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1경기. 최연성 VS 박명수(w)- 815 III

박명수 선수에겐 정말 짜릿한 경기였을 듯합니다.
빠른 6저글링이 달려오는 것을 잘 유인해 일곱시쪽으로 보내버리고
안마당에 무사히 커맨드가 내려앉는 순간, 최연성 선수의 머릿속엔 '이겼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마당을 먹고, 상대는 아직 멀티가 없는 상황(아마 수송업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그러나 박명수 선수가 준비한 것은 815의 특성, 원배럭 더블의 헛점을 절묘하게 찌른 필살기였죠.
테란전에서 원해처리에서 뮤탈 띄우는 걸 본 게 언제였는지조차 감감합니다.
(개인적으로의 마지막 기억은 한빛소프트배(!) 결승전에서의 장진남 선수였던 것 같군요. 이게 언제야....^^;)
그만큼 처음 당하는 입장에선 절대 예측할 수 없었던 '완벽한' 필살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완성시킨 건 박명수 선수의 완벽한 컨트롤이었죠
탈락의 위기에 몰린 경기, 맵은 상성상 그리 좋지 않고 상대는 전대회 우승자이자 극강의 저그전 포스를 보여주는 전대회 우승자 최연성,
상대의 빌드를 예측하고, 그에 맞춤한 완벽한 필살기.....거기다가 컨트롤까지 제대로 되고,  
결국은 GG를 받아낸 상황....정말 짜릿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해냈구나...!' 하는 듯한 흐뭇한 변코치님의 모습과,
정말 웃음을 참을 수 없이 기뻐하던 박명수 선수의 모습이 참 흐뭇해 보였습니다
데일리 MVP, 탈랄라 저그.

2경기. 박태민 VS 안기효(w)- 신한 백두대간

구질과 코스 등을 엄청나게 예상하느라 머리 아픈 타자에게, 투수가 아무 생각 없이 직구를 던진 듯한 경기였습니다.
박태민 선수가 스스로 말린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사실 쓸만한 필살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안기효 선수의 질럿이 언덕으로 올라갔을때
해처리는 이미 펴진 상황이었죠. 마지막에 프로브를 잡다 장렬히(?) 전사한 저글링들이
조금만 더 본진 안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끌어 주었더라면,
언덕 성큰이 깔아질 시간동안은 질럿이 올라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열한시 해처리를 발견한 질럿도, 웬지 저글링이 끌고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정찰 프로브도 못보내보고, 더블 코어를 갈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안기효 선수가
'여기에 해처리가 있을 수도 있어...!' 하고 예측을 하진 않았을 듯합니다.
저글링이 언덕 뒤에서 처절한 혈투를 벌이다 돌아가셨더라면 거기까진 가보지 않았을까요? (뭐 그저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앞서 가는 재경님의 해설과 몰랐다는 기효선수의 인터뷰도 웃겼던,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밌게 본 경기였습니다

3경기. 변은종(w) VS 박지호- 신 개척시대

2회 연속 4강 진출자의 징크스가 다시 나타나려는 것인지...결국 스피릿이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더블넥을 하는 프로토스가 저그의 물량에 압살당하는 전형적인 양상의 게임이었죠. 6시 멀티만 조금 일찍 눈치챘어도 그렇게
쉽게 당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정말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양대 대회 탈락...박지호 선수가 오영종 선수의 뒤를 따르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같이 정찰간 2기의 프로브의 역할이 정말 궁금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변은종 선수에게 축하를, 박지호 선수에겐 괜찮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이정도로 스피릿이 꺾이면 안되겠죠? ^^

4경기. 이병민(w) VS 김성제- 러시아워 III

김성제 선수에게 상당히 아쉬운 경기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병민 선수의 인터뷰처럼, 빌드 상성에서 완벽하게 이기고 들어갔는데도 진 경기였으니 말이죠. 투팩에서 스타포트까지 올린 테란과,
옵드라 체제로 안마당을 먹은 프로토스. 프로토스가 테란 상대로 할만한 맵에서
빌드로까지 이기고 들어갔는데 페이크에 제대로 속아 와일드카드전으로
내려갔으니 말이죠. 만약에 전상욱 선수와 와일드카드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이 경기는 김성제 선수에겐 정말 뼈아픈 일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이병민 선수는 정말 존재감 없이 포스를 점점 키워나가는 느낌이네요.
아무도 모르게 드래곤으로 진화하고 있는 리자드맨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예전의 모습이 전형적인 멀티+단단함+물량의 요즘 테란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의 이병민 선수는 임기응변까지 완전히 갖춰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러 이병민 선수 이름 틀리게 쓰고 그러진 않겠습니다(웃음) 완전체 백작님의 4강을 감히 예상해 봅니다.

5경기. 한동욱(w) VS 박영훈- 815 III

815의 사나이가 또한번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거의 '요환 오브 발할라' 나, '비프로스트의 서지훈' 에 버금가는 포스를 보여주고 있네요.
안마당과 세시 멀티가 날아가는 순간, 이미 승패는 어느 정도 기울어진 듯했지만
그 이후 일사천리로 멀티를 늘려나가면서 상대가 3개스를 온전히 먹지 못하게
열두시를 견제해 주고, 디파일러가 나올 즈음엔 정말 구름같은 싸이언스 배슬.
완벽한 경기였습니다. 전대회 4강다운 모습이네요.
박영훈 선수로서는 금요일 강민 선수의 승리를 기원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6경기. 홍진호(w) VS 송병구- 신한 백두대간

밤 재방송으로 스타리그를 보고 쓰러지듯이 잔 터라 PGR를 보고 자지 못했습니다.
역시나...예상했던 대로 게시판을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더군요(^^;)
워낙 많은 말이 오고 간 터라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인 것만 한마디 하자면, 정말 아쉬운 게임이 아니었나 싶네요.
호흡을 크게 고르던 송병구 선수의 모습에서 알 수 있었듯이, 정말 건곤일척의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두근두근거리는 상황이었죠.
게임화면이 멈추길래, 개인적으로 제발 화면이 끊기는 것이었길 간절히 빌었다는......
적벽대전 직전에 장강에 대홍수가 나 전쟁 자체가 무산된 느낌이랄까요,
정말 그 두근거림이 아쉬웠던, 그리고 승자와 패자 모두 씁쓸했을 경기였습니다
갑자기 그때다 싶게 문제를 일으킨 컴퓨터님이 참 원망스럽네요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는 정말 재미있다는 느낌입니다.
선수나 종족간의 상성을 깨는 경기도 많이 나오고 있고,
경기 내용이나 전략적인 면에서도 전혀 처지는 점이 없는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폭풍과 몽상가라는, 두 스타의 부활까지....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져 간다는 느낌입니다. OSL의 명성에 걸맞는 대회가 만들어져가고 있네요. 선수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저의 평탄한 PGR 생활도. 하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5/04 11:06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를 못봤는데. 리뷰를 보니 어느정도 머리속으로 연상이 되네요^^ 그동안 궁금한게 있었는데..
앞마당 ? 안마당 ? 어느게 맞는거죠 ;
threedragonmulti
06/05/04 11:11
수정 아이콘
박명수 선수의 빌드를 박성준 선수가 결승전에서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성준 선수의 뮤탈 컨트롤이면 더욱 완벽했을 작전 같은데요.
06/05/04 11:21
수정 아이콘
저는 왠지 박명수 선수의 빌드를 보면서 '찢어지게 가난했던 저그' 변성철 선수(지금은 코치님이죠)의 그림자를 느꼈습니다. 박명수 선수도 만만찮게 가난한 운영으로 이긴 경기였죠.. -_-;
06/05/04 11:27
수정 아이콘
망고님//글쎄요....하핫 ^^;

threedragonmulti님// 그 말씀을 듣고 나니 그런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정말 도박적인 전략이기도 했던 만큼, 생각해 내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생각해내기 힘든 전략이었죠. 원해처리 뮤탈이라니...
하늘하늘
06/05/04 11:27
수정 아이콘
캬~ 글 잘쓰시네요.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립니다 ^^
06/05/04 11:33
수정 아이콘
AhnGonn님// 변성철 코치와 KOR선수들이 정말 피눈물나게 연습하고, 연구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같은 저그 출신인 만큼, 전략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을까 싶구요. 카메라분께서 박명수 선수의 경기 후 변성철 코치의 모습을 자주 비추는 것도, 그래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변성철 선수(지금은 코치지만...) 얘기가 나올 때면 테트리스에서의 절대포스가 생각난다는...하핫

하늘하늘님// 감사합니다. ^^
풍운재기
06/05/04 11:42
수정 아이콘
어제 박명수 선수가 유리한 분위기일때..변성철 코치의 흐뭇한 웃음..
뭔가 보람있어보이시더군요.
06/05/04 11:53
수정 아이콘
박영훈선수는 강민선수의 승리를 바래야하지 않나요...?
박성준선수가 승리하면 승자승에밀려서 4위로 탈락하는것이죠...
06/05/04 11:5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06/05/04 11:57
수정 아이콘
하이님// 그러네요. 잘못 썼네요 하핫 ^^; 수정하겠습니다. 지적 감사
The Drizzle
06/05/04 12:17
수정 아이콘
4경기 김성제 선수는 너무 아쉽습니다. 평소 그렇게 컨트롤 잘하던 선수가 왜 하필 그때 발컨을...ㅡㅜ

앞마당과 안마당의 문제는...일반적으로 '앞마당'이 맞는것 같습니다. 예전에 다크스톤이라는 맵이 사용되었을 시, 그곳의 멀티를 '뒷마당 멀티'라고 표현을 했었거든요. 앞-뒤 마당 이 아무래도 안 - 밖 마당 보다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06/05/04 12: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송병구 선수는 강민과 함께 정말 기대돼는 플토인데..,아쉽습니다.
OvertheTop
06/05/04 12:59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상대의 더블커맨더를 읽었다고 하지만 원해쳐리 뮤탈은 상당히 의아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두번 뮤탈을 생산해야 겨우 6마리가 되는 것을....... 터렛 한기만 있어도 테란은 충분히 시간을 버는것을......
근데 그 이후에 알았습니다. 그 뒤의 전략은 박명수선수의 컨트롤에 의해 완성되어지는 것을... 정말 대단했습니다. 왜 박명수선수가 KOR최강이라는 것인지 이제 알겠습니다.
06/05/04 13:23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를 아직 못봤는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병민 선수의 경기리뷰를 보니,

거짓말 안하던 사람의 거짓말이 가장 효과가 좋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지내요.

무난한과 단단함의 측면의 선수가 심리전과 변칙을 사용하면,
그것이 제대로 준비된 것이라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이제 볼 수 있겠네요(내일 경기 봐야죠 공휴일이니까~)

변성철 코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저그의) 가난은 죄가 아니다."라고 말할듯한.....
AdrenalinRush
06/05/04 14:14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 뮤탈컨트롤과 버금가는 컨트롤이었죠 박명수 선수 대단하네요.
체념토스
06/05/04 16:18
수정 아이콘
잘쓰셨습니다.. 비유도 적절했구요~ 재밌네요 앞으로도 많이 써주세요!
크~
06/05/04 17:32
수정 아이콘
다행히도 성제선수는 와일드카드전에서 C조 선수들하고 만나네요..
허나 C조에서 만에 하나 요환선수가 재경기로 3위가 된다면 집안 싸움이 나는군요.
06/05/04 18:03
수정 아이콘
원해처리는 아니었죠 언덕위에 하나의 해처리가 있었으니 원가스 무탈이었습니다.
체념토스
06/05/04 18:10
수정 아이콘
Ssai10님// 원해처리 빠른 레어 간걸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레어 올리고 해처리 하나를 더 지었죠;; 어찌 되었든 무지하게 빠른 타이밍
폴로매니아
06/05/04 18:26
수정 아이콘
정말 대단하더군요 테란이 컴셋찍고 바락 주위에 터렛 하나만 박아놔도 완전 망하는데.. 정말 박명수선수 대단했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974 오늘 MBC프링글스 스타리그(스포) [34] 쥔추나5081 06/05/04 5081 0
22972 스승의 날이 다가옵니다. (애정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해서...) [101] 희망은 서서히.4672 06/05/04 4672 0
22969 간단한 가입인사겸 어제경기 리뷰.... [20] pioren3507 06/05/04 3507 0
22965 시한부 선고 받는다고 사랑도 시한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11] Timeless3564 06/05/04 3564 0
22964 오늘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 [20] 스트라포트경3378 06/05/04 3378 0
22963 오프를 갔다 왔습니다. [24] BaekGomToss4600 06/05/03 4600 0
22961 드디어 MSL에서도 다음라운드 진출자가 내일 가려지는군요...... [40] SKY924413 06/05/03 4413 0
22960 오늘 박명수 선수... [43] 데카르트6362 06/05/03 6362 0
22957 김성제 선수께 [8] lizard3953 06/05/03 3953 0
22955 박지호 선수 수고 하셨습니다 [6] 블러디샤인4890 06/05/03 4890 0
22954 안기효 승! [35] jyl9kr5926 06/05/03 5926 0
22950 무한경쟁시대, Endless War, 그리고 잃어버린 꿈 [7] Neo3494 06/05/03 3494 0
22949 오늘 있을 백두대간의 저플전. [118] Sulla-Felix6375 06/05/03 6375 0
22948 [펌] SOS 요양원 목사님이 올리신 새글. [10] 한빛짱4228 06/05/03 4228 0
22946 2016년의 E-스포츠 [13] 4thrace4103 06/05/03 4103 0
22945 건물의 방향을 바꿀수 있다면?? [14] 4215 06/05/03 4215 0
22941 화성시 동탄면.. 노예로 살아오신 할아버지... [49] psycho dynamic7405 06/05/03 7405 0
22938 입장바꿔서 생각하기 싫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42] 루크레티아4529 06/05/03 4529 0
22936 @@ 야밤에 적어보는 허접하고 쌩뚱맞은 PgR 보고서 ...! [23] 메딕아빠3908 06/05/02 3908 0
22935 자랑스러움, 그리고 부끄러움 - 나의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 [3] 불한당3458 06/05/02 3458 0
22934 신한은행 2006 1st Season 대전쟁[4편-24강-5회차] [9] SKY923620 06/05/02 3620 0
22933 스타리그 주간 MVP (2006년 5월 첫째주) [17] 일택4026 06/05/02 4026 0
22932 저주받은 89년생, 재수없는 88년생 [141] KuTaR조군10958 06/05/02 109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