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5/18 19:40:12
Name 키 드레이번
Subject itv, 한게임 서바이버의 기억
지금도 많은 분들이 itv랭킹전의 로망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는 2001년에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저희 집에는 케이블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온게임넷과 겜비씨를 볼 수가 없었죠. 그나마 방송을 볼 수 있었던 곳이 바로 itv였습니다. 스타방송에 목말라하던 저에게 itv야말로 광활한 사막속에 한 줄기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였죠..

itv에서는 랭킹전뿐만 아니라 다른 리그들도 진행을 했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 얘기하려는 한게임 서바이버 입니다. '한게임' 이라는 당당한 스폰서를 내결고 진행된 이 리그는, 아마도 방송으로 진행된 최초의 팀 단위 리그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2001년 당시에는 팀 체제란 게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급조된 팀들도 상당수 있었고..여러모로 현재의 프로리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만, 어찌됐든 10개의 팀이 참가해서 열띤 각축을 벌였던 그런 리그였습니다.

대회 방식은 지금처럼 팀간의 승패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전 하나하나가 그대로 팀의 성적으로 연결되는 그런 방식이었습니다. 팀플레이는 없고 전부 개인전으로만 진행되었죠. 하루에 총 3경기가 방송으로 펼쳐졌는데, 여성부 경기가 한 경기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이채로웠습니다. 중복출전 금지 이런 게 없었기 때문에, 남자선수 한명 여자선수 한명 2명만 가지고 팀을 꾸리는 것도 가능했습니다.(실제로 그런 팀이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4-5개의 래더맵중 하나를 추첨으로 뽑아서, 그 맵에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사바이버란 이름에 걸맞게, 각 라운드마다 2개 팀을 탈락시키고, 살아남은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펼쳐서 우승팀을 가렸습니다.
10개의 팀과 각각의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츠닷컴  (김민석,김지은)
is            (임요환,이재항,박효민,박승인,김혜섭)
v나라       (정유석,유병준,김상권,김지혜)
더미디어  (임성춘,정영주,김경진)
넷아이비  (주진철,허용석,최재웅,박상익,한미경)
magicns  (한정근,주한진,김기철,권태규,이은경)
ktb퓨처스 (김정민,김갑용,김동우,박윤정,서순애)
게임아이  (이윤열,홍진호,김종성,민광현,전지윤,김가을,김영미)
한게임     (기욤,신우진,윤현욱,강민경,윤지현)
엑세스드림피아(변성철,창석준,김태훈,이창승,이혜영)


삼성칸 팀은 어째선지 참가를 하지 않았구요..매직엔스나 IS같은 낯익은 이름도 보이네요. 그 당시엔 정말 생 초짜 신인이었던 이윤열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당시에 이름을 날리던 프로게이머들은 거의 다 참여한 대회라 볼 수 있겠네요..

한게임 팀은 기욤선수가 의외로 부진하며 하위권으로 쳐졌구요, 정유석 유병준이라는 강력한 테란라인과 여성부 고수 김지혜 선수를 보유한 V나라, 신예였던 이윤열 홍진호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인 게임아이, 그리고 김정민 김동우 선수가 활약한 KTB퓨처스 등이 두각을 보였습니다. 당시에도 스타군단이란 소리를 듣던 IS는 중위권에 머물렀는데요, 당시에 임요환 선수는 최고의 스타로 각광받고 있었지만 이 대회에서만은 이상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죠..

앞에서도 여성부 경기에 대한 것을 언급했었는데요, 여성부 경기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여성부 경기들 중 인상깊었던 건 바로 김지혜 선수의 활약이었죠. 맵 종족 상관없이 나오기만 하면 승리를 거뒀던 김지혜 선수는 V나라의 가장 확실한 1승 카드였죠. 그때의 활약 때문에 저는 '진정한 여성부 최강은 바로 김지혜였다..' 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결국 방송경기에서 최초로 남자선수에게 승리를 했던 것도 바로 김지혜 선수였구요.

다시 대회 얘기로 돌아와서..살아남은 4팀은 V나라, 게임아이, KTB, 그리고 IS였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김정민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꺾으며 ktb가 승리하지만, ktb는 게임아이에게 패하며 결승에서 v나라와 게임아이가 맞붙게 되죠. v나라는 정규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지만..결승에서 정유석 선수가 홍진호 이윤열 선수에게 2패를 당하고, 믿었던 김지혜 선수마저 게임아이의 신예 저그유저였던 김영미 선수에게 패하며 결국 게임아이가 3:0 완승으로 우승컵을 거머쥡니다..

지금은 TV만 켜면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볼 수 있고, vod도 잘 갖춰져 있어서 손쉽게 스타 중계를 볼 수 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늦은 밤 itv를 틀던 그때가 가끔씩 그리워지곤 합니다. 지금은 자취조차 남아있지 않은 itv의 방송들이라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이 대회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그 추억을 한 번 나눠보고 싶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ouple]-bada
06/05/18 19:44
수정 아이콘
이게 밤 늦은시간에 했던프로라.. 자주는 못봤는데.. 재밌게 봤었죠. 게임아이가 우승했던것 기억나고... 임요환 선수와 유병준 선수의 쇼다운 무승부 경기도 이때 나오지 않았던가요? 아무튼 팀명이나 선수들이나.. 옛 추억이 생각나는군요.
아마추어인생
06/05/18 19:46
수정 아이콘
이건 못보고 팀배틀 방식으로도 한번 했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네요.
키 드레이번
06/05/18 19:47
수정 아이콘
무승부 경기 맞습니다..홍진호 임요환 선수가 처음으로 붙은 것도 이 대회였다고 하네요.
06/05/18 19:51
수정 아이콘
아..저도 김지혜 선수가 최강이라고 생각했어요^^ 위의 경기도 빼놓지 않고 시청했구요
게임TV에서는 당대 최강이라던 김가을 선수를 꺾고 두차례나 여성부 우승을 거뒀죠. 1차 김가을우승-2차,3차 김지혜우승-4차 서지수 우승..정도 될듯 하네요. 자료를 찾아본건 아니고 그저 기억에만 의존해서 얘기한거지만 말이죠.
본문의 남성게이머는 소울팀의 나경보 선수죠. 김가을 선수가 남성게이머와 맞장뜰만하다는 평가가 공공연했지만 방송경기에서 남성게이머를 이긴건 김지혜 선수가 유일했습니다^^ 여성부리그가 없어지면서 은퇴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

참고로, 여성부리그가 사라질무렵의 랭킹을 따져보면, 1위 김지혜 2위 김가을 3위 김영미 4위 서지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휀 라디엔트
06/05/18 20:00
수정 아이콘
저도 김지혜 선수의 포스 기억합니다.
당시 진짜 여성부에서는 적수가 없었죠. 서지수선수 등장 전이였으니......
팬카페 활동두 하는등 김선수에게 나름 애정과 관심을 가졌었지만
여성부의 한계로 결국 전업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도 군입대....쩝...
06/05/18 20:04
수정 아이콘
어이쿠....... 실수로 키보드를 놀렸다 착각........ 아이코,내가 왜 또 실수를 왜했을까....... 죄송합니다.^^
키 드레이번
06/05/18 20:07
수정 아이콘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죠 뭐..댓글 지웠습니다.^^
AstralPlace
06/05/18 20:16
수정 아이콘
잘 아는 분이 이런 곳에 이름을 올리시고 있네요.
한게임의 윤지현 선수...(라고 부르기도 좀 이상하네요; 사실 이분이 선수시절이었을 때 본 기억이 없어서-_-)

2002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보드게임 카페를 개업하셨습니다.(페이퍼 이야기)
지금이야 이미 절정기마저 지나고 안정기에 접어들어서 저녁시간에 즐길 여가거리 중 하나가 되었지만,저 당시만 해도 소수의 매니아만이 직수입 판로를 통해 즐기던 시절이었던지라,엄청난 모험수였지요.

이 엄청난 모험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게 되고,2003년을 기점으로 서울에,2004년부터는 지방에도 많은 수의 보드게임 카페가 자리를 잡게 됩니다.

제가 군대에 온 이후로는 자세한 소식은 듣지 못해서 아쉽습니다.최근에는 게임의 번역을 통한 한글화 작업과 새 보드게임 제작을 시도하고 계시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자세하게 아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제가 최초로 보드게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_-;;
풍운재기
06/05/18 20:24
수정 아이콘
박승인 선수 이름 참 오랜만에 보네요. 제 기억속에 여성토스유저로 엄청 강했던걸로 기억나는데..
06/05/18 20:42
수정 아이콘
이때 이거보고 임요환이 누구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래도 쇼다운
무승부 시합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홍진호, 이윤열 선수는 전혀 기억이
안나는군요^^;;
greatest-one
06/05/18 20:52
수정 아이콘
으아 기억하시는 분이 있군요 저랑 똑같네요..@,@
저도 아이티비 랭킹전과 더불어 수요일 12시였나 목요일이었나
했던 한게임 서바이버 너무 재밌게 봤다지요..
김경진 선수 미모 너무 귀엽.... ㅡ,.ㅡ 은경누님과 더불어 저의 마음을 흔들었.. 제 기억으로 김경진 선수가 엄청 불리해보였던 경기를 뮤탈한타에서 이겨면서 해설자들까지 당황시켰던 기억이 나네요.그것도 2경기나 아직도 저한테는 미슷테리로 남아있습니다.
또 그 멀티가 엄청많은 섬맵이었는데 기욤선수하고 누군지는 몰라도
토토전에서 온갖 공중유닛쇼가 나왔던 엄청난 혈전 잊혀지지 않는군요.
러브투스카이~
06/05/18 21:00
수정 아이콘
의외로 한빛이 없네요 -_-;; 한빛은 여자선수 없어서 않나간건가
키 드레이번
06/05/18 21:05
수정 아이콘
한빛팀은 당시 창단 전이었습니다..이 대회가 끝난 후 강도경, 김동수 선수를 주축으로 팀을 꾸리게 되죠.
러브투스카이~
06/05/18 21:16
수정 아이콘
한빛이란 팀 전에 SM이었는데 스폰이 없어서 그랬나;
SM떄 멤버도 장난아니었는데;;
greatest-one
06/05/18 21:16
수정 아이콘
AstralPlace 님//
혹시 엠겜의 후야유라는 프로그램 아시는지 궁금하네요??
게임인들의 개인적인 인터뷰를 음악과 구성한 좋은 프로그램인데요
2회였던가에서 윤지현님이 나오셨더랬죠... 서울대출신의 여성게이머이자 보드게임방 사장님.. 거기서 여성게이머 몇분도 일하신다고 하신걸로 압니다만.. 작년정도였나요?? 보드게임 협회 창설의 주도적 역할을 하신걸로 압니다. 초대회장으로 선출되셨던데.. 방송에서도 저변을 넓히고 좀더 많은 국산게임을 만들고 싶어하셨더랬죠.. 요즘 저변도 넓어지고 인식도 생기고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니 잘되가는거 같군요..
러브투스카이~
06/05/18 21:19
수정 아이콘
윤지현선수가 처음에는 메타리카 이브라고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팀에 있었죠 -_-;; 그때 게임큐 단체전이었나? 거기에도 팀이 참가하고 그랬었는데 신우진 선수의 여자친구였던 강민경 선수도 메타리카 팀 소속이었죠
당시 게임은 졌지만 최진우 선수를 동해번쩍 서해번쩍 저글링 게릴라로 혼쭐을 냈었죠 -_-;
Steve_BurnSide
06/05/18 23:40
수정 아이콘
윗글에 나와있는 게임아이 팀의 전지윤이란 선수가...혹시 초대 온겜 워3리그 우승자 전지윤인가요?
키 드레이번
06/05/19 00:09
수정 아이콘
그 전지윤 선수 맞습니다..하지만 막상 게임하는 모습은 별로 볼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T1팬_이상윤
06/05/20 02:49
수정 아이콘
박승인 선수 토스유저였는데 2000 온게임넷 여성최강 스타리그 왕중왕전 우승자였죠. 결승에서 이현주 현 엠겜 캐스터를 2-1로 누른바 있었습니다.
AstralPlace
06/05/20 18:18
수정 아이콘
greatest-one님//
아쉽게도 후아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잘 되어가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2003년까지만 해도 기반이 매우 불안정했습니다..아무래도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그 때문에 후발주자들한테 자리도 많이 뺏겼었고요.지금은 안정권이 들어간 것 같다니 다행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344 이벤트전 서지수 vs 오영종 in POSTECH [17] 천마도사5800 06/05/19 5800 0
23342 언젠가 다시 한번쯤. [11] 김태엽3758 06/05/19 3758 0
23341 왜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성적이 반비례하는가? [15] 설아4019 06/05/19 4019 0
23340 아득한 옛날에 관한 기억....(1)99PKO-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 [15] pioren4753 06/05/19 4753 0
23338 한가지의 재밌는 생각,그리고 여러가지의 가능성. [8] legend3925 06/05/19 3925 0
23337 우주닷컴 평점 방식에 대해서.... [5] 슬픈 눈물3602 06/05/19 3602 0
23333 한니발을 붕괴시킨 방법, [41] 김사무엘5265 06/05/18 5265 0
23332 토스가 저그를 때려잡는 시대가 오리라!! [29] 못된놈5028 06/05/18 5028 0
23331 Forever My Captain,나. 그리고 TheMarine의 이야기…♡ (1) [10] ☆FlyingMarine☆3550 06/05/18 3550 0
23329 신한은행 2006 1st Season 대전쟁[8편-16강 2회차] [12] SKY923899 06/05/18 3899 0
23328 msl b조의 상황!! [31] 올빼미4671 06/05/18 4671 0
23327 ★ PgR 평점... 마지막 테스트 ★ 메딕아빠4512 06/05/18 4512 0
23326 강민 선수 정말 멋집니다. [79] 김인태6193 06/05/18 6193 0
23324 itv, 한게임 서바이버의 기억 [20] 키 드레이번4642 06/05/18 4642 0
23323 역시 황제는 아무도 예상을 못할지어니...... [133] SKY928298 06/05/18 8298 0
23321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 메탈기어 솔리드. [17] 신소망4447 06/05/18 4447 0
23320 오늘 대학생 스타대회 나가서... [21] 영혼을위한술5136 06/05/18 5136 0
23319 자유게시판에 축구 얘기좀 해도 될까요? [43] 하얀나비3708 06/05/18 3708 0
23318 박정석 선수의 슬럼프에 대한 분석. [40] 4thrace4885 06/05/18 4885 0
23317 강민선수 오늘 예고홈런(커세어+리버 수비형토스)쏠까요 과연? [35] 초보랜덤5737 06/05/18 5737 0
23316 박태민선수의 슬럼프는... [35] 김정재5781 06/05/18 5781 0
23314 의경 이야기. [17] pioren4725 06/05/18 4725 0
23313 최인규 선수의 군입대를 보고서.. [21] 풍운재기4846 06/05/18 48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