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만약에 스타크래프트의 각 유닛 가격들이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면 기존의 스타크래프트의 경기 패턴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제 블리자드도 더 이상 패치를 안 하고 하니 이런 생각은 부질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맵만으로 유닛들의 체감 가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미네럴은 별로 없고 가스는 극단적으로 많은 맵입니다.

(예를 들어 대충 멀티당 미네럴 4덩이에 가스통 4개 정도면 극단적 가스맵이 될려나요?)

이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가스는 충분한 양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니 부족한 미네럴이 유닛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체감되는 유닛 비용이 바뀌게 되는거죠.

이런 극단적인 가스맵으로 체감 유닛 비용을 바꾸면 어떤 양상이 벌어질까 상상을 해봤는데

왠지 꽤 흥미로운 경기 양상이 벌어질꺼 같습니다.. 몇몇 숙원 사업(?)도 자연스럽게 해결될꺼 같구요..

하나 하나 예를 들어 보면...


1. 지상맵스타일로 어쩌면 플토가 저그를 압도하는 맵이 만들어질수도 있습니다(플토팬들의 숙원 사업이죠)

하이템플러 가격은 미네럴은 고작 50만 필요합니다 아콘이라 그래도 100입니다.. 저글링은 2마리에 50입니다. 아콘 1마리 가격이 저글링 4마리 가격과 같아집니다
(가스는 많으니 그냥 충분히 구할수 있다고 보고 계산에서 제외했습니다)

지상맵의 플토 저그전에서 저글링이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뮤탈이나 럴커도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한 하이템플러 및 아콘이 쉽게 공급된다?

어떻습니까? 단순 지상맵 형태로도 어쩌면 플토가 저그를 압도하는 맵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2. 어쩌면 장시간의 수비형도 아니면서 다양한 고급 유닛들을 마음껏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가스가 극단적으로 공급되어 공짜와 다름없게 되면.. 가스 비용은 무의미하게 되어..

(고급 유닛들 특히 마법 유닛들은 미네럴 소비량은 별거 없는데 가스 소비량이 아주 부담스럽죠?)

기본 유닛들과 고급 유닛이나 마법 유닛과의 가격차는 확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기본 유닛 만들 돈에 조금만 보태면 훨씬 파괴력이 높은 고급 유닛이 나오는데 누가 기본 유닛을 고집하겠습니까?

게다가 미네럴로만 이뤄지는 각종 방어타워 값들이 상대적으로 비싸져서 수비하면서 시간 끌기는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게임 시작하자마자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이 바로 고급 유닛들과 마법 유닛들의 향연이 시작되는 스타크래프트 경기 화려하고 재밌지 않겠습니까?


3. 같은 종족간의 경기도 어쩌면 재밌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같은 종족전에서는 유닛간의 가격대 성능비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관계로

초반 어느 시점까지는 특정 유닛의 사용이 강제되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저그끼리의 대전은 저글링으로 한참 싸우다가 뮤탈가는 코스가 대부분이었죠.. 플토나 테란도 양상은 어느정도 유사한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개인적으로 같은 종족전을 재미없게 하는 요소는 이런 뻔한 게임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스맵에서는 유닛들간의 가격대 성능비가 비슷해져서 게임 흐름은 뻔하지 않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극단적 가스맵에서는 미네럴만 쓰는 저글링이 결코 저렴한 유닛이 아니게 됩니다..

당연히 저글링으로 승부를 걸더라도 다른 유닛으로 막고 받아칠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다양한 유닛들간의 승부가 된다면.. 어쩌면 같은 종족전도 재밌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혼자서 극단적인 가스맵을 상상하며 이것저것 생각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장점이 많은거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갈망하시는 여러 숙원사업들이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을꺼 같구요..

물론 이런 극단적 가스맵이 생기면 밸런스 및 빌드등에서 혼란이 많이 생기겠지만..

이를 충분히 상쇄할 참신하고 흥미로운 경기 양상이 만들어질수 있을꺼 같습니다..

더더욱 재밌는 스타크래프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