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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11/06 11:23:14 |
Name |
gardhi |
Subject |
[LOL]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감독(과 스토브리그)에 대한 주저리주저리 |
본인 방구석 롤붕이,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고 여러 찌라시를 바탕으로 이리저리 롤fm 놀이 하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유별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스토브리그는 선수들 위주로 회로가 돌아가는데 반해 이번 스토브리그는 s~a티어 선수들의 경우 장기계약으로 매여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fa상태인 s~a티어 선수들도 drx정도를 제외하면 다시 프랜차이즈스타로서 재계약을 할 가능성들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프랜차이즈가 막 시작될 시즌이라 그런지 감코진 쪽 스토브리그가 굉장히 활발해 보입니다. 당장 t1, 아프리카, 샌드박스, 브리온이 감코진 개편을 단행하고 있으며 젠지는 팬들이 감코진 개편 제발 좀 해달라고 아우성이죠. 그 와중에 남은 감독,코치 매물 중 s~a티어를 나열하자면 김정수, 래퍼드, 김정균, 노페(재계약 여부 모름), 하트 등 굉장히 선택지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리하고 보니 생각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s~a티어로 분류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더군요.
왜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에 따라 저는 lck의 감독의 유형을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장형 감독'과 '코치형 감독'으로요. '코치형 감독'은 감독이 스크림 피드백과 밴픽을 주도하는 사실상 코치 역할을 하며 팀or구단의 운영은 아예 신경 쓰지 않는 걸로 정의하겠습니다. 해외쪽은 거의 대부분 '코치형 감독'입니다. 감독의 영번역이 head coach, 즉 대장코치라는 것에서도 해외가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죠.
반면 '단장형 코치'는 다른 말로 구단주형, 대표이사형 등으로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단장형 감독'이란 감독의 역할이 팀or구단의 운영 자체를 통솔하는 경우로 정의하겠습니다. 과거 lck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단장형 감독'이라고 할 수 있고 현재도 lck는 '단장형 감독'과 '코치형 감독'이 반반 정도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lck는 '단장형 감독'이 대부분이었는가? 간단합니다. 한국 스포츠판은 대부분 대기업의 자선사업 수준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대기업은 감독에게 '야 예산 이만큼 줄테니 알아서 돈 분배해서 써라'고 오더하며 감독의 역량은 자연스럽게 해외 스포츠의 '단장' 이나 '구단주'가 하는 역할이 주가 되버린 것이죠. 그래서 저는 한창 '틀타판 출신'들이 욕먹을 때 부정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본적은 없지만 lck에서는 사실상 단장,구단주 역할까지 수행하는 감독이 대부분일 텐데 진짜로 역량이 부족한데 감독을 하고 있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물론 당연히 소수는 쓰레기가 있겠지요. 이건 사회 어느분야든지 존재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lck의 '단장형 감독'에서 '코치형 감독'으로 대부분 전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팀 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자 감독을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과정 속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과거 슼 롤팀이 명문으로 자리잡자 기존 최감독이 단장으로 올라가고 꼬마 코치가 감독을 승계했으며 kt 롤팀 또한 기존 이지훈 감독이 팀을 나오고 오창종이 감독을 승계했습니다(성적과는 별개로). 최근에는 담원과 샌드박스의 경우 단장형 감독들인 김목경, 유의준 감독들이 팀 운영을 lck에 맞게 정착시킨 후 구단주가 직접 칼을 빼들어 두팀 모두 코치형 감독인 제파와 야마토캐논으로 교체했죠. 반면 명문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팀 운영시스템이 개판이던 kt는 '단장형 감독'인 강동훈 감독을 선임하여 팀 뼈대부터 다시 세우는 작업을 실시하며 kt팬들의 '성적만 빼면' 흡족한 표정을 자아내고 있죠.
지금까지의 정리를 바탕으로 현 lck 팀들의 감독 스토브리그를 평가 or 예측해보고자 합니다. 순수히 방구석 롤붕이 시점으로 '표면적인 것'만 분석하면서요. 최종 성적 기준으로 1,2위인 담원과 drx는 모두 제파, 씨맥이라는 '코치형 감독'으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표면적으로만 보면 '단장형 감독'이던 김목경 감독과 강동훈 감독의 역할을 담원은 담원대표-제파로, drx는 단장-씨맥으로 분담했다!라고 해석할 순 있겠네요.
3위인 젠지의 경우 기존 단장형 감독인 최우범 감독이 스프링 참패의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겠다면서 사퇴했습니다만 감독 대행 또한 '단장형 감독'으로 보이는 주영달 코치 체제로 들어가며 스프링-서머-롤드컵 굉장히 일관되게 운영 문제를 노출하며 씁슬한 연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팀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고 평가받는 젠지인만큼 감독 변화가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제가 젠지 팬이라 워딩이 좀 과격해졌네요 죄송합니다.)
4위인 t1의 경우 최근 폴트 감독, ls 코치 체제로 간다는 소식이더군요. 저는 경영학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의 관계성은 잘 모릅니다. 진짜 미래 lck는 스포츠보다 연예계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지요. 제가 뭐 t1팬도 아니라서 딱히 화나진 않는데 과연 이미 시스템적으로 완성된 팀이 '단장형 감독'을 선임할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합니다.
5위인 아프리카는 최근 대대적인 감코진 개편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릭바이 코치만이 남아있는 걸 보면 게임 쪽에만 집중할 수 있는 감코진을 만드려는게 아닌가 싶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최연성 감독은 '단장형 감독'으로서 역할을 정말 잘 수행해주었고 이젠 성적을 내야하는 아프리카 입장에서도 프랜차이즈화와 맞춘 감코진 개편은 시기적절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6위인 kt는 위에서 언급해던 것처럼 성적만 빼면 어느정도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별개로 프랜차이즈로서 1~2년 내에 kt가 완전히 정착을 이루고 나면 강동훈 감독 또한 단장으로 승격되거나 최천주 코치에게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샌드박스는 제 예측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작년 말 유의준 감독의 사퇴로 기존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쓰다가 서머시즌 야마토개논 감독을 선임하는걸로 보아 '코치형 감독'으로 완전 전환하지 않을까싶었는데 김목경 감독을 불렀다면 선수단을 처음부터 갈아 엎으려나 혹은 선수들 멘탈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나 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샌드박스의 자본 수준과는 별개로 시스템 구축은 lck상위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화는 올해 손대영-정노철 체제로 해외물 좀 먹은 베테랑 '코치형 감독'들을 두명이나 영입했었습니다. 음... 올해 부여된 예산이 그리 크지 않다는 찌라시도 돈걸 본것 같아서 이쯤되면 그냥 한화라는 이름에 마가 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다이나믹스는 현재 lck 팀들 중 거의 유일하게 처음부터 '코치형 감독' 체제로 승격도 하였고 lck 적응도 끝냈습니다. 최근 챌코최고 매물들과 사진을 찍은 스브스로 미루어 볼때 나이대를 확 낮추어서 해보자라는 생각인것 같습니다. 실제로 밴픽전략은 나쁘지 않았는데 좀 체급차가 난다싶은 경기들이 많았거든요. 솔직히 인지도 면에선 내년에도 최약체가 될 것 같아서 조금 응원하게 되고 그와 별개로 선출 코치 한명 정돈 더 있어도 되지 않나 싶긴합니다. 코치 한명으론 시각의 다양성이 좁아질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제가 생각하는 완성된 팀 시스템 하에서 감코진은 현 담원과 drx처럼 '코치형 감독'+'선출급 코치 한명' 으로 구성되는게 가장 부족하지도 배가 산으로 가지도 않는 최적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리온은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우범 감독의 선임은 베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박정석 단장에 대한 신뢰가 크게 없어서 최우범 감독이 '단장형 감독'으로서 시스템 구축부터 선수단 구성, 밴픽까지 전부 해야하므로 제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이 모든게 궁예질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단장형 감독'으로 분류했던 분들이 사실상 팀 전략의 핵심일수도 있고 '코치형 감독'으로 분류했던 분들이 주급도둑이었을 수도 있지요. 다만 제가 생각할때 9년여간 lck역사 속에서 감독의 역할에 대한 어느정도 경향성이 있었다고 분석되며 이를 통해 이번 스토브리그 예측과 프랜차이즈화 이후의 lck에 대해 약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해봅니다.
사족으로 이번 스토브리그엔 lck에 생각보다 큰돈이 돌아다닐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첫째, 애초에 장기계약인 s~a티어 선수들이 많다. 고티어 매물들이 현실적으로 노릴만 하다면 없는 돈이라도 긁어 모아서 투자를 해보겠죠
둘째, 아무리 5년간 납부라곤 하지만 1년에 20억도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러면 무려 5년동안 돈없는 구단밖에 없는거냐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내년부턴 lck의 수익 자체를 구단들과 나누는 구조기 때문에 내년부턴 부담이 덜하게 됩니다. 올해는 좀 쌩으로 들이붓는 느낌이 들수 있습니다.
셋째, 프차 통과를 위한 시스템 재구축, 설계 등 때문에 이미 올해 쓴 돈이 많을 것이다. 프차 통과를 위해서는 이미 시스템이 잘 구축되있던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투자를 쫌 많이 했을 것입니다. lpl의 경우 2년 이상 바닥을 길 경우 퇴출인걸 보아 이번 시즌 예산 초과니 일단 탱킹 쪽으로 가닥 잡자라고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은것같습니다.
넷째, lpl, lec의 선례를 보아 슈퍼팀 구축보단 신구의 조화 혹은 아카데미 육성이 성적내는데 더 효율적이다. 물론 유럽의 g2,프나틱과 lpl의 테스형, lck의 젠지의 경우 비교적 비싼선수들or 에이스들 영입을 통해 성적을 낸것은 맞습니다만 다른 예들도 존재합니다. 최상위권 팀들만 봐도 징동이나 담원의 경우 기존 멤버들에 조각 하나하나 맞춰가며 성장해간 느낌이며 중상위권 기준으로 봐도 lpl의 이스타, lec의 매드라이온즈가 아카데미를 대거 등용하여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또한 작년 펀플이나 올해 수닝을 보면 베테랑 2+ 유망주2~3 조합으로 월즈 결승까지 올라섰죠. 이를 통해 돈이 많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스토브리그는 지난 5년간 매웠던 스토브리그들에 비해 (금액이나 네임드면에서)비교적 조용히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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