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그간 제가 투고했던 글을 바탕으로 제 글쓰기 습관을 리뷰한 것입니다. 글 자체에 대한 자가비평은 덤.
최근 3년간 PGR에 제가 투고한 글이 70건이 넘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많이 쓴 줄은 몰랐네요. 평균적으로 2주에 한 번꼴로 썼다는 이야기인데... 글의 구성은 역사 49개, 지리 14개, 그 외 잡담 포함 기타 9개로 역사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시리즈로 연재한 게 3시리즈에 총 35개의 글이니 같은 주제를 갖는 글로 추려내면 역사 17주제, 지리 14주제로 엇비슷하겠군요. 물론 역사 이야기에 지리가 끼여들고 지리 이야기할 때 역사를 빼놓은 일이 거의 없습니다만, 어쨌건 큰 주제로 갈라보면 그렇습니다.
따라서 제가 쓴 글은 굉장히 학술적인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정치나 경제, 사회 이슈 등에는 글을 쓰기 꺼려집니다. 나름대로의 논리와 철학이 있고 키보드 배틀 경험도 꽤나 해 본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제 멘탈이 강한 건 아닙니다. 이제는 이슈를 가지고 싸우기에는 솔직히 겁이 매우 납니다. 그래서 예전 같았으면 기꺼이 방천화키보드와 적토마우스를 끼고 달려들었을 이슈에도 최대한 입을 닫거나, 정 견디지 못하겠을 때 속풀이로 털어놓는 선에서 끝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글을 흘려보낼 게 아니라 게시판에 박제를 시켜놓을 거라면 말이죠.
이런 이유로 반쯤은 의도적으로 학술적인 글쓰기에만 치중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난 겁니다. 그래도 학술적인 글쓰기 자체가 재미가 있었으니 3년간 70여 건에 달하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볼까, 그런 고민이 저라고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샤워하면서 오 이런 걸 대상으로 글을 써 보면 재밌겠다 싶을 때 그 주제를 잘 기억해 놓았다가 자료 조사 들어가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식으로 글을 씁니다. 이 글도 샤워하면서 내 글쓰기 습관을 분석해 보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쟁여놓았다가 오늘 글이 좀 쓰고 싶어지는, 손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날이구나 싶을 때 꺼내든 카드죠.
이런 식으로 주제를 잡다 보니 평소에 머릿속에 좀 관심이 있고 재미있어하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쓰게 되죠.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학부 때 화학과와 수학과 졸업장을 땄고(복수전공), 대학원에 진학하여 화학과 석사를 따고 나왔습니다. 역사, 지리, 군사와는 퍽이나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아예 뇌가 돌아가는 방식이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업보다 이쪽이 재미가 있고 관심이 많아서 역사와 지리를 바탕으로 글을 썼던 거죠. 솔직히 제 학위논문은 제가 봐도 이게 학위논문이냐 싶을 정도입니다. 지나가는 개가 씹는 나뭇가지도 제 학술논문보다는 가치가 있을 것 같군요(...)
석 줄로 줄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 관심분야 - 역사 / 지리
글을 쓰는 타이밍 - 글을 쓰고 싶을 때, 특히 손이 자동으로 움직일 때(손이 자동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쓰다가 지워버리고 미루는 경우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글을 그렇게 자주 쓰지는 못하는 이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 - 아침 저녁에 샤워할 때가 가장 많음.
주제 선정과 글을 쓰는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고, 본격적으로 제 글에 대한 분석을 해 보겠습니다.
솔직히 제가 쓰는 글은 명문이라는 축에 들지는 못합니다. 어쩌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간결함이라는 점이 제 글에서는 아예 없습니다. 명문은 짧은 글에 핵심을 담아내는 게 명문입니다. 제 글은 그렇지 못합니다. 문장을 보시면 보통 제가 구사하는 문장은 상당히 긴 축입니다. 분명히 줄일 수도 있는데 줄이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글을 쓰는 방식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저는 마치 이야기를 풀어놓듯이 글을 씁니다. 구술 그 자체가 글이 되는 거죠.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할 때의 어투가 그대로 글 속에 녹아들어가는 겁니다.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 12권에서 시오노 나나미가 막시미누스 트라쿠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사용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저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옮기기만 하면 명문이 되는 카이사르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깁니다. 연재가 아닌 이상 기본이 6천 자는 그냥 넘어가고 1만 자를 넘게 쓰는 경우도 종종 나옵니다.
최근 올리고 있는 지리 시리즈로 이야기해 보죠. 저번 몰도바편은 이미지, 공백 제외 11,172자였습니다. 에스토니아편 10,445자, 안도라편 7,412자, 크로아티아편 6,402자, 알바니아편 7,051자, 아이슬란드편 7,438자. 어지간히도 많이 썼고, 연재를 하면 할수록 분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네요.
이렇게 글이 긴 이유는 일단 구어체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아무런 기본 정보 없이 뜬금없이 던져대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에 기-승-전-결이 분명해야 하고, 누구나 그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풀어서 써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러니 글이 길어질 수밖에요. 그래서 저는 쉼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글을 쓸 때, 반드시 쉼표의 위치와 그 쉼표 전후의 문장 서술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거기를 기점으로 문장을 한 번 끊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죠.
이 서술 방식에 대해서 조금 더 들여다보죠. 이런 서술 방식이 제 글에서 간결함이라는 요소를 날려먹는 중요한 이유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 글을 다른 분의 글과 구분지을 수 있는, 제 글만의 특색을 나타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저는 맥락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연재를 하고 있는 내용이 역사라면 사건의 배경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이 한 글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야 합니다. 지리 관련 글에서도 역사적인 측면이 전혀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제가 쓴 글의 대부분은 주제에 따른 글의 흐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과거의 글이, 왕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전제 정치 시절의 이야기였다면 이게 사실 큰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왕이 살아 있는 한 왕은 둘이 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짧은 시기를 놓고 이야기할 때는 인물에 집중하는 기전체적 특성과 사건에 집중하는 편년체적 특성이 서로 아주 큰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죠. 대표적으로는 제가 썼던 팔왕의 난 이야기를 들 수 있겠네요. 마침 이 시기는 권력에서 밀려나면 그대로 목숨이 달아났던 시기였기 때문에, 편년체적인 서술로 들어가도 기전체적 특성을 띄게 되죠. 권력자가 알아서 죽어 주니 인물의 이야기가 자동으로 끝나게 되고, 그러니 사건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더라도 기전체적인 특성을 일부는 띄게 될 수밖에요.
하지만 아주 긴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거나,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무는 케이스라면 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 물론, 기계적으로 편년체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가는 여기저기 널뛰는 시점에 우선 제 머리부터가 버틸 수를 없다를 외치니, 적당히 구역을 갈라서 서술하긴 합니다. 그러나 제 글에서는, 흐름을 중요시하는 특성상 기전체처럼 인물이라는 요소가 두각을 드러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하지,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적인 측면 때문에 인물 이야기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결코 그 이야기가 메인으로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지난 연재분이었던 작전과 작전 사이에서의 레닌그라드 주변 공방전(경적필패편)을 예로 들면, 당시 사로잡혀 전향했던 안드레이 블라소프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안드레이 블라소프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아니었죠. 그 때 레닌그라드를 구원하기 위한 소련군의 전략적 구상과 실제 움직임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포로가 된 안드레이 블라소프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진 겁니다. 메인디쉬가 아니라는 거죠.
이게 제 글이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글과는 관점이나 서술 방식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인물을 결코 메인으로 올리지 않습니다. 사건은 사람이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거부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건과 인과관계의 필연성에 더 주목했고, 때문에 지금까지 인물 위주의 서술이 주된 인터넷의 여러 글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조명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제 글에는 제 글만의 특색이 있다고 믿습니다. 비록 그 글이 뛰어난 명문이거나, 사람들의 흥미를 사로잡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여담이지만, 저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글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을 바라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게 글을 쓰는 근본적인, 주된 이유라고 여깁니다.)
이번에는 제가 글을 쓰면서 무기로 삼는 포인트를 이야기해볼 수 있겠네요.
흐름을 서술하려면, 그 흐름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제가 이야기의 주제를 충분히 섭렵하기 전에는 펜을 잘 들지 않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구어체를 그대로 옮겨 서술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글을 읽는 상대와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서술하게 되고, 여기에 개인적인 경험이 곁들여져서, 자연스럽게 글을 읽으면서 상대가 던질 질문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내려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사실 이건 키배를 뜨면서 사전에 상대방의 반박을 차단하기 위한 스킬이었기도 합니다만(...)
이런 식이기 때문에 반박의 여지가 최대한 없어야 하고, 그래서 관련 자료 조사는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도로 한계선을 먼저 긋습니다. 그 한계선 내의 자료를 철저하게 뒤져서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합니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이걸 한 번 게을리했던 게 저번 에스토니아편에서의 세금 이야기였는데(자료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어설프게 이야기를 꺼낸 결과는 역시 좋지 않더군요(...) 물론 사건의 경중을 따지고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들어가긴 합니다. 큰 흐름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건은 과감히 서술에서 배제합니다. 안 그랬다가는 가뜩이나 긴 글이 책을 쓸 정도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죠.
지난 몰도바 편을 예로 들어봅시다. 몰도바의 역사에서 중요한 플래그라 할 수 있는 사건 중 하나가 베사라비아 분할이었거든요. 러시아와 투르크의 전쟁의 결과로 러시아가 삥을 뜯어낸 건데 그 지도를 보면 부코비나가 나와 있습니다. 이게 오스트리아령으로 넘어갔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그러면 당연히 글을 읽다 보면 누군가는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겠습니까. 부코비나가 왜 나오며, 싸운 건 러시아와 투르크인데 왜 엉뚱하게 오스트리아가 이 땅을 가져가냐? 여기에 대한 답으로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의 뒤를 받쳐준 덕분에 부코비나를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한 줄 넣어주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몰도바의 역사이지, 러시아나 투르크나 오스트리아의 역사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전쟁의 뒷배경이나 실제 전황에 대해서는 과감히 이야기를 쳐내고, 남은 인과관계, 즉 이 전쟁의 결과로 몰도바와 루마니아가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서 서술하는 겁니다. 이런 식의 서술은 장단점이 있죠.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습니다만, 저는 제 글을 정독하면 역사의 인과관계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이 정도는 당연히 독자들이 알고 있겠지 싶어서 휙휙 넘기는 게 있긴 합니다만... 하지만 당연히 이에 수반하는 단점이 있는데, 일단 내용이 길어집니다. 그리고 내용이 길어지다 보니까 집중이 좀 어려워지죠. 즉 한 번 슥 읽으면 깔끔하게 머릿속에 이해가 된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게 안 좋은 방향으로 포텐이 터지면 제 딴에는 제가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당연하다고 느끼는 점을 서술에서 뺀 결과로 인해 제3자는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연속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제3자 입장에서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대체 무엇인가, 이해가 안 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죠. 글에서 간결함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이것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간결하면 최소한 장광설에 압도되어 머릿속이 복잡해지지는 않거든요. 그러면 좀 글이 불완전해도 얼추 맥락을 짐작할 수 있게 되는 거고.
이상이 제가 제 글에 대하여 스스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여러분들이 글을 쓰는 방식은 어떤지, 같이 비교해 보았으면 해서 글을 써 봅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 지금까지 쓴 글의 주 분야
* 글의 주제를 잡는 법
* 평균적인 글의 길이
*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법
*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 강점으로 여기는 포인트
* 글쓰기의 장단점
* 글을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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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있는 일이긴 합니다. 한 2~3천 자 가량 썼는데 아 이건 아냐, 아 손이 더 안 움직여 이러면 그때까지 쓴 글을 그냥 갈아엎습니다. 에이 다음에 써야겠다 하면서요. 마치 원고를 쓰다가 야 이거 춘래불사춘인데 하며 펜 던져버리듯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자료수집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걸 최대한 섭렵하려고 하는 터라 1만 자라는 길이에 딱히 신경이 쓰이는 경우는 잘 없긴 합니다. 이야기를 싹 풀다 보면 응? 그새 1만 자를 넘겼나? 하는 식이죠. 대신 자료를 이해하는 데 시간과 정신적인 소모가 크다 보니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합니다.
* 지금까지 쓴 글의 주 분야 - PGR에서는 예전엔 게임 또는 e스포츠 관련, 지금은 정치 쪽이 주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글은 가끔 쓰지만, 친목질 트집을 잡히고 나서는 잘 안 씁니다. 직업으로 쓰는 글들은 게임 쪽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 글의 주제를 잡는 법 - 쓰고 싶은 주제를 씁니다. 직업으로 글을 쓸 때는 싫은 소재든 좋은 소재든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써야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쓰고 싶지 않은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 평균적인 글의 길이 - PGR에서 쓰는 보통 글은 평균 1000 ~ 3000 Byte, [뉴스 모음]은 평균 6000~8000 Byte, 최대 10000 Byte 정도 됩니다.
*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법 - 쓰고 싶은 것(주제)에 대해 정해진 시간 동안 소재를 모으고, 소재가 모이는 것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주제 자체는 있지만, 주제에 대한 결론은 모이는 소재 및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방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 글을 쓰는 도중의 고민하는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감정을 얼마나 드러낼지, 이 사건은 어디에 배치하고 저 소재는 어디에 배치할지 등등. 그래서 저는 글을 쓰는 도중에는 많이 번민하지만 일단 글을 쓰고 난 뒤에는 글을 쓰는 도중에 비해서는 잘 돌아보지 않는 편입니다. 글을 쓰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강점으로 여기는 포인트 - 글의 강점은 잘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강점은 학술과 비학술, 전문분야와 비전문분야를 가리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쓰기의 장단점 - 글을 길게 늘여 쓰는 것.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됩니다.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반면 읽는 사람들을 쉽게 지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글로 드러내는 모습이나 주장 자체가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도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겠습니다.
* 글을 쓰는 이유 -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간단한 이유는 제가 살아있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때로는 시간 여유가 있어도 글이 한 줄도 써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이죠. 그런 시기를 좀 오래 겪고 있는 게 요 근래의 일이고 실제로 삶의 의욕이 참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