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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9/16 22:40:49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뉴스 모음] No.194. 게임업계의 노조 이야기 외 (수정됨)
1. 이번 뉴스 모음의 첫 주제는 저의 삶과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게임계 노조 관련 추가 뉴스들로 시작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69&aid=0000327730 (넥슨 노조 인터뷰 기사)
https://sports.news.naver.com/esports/news/read.nhn?oid=356&aid=0000028608 (스마일게이트 노조 인터뷰 기사)

한국일보와 게임메카는 각각 넥슨 노조와 스마일게이트 노조를 설립한 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게임계 노조를 설립한 이들의 요구조건은 명확합니다. 열악한 노동현실의 개선, 삶의 질 향상, 고용안정, 포괄임금제에 대한 문제제기, 사측의 투명한 정보공개, 타 업종보다 정년이 짧은 게임업계의 현실 등등. 그리고 이들이 요구하는 궁극적인 목소리는 아주 간단한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출 장부 숫자가 아닌, 사람이다]

"이 매출 지표 좀 보세요, 직원들 야근 못 시키니까 매출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라. 정말 정신나간 말이죠.
관리자이고 오너라면 회사 사정 때문이든 뭣 때문이든 크런치를 걸어버리는 상황이 왔을 때는 사실 일말의 미안함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자연스러운 겁니다. 관행이니까. 이 바닥에서는 그렇게 해도 되니까.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30&aid=0002740124

전자신문은 '게임 노조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라는 기사로 게임 노조 관련 사항을 진단했습니다.

먼저 실은 것은 노조 설립에 대한 배경과 이를 환영하는 시각입니다.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가면서 고용불안, 크런치 모드에 따른 장기 근무, 포괄임금제로 말미암은 공짜 야근 개선,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 불인정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으며 그로 인해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노조가 설립되었으며 두 회사에서 노조 활동을 존중한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낸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에 대응되는 후반부에는 업계에서 크런치 모드를 없애려면 일정과 인력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하며 이것을 볼모로 잡으면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등의 사측의 이야기를 실으며 그 근거로 넷마블이 2018년 1분기에 신작을 내놓지 못한 것이 근무개선 운동 때문이며 넷마블이 그 전엔 속도전을 가장 잘 하는 회사였다라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상품에 개발자 개인 목표를 녹이려는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거나 노동쟁의 문화가 게임 업계 조직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 등을 실었습니다.

다만 기사 말미에 게임 관계자도 아니고 게임 이용자의 목소리를 빌려 "게임 운영 특성을 모르고 업계에 들어왔느냐"라거나, "개발자가 넘쳐나서 취직이 힘든 시대다. 이용자가 다 떠나 시장이 황폐해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의문"이라고 서술한 것은 되게 쓸데없는 사족이다 싶은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기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게임은 흥행산업이다. 완성도만큼이나 출시 시점이 중요하다. 라이브 중인 게임이나 개발 중인 게임 모두 그렇다. 일정 부분 집중 근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일정 부분 집중 근무'라는 게, 게임업계에서는 며칠이나 몇 주를 넘어 개월 단위, 분기 단위, 반기 단위, 심지어 거의 연 단위 가깝게 지속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일정 부분 집중 근무'라고 부를 수 있는지부터 의문을 가져야 하는게 제대로 된 생각이자 언론의 사회적 책무가 아닐까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3&aid=0003398983

한편 조선일보는 게임계의 노조 설립 문제에 대하여 'IT기업의 노조 설립에 눈에 띄는 특징은 모두 강성(强性)인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이하 화섬노조) 산하 조직으로 설립됐다는 것이다'라거나, '노조가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하기 시작하면 회사의 혁신 노력에 발목을 잡을 우려는 있다' 등의 서술로 게임계에 왜 노조가 설립될 수밖에 없었느냐는 본질적 원인을 진단하는 데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게임계 노조에 '민주노총 색깔 씌우기'에 더 역점을 두면서 게임계의 노조 설립을 은연중 '사회악'이나 '산업계의 발목잡기' 쯤으로 취급하려는 편향된 저의를 드러냈습니다.

애초에 기사의 제목부터가 [ 테크노밸리에 민노총 상륙… 인터넷·게임社도 노조설립 ] 입니다. 마치 노조를 전염병이나 어떤 세력의 침공처럼 취급하는 워딩입니다.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5&aid=0004007831

오히려 게임업계 노조 기사의 경우, 위의 조선일보 기사에 비하면 한국경제의 '게임업계 '노조' 바람…독인가 득인가'라는 기사는 정상적입니다. 노조 설립의 계기가 된 것이 주 52시간제 및 포괄임금제와 관련된 것이며, 게임업계에서 포괄임금제나 사업 경쟁력 약화 우려 같은 이슈에 대한 찬반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고 비교적 균형 있게 주장을 소개했고 '크런치 모드와 같은 나쁜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조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이며 산업 및 종사자 규모를 감안할 때 늦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는 식으로 노조의 필요성이나 반응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게임 관련 크런치 모드에 약간의 말을 덧붙이면, 뭐 다 아시다시피 게임계의 크런치 모드는 필요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에 들어오면 원래 그러는 것이라는 식이죠. '예전 회사에서는 집에 못들어가기도 했어'라는 경험담 혹은 꼰대질은 저보다 젊은 사람들도 심심찮게 시전하시는 레퍼토리 중 하나고 '공무원같이 일해서 되느냐. 열정과 노력 없이 성공하는 게 가능한 줄 아느냐'는 식의 말도 저도 15년 동안 이 바닥 생활 하면서 정말 많이 들어 본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스트라이크 세 번 당했는데(일하다 세 번 쓰러졌는데) 인생에서 삼진 아웃을 당하지(죽지) 않았지요.

그러나.

http://masterfarseer.blogspot.com/2015/02/4.html

굳이 저명한 경제학 통계 같은 게 아니라, 위 페이지에서 번역된, 게임 개발단에서 수집된 통계를 끌고 와도 '크런치 모드'로 대표되는 '야근'의 해악은 아주 명확합니다. '야근은 게임을 망친다' 가 답입니다. 원문 제목은 'Crunch Makes Games Worse' 인데 직역하면 '야근은 게임을 더 나쁘게 만든다' 입니다. 야근은 '필요악'이 아니라 '그냥 악' 인 셈이지요. '꼭 필요한 야근'조차도, 심지어 '자발적 크런치' 조차도 게임에 악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위 통계 포스팅의 아래 말은 충격적입니다.

[근무시간을 일간 8시간에서 9시간으로 늘리면 총 생산성은 무려 16-20%가 감소합니다.]
[겨우 몇 주만 50시간을 근무해도 해당 기간 동안의 총 누적 생산량이 주당 40시간 근무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줄어듭니다.]

그리고 결론은 이렇습니다.

[실제로는 크런치는 항상 게임을 덜 성공적으로 만듭니다. 프로젝트가 크런치를 이용해서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발밑의 구덩이가 더 깊어지는 결과를 낳을 뿐입니다.]

여러 가지로 참 많은 생각을 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말과 증거들입니다만 지금도 이런 명백한 증거와 말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게임업계에서 무시되고 있습니다.


아. 추가로. 제가 여기에 글 쓰는 내용과 시간까지 다 지켜보고 계시는 분들. 그렇게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해 가며 치졸하게 트집잡는 행동을 '관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행동은 저에게도,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도 다시 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시'는 '관리'가 아닙니다.


2. 이번에는 지난 번 뉴스 모음에서 다뤘던 자유한국당의 해괴한 '출산주도성장' 관련 후속 기사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848641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출산주도성장 이야기가 반대 역풍을 맞은 뒤 이번엔 같은 당 김학용 의원의 꼰대질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은 지난 7일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 아이를 여러 명 낳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최근에는 아이 셋 손 잡고 다니는 걸 오히려 창피해한다더라”라며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출산이)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을 차라리 모아서 아이를 낳은 가정에 5000만원, 1억원을 지원했으면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김성태 원내대표의 출산주도성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한편 "아이를 낳으면 둘째부터는 대학까지 비용을 다 지원하거나, 집을 한 채 준다거나 해야 젊은 부부들이 솔깃해서 애를 낳을까 고민할 것" 등의 말을 하며 마치 허경영씨의 공약을 방불케 하는 망언을 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2&aid=0000836002

한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흘 뒤인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없는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실 확인도 없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짜깁기해 악의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일부 언론에 대해 심히 유감의 뜻을 전하며, 팩트에 입각한 보도를 위해 당시 저의 발언록을 공개한다"고 적으며 발언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발언 녹취록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지금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청년들 편히 살려고 출산 기피', '나 잘살려고 애 안낳는다', '저출산은 청년 탓', '행복하려 출산 기피' 등의 자극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고, 유사한 발언은 그 의미가 다름을 확인하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학용 의원이 인용한 녹취록 일부에도 [지금 젊은이들은 자식보다는 내가 사실 당장 행복하게 살고, 내가 여행가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사실 이게 덜 낳는 거다] 라는 말이 떡하니 박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따위 말을 해놓고 팩트 어쩌구 하는 건 좀 치졸하지 않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누리과정 예산 등의 출산 및 복지예산에 대해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고 합의처리하기로 이미 약속한 내용까지 뒤집어가면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복지정책에 있어서는 반대에 여념이 없는 자유한국당이, 이제 와서 아이를 낳는다고 5000만원, 1억원을 지원하거나 대학까지 비용을 지원하고 집을 한 채 준다고 한들 이걸 믿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생각일까요?

믿을 위인들을 믿으셔야죠.

'팩트' 이야기하니 말입니다만.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복지정책을 방해하는 적폐세력인 것이야말로 엄연한 '팩트'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195682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출산주도성장에 대한 반대 의견은 61.6%로 10명 중 6명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찬성 의견은 29.3%에 그쳤고, '잘 모름'은 9.6%였습니다. 학생층을 제외하고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며, 정치 이념상으로도 진보층(반대 67.8% vs 찬성 26.3%)과 중도층(62.4% vs 27.4%), 보수층(56.4% vs 37.6%) 모두 반대 의견이 과반수를 넘었고, 남성은 반대 62.6% vs 찬성 31.3%, 여성은 반대 59.8% vs 27.4%로 남성이 반대층도 찬성층도 더 많은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4%포인트이며, 총 6662명에게 접촉해 503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7.6%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2&aid=0003304102

세계일보의 '[댓글의 댓글] '출산주도성장' 후폭풍…"한국당 지지층도 반대 더 많아"'라는 기사에서도 출산주도성장이 얼마나 차가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나타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131408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소득주도성장 비판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출산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출산대책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공무원 증원을 걸고넘어지며 이것을 저출산 해결에 쓰자는 것이라고 책임회피를 하는 등 여전히 출산주도성장이라는 허황된 개념을 옳다고 선전하는 저렴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4&aid=0004094304

결국 자유한국당은 '출산주도성장'이란 워딩이 논란이 되자 명칭을 '출산지원성장'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대변인은 "출산주도성장에 대해 오해도 있어 논란의 소지 없이 청년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돕도록 실질적 방안을 찾기 위해 14일부터 이름을 바꿨다"고 말하며, "출산주도성장은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인데 그 선의에 조금 오해가 있을 수 있어 보다 명확하게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라고 명칭 변경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제가 이명박 정부 때서부터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만 '오해'라는 말은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이라는 뜻으로, 즉, '받아들이는 측이 잘못 이해했을 때'에 쓰는 말입니다. 자기들이 국민들을 아이 낳는 기계로 취급하고 청년들을 자기 행복하려고 국가를 위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몰아넣고 나서 국민의 공분을 사서 욕을 먹으니 욕 먹기 고깝다고 선의니 오해니 하는 소리를 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이번에는 기무사의 불법적 행위인 계엄령 문건 및 민간인 사찰, 여론조작 등에 대한 추가 소식들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617298

박근혜씨 탄핵 정국 당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기무사 계엄 문건이 작성되던 시기에 실제 계엄령이 발동되면 투입될 것으로 나타난 일선 부대들을 방문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에서 도피 중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박근혜씨 탄핵 한 달 전인 2017년 2월 10일 탄핵 전 마지막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다음 닷새 뒤인 2월 15일 강원도 화천의 7사단을 방문하고 2월 28일에는 양평의 20사단을 방문합니다. 특히 20사단은 기무사가 불법적으로 만든 계엄 문건 속에 계엄령이 발령되면 국회 등 국가 주요 기관을 점거하는 부대로 적시되어 있는 부대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말처럼 기무사령관이 직접 야전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합수단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야전부대 사단장들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계엄실행 계획 등을 논의한 것이 아닌가 하고 압수수색 및 관련자 소환 등을 통해 집중적인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자진 귀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여권 무효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7&aid=0001283010

또한 기무사령부가 불법적으로 계엄 문건을 작성할 당시 군 서열 1위였던 합참의장을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합수단이 확보한 기무사 사찰 문건에는 "이 전 의장의 성향상 계엄을 수행할만한 인물은 아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이미 지난 7월 공개된 기무사의 계엄 대비계획 문건에도 계엄사령관 자리에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을 건의하기로 적혀 있는 것 역시 실제로 계엄령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합수단은 이미 이순진 전 합참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여 이 전 의장을 상대로 계엄령과 위수령에 대한 합참의 입장을 포함한 당시 상황에 대해 조사한 상태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21&aid=0003582154

국방부 특별수사단은 지난 9월 10일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병철 전 국군기무사령부 3처장(육군 준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김 준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지역 기무부대장으로 활동하면서 안산 단원고와 정부합동분향소 등에서 유족과 학생 등을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수단은 김 전 3처장이 안산 지역 기무부대 및 정보부대를 동원해 사찰 행위를 계획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보고 당시 상황을 추궁할 예정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10342925

한편 국군기무사령부의 댓글공작 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 14일 국방부 정책홍보과를 방문 조사하여 2010~2013년 국방부의 온라인 홍보활동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수사관들이 방문 조사한 것은 중앙지검이 요청한 자료 외에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검찰 수사관들은 국방부 정책홍보과에 있는 업무용 PC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하여 저장 자료를 수집, 분석 및 복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37&aid=0000191530

또한, 특수단은 안보실 실무장교를 수사해 지난 2016년 10월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당시 안보실 장교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특수단은 김관진 전 안보실장의 지시가 기무사 계엄 문건의 특정 부분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보실 실무장교의 증언 내용에 따르면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자신에게 계엄령 관련 지시를 한 때가 2016년 10월이고, 두 가지 지시를 내렸는데 하나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해도 계엄을 유지할 방법이 있는지' 이고 다른 하나는 '계엄사령관에 육군참모총장을 앉혀도 문제가 없는지'라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김관진 전 실장은 언론을 통해 "촛불집회 전에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해 계엄령을 검토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만, 그 해명은 참으로 치졸한 해명입니다.


특수단이 언급하는 것처럼, 계엄을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굳이 불법적으로 '국회의 계엄 해제를 피할 방법'이나 '계엄사령관으로 육군참모총장 등을 검토'하는 행동 따위를 할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특히 실무장교의 증언에서 나온 지시 내용이 이미 밝혀진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도 비슷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 작성'이란 불법적 행위이자 국가 반역 행위는 기무사령부의 독단이 아니라 김관진 전 실장 혹은 박근혜 정부의 더 윗선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김관진 전 실장이 저런 지시를 내린 것이 사실이라면 박근혜씨가 군사 쿠데타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그놈의 북한은 사골을 우리고 우려서 바스라질 때까지 우려먹는군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합리적 증거 없이 북한을 들먹이는 것도 문제고 무엇보다 '촛불'과 '북한'을 은연중 연계시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왜곡하는 극우 언론들과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저들의 태도가 참으로 같잖기 그지없습니다.


4. 마지막 뉴스들은 잡다하고 간단하게 모아봤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5&aid=0001131778

부산지역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건 피해자들과 가족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특별법 제정 때까지 행정·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산)시는 복지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소흘히 해 시민의 인원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피해자들과 가족에게 사과하는 한편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고, 피해 사실을 국가가 공식 인정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며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역시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정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10344438

쌍용차 노사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자동차 해고자를 2019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해고자의 전원복직 합의가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로 긴 고통의 시간이 통증으로 남는다고 언급하며 지난 9년간 아픔 속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과 유가족들에게 명복을 빌고 위로를 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인도 국빈 방문 당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 문제 해결을 당부한 바 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69&aid=0000327883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어제 귀국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그의 행보가 차기 당권을 비롯해 보수 진영의 지형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말을 아끼기는 했으나, 정치 복귀에 대한 의지 자체는 확고한 발언들을 했고, 자유한국당 역시 차기 주자들이 싸그리 궤멸된 상황이라 홍준표라는 이름값 자체를 무시할 수 없기도 합니다.

한편 위 기사의 사진에 실린 것처럼 홍준표 전 대표의 귀국 시 한 지지자가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10345950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2박 3일 간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하는 우리 측 선발대가 16일 오전 경의선 출입사무소를 통해 오후 12시 15분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선발대는 단장인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비롯해 권혁기 춘추관장과 보도, 의전, 경호 등의 관계자 및 취재진 등 93명으로 꾸려졌습니다.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수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37&aid=0000191599

JTBC에서는 9월 16일의 <뉴스룸 키워드>로 '연락사무소'를 꼽았습니다. 이는 지난 14일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남북 관계에서는 그 동안 판문점에 연락사무소가 있었지만 남과 북이 서로 자기 구역에 전화 연락 주고받는 정도에 불과했고, 2005년 개성공단에 설치된 경제협력협의사무소는 공단 운영을 위한 목적에 국한되었으나 이명박 정부 때에 문을 닫게 되었지요.

JTBC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해 '준 대사관'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교시설이라고 소개하며, 과거 역사에서 비슷한 개념에 해당하는 서독과 동독 사이의 상설대표부나 미국과 베트남의 연락사무소, 미국과 리비아 사이의 이익대표부 등이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결국 양국의 관계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한 뒤 앞으로 남북관계, 북미관계에서 또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모르기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그래서 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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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령술사
18/09/16 23:0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첫 뉴스에 인용하신 통계 블로그 글을 몇 년 전에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저 스스로도 그동안 나아진게 없어서 착잡하네요.
Naked Star
18/09/16 23:01
수정 아이콘
30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던거 때려치우고 게임업계로 가보려고 하는 입장인데 저런걸 보면 이걸 해 말어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어서 가야되는 상황 흑흑
18/09/16 23:13
수정 아이콘
진짜 조현천 저건 어떻게 여권정지 안 되나....
맘대로살리
18/09/16 23:37
수정 아이콘
30대 중반인 제 친구는 게임업체를 다니고 있습니다.
투자자 및 대주주의 독촉에 일정을 맞추기위해 친구의 회사는 빌드모드(크런치모드)라는걸 근 5개월 넘게 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는 결국 혈관속 염증으로 쓰러져 입원을 했고, 제수씨는 그 병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 친구는 위기를 넘겼지만, 크런치모드라는게 사람을 갈아서 게임을 만드는 업무행위를 말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뭘까요. 목숨바쳐 게임을 만들기 위해?
사람목숨이 돈벌이보다 우선일 수가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게임회사의 노조를 적극 지지하고, 모든 회사에서 노조가 인간을 인간답게 살수 있을 정도의 노동행위를 감시하는 기구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두가 쓰러지기 전에.
The Normal One
18/09/16 23:39
수정 아이콘
개발자들이 넘쳐나서 취업이 안된다니 저랑 다른 세상인가봐요.
요즘 보면 개발자들 못구해서 난리던데..
18/09/17 02:30
수정 아이콘
학원에서 찍어내고 기술면접 통과 못하는 개발자가 넘쳐나는거죠.
프로그램 아키텍쳐 이해하고 알고리즘 구현 기타 다양한 최신 스킬 가지는 개발자야 구하기 힘들죠.
담배상품권
18/09/17 03: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게임업계 문외한이라 그런데,
그말은 결국 능력있는 경력직 구하기 힘들다랑 똑같은 말 아닌가요?
지금 한국 산업 모든 분야에서 어설프게 스펙 높은 신입(근데 경력은 없고 직무에 직결되는 능력은 없음)은 많고 경력직(능력있는)은 부족한데 회사는 신입 키울 생각 없고...
18/09/17 05:29
수정 아이콘
경력직이 필요하지만 신입 키울 생각 없는 게 나름 이해가 되더라고요.
회사에서는 당장 실무에 투입될 인력이 필요한데 그게 경력직이고,
신입은 기껏 실무투입 못하고 인내하며 일일이 가르쳐주면서 키워놓으면 몸값 점프시킬려고 이직해버리고..

물론 그와중에 경력직 뽑을 돈이 없어서 보조업무 시킬 신입 한두명 뽑는 회사가 있긴하지만요.
담배상품권
18/09/17 07:17
수정 아이콘
결국 루즈-루즈 게임이군요.
최종병기캐리어
18/09/17 07:27
수정 아이콘
군말없이 야근잘하는 경력같은 신입을 원하는거군요...
배글이
18/09/17 09:49
수정 아이콘
저희회사같은 경우는 3개월간 아무것도 안시키고 교육만 이수 이후 또 3개월정도 보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되어야 작은 일이라도 시킬 수 있게 되는데 보통 1년 에서 2년 사이에 이직해 버려요
IT업계야 이직해야 연봉오른다는 말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생각 하지만서도.. 이렇게 몇명만 왔다갔다 해도
큰회사가 아닌 경우에야 타격이 좀 크죠
대표는 요즘에는 채움공제 같은걸로 최소 2년 ,3년은 보장 된다고 좋아하시더군요
The Normal One
18/09/17 10:03
수정 아이콘
그럼 결국 개발자들이 넘쳐나서 취업이 안되는게 아니라 실력을 못갖춘게 이유라고 보는게 맞겠네요.
경력은 너무 케바케니까 차치하고 신입 선발에서 뭐 얼마나 기준을 높게 잡나 싶기도 하고요.
국산반달곰
18/09/16 23:41
수정 아이콘
1조매출로 기념으로 전직원에게 컴투스가 준 샌드치부터 참 생각이상으로 대단한 회사들 많습니다
바카스
18/09/17 06:56
수정 아이콘
1조 매출로 샌드위치 말하는거죠? 와 미친 크크크 경영진 얼마 남겨먹은겨
통풍라이프
18/09/17 00:07
수정 아이콘
전 일단 노조의 설립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는 건데, 노조란 결국 노동자끼리 뭉쳐서 서로의 이권을 보호하고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는 구조인데 과연 그게 게임산업에서 잘 될지 모르겠어요.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해서 저는 게임산업에서는 다른 산업에 비해 노조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되는데 거기에 덧붙여 프로젝트가 흥하냐 망하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매우 극심하다. 'A 프로젝트가 망했는데 이게 누구의 책임이냐?' 를 물을 때 상대적으로 그 책임 소지가 분산되는 타 산업과 달리 게임 쪽은 (실제로는 아닐지라도) '저 사람들 책임이다' 라며 손가락질하기가 매우 쉽다.

2. 내부 팀 간의 경쟁이 심하다. 모바일 A 팀이 개발비 50 억 단위 프로젝트를 연달아 세 개 실패한 뒤 개발비 100 억을 따내면, 개발비 20 억 짜리 프로젝트를 연달아 두 번 성공시킨 뒤 개발비 50 억을 따낸 모바일 B 팀은 분노하게 된다.

3. 기술직과 아티스트들이 몰려 있어 '일 잘하는 사람' 과 '일 못하는 사람'이 팀원 입장에서도 눈에 띄게 구분되며, 일 잘하는 사람 한 명이 끼치는 영향력과 일 못하는 사람 한 명이 끼치는 악영향이 너무 체감이 잘 된다.

4. 금전적인 대가 이외에 이 산업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지원하는, 워너비가 많은 산업이다. 싼 값에 양질의 인력 재충원이 쉽다. (물론 숙련자의 대체는 어렵지만)

물론 노조의 설립에 부정적이거나 쓸데없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의 말도 안 되는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요. 다만 다른 산업의 노조에 비해 영향력에 한계가 있고 극적인 개선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좀 있는 정도?
국산반달곰
18/09/17 00:15
수정 아이콘
4번의경우 근데 신입은 씨가마르지않았나요...
에초에 게임잡봐도 신입구하는곳은 그 어느파트도 없는거 같은데

그리고 2번은 보통 인센으로 많이해결하지 않나요? 저 있던곳만 그런지 몰라도 인센받는곳은 회사의 수익이 나는 곳 나머지는 없었는데,
통풍라이프
18/09/17 00:26
수정 아이콘
신입의 경우는 안 구해서 없는 거지 구하면 금방 구해지니까요. 그리고 2 번의 경우는 사실 인센이 문제라기보다도 개발 지원을 두고 다투는 팀 간의 경쟁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라서요. 서로 사내의 한정된 개발 기회와 지원을 두고 경쟁하는 개발자들이 (내 생각에) 일 못하고 실적 못 내는 경쟁자와 연대할 수 있는 있을까, 그 점이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뭐...저도 '이래서 노조는 안 돼!' 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아니어서요. 노조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스마일 게이트나 NC 같은 캐시 카우가 확고하면서도 개발도 규모있게 해서 프로젝트 실패의 영향력이 비교적 미미하고 또 책임 소재를 묻기도 불분명한 회사들...그런 회사들은 노조의 기반이 탄탄할 것 같습니다.
18/09/17 00:26
수정 아이콘
분야 불문히고 크런치 모드는 생산물의 질을 떨어뜨리죠
사실 간부들이 유능하다면 그런 상황 자체를 안 만들텐데 모든 업계가 덜 성숙한 상태에선 1 2 세대의 주먹구구식 일처리를 했던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이끄니까요
18/09/17 05: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더 이상 게임 업계에서 일하진 않습니다만, 제 경험 상 상당수의 프로젝트는 구성원 사이에 비전에 대한 합의부터 부재하고, 그러다보니 중간관리자들은 어디에 우선 순위를 맞춰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실무자들 입장에서 뭘 해야 하는지 교통 정리가 전혀 안 되니 비효율은 극에 달하고... 많은 경우 게임만이 아닌 프로젝트 진행 역량 자체에서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도 단기적인 목표를 제한 시간 내에 달성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만 게임 회사처럼 분기 내내 크런치 모드로 일하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사실 게임 회사의 일반적인 크런치 모드들은 자기 모순적이죠. 평상시부터 한계 이상으로 일을 해서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 정말 긴급한 상황이 닥치면 대처가 가능할까요...
Zoya Yaschenko
18/09/17 08:24
수정 아이콘
결혼을 안(못)해서 출산율이 낮은데 끊임없이 기혼자만 언급되다니 엉엉
작은빵떡큰빵떡
18/09/17 08:3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나름 6년 넘어 일하고있는 게임 프로그래머입니다.
일정에 쫓겨 크런치모드를 세달정도 하고나면 그 다음 분기는 거의 멍하니 출퇴하는 기계가 되더군요.

이것도 괜찮은 경우지, 매일같이 12시 넘어 택시타고 집에가는 3개월 후에는 일년도 회복이 안됩니다. 기분문제가 아니라 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었어요. 100-80 찍던 사람이 150-100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일단 큰 회사에서 노조 설립이 되고 그게 좀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18/09/17 08:38
수정 아이콘
크런치 모드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그 기간이 연단위까지 길어진다면 그것은 하나의 '모드'가 아니라 일상일 뿐이네요. 저는 "지나친 잔업=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적 죽음에도 가까이 가게 되지만, 가족 등과의 사회적 삶이나 본인을 위한 개인적 삶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 자체도 죽음이 아닐까 싶어요. 부디 게임업계 노조의 활동과 정부의 정책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한국의 게임업계가 지속가능한 상태로 발전해갔으면 합니다.
제랄드
18/09/17 09:26
수정 아이콘
디자인업 개인사업자(프리랜서)입니다. 올 상반기 매출이 시원치 않아서 만회를 위해 8~9월 동안 오더를 좀 무리해서 받았습니다. 진짜 주말, 퇴근도 없이 미친듯이 일했습니다. 집에서 하루를 온전히 쉬질 못했어요. 중간에 2박 3일 캠핑을 다녀오긴 했는데 돌아오는 날 오후에 출근해서 밤새 일하기도 했습니다. 봉급생활자분들과는 달리 버는 만큼 제꺼가 되는 거니 의욕도 충만했습니다. 그러면서 퀄리티도 신경 쓰자... 뭐 이런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나름 오랜 경력으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만든 결과물들 모두 하나하나 공 들여 만든 것들보다는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는 걸요. 퀄리티도 신경 쓰자? 빨리빨리 하되 제대로 만들어 와 다른 말이 아니라는 걸요. 크런치 모드 초기(2~3일 정도?)에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축적해 놓은 체력과 아이디어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3일이 지나면 '이럴 바엔 집에서 쉬고 나와서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오더들로 인해 마음이 불안해 퇴근해도 쉬는 게 아니게 되거든요. 그래서 일할 때 뭔가 마우스를 움직이고는 있는데 머리는 멍~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예전 같았으면 10분이면 해결되는 작업이 30분이 걸리게 되고, 어찌어찌 쥐어짜서 완성본을 만들어도 다음날 확인해 보면 뭔가 굉장히 아쉬워요. 잘못 그린 부분도 예전보다 많이 보이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훨씬 괜찮아 보일 것 같은 부분도 보여요. 하지만 못해요. 지쳤거든요. 쳐다보기도 싫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이거 넘기고 클라이언트로부터 이상한 소리 안나오면 다행이고, 나오면 그 때가서 생각하자로 퉁치고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야 납기를 맞출 수 있거든요. 이 생활을 1달 정도 반복하니 성격도 예민해졌고, 돈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좀 아무 생각 없이 딴짓하고 싶습니다. 크크.

뭐, 게임업계에 계신 분들이 보시기엔 장난 수준이겠죠. (크런치 모드로 분기, 반기, 년 단위로 돌린다고요? 덜덜;;;) 그래도 게임업계에 계신 분들의 몸, 심리 상태가 어떨지 나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런치 모드는 말 그대로 크런치 모드로 끝나야 합니다. 단기 쥐어짜기로 끝나야 해요. 그런데 그게 일상이 되면, 경영자분들이 좋아하시는 월급 대비 효용 역시 감소할 수 밖에 없어요. 본문의 링크처럼 제가 과학적인 통계자료를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그건 분명해요. 그리고 이 사실은 다들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이태리 코스 요리도 매일 삼시세끼 먹으면 처음 하루 이틀은 와~ 신난다~ 하면서 먹을 수 있겠죠. 그런데 계속 반복되면 결국 못 먹어요. 푸와그라용 거위도 아니고 강제로조차 먹을 수 없게 되는 지점이 와요. 요리도 이럴진데 일을 계속 시킨다? 결과야 뻔하지 않겠어요? 최소한 소화 시킬 시간은 줘야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경영자분들 눈에는 직원들이 밤새도록 뭔가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으니 일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시겠죠. 힘들다는 소리 나오면 과거 자신의 위용찬 과로사(史)를 읊으며 아무튼 요즘 애들은 야근 좀 한다고... 쯧쯧... 노오오력, 열정, 패기, 투지, 정신력, 너 없어도 할 사람 많아 레파토리가 :(

가끔은 궁금해요. 잦은, 지속적인 크런치 모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걸 정말 몰라서 그런 건가? 알긴 아는데 진짜 그렇게 하려니 뭔가 불안해서 그런가? 노예들(...)이 쉬는 걸 보면 고생했던 과거가 생각나 본전심리가 발동해서 그런가? 정확한 이유는, 뭐 복합적이겠죠.

... 정말 궁금한 건,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바뀔 그 날은 올까?
마우스질럿
18/09/17 12: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넥슨 노조야 당연히 있을테지 생각했는데
스마일게이트요? 아직 로스트아크 오픈베타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무슨..하고 보니까 퍼블리슁 회사였네요
국산반달곰
18/09/17 16:37
수정 아이콘
??? 스마일 게이트는 개발회사입니다.
CF, CF2, 로스트 아크 등등이요..

출시작이 적으니 퍼블리싱 한게 많아보이긴 하다만(그것도 최근에야..)
올해는 아마 꽤나 많을겁니다
18/09/17 16:51
수정 아이콘
노조관련해서 화섬노조에 들어가는거 자체가 황당한 일이죠.
IT노조가 없어서, 정말 어떻게 이렇게 일이 다른것 같은 직업군의 노조로 설립되어야 하는건지.. -_-;;

언젠가 IT관련 노조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져 재편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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