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보. 꿀빨. 갑보라 불리는 군생활
어찌저찌하여 헌병대에 가게 되었고, 어찌저찌하여 보직변경 시험을 통해 DP조라는 특수한 케이스로 군생활의 절반을 보냈다.
DP조는 군내 사병이 탈영할 경우 체포를 하는 체포조를 지칭한다.
평소에는 평범한 군생활을 하다가 지역별 탈영병이 발생했을 경우 출동하여 수사관과 탐문 및 수색을 통해 체포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된다.
선발 기준은 부대마다 다르다.
내가 근무했던 부대의 경우는 운동경력, 사회에서 특이한일을 했던사람, 관련업무를 수행한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력, 군법 시험을 통해 선발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나도 신청을 하게되었고 열심히 준비해서 뽑혔다.
구성역시 부대별로 상이한데 우리의 경우 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인터넷 접속이력, IP추적, 온라인 업무를 담당하는 1인이 부대에 항상 상주하며 기록을 계속해서 전달한다.
그리고 전체를 통솔하는 팀장 1명
운동을 잘하는 현역 혹은 국대 상비군 2명
말빨(?)이 있고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인원 2명
이렇게 5인체제로 2개 내지는 3개팀이 운영된다.
땡보 DP조는 편하다.
밖에나가면 사복입고 머리기르고 땡보 맞다. 바깥 바람도 자주쐴 수 있다.
한편으로는 도망가려고 맘먹은 사람을 잡지 못해 위로 부터 내려오는 갈굼 스트레스때문에 되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밖에나가면 평범한. 지극히 평범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어린아이일 뿐인데 누군가를 검거해야한다는 임무가 주어지는 순간 오는 긴장감과 부담,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겁도 굉장히 난다.
내가 언제 평생에 범죄자를 잡는 임무를 수행할까? 경찰이 되는게 아니라면...
지금부터 땡보 DP조를 하며 겪었던 특이 케이스를 몇가지 읊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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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애애애애애애애앵' DP조 출동준비, DP조 출동준비 2팀 2팀 지금바로 수사관실로 집합. 300초 내로 체포조 신분증 지참하고 수사관실로
호송차량지원 준비. 스타렉스 1호 500초내로 출동준비 마치고 상황실에서 도착지 접수하여 5인 호송준비 바람. 전달 끝
'몇시냐'
'지금 새벽 5시입니다'
'나 전역얼마남았냐'
'어제가 수요일이니까.... 94..5..6..'
'가자'
뻘소리를 마치고 빠른환복 후 출동 준비를 마쳤다. 수사관실로 이동하여 프린팅된 탈영병의 사진 100매와 생지부, 특이사항, 사건이력을 급하게 받아들고 차량에 탑승한다.
'어디래?'
'XX터미널이라고 합니다.'
'터미널 도면 전달 해달라고해'
'받아왔습니다'
'출구 확인이랑 인원배치좀 해주라... 나 잠이 덜깼어....'
'알겠습니다'
'출구 몇개?'
'4개 입니다'
'그럼 나 탐문 나갈게 네명 배치좀 해줘 나 어제 1시 3시 근무섰어 ㅠㅠ'
'네 미리 빼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뭐?'
'터미널이라서 출구는 4개인데 탑승하는 문이 9개있습니다...'
'지미랄...그럼 내가 뛰어다녀야겠네..'
'죄송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첫번째로 할일은 출구 배치와 탐문이다.
지금 알고 있는 정보는 25분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만 탈영병이 연고지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겠지?
일단 빠르게 티켓팅 하는곳에 사진을 돌린다.
편의점이 있네?
일단 가보자.
'안녕하세요. 여차저차 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사진속 인물 보시면 바로 아래 번호로 연락주세요'
'저... 이분 2~3분전에 여기 왔었는데....'
'현금냈나요 카드썼나요? 산 물건 영수 확인좀 해주세요'
'음... 현금으로 결제하셨구요 던힐한갑이랑 티슈 사가셨네요'
'크크크 감사합니다'
촉이 왔다. 99%의 확률로 똥싸러 간게 분명하다.
화장실 7칸 중 끝에서 두번째 칸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쾅'
'최X용 안에 있냐'
'이병 최X용.... ?! 네? 누구십니까'
2사로 문틈을 통해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아... 저 똥 끊고 나가도 괜찮습니까?'
'응 최대한 빨리 나와'
'감사합니다.'
PGR러에게 똥에대한 추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석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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