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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09 17:38:11
Name 솔루
Subject [일반] 영어 팟캐스트 : 시리얼
한국에서는 팟캐스트가 크게 인기있는 매체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팟캐스트의 인기는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친구, 동료들과 그 전날 들었던 NPR, This American Life, RadioLab에피소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드문 광경이 아니죠. 물론 미국이라고 사람들이 이상할정도로 팟캐스트에 열광하는 건 아닌지라 위에 언급한 것들을 포함한 소수의 인기 스테이션이 청취자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 와중에 작년에 혜성처럼 나타나 부동의 청취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팟캐스트 시리즈가 하나 있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미국에 거주하고 계신분이라면 싫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팟캐스트, 시리얼(Serial)입니다.

엄밀히 말해 시리얼은 완전 독립된 스테이션은 아닙니다. 이 방송의 총 프로듀서이자 진행자인 사라 퀘닉(Sarah Koenig)은 This American Life의 제작진 및 진행자 이기도 하죠. 쉽게 말해 This American Life의 스핀오프격인 방송입니다. 시즌제로 진행이 되는데, 시즌별로 각각 하나씩의 실제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요. 지금 아직 시즌 2 중반부까지밖에 방송이 안되었기에, 향후 구성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시즌1과 2는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리얼을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려놓은 시즌 1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물론 실제 사건입니다.

1999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이해민, 친구들에게는 Hae Lee라고 불리우던 한국계 미국인 고등학생이 살해를 당합니다. 용의자로 지목되어 곧바로 체포된 것은 이해민양의 전 남자친구였던 파키스탄계 미국인 아드난 사예드(Adnan Syed). 아름다운 외모와 활달한 성격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던 이해민양의 죽음과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지역사회에서는 사랑스러운 청년으로 모두의 호감을 사던 아드난의 체포는 본인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충격을 가져왔고, 그는 이 사건으로 1급살인으로 기소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됩니다. 그러나 사라 퀘닉은 이 사건에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름대로 취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우선 아드난의 체포가 전적으로 제이라는 아드난의 친구의 증언에 의존했고, 너무 빠르게 체포가 이루어졌다는 데 의구심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제이의 증언록을 쭉 들어본 결과, 그는 시종일관 말을 바꾸어대었기 때문이죠. 그의 증언들 중 일관되지 않은 부분은 그렇지 않은 부분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사라 퀘닉은 당사자인 아드난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인물들, 전문가 가리지 않고 취재하며 이 사건을 다각도에서 파헤치는데, 시리얼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라 퀘닉이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이 매 에피소드 다른데 이 관점에 따라 아드난은 빼도박도 못하는 살인자로도, 무고하게 징역을 사는 피해자로도 보이기 때문이죠. 아드난의 인터뷰하는 목소리는 거의 매 에피소드 들어가 있는데, 그때그때 제 관점에 따라 이 목소리가 무고한 호청년으로도, 무자비한 싸이코패스로도 들렸던 기억이 나네요. 시즌 1이 한창 방송되던 때 방송 다음날 아침이면 제가 일하는 사무실 업무가 마비가 될 정도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물론 사건 자체가 해결이 된 게 아니기 때문에 팟캐스트는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않습니다. 아드난은 여전히 감옥에 있고, 진실은 안개속에 있죠. 그러나 바로 이번달, 2016년 2월에 팟캐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아드난쪽에서 추가 증인 및 증거 제시를 요구하여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되었습니다! 사라 퀘닉은 이에 대해 추가 에피소드를 올리기도 했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 재미난 팟캐스트를 직접 들으시면서 알아보심이.. 흐흐.

지금 방송되고 있는 시즌 2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었다가 모종의 이유로 탈영, 탈레반에 붙잡혀 5년동안 포로생활을 하다가 귀환한 보 벅돌(Bowe Bergdahl)이라는 미군 병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의 재판은 지금 진행중이기도 하고, 보 자신이 사라 퀘닉과의 직접 인터뷰를 거부해서 영화감독 마이크 보어(하트로커의 감독)과 보와의 전화인터뷰를 간접적으로 듣는것 밖에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시즌 2는 현재까지 보라는 인물 보다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여러가지 측면, 보의 구출작전의 진상 등등 좀 더 구조적이고 외부적인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시즌 1보다는 그래서 몰입감이 좀 떨어지는 편인데, 그래도 이야기가 워낙 다르다보니 재미있게는 듣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자체도 워낙 재미있지만, 사라 퀘닉의 영어 어투와 발음 자체가 굉장히 명확하고 또박또박해서 영어 공부에도 좋은 방송입니다. 홈페이지에 가면 스크립드도 다 올라와 있어서 내용 놓칠 걱정도 없고요. 시리얼의 인기로 인해 요즘 범죄 관련 방송이 뜨고 있을 정도니까요. 이 약 재미있는 약입니다. 한번 사서 들어보세요 헤헤..

추가. 제일 중요한 홈페이지 링크가 빠졌네요. http://serialpodcast.org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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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knows
16/02/09 17:48
수정 아이콘
영어 자막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잘 안들려서 못보겠더라고요. 아쉬워요
16/02/09 18:02
수정 아이콘
홈페이지에 스크립트가 있으니 천천히 읽어보시고 들어보셔도 됩니다!
가가멜
16/02/09 18:20
수정 아이콘
홈페이지에서 스크립트를 찾을 수 없네요. 조금더 자세히 알려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가장자리
16/02/10 00:11
수정 아이콘
https://www.reddit.com/r/serialpodcast/comments/384uxs/serial_podcast_season_1_episode_guide_transcripts/

여기를 보면 토론과 스크립트에 관한 안내 등을 볼 수 있네요.
16/02/10 01:37
수정 아이콘
강추!
자전거도둑
16/02/09 19:29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팟캐스트가 대중적인 매체군요.. 한국은 대안언론적 성향이 강한데.. 외국 팟캐스트도 한번들어봐야겠어용..
지하생활자
16/02/09 19:50
수정 아이콘
목소리와 발음 정말 좋네요...
딱 라디오 듣는 느낌이네요
지하생활자
16/02/09 19:52
수정 아이콘
아니 토플 리스닝 하는 느낌이네요 크크.. 긴장하게되요
16/02/09 20:00
수정 아이콘
허트 로커 감독은 캐서린 비글로우이구요.
마이크 보어가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마이클 무어는 아닌거 같고
마크 볼이라는 허트로커 각본가 같네요.
16/02/10 00:33
수정 아이콘
아 각본가였군요! 정정 감사드립니다.
Leeroy Jenkins
16/02/11 21:12
수정 아이콘
저는 시즌 2가 더 재밌더군요. 아무래도 취향에 더 맞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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