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jtbc.joins.com/html/685/NB11225685.html


잘 알다시피 김종인은 손혜원과 오랜 친분 관계가 있죠...

이번 마포을 공천도 비대위에서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김종인이 결단을 했고요...

그런데 지금 손혜원과 김종인도 거의 소통이 없는 듯 하네요...

인터뷰의 전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몇몇 질문과 답변만 그대로 옮겨 오면


Q. 더민주 내부의 갈등 어떻게 보는지?
[손혜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 이건 또 굉장히 중요한 기사인데, 조심해야 하는데 제가 선거 막바지에 홍대 앞에서 유세를 했어요. 그런데 거기서 김종인 대표님하고 문재인 전 대표님 두 분이 손을 잡고 만세 부르는 장면을 만들려고 했어요. 문 전 대표님께서 오시기로 했고 김 대표님한테 제가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안 오시더라고요. (안 오신다고요?) 네, 안 오셨어요. 왜 안 오시냐고 했더니 직접적인 얘기는 제가 못 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 통해서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중앙위에서 친노들이 내게 한 행동은 아직도 용서할 수가 없다. 그동안 김 대표님이 너무 심하게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문 대표나 그 소위 친노들이라는 사람들한테 정말 아주 인격적으로 말살시키는 일을 했다고요. 거기에 너무 중요한 게 이해찬을 자르고 정청래를 자른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너무 화가 나 있는 거야. 문 대표보다 더 많이 화가… 그런데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저분이 경선 나와서 되기가 어렵죠.]


지난 필리버스터때도 출구전략으로 손혜원이 그렸던 그림이 제대로 되지 않았었는데 이번 총선에서도 홍대 유세때 김종인과 문재인이 손을 잡고 유세를 하려고 했던 손혜원의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았군요...

그런데 그 이유가 김종인이 지난 비례파동때 중앙위에서 친노들의 의해 인격적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해서 라니... 김종인이 내심 추대를 바라면서도 중앙위로 가져갈 수 없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 듯 하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상 김종인이 중앙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걸 기대하기란 어렵겠네요...

그리고 기자가 이번에도 중재자 역할을 할 건지 물어보니까


Q. 이번에도 중재자 역할을 할 건지?이번에도 중재자 역할을 할 건지?
[손혜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 둘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야지 되는 거거든요. 근데 지금 한쪽만 계속하고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안 될 것 같아요. 이렇게 가면, 김 대표님이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이거는 안 될 것 같아요.]

Q. 바꿀 것 같은가요?
[손혜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 아니, 노인은 안 바꿔요.]

Q. 문 전 대표는 바꿀 것 같은가요?
[손혜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 문 대표는 바꾸고 말고 할 게 없어요. 그 사람은 국회의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그 사람이 뭘 하겠어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에요.]


문재인이 답답할 정도로 물러서서 숨죽이고 양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종인은 결코 마음을 돌릴 생각이 없다고 손혜원은 판단하고 있는 것 같네요...

손혜원의 인터뷰만으로 본다면 김종인과 문재인의 공동운명체는 상당히 위태롭네요... 두 양반 다 지금 손을 놓으면 죽는다는 위기감 때문에 적당히 걸쳐 있을 뿐인 듯... 그럼에도 김종인은 문재인에게 불만이 많은 상태이고, 아마도 지난번에 만났을 때 친노들 좀 통제하고 내심 추대건에 대해 문재인이 좀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랬을 테지만 문재인이 원칙을 고수하고 친노도 자기가 다 통제할 수 없다고 하니 빈정이 상한 듯 하네요... 그건 문재인을 만난 후 김종인이 여러 매체에 인터뷰를 한 것을 통해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김종인은 누구와 소통하느냐는 질문에

Q. 그럼 김 대표는 누구와 연락을 하면서 이런 의견을 나누는 건지?
[손혜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 아무도 안 하세요. 제가 보기엔 종편만 보고 하시는 것 같아요.]


더민주의 대표이니까 종편에 신경을 쓰는 것까지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손혜원이 “종편만 보고 하”고 있다고 할 정도라면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사실 김종인은 중도라고 해도 보수적인 인사에 더 가깝고,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종편의 논조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경우가 많았죠... 어째 김한길때도 그렇고 더민주의 지도부들은 조중동과 종편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지...


아무튼 개인적으론 김종인이 당대표 보다는 다른 역할이 더 맞을 것 같지만 정말 당대표의 역할을 하고 당을 수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바꾸고 싶다면 종편 좀 덜보고, 지금 단점으로 지적되는 '독선적이다, 말을 감정적으로 던진다, 소통이 부족하다' 등을 개선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지난번 일본 대사를 만났을 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그것에 대해 문제를 삼으니까 별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김종인이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으로 툭툭 던지는 말은 더민주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문재인을 만난 후에 여기저기 언론 인터뷰에서 신경질 적으로 말하고, 뭔 사안이 있으면 조중동과 인터뷰해서 일을 크게 만들고,  뭘 했줬다는 식의 시혜를 베푸는 것 같은 말을 하는 등 굉장히 꼰대스럽고 불쾌하게 만드는 말때문에 김종인은 불필요하게 적을 만들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말들은 더민주의 도움이 되기 보다는 공격의 빌미가 되고 지지층 마저 이탈하거나 흔들리게 만들기도 하죠... 자연인 김종인이야 그런 말투가 개성(?)이 될 수도 있지만 정치인, 그것도 당의 얼굴인 대표라면 매우 부적절하죠...

또한 지금과 같아서는 김종인이 추대가 되서 대표가 된다고 해도 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들이 계속나오고 더 오른쪽으로 끌고 갈 것 같아서 당내와 지지층들의 비판이 터져나올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지난번처럼 당무거부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세력이 없는 김종인이 맞서는 카드는 당무거부죠... 새누리때도 그 전에도 여러 차례 당무거부라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었던 양반인지라... 그래서 대표가 되서 더민주에서 세력화를 시도한다면 또 거기서 세게 부딪칠거라서 리더십이 흔들릴테고요...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누구 보다 김종인이 지금부터라도 정치력을 잘 발휘하고 당내와 지지층들과 소통을 하면서 의견을 모아내고 당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텐데, 김종인에게 그 만큼을 기대하긴 어렵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