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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8 10:12
재밌네요.
본문과는 좀 다른 얘기지만 색깔 얘기가 나와서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적어봅니다. 우리 고유어에는 색을 나타내는 기본어로 하양, 검정, 빨강, 노랑, 파랑 등이 있죠. 그런데 빛의 삼원색 중의 하나인 녹색은 고유어가 없더라구요. 녹색이나 풀색 처럼 다른 언어에서 따온 것 밖에 없는데 그 이유가 참 궁금했어요.
16/06/08 10:55
푸르다로 퉁쳤던거죠. 색개념이 분화되는 과정에서 적당한 단어를 수입한 걸껍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비문학 지문 중에 민족의 지역환경에 따라 색 영역별로 명칭이 붙는 양이 달랐다고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설원지역은 흰색의 명칭이 더 분화된다거나..
16/06/08 10:19
풋풋하다 에서 풋사과 를 거쳐서 풋내기로의 진화가 먼저 완료되는 바람에 단어 생태계에서 추가의 단어가 팔릴 여지가 없었던 것 아닐까요?
항상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16/06/08 10:21
한국어에서도 '새파랗게 어린 놈이' 라는 표현이 있는데
새파랗다는 풋사과의 초록색 색깔과 같은 색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지 않을까요? 라고 적고 보니 위에 사악군님이 똑같은 말씀을 적어주셨군요 ^_^;;;
16/06/08 10:23
독일이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맥주를 식수 대신 사용했던 기록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타 문화권에 비해 어린 나이에 음주를 시작해야 했는데, 이게, 2차 성징 이전의 아동의 경우에는 1차 알콜 분해효소의 대사과정이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알콜을 과다복용할 경우에 입술을 비롯한 말초부가 파랗게 됩니다. 그래서 타 문화권과 달리 파란색이 취함을 연상한다고 하네요. ....물론 믿으면 골룸합니다. 아침에 모처럼 한가해서 소설을 ㅡㅡ;; ..죄송합니다;
16/06/08 10:32
(전략)
김상사는 빨간마후라를 풀어 재은이의 노랑머리에 감아주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어색하게 마주한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고 김상사는 취기어린 눈으로 짙은 파란색의 밤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세기말이야.."
16/06/08 10:32
한자어이긴 하지만, 청년, 청춘... 이라는 어휘가 있긴 하고, 새파랗게 어린 놈도 있고.
우리는 green보다 청색을 더 좋아한 게 아니었을까 싶셉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색깔로 상태를 지칭하는 게 별로 없는 것 같긴 합니다.
16/06/08 11:18
색갈에 관해서는 한자를 많이 쓰다보니 그렇긴한데, 사실 파랄 靑자는 새로 자라난 식물의 색갈이라는 뜻이니 Green하고 통하는 면이 없지않아 있죠.
Red가 성숙된것이란 뜻이 아닌건 붉은색을 가장 강렬하게 인식하는게 과일이 아닌 불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붉을 赤자는 불의 모습이고 불의 색갈이라는 뜻입니다.
16/06/08 11:57
우리 문화권에서는 청색은 우울함과는 거리가 먼데 말이죠. 파랑에서 왜 우울함이 떠오르는 지를 전혀 모르겠어요. 파란하늘 파란바다 청화백자 etc 우울하다는 느낌이 끼어들 곳이 없는데 영어에선 왜 파랑색이 우울한건지 신기합니다. 흐흐
16/06/08 12:15
내륙에사는 동방사람들보고 바다와 하늘을 상상해라면 맑은 날씨에 사파이어같은 바다를 생각하겠으나, 북유럽의 섬나라 영국에 살고있는 사람들한테는 밑도 끝도 보이지않는 느낌이 아닐까요? 같은 바다라고 해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디든지 갈수있는 자유일수도있고 영원히 빠져나오지못할 심연일수도 있으니까요.
16/06/08 12:08
제가 색감이 정말 꽝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빨간색-녹색이 보색관계라는 것이 언어적으로 크게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반의어 관계에 있는 많은 단어들은 보통 이분법적 논리로 쉽게 구분됩니다. 즉, 특정 기준을 세우고 이것이 없냐 있냐, 혹은 많냐 적냐 등으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색감 같은 경우는 이런 특정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빨강과 녹색이 서로 반대되는 것이 "무엇 때문이다"라고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Green이 "덜 익은"의 뜻을 가졌다면 "잘 익은"의 뜻을 가질 Red와의 특정 기준은 '성숙한 정도'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특정 기준이 Green과 Red의 반의성을 잘 나타내주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Blue와 Yellow의 보색관계를 들 수 있습니다. 우울함을 나타내는 파란색의 보색인 노란색은 우울함의 반대인 즐거움의 뜻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의 구분 기준이 색감의 양단을 가르는데 중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근데 그냥 제가 색감에 둔감해서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ㅠㅠ
16/06/08 12:32
색알못이라..ㅠㅠ저도 잠시 헷갈려서 구글링을 해봤습니다.
RGB 3원색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노-보, 파-주가 각각 보색입니다. 실제 눈이 인식하는 것은 흰-검, 초-빨, 노-파, 이렇게 3가지라고 하더군요. https://en.wikipedia.org/wiki/Opponent_process 참고했습니다.
16/06/08 13:10
어찌됐건 본문에서 그린의 예시에서 레드가 나온건 그 둘이 보색관계라거 어원도 반대의 의미를 가져야 된다는 논리가 아니라, 단순하게 덜 익은 과일은 파란색이고 다 익으면 붉은색이라는거죠. 이 문제에 보색은 아무 상관도 없어 보입니다.
16/06/08 15:44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상관도가 낮은 줄 알았는데 아예 없네요. 생각보다 보색 관계라는 근거가 red와 잘 익다라는 뜻 사이의 연결을 도와주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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