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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27 23:03:3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단상] 권력이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 일본의 사례
요즘 다시 일본 근세사 관련 책들을 읽고 있는데, 정치학적 관점에서 일본은 정말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왜냐하면 막부체제라는 게 정말 특이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대부분 아시다시피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덴노(천황)'의 자리를 탐하지 않고, 정이대장군(쇼군)이 되어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도쿠가와의 후계자들도 그러했습니다.

희한하게도 그들은 조정을 통하지 않고, 
막부에서 명령을 내렸으며 각 지방의 영주들은 조정이 아니라 막부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체제가 무려 300년 동안 유지되었고, 
그 누구도 도쿠가와 가문에게 중대한 반기를 들거나 그들의 권력에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 영원할 것만 같았던 도쿠가와 가문의 권력이 정말 눈사태처럼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페리 제독의 방일과 "개국에 대한 찬반"

전대미문의 사건을 마주한 도쿠가와 막부는 우왕좌왕했습니다.

개국이냐 쇄국이냐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 책임이 너무 무거워서 어떻게든 그 책임을 연기하거나 나누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막부는 전국통일 이래 처음으로 덴노의 조정에 '자문'을 구하게 됩니다. 
언제나 스스로 판단하던 막부가 조정에게 볼을 토스한 것이죠. 

그런데 막부의 이러한 결정은, 막부를 멸망시키는 중요한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이 순간부터 사람들(일반인 말고 유력자들)의 눈과 귀가 조정을 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덴노'는 이 때 몇백년만에 처음으로 막부를 압박할 수 있게 됩니다.

덴노가 '쇄국'의 의견을 피력하면, '명분상' 덴노의 신하인 '쇼군'은 상당히 난처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막부는 이미 개국쪽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막부는 또 두번째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전국의 다이묘들을 소집하여 '자문'을 구합니다.
이 또한 막부 개창 이래 처음있는 일로, 
전국의 다이묘들에게 '도쿠가와 가문'이 사실 '무기력'하고 '나약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결국에 덴노는 '양이(오랑캐를 쫒아내라)"를 명하지만 막부는 '전쟁에 승산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개국을 택합니다. 

하지만 덴노와 막부의 의견 차이는 결과적으로 지방 사무라이들의 봉기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덴노를 무시하는 막부를 멸하고 왕정복고를 하자!"는 세력이 나타나고, 이들은 심지어 조정의 비호를 받게 됩니다. 
(물론 이들은 그 이전 시대에도 존재했지만, 덴노vs쇼군의 구도가 이들에게 전에 없었던 명분을 실어주게 됩니다)
그리고 막부의 나약함을 알아차린 야심가들을 자극하게 되죠(사쓰마, 쵸슈, 토사 등). 

물론 쇼군의 직책 자체가 "정이대장군"을 의미하기 때문에, 도쿠가와 가문이 개국을 택한 순간 집권의 명분이 급속도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막부가 조정에 의견을 구하지 않았더라면, 전국 다이묘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역사가 흘러갔을지...

이런 사례를 보면, 아무리 오래된 권력이라도 어떤 잘못된 판단 하나로 수직낙하할 수 있는 신기루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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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선생후니
18/01/27 23:06
수정 아이콘
부견...비수대전..
태연이
18/01/27 23:06
수정 아이콘
아마 그랬다면 개국과 쇄국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상황을 막부가 단독으로 선택했다로 말이 바뀌고 존왕양이의 명분을 내걸면서 봉기하지 않았을 지 흐흐..(..)
aurelius
18/01/27 23:10
수정 아이콘
막부가 조정에 의견을 구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정의 의견이란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아니 애초에 의견을 개진할 수단이나 통로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묻혔을지도 모르죠 흐흐. 조정의 위상을 높여준 건 다름 아닌 막부 그 자신이었죠.
요슈아
18/01/27 23:18
수정 아이콘
여기서 그냥 아무데도 자문같은 거 구하지 않고 쇄국이다! 하고 밀어 붙였다면 흥선대원군 이후 대한제국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있었겠군요(.....)
펠릭스-30세 무직
18/01/28 00:03
수정 아이콘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비판하는데 정작 일본의 정권을 잡은 이들의 이념이 존황'양이'였습니다. 서양 오랑캐를 무찌르자! 라는 이념이지요.

이들이 180도 바뀌듯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정책이었지요. 그래서 흥선군의 경복궁 중건을 깔 수는 있겠지만 저는 쇄국정책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프리지
18/01/28 00:01
수정 아이콘
저런거 하나하나 사소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내외환을 극복하는 저력 자체가 권력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망조가 들었다고 말하는데, 망조가 아니 든 정권은 거센 내외환에도 꿋꿋히 버티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망조가 들면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라를 박살내기도 하는것 같네요.
갠적으로 임진왜란기 조선이 망하고 새 나라가 들어서는게 옳았다고 생각하는데, 왜란과 호란이라는 거센 격랑을 견딘 것도
조선의 시스템과 정당성이 붕괴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망조가 덜들었었죠.
18/01/28 00:14
수정 아이콘
성종 때 경국대전이 완성되었고, 연산군의 폭정을 반정으로 물리친게 컸어요.
또한 선조 때에는 그동안 전권을 휘둘러왔던 훈구가 물러나고 사림이 집권한 것도 있죠.
결국 시스템 자체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다보니까 두 차례의 전란만으로 무너지지 않게 된 것이죠.
18/01/28 00:23
수정 아이콘
중앙부가 그동안 쌓아온 기득권 덕분에 잘못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순간. 생기가 남아있던 주변부가 권력을 낚아채고 나라를 다시 살릴 수 있었던 국가가, 극동에 일본 밖에 없었다는 점은 항상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네요.
18/01/28 00:32
수정 아이콘
일본은 현대사를 분석하면 좀 더 의미가 깊을 것 같습니다. 자민당은 55년체제 이래로 딱 한번을 제외하고 1당독제를 하고 있죠.
aurelius
18/01/28 00:37
수정 아이콘
어떤 특정한 계기가 생긴다면 자민막부(?)도 급속도로 무너질지도 모르죠 흐흐. 개인적으로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근데 당분간은 좀 어려울지도. 일본경제가 여전히 잘나가고 있고, 시민사회가 단결할 수 있는 구심점도 없고. 야당은 완전 지리멸렬하니. 일본인들 생활이 좀 어려워지고, 자민당 부패스캔들이 막 폭로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들이 야당쪽에서 나타난다면 상황이 바뀔지도. 근데 지금 일본 야권은 한나라당 독주 시대 우리나라 야당을 보는 거 같으니... 노답.
18/01/28 01:06
수정 아이콘
반대로 말하면 한국의 뿌리깊은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당+바당의 독재를 끊기위한 반면교사로 보기에는 일본만한 교과서가 없기도 하다 봅니다. 현 민주당이 일본의 정치상황과 국민들의 지지성향을 가지고 공부하기 딱 좋긴 하죠.
절름발이이리
18/01/28 02:58
수정 아이콘
국민성향도 다르고 정치제도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해서 여러모로 별 도움이 안된다고 봅니다.
스타더스트
18/01/28 09:45
수정 아이콘
역시나 평소 행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날선 댓글이군요. 참고정도는 충분히 할수 있겠죠. 도움 안된다고 생각하히는 분들은 귀 닫고 있으시면 됩니다
Been & hive
18/01/28 04:57
수정 아이콘
근데 일본 자민당은 한국 자한당과 비교도 안되게 일을 잘하고, 일본 민주당은 더민주와 비교도 안되게 일을 못합니다.(...) 그차이가 커요
18/01/28 07:00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처음과마지막
18/01/28 08: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건 그렇죠 일본 자민당은 우리 입장에서는 밉지만 일본입장에서는 다른 나라를 침략할만큼 국력을 강하게하는 부국강병 쪽으로는 일을 잘하죠
미국이 2차대전이후 목줄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죠 목줄이 풀리면 언제든지 더 무서운 나라가 될수 있거든요
반면에 한국 자한당들은 적페 매국노들이라서 계속 집권했다가는 조선말기처럼 나라가 망할확률이 크다고 생각해요
엠비 그네 정부보면 펙트죠
강미나
18/01/28 09:48
수정 아이콘
말씀처럼 경제 악화와 취업난으로 인해 자민당이 급속도로 무너진 일이 있었는데 하늘이 민주당을 버렸고(동일본 대지진)
다시 정권을 잡은 자민당이 정권을 내줬던 걸 반면교사로 삼아 아베노믹스를 펼치면서 국민경제가 대호황을 맞아버려서....
3.141592
18/01/28 00:41
수정 아이콘
조선이 쇄국 안했다고 일본만큼 발전했을진 모르겠네요. 애초에 쇄국을 안할수가 있었는지도 의문이고요. 비록 수박 겉핥기나마 일본은 네덜란드와 교류가 있었고 그쪽 언어 구사 능력자가 소수나마 존재했으며 쿠로후네 사건 당시 서양이 무례한 놈들이라는 인식은 있었겠지만 외계인이나 미개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중국과 조선 이외는 오랑캐라고 생각하던 조선이 지구 어디서 온지도 모르고 알 생각도 없는 서양을 배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aurelius
18/01/28 00:58
수정 아이콘
이 글의 주제는 쇄국은 아닙니다만, 일본과 조선의 차이는 쇄국이냐 개국이냐의 차이를 한참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동시대 일본과 조선은 국력차이가 상당히, 아주 많이 나던 국가였고 일본은 조선과 달리 화폐경제, 상업인프라를 갖추고 있었고, 인구 또한 두배 이상이었습니다. 애초에 체급 자체가 좀 과장하자면 넘사벽이었고, 따라서 일본은 근대화하기에 필요한 기초 체력과 자본금을 갖고 있었습니다. 조선은 개국해도 말짱 꽝인게, 자본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한계가 너무 뚜렷했죠. 물론 해외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중요하긴 했지만요. 가령 후쿠오카 영주는 개국이냐 쇄국이냐 논쟁 중일 때 이미 러시아, 영국, 프랑스, 미국의 국력을 나름 정확히 파악했고, 이들을 어떻게 서로 이이제이해서 일본의 안전을 도모할 것인가에 대한 상소를 막부에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강조하자면, 중앙정부가 아니라 도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후쿠오카 다이묘가 서양열강들에게 대해 꽤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죠.
18/01/28 01:2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아시아 국가의 근대화 여부는 국가의 강함과 발전 여부보다는 서양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많이 좌지우지된거같아요.
Multivitamin
18/01/28 10:27
수정 아이콘
나가사키가 유일하게 네덜란드와 교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쿠오카 영주가 서양열강에 대해 잘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강미나
18/01/28 10:42
수정 아이콘
데지마가 있었으니....
신의와배신
18/01/28 10:56
수정 아이콘
예전에 흥선대웡군이 집권당시 나폴레옹을 알고 있었다는 다큐멘타리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정보를 누구를 통해 얻었을까가 그 다큐멘타리의 주제였는데 결론은 내지 못하고 아마도 중국의 선교사를 통해서 라는 추측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일본을 통해서 서구의 정보를 알았을 가능성이 더 크네요
한쓰우와와
18/01/29 10:58
수정 아이콘
뭐 개인적으로는 남북전쟁 덕에 일본을 개항시킨 미국이 아예 손을 못 댄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metaljet
18/01/28 01:33
수정 아이콘
막부를 일종의 섭정제라고 생각한다면 무려 삼백년을 지속한것 자체도 놀라울 뿐입니다.
어두운하늘
18/01/28 03:19
수정 아이콘
쇄국이냐 개국이냐는 사실 불씨인거고
이미 저당시 도쿠가와 막부는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죠
시녀와 제자매몇명과 놀러다니며 사치만 부릴줄 아는
정치적 능력하나 없는 내실의 여자하나가 쇼군을 대놓고
공식석상에서 조롱하고 깔아뭉개는 막장짖이 연출되고
쇼군을 보좌한다는 중신 가신들은 공식회의에서 쇼군의
안을 거부하고 따르지 않겠다고 그냥 지들 멋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제지할 힘조차 없을 정도로 무능력한 쇼군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막부를 이어갔고
도쿠가와 막부가 언제 무너지냐는 시간이 언제이냐가 남았지
사실 허수아비급으로 전락해버린 상태여서
Lord Be Goja
18/01/28 04: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본과 조선은 그 개항순간들만 놓고 단순비교하기 힘든게 그전부터 일본과 조선의 인구차가 많이 벌어져서 국력의 차이도 나고 양놈들과의 교역을 이미 조선보다 훨씬 더 오래했던 일본이라 방향을 틀기가 쉬웠던거죠.그래서 쇄국정책은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었을것이고 당시의 사상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대원군의 문제는 1.권력을 쥔 방식자체가 편법이고,2.그 편법을 유지하거나 되찾기 위해서 여러번 외세를 불러오는것도 서슴치 않았으며(아들내외도 마찬가지),3.서원개혁이니 뭐니 한걸 애들장난으로 만들어 버린 경복궁관련 사업들과 그것때문에 쓴 엄청난 재원때문에 국가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4,3번때문에 벌어진 여러폐단을 결과적으로 아들에게 떠넘긴것이죠.
흥선 대원군과 광해군의 공통점이라면 왕권강화를 위해 했던 정책과 모략들이 결국은 왕권을 날려버리는 단초를(조선의 멸망/인조반정) 제공했다는점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지네요.
도연초
18/01/28 05:27
수정 아이콘
사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데, 막부는 조정에 대해서 개항 여부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이 아니라, 사후승인에 해당하는 '칙허'를 구한 것입니다.
흔히 '안세이 5개국 조약'이라고 하는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의 조약은 전부 막부의 독단으로 조인되고, 사후에 칙허를 구했습니다.
즉, 개국 자체는 조정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되어서, 실제로 요코하마, 나가사키, 하코다테는 칙허가 내리기 전에 개항되었습니다.

그리고, 칙허를 구하는 행위 자체는 막부의 판단미스가 아니라, 절차상 당연히 필요한 행위입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하셨다시피, 형식상으론 쇼군역시 천황의 신하니까요.
문제는 당시의 고메이 천황이 완강하게 칙허를 거부했다는 점이죠.

막부가 실수한 부분은 오히려, 칙허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구실로, 조약에 포함된 나머지 도시들의 개항 연기를 요청했던 부분이죠.
그 과정에서 막부의 정치력 한계가 외세에마저 노출되어, 교섭 상대로서 막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칙허에 의한 보증을 요구하게 됩니다.
칙허를 주지않는 천황, 칙허를 받아낼 것을 요구하는 외세 사이에서 막부가 옴짝달싹 못하게 되면서, 막부의 권위가 결정적으로 실추되었죠.
천황이 쥐고있는 '칙허'라는 칼자루의 가치를, 막부 스스로가 높여버린 꼴이니까요.
신의와배신
18/01/28 11:00
수정 아이콘
칙허를 주지 않는 조정을 압박할 수단이 막부에 없었다는건데 무력으로 다른 지방정부를 억누를 수 없었다면 막부의 권력은 이미 끝이 난 상황이었네요
도연초
18/01/28 17:00
수정 아이콘
에도 시대의 천황은, 막부의 말이라면 벌벌 떠는 허수아비라는 인상이 퍼져있지만,
실제로는, '권력'은 없을지언정,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고 김수환 추기경이나 현대의 교황 같은 종교지도자처럼, 사회적 명망과 존경을 얻고있었기에,
최고권력기관인 막부로서도 함부로 압박해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기는 힘든 존재였습니다.
냠냠주세오
18/01/28 08: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들은 거지만 막무가 쇄락한 이유의 시발점은 몇백년이 지났는데도 세금을 여전히 쌀수확량으로 걷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츠마나 쵸슈같은 곳은 상업이 발달해 자금을 축적해서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쎄지고 에도쪽은 각종 사치에다가 후계자문제등으로 이미 막장길 타고 있어서
언제까지 버티냐의 시기 문제였을뿐...
비취도적
18/01/28 08:57
수정 아이콘
막부의 선택이 어떠했던 이양선, 그들식 표현으론 쿠로후네가 등장한 시점에서 기존 정권의 패퇴는 예정된 수순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거대한 외부세력이 등장하게 되면 당연히 국내는 동요하기 마련이고
대게 구체제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신체제를 받아들이자는 형식을 가지고 나오고
이에 반해서 신체제는 구체제를 붕괴시키고 혁명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러면 사람들 눈에는 구체제의 폐단이 부곽되게 되고 자연스럽게 신체제의 방식을 선택하게 되죠

조선이나 청이나 막부나 동아시아 3국 모두 다 방식의 차이만 있을뿐 테크가 두단계 이상 차이나는 서양과 맞딱드린 순간 멸망은 정해져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임전즉퇴
18/01/28 09:12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글과 관련이 되거나 아니거나 간에 어떤 댓글을 유도하는 것 같은 키워드.. 대표적으로 한국인에게 일본.

저는 역사보다는 정치학적 관점에서 본문이 좋은 통찰이라고 느낍니다. 권력이 상속까지 되며 오래가려면 동력의 일부는 관념(헤게모니?)의 관성이 되죠. 초엽에는 이런저런 요철을 갈아버리면서 가는데, 말엽에는 빠진 바퀴가 더 빠르다는 식으로 용케 죽 굴러가다 요철에 툭..
홍승식
18/01/28 09:24
수정 아이콘
도쿠가와 막부 이전에 무로마치 막부가 있었고 또 그전에 가마쿠라막부가 있었죠.
이전 막부가 망하면서 덴노 시대가 오지 않은 것 처럼 도쿠가와 막부가 망하면서도 덴노 시대가 오지는 않았죠.
다만 그 이전 시대에는 군웅할거였지만 19세기말에는 외세로 인해 통일된 것처럼 보인 것 뿐이구요.
蛇福不言
18/01/28 09:54
수정 아이콘
글 제목만 보고 떠오른 게 북한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한 김정은은 정말 허망하게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저렇게 막강하지만, 누군가의 총탄 한 발에 모든 것이 어이없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 이 돼지/그 애비는 살아도 골치 뒈져도 걱정이라...
하심군
18/01/28 10:31
수정 아이콘
사소한 거 하나만 지적하자면 천황은 막부 시대를 개막하면서 종교적인 존재로 전락을 했더군요. 일종의 살아있는 토템이랄까. 그래서 전국시대와 도쿠가와 막부때는 먹고 살기 힘들고 필요도 없는데 토템따위가 된거고요. 그리고 메이지 유신에 들어와서는 막부를 넘어뜨리고 나름의 현대화를 위해서 토템겸 입헌군주제의 부품으로 쓰고. 그래서 저는 천황으로 부르는 데 별 거부감은 없습니다. 토템을 뭐라고 부르든 토템은 토템이라.
도망가지마
18/01/28 11:25
수정 아이콘
뭐 외계인이 처들어왔는데, 그것에 대항할 힘이 없는 순간 그 권력은 끝이었던거라 생각합니다.
도뿔이
18/01/28 13:42
수정 아이콘
막부 시대 일본은 같은 봉건제인 탓도 있겠지만
교황이 실제적인 권력을 잃은 유럽중세와
많이 닮았죠. 천황은 종교적인 구심점일 뿐이었고
지배세력이 무사계급인것도 그렇구요
young026
18/01/28 21:45
수정 아이콘
13세기 초에 조정이 권력을 잃어버리는 과정도 순식간에 일어났죠.
미트파게티
18/01/29 17:24
수정 아이콘
그렇다기보다는 역사적으로 봐도 집중된 권력이 그 형태를 유지한채 백년 넘기는것도 힘든게 증명이 된터라
3백년이면 이미 권력의 수명이 다해서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저게 트리거가 되었다면 몰라도
두가지 선택이 권력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품아키
18/01/30 18:24
수정 아이콘
명분상으로보면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사력, 즉 힘으로 지방정부를 억누르는 형태로 돌아갔던 체제였는데 그 힘에 의심이 가기 시작하니 체제가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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