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한다. 매일매일 일을 한다. 일이라 함은 왜 하는걸까? 그건 내가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현재의 생활을 영위하고 유지할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밑바탕이고 미래에 지금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수 있도록 재산을 축적할수 있게 만드는 행위이다. 그래 뭐 말은 어렵지만 지금 하고싶은거 하고 살고 또 더욱 더 하고싶은걸 할수 있게끔 만들게 하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이지. 행복하게 살자고
그럼 왜 나는 맨날 야근을 할까? 야근하면 하고싶은걸 할 시간이 없지 않나? 매일 야근을 하고 매일 원하지도 않은 술을 매일 마셔야 할까. 그건 내가 하고싶은 일이 아닌데
야근을 매일 하다보니 이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좋아하던 게임은 다 접었고 야구는 하이라이트만 보고있다. 친구들 만나는 일도 어려워 점점 보기 힘들어진다.
남들은 해외여행이다 뭐다 여기저기 잘도 움직이는데 난 왜 해외여행 갈 돈도 없고 여행갈 시간도 없는걸까? 맨날 야근하는데 돈은 다 어디로 새고 있고 왜 통장은 항상 돈이 들어오자마자 카드회사가 잽싸게 털어가서 배고프다고 울고만 있는걸까
성공에 대한 미친듯한 욕구가 있어서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권력욕은 없고 남들에게 일을 잘한다 인정받는 욕구만 강해서, 그저 그냥 일만 떠맡기만 해서 죽어라 일만하고 칭찬만 받고 사는 이 삶이 과연 진짜 의미가 있는 삶일까?
남들은 정시되면 땡하고 집에 가는데 나는 왜 남아서 일처리하고 남은사람들끼리 일하다가 또 술먹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잠들고 하는 이삶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걸까?
그래 다 이게 내가 성장하는 길이고 남에게 인정받는 길이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달려왔는데 왜 남은건 더욱 쌓여가는 일이고 연봉협상때 직원평가는 남들과 동일한 등급으로 받는걸까
뭐야 이럴거면 일 열심히 하나 안하나 똑같네 뭐하러 일해야 하는거야 왜 늦게까지 일하고 업무도 왜 나만 더 떠앉고 하는거야 그냥 나도 내일만 하고 안할래 생각없을래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옆자리 타부서 부장님이 왜 일을 그렇게 안하나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아 저분도 처음엔 지금처럼 안했겠지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하시던 때도 있었겠지. 그러다 내가 방금 한 생각처럼 현타가 와서 저렇게 매일 노트북에 녹스깔아서 핸드폰 자동사냥을 노트북으로 돌리는걸 시작했겠지
누구는 쇼핑몰 보고 누구는 소설책을 보고 있네. 내자리는 뭔데 남들 다보이는 자리라서 딴짓도 눈치보여서 못하고 그냥 죽었다 일만 하는 자리인거야 남들은 여행준비다 뭐다 언제 그렇게 재빠르게 계획들을 세우고 있는건지, 내가 무식하게 일만하고 살아서 내 현생을 돌볼 시간없이 그냥 하루하루 이렇게 살고만 있는건지 모르겠네
그렇게 사고싶었던 거 돈없으니까 돈생기면 사자 돈 생기면 사자 하다가 시즌아웃되고 이젠 품절이네 그래 어짜피 사봐야 쓸일도 없었어 돈낭비만 하는거지 안산게 나아 돈아깝게.. 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그 아낀돈은 다 어디에 있는거지
내 삶은 뭔데 이거. 날 위해 살고있긴 한건가? 진짜? 일이란 뭐야. 날위해 하는게 맞는거야???
...
오늘도 자기전에 예전에 백수시절, 개노답시절의 내가 썼었던 글을 읽고 자야겠다. 그래 오늘도 수고했어. 일할때가 좋은거지. 노는거보단 낫지 암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