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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31 03:11
확실히 샤일록이 뭐 그렇게 나쁜놈인가 싶은 생각이 어릴 때도 들긴 했어요. 돈 안갚았다고 사람 죽이는 게 지금에서야 말도 안되는 일일지 모르겠지만 당시 정서로 생각했을 때 그렇게 나쁜 짓인지... 결론은 유대인이 나쁜놈?
16/01/31 08:33
포오셔.. 돈만 많으면 학력/자격증 위조따윈 상관없는 건 저때도 마찬가지였군요.
앤토니오는 그간 샤일록에게 했던 짓거리로 인해 나온 악의란 걸 뻔히 알고서도 어떤 진심어린 사과나 뉘우침 없이 기독교 교계의 빽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으로 압박넣다 안되니 고고한 상태로 그냥 인생 포기.. 사기극을 기반으로 한 억지쓰기에 채권도 무효화되고 종교의 자유도 침해당하고 재산까지 박탈당한 금융인은 부들부들...
16/01/31 09:08
어린 시절 베니스의 상인을 읽으며 수없이 고민했었죠. 법정에서 어떻게 말해야 샤일록이 살을 가져갈 수 있을지.
제 해답은 직접 살을 베어서 가져오게 하든지, 그냥 살을 베고 이판사판으로 가든지. 읽으면서 너무 화가 났어요.ㅠㅠ
16/01/31 09:40
어차피 당시의 관점에 근거해서 쓰여졌을 것이니 작품 내적인 묘사는 샤일록 나쁜놈이 되는 건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고 (그게 정당하다는 건 아닙니다.)
샤일록은 사회적 소수자와 경제적 강자의 입장이 겹친 묘한 캐릭터라서 요즘 관점에서 봐도 평이 갈리게 되는 것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샤일록에게 잘못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 차용증은 신체포기각서의 일종입니다.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입니다.) 다만,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샤일록 뿐만 아니라 본문에 대사 있는 '모든' 인물들이 비윤리적이죠. 결과적으로 샤일록만 손해를 보고 나머지 인물들은 아무 손해도 보지 않은 결말이라 샤일록이 좀 더 불쌍해보이는 거구요.
16/01/31 10:32
너무 좋아요~ 또 해주세요~ 다른 얘기도 또 해주세요~~~ ^^;;
정말 읽기 좋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부디 옥체 보존하시옵고 무병장수하셔서 피지알러세계문학전집이 되는 그 날 까지 계속 써주시길...
16/01/31 10:57
재밌게 잘 읽었어요~~
근데 이거 보니까 며칠 전 일본 자금이 마이너스 금리를 등에 업고 우리나라에서 대부업으로 더 활개를 칠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게 떠오르네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를 내가 써먹을 방법은 없을지... 일본에 법인을???
16/01/31 11:24
당시의 대중의 가치관을 드러내는게 그 당시의 소설이죠.
뭐 요즘 장르문학에서 초법적,초인적 사이다를 원하는 이유랑 똑같습니다. 즉 "샤일록 = 현대의 합법적 고리대금업자"가 아니라 "샤일록 = 현대의 재벌들 중 금력을 이용해 악덕을 일삼는 자"로 해석을 하는게 소설의 주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항하기 위해선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따위 이리저리 어겨도 무슨 상관이냐."라는거죠. 그 당시 법의 위상으로 받아들이는게 어떨까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애초에 샤일록이 자신의 모욕을 앙갚음 하기위해 "못 갚으면 살 한파운드. 응응?"라고 말을 꺼낸 순간 소설내 절대악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하기에 소싯적에도 소설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었죠.
16/01/31 14:08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38&aid=0002371554&date=20130401&type=0&rankingSeq=7&rankingSectionId=104
최근 들어 셰익스피어가 매점매석, 고리대금, 탈세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실 오너캐 아니냐는 충격적인 농담 겸 가설이 돌고 있다 - 나무위키 무섭군요 (...)
16/01/31 14:57
크~재미있게 잘 풀어쓰셨네요 크크
잘 봤습니다^^ 영문학도로써 딱 그 선이 있더라고요 너무 힘들고 해석도 안되고 뭔 얘기인가 싶다가, 어느 정도 영문학이 익숙해지면 문학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을때가 있습니다 그중 최강이 셰익스피어고요 셰익스피어가 왜 유명해? 하다가 헐 꿀잼졸잼ㅜㅠ 하는 때가 오더라고요 크크 근데 영문학 공부 하면 할수록 우리나라 아침드라마가 왜 유행하는지 알게된다는...(로맨스, 불륜, 혈통, 싸움...주제가 크크)
16/01/31 17:41
뭐, 대다수의 독자들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들을 미워하던 당시 시대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당시에는 베니스의 상인이 사이다글인거죠.
당대의 고리대금업자들이 어떤 횡포를 저지르고,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지금 우리는 추정할 수 있을 뿐이지, 그 감정을 이해하긴 힘들거든요. 예를 들어서,.. 강풀의 '26년'이라는 웹툰도, 지금의 시대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독자가 읽는다면, 이 만화가 왜 영화화가 될만큼 인기가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할거고요... 만화 내에서는 전두환이라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으니까요. 그냥... 당시 고리대금업자들은 저런 '절대악'취급을 받아야 할 만큼 사람들한테 미움받는 존재였구나... 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하면서 노는것도, 다른 사이트에서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 까면서 낄낄대는 것도, 그런 공감대가 있기에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 글들을 수백년 뒤에 읽는다면, "얘네는 왜 이런 글이 좋다고 난리였지?" 라고 반응하겠죠.
16/02/01 11:09
재밌는글 잘 봤습니다. 근데 중간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채무자 비싸니오가 돈을 갚는다는데 왜 보증인이 끌려와서 저런 고초를 받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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