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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1 23:34
허탈감이 증오가 돼고, 그게 역으로 발산되는 경우도 왕왕 있더군요.
유신반대 하시다가 전과자까지 되신 분이, 야당 얘기만 나오면 빨갱이라면서 흥분하시는거 보면... 하아...
16/02/01 22:07
역사의 큰 흐름을 멀리서 지켜보면 이순신이고 안중근이고 김좌진이고 다 의인이고 위인이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죠.
그렇지만 그런 분들이 있기에 그나마 망할뻔하고 없어질뻔한 이 나라가 존속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만 후세에 재평가 받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지금 당장이 뼛속까지 시릴 뿐이죠. 하루 빨리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가 되길 빕니다만.. 최소한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못 보겠죠.
16/02/01 23:36
역사 앞에서 개인의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그게 사실 제일 안타깝죠.
그냥 후세의 평가고 자시고, 지금 당장 나 잘 살고 보자... 라는 관점에서 보면, 친일파마저도 이해가 가죠... ㅠㅠ 그저 어렸을땐, 착한놈/나쁜놈 구분이 쉬워서 편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혼란스러워요.
16/02/01 22:08
옳게 산다고 해서 반드시 외적인 보답이 있다면, 누구나 옳게 살 거고, 그럼 그건 더 이상 옳게 사는게 아니라 그냥 영리한 행동이라 불리겠지요. 현대 사회에서 옳게 사는 이유는 그냥 '나쁘게 살 때 생길 양심의 가책을 이길 수 없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뭐 대충 속임수를 쓰면 이득 좀 볼 것 같은 상황을 가끔 맞닥드리는데, 아... 도저히 못 하겠더라구요.
16/02/01 23:38
굳이 현대 사회가 아니더라도, 과거로 갈수록, 남들 괴롭히고, 약탈하고, 권력에 빌붙고, 전횡을 휘두르던 사람들이 사실....더 잘 살았죠.
그나마 현대로 오면서 시스템이 갖춰져서 그렇지,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흐릿하던 시대에는 지금보다 오히려 더 했을거라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의인'들이 더더욱 대단한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16/02/02 01:06
아버지께서는 그 때 일을 많이 후회하십니다... 그게 문제죠.
가끔, 빨갱이 놈들한테 속았다고 하실때면... 감당이 안됩니다;; 하지만, 그당시 박정희가 옳았다고는 하지 않으십니다. 뭐랄까... 자기모순에 빠져계셔요... 일제시대때, 독립투사/반일 운동가였던 사람이 이후 친일파로 변질되는 경우가 약간은 이해가 돼요.
16/02/01 23:49
그래도 그렇게 손해보고 사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세상이 이나마라도 되는 거겠죠.
그게 뭐 잘나고 싶고 정의롭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러지 않으면 못사시는 분들이 있죠. 송곳처럼 그렇게 튀어나오시는 분들이요. 웹툰에서 최규석씨가 잘 그리고 있지요.
16/02/02 01:10
그 점에 있어서는 분명히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저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거든요.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저희 아버지는 사람을 너무 잘 믿으시는게 탈이에요. 그러니 배신을 당하셨죠... ㅠㅠ 뭐,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딜 가나 기회주의자들, 뒤에서 이득만 보려고 드는 사람들, 어그로꾼들은 늘 있는거 같아요.
16/02/02 04:47
아버님과 오랫만에 긴 대화 나누신 것 아닌가요?
아버님 상황은 좀 슬펏지만 님께서 운전하시면서 아버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되었네요. 제가 아는 분 한분은 아이들이 대학 들어가면 얼굴보기 힘든데, 집에 들어오기는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아들 얼굴 보기도 힘들고 주말이면 나가고 해서 대학 졸업할 때가 된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대학 졸업반에 실습 나간다고 어딜 갔는데 일부러 갈 때 또 올 때 따라가서 오가면서 이야기 많이 했다고 좋아하시더군요.
16/02/02 10:15
아버지께서 사업을 그만두시고 난 이후로는 이런 기회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
아버지께서도 당신의 지난 일들을 이야기하시는걸 워낙 좋아하셔서요. 근데, 항상 씁쓸함이 남는 건, 그래도 바르게 살아보겠다고 애쓰던 소시민의 말로가 저렇게 초라하다는 것 때문이겠죠... 평생을 누구 헤꼬지도 못하고, 교활한 짓도 못하면서 미련하게, 우직하게 살아오신 분이신데, 남은게 아무것도 없다는게...
16/02/02 12:12
글세 그것이 남은 것이 없는 것인지 남은 것이 없어보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위에 예를 들신 세무서에서 일하신분 그분은 아주 나쁜 것만 남아 있어보입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나고 또 자본주의의 부작용이 많은 사회에서 (자본주의가 나쁜 것이 아니고 그에대한 부작용을 사회가 어떻게 처리하냐의 문제입니다) 오래 살아서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실적으로 잡히지 않아서 그렇지, 아버님께서 남기신 것이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정신은 남기셨다고 봅니다. 그 정신을 님께서 옳게 잘 받으신다면 아버님께서 좋은 것 남기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16/02/02 20:52
뒤 늦게 읽고 꼭 댓글 달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글 남기게 되네요! 아버님의 과거를 아들된 입장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아버님의 인생에서 남는것이 되겠지요
요즘 들어서 남에게 인정 받는 것 그것이 가족인것이 본인이 납득할 만 한것인가 만큼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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