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I.O.I'의 짭퉁 냄새 팍팍 풍기는 'I.B.I(일.반.인)'로 다시 조롱당했다.
메인 서사를 등에 업고 화려하게 데뷔했던 I.O.I의 서사와 달리,
'퀵빛짹푼핸' 서사는 철저히 그녀들의 팬에 의해서만,
기억되고 작성된 '소수의 이야기, 구전동화'다.
메인 서사에 비해 훨씬 생소하고 덜 알려진 이야기.
하지만,
5인방 본인이나, 5인방의 팬덤 모두,
엄연히 '소수'였기 때문에,
또,
항상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단결력과 그로 인한 추진력.
...
이 서사가 엄연히 '마이너 서사'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스 101이 종영한지 꽤 시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에 나오는 그 어떤 걸그룹도,
매력 넘치는 서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음반 혹은 음원 발매를 기점으로,
음방활동은 물론이요,
예능이나 리얼리티, 인터넷 혹은 모바일 방송을 통해,
끊임없이 화제거리를 양산하고,
매력있는 서사를 가꿔나가는데 주력한다.
또한 멤버들마다 고유의 캐릭터를 부여하고 팬을 유치하며,
팬덤의 강화를 위해 서로 간에 인기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 모든 것들은 전통적으로,
걸그룹 초기일 수록,
기획사 주도 하에 이뤄지는 인위적인 노력이다.
이러한 기획사의 눈물겨운(?)노력은,
더러는 기획대로 성공을 거두기도 하지만,
더러는 예상 밖의 실패나 결과를 도출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에 관하여,
이미 수 백, 수 천가지의 사례를 목도했거나,
혹은 무심코 지나쳐버렸다.
좋은 컨셉, 좋은 인재, 좋은 트레이닝, 좋은 노래, 좋은 안무, 좋은 홍보기회...
모두 자본이나 인력만 따라준다면,
얼마든지 어떤 기획사라도 구비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걸그룹 고유의 서사라는 것은,
기획사 뜻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걸그룹 홍수, 과포화 시대를 맞이하여,
더더욱 서사의 중요성은 부각이 되고 있지만,
그 좋은 재료들을 모아놓고 시너지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시기에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낼 지는,
오로지 신만이 알 뿐이다.
캐릭터, 팀케미스트리, 팬 그리고 서사...
프로듀스 101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장과 서사로 말미암아,
자연조성된 저 천혜의 4박자.
이것이 '퀵빛짹푼핸' 서사가,
I.B.I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팀 경쟁력'이다.
데뷔한지 꽤 지나야 형성될까말까하는,
대박 걸그룹이 필히 가져야 할 저 4박자가,
데뷔조차 안한,
그 것도 소속사조차 다른 연습생들의 모임에서,
그 화학적 시너지, 케미스트리를 창출해내며,
단단한 코어팬을 형성하고,
그들만의 서사를 만들어냈다면,
이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여기서,
이번 I.B.I 프로젝트를 주도한 황태연 팀장의 인터뷰를 인용해본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제작투자팀의 황태연 팀장은 "I.B.I는 어쩌면 진정 국민들이 만들어 준 그룹이다. 많은 팬들의 니즈를 실감했고 그래서 실현에 옮겼다"며 "앞으로 각각 정식 데뷔를 앞둔 멤버들이 조금 더 일찍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여러 가지 상황과 각 소속사와의 의견 조율을 통해 일이 성사됐다"며 그룹 탄생 배경에 대해 밝혔다.'
글을 잘 읽었습니다 특히 케미스트리 부분은 공감안할수가없네요.. 5명모두 연결되어있고 서로 굉장히 친한걸 알고있으니까요(퀵푼은 확실히 친해졌고 핸빛은..음..)정식 데뷔도 안하고 기획사도 다른 친구들이 데뷔전부터 한두명이 아닌 팀전체 이런 케미를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였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아쉽고 또 아쉬운데 저희 욕심으로 애들 기획사에서 데뷔에 지장이 갈까 그것도 사실 걱정이 되긴합니다만 사실 5명 활동하는걸 더 보고싶네요 활동이 단 이틀이라니...너무 하지않습니까ㅜㅜ 우리 아이들도 몰랭이도 다시 보고싶네요
젝키처럼 하기에는 너무 쌓아논 게 적어요...5명 모두 연예계에 안착해서 입지를 확고히 굳힌 다음이면 모를까, 기존의 소속사와 소속팀에 대한 우선권이 있는 한, 뒤늦은 재결합은 임팩트도, 실현가능성도 커보이지가 않아요. 하지만 지금이라면 번복이 가능해요. 그래서 매달리는 거에요...이렇게.
위에 황팀장의 인터뷰 내용을 봐도 잘 나와있지만, 애시당초 정규활동을 전혀 고려 안하고 5인방의 추후 활동을 위한 '포석'같았던 싱글 발매였습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큰 호응에, 규모가 점점 커지자, 기존의 플랜이 확고했던 소속사들 중심으로 급정지를 건 것 같아요. 충분히 이해가는 결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짧은 거 아닌가요? 여로모로 아쉬움 남는 결과네요.
그리고 I.B.I 프로젝트는 로엔 입장에서는 유통사가 자사플랫폼만으로도 과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좋은 테스트기회였던 거 같아요. 팬 입장에서도 고대하던 상상이 현실이 됐으니 서로 윈윈했긴 했네요.
박찬호도 현역 초기 때는 미국에서는 한 무뚝뚝(?)했잖아요? 해인이도 연예계 생활이나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레 입이 열리는 듯 하네요. 물론, 내용은 많이 '노잼'입니다. 매 멘트 하나하나가 너무 진지해요. 큭큭
그리고 각 소속사의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문제는 오랫동안 지적되왔던 문제였기에, 이 프로젝트 자체가 현실화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지만, 정작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시킨 주체는 바로 기획사들입니다. 결국 IBI라는 상품은 기획사의 판단 아래 시장에 나온 것이고, 우리는 그 컨텐츠의 소비자로서 당연히 공급자인 그들에게 컨텐츠에 관해 요구할 권리 자체는 있다고 봐요. 그 것을 수용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그들의 판단에 걸려있다고 하더라도요.
이 글과 링크걸어주신 푼갤의 글까지 보고 오니 팬들의 고뇌와 아쉬움이 깊게 느껴지네요.
어찌보면 정말 기적같이 만들어진 I.B.I에요. 퀵빛짹푼핸 중 한명이라도 11위 안에 들어갔다면 이런 완벽한 케미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을거같아요.
그래도 인터넷에서의 놀이일뿐이던 I.B.I라는 이름으로 실제 음악방송까지 뛰는걸 보고 기획사들간의 합의가 원활히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겠구나 했는데,
그저 후속활동을 위한 하나의 프로젝트에 그치게 된다면 너무 아쉽겠네요.
솔직히 말해서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DSP의 윤채경양은 이미 에이프릴 런칭한 DSP에 있어서는 계륵같은 존재라 IBI 활동을 한다면 가장 문제가 없어 보이고, 김소희양은 인지도는 높지만 아직 뮤직웍스에서는 딱히 형체가 보이는 걸그룹은 없어보이고, 문제는 한혜리 양인거같아요. 올망졸망이라는 그룹을 런칭한다면 그 그룹의 현아같은 존재가 될만한 아이콘으로 보여서요. 푼핸은 음..저도 그 새 멤버 예고를 본지라 소속사에서 따로 데뷔를 준비중이면 IBI에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는 힘든 상태겠지요.
과연 IBI의 두번째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지..정 안되면 가끔 프로젝트성으로라도 뭉쳤으면 좋겠네요..
기적이었죠. 그 기적의 끝이 어떠할 거라는건 모두가 알고 있기는 했지만, 갑자기 찾아왔던 시작만큼이나 급하게 끝이 나버렸네요. 정말로 한여름밤의 꿈이라도 꾼걸까요. 아쉽습니다. 정말 아쉬워요. 5명의 팬들이 모여 즐거운 망상을 쏟아내면서 근 한달을 보냈는데, 2번의 음방과 1번의 버스킹만 남긴채 이틀간의 활동으로 모든게 끝났다는게..
혹시나 하는 기대는 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안될거라는걸 알고는 있었죠. 각자의 소속사가 다르고, 또 그곳에서 데뷔를 기다리는 다른 친구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기왕 시작한거 행사철인 9~10월까지는 활동하면서 무대에서의 모습이라도 많이 보여줬으면 싶었거든요.
원래 진짜 음원에 버스킹 한번이 계획이었던것 같은데, 지금만큼 커진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쩝.. 암튼 5명다 앞으로 뭘하든 잘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만둘때 두더라도 음반정도는 발매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음반제작으로 손해볼 일은 없어 보였는데 말이죠.
음반은 나올 기약이 없어보이지만, 입갤이나 5팬덤은 계속해서 음방 투표와 '몰래몰래' 스트리밍을 돌리고 있습니다. 어저께까지만해도 서양수박 일일차트 105위였고, 이번주 뮤뱅은 46위(요즘 잘 나가는 한동근의 역주행곡이 바로 밑 47위라네요), 가온차트는 51위, 엠카는 9위(!)라네요. 만약 음반도 내고 조금 더 왕성하게 활동했다면(더도말고 딱 한 달...)이 등수가 훨씬 올라갔을텐데 참으로 아쉬운 마무리죠. 현실적으로 당장 활동은 안되더라도 두번째 활동에 대한 여지는 열어줬으면 해요. 그럼 그 기다리는 동안, 망상(?)이라도 하면서 버틸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