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출장에서 돌아와 3개월간 밀려있던 업무들 중 급한 것들만 추려서 해결하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약 9시 40분.
집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배고픔이 밀려왔다.
그러고보니 저녁도 못 먹고 일만 했구나.
황급히 주변을 뒤져본다.
상할 수 있는 음식들은 다 비우고 간 탓에 아무리 뒤져봐도 라면 두 봉지가 전부.
그래도 이게 어디냐.
불맛나는 짬뽕라면을 들이키고 숨을 돌렸다.
방 안은 말 그대로 개판 5분전.
캐리어와 백팩 2개. 노트북 가방과 쇼핑백까지.
짐정리 할 생각을 하니 눈 앞이 깜깜하다.
내일 출근도 해야하는데....
모르겠다.. 일단 자자..
설거지도.... 내일 하자....
아침 7시반. 참으로 오랜만에 맞는 상쾌한 아침이다.
오랜만에 출근이라 살짝 일찍 일어났군.
느긋하게 씻고 출근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평소처럼 칫솔을 입에 물고 변기에 앉았다.
오. 온다. 그들이 온다. 그들이... 온다....!!
크다! 크다!!!!
잉?
그들은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들이 출구 앞에 가로로 누워 출구를 막아버렸다.
마치 얼마전에 이슈가 되었던 '직장'만화 처럼.
이상했다.
평소 묽었으면 묽었지 이렇게 막혀본적은 없는 나였다.
어제 잘못 먹은 것도 없는데...
사실 원인은 중요치 않다.
이건... 이겨내야했다!
왜냐면 그냥 일어서자니 변의가 계속 남아있어 참는 고통과 맞먹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을 주어봐도 출구를 지나지 못하는 그들은
마치 눈길을 지나가지 못하고 헛바퀴 도는 고급세단과도 같았다.
더 힘을 주었다가는... 찢어진다.....
심호흡을 했다.
이 놈과 씨름한게 벌써 10분이다.
이미 느긋한 출근은 글렀다. 아직 샤워도 못했단 말이다!
엉덩이의 감각으로 보아 굉장히 딱딱한 것이 누워있다.
이것은 위기다!
결국, 15분째에 나는 정면돌파를 감행했다.
아. 그것은 참 놀라운 경험이었다.
터질듯한 배출구의 고통과 함께 노폐물이 배출되는 쾌감은 날 전율하게 했다.
잠깐 그 고통과 쾌감 사이에서 정신을 잃었던 나는 뒷처리를 하고
지각할 것 같다는 위기감 따위 잠시 잊은 채 나에게 처음 느껴본 고통을 선사한, 나의 숙적이었던 그것을 내려보냈다.
'별 것도 아닌게....'
이 글을 전국의 변비 환자들과 이보다 더한 고통으로 나를 낳으신 우리 어머니께 바친다.
이것은 오늘 아침 일어난 일이다.
저도 글 재밌게 쓰고 싶은데 어렵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