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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2 13:19
전직장의 대표이사님의 아버님 장례식을 갔었던 적이 있는데, 이 대표님은 회사 직원들에게도 일절 알리지 않았고, 알고 오는 직원들 있으면 고맙다고 하시면서, 조문 끝나면 빨리 가라며 장례식장에 못 있게 하시더군요. 개인사이기 때문에 회사의 직원들이 장례를 돕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부분에 동의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에서는 임원상 당하면 직원들이 총동원 되는데, 참 씁쓸합니다.
19/04/22 13:36
회사 임원 하셨던 분들께서는 당최 친인척이 없으신건가 인력구할 돈이 없으신건가
직원들 대동하면 덕망높다고 칭찬받길 하나 도대체 이해가 안가네요 구시대 유물이라 하기해도 너무 구리구리한 관행
19/04/22 13:52
그냥 보면서 느낀건, 세상이 변했는데 아직 세상이 변한걸 느끼지 못한 사람들 같습니다.
옛날에야 이런걸 당연시 했지 요새는 이러면 평판 오히려 엄청 깎이고 득될만한 것도 없는데...
19/04/22 15:43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강압적인 동원령을 통해 장례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치면
돌아가신 양반 저승 가는 길은 저주로 가득할텐데 유족의 용기가 대단하다 해야할지..
19/04/22 22:13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이고 거기에 불만을 품는 사람을 예의없는 놈으로 취급할 것 같네요 그런즉슨 아예 원망할 거란 생각을 안 하는 것이고..
19/04/22 13:41
예전 대표 모친상에 지역에서 상주하며 장례를 진두지휘하고는 다음해 본부장으로 승격한 부장이 생각나는군요. 오래전 일입니다.
19/04/22 13:44
관리 파트에 일하면 대표이사의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집안일에도 동원이 되죠 ㅠㅠ
이게 군대에서 장교들 뒤치닥거리하는 거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9/04/22 13:59
가족상이 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운구를 직원들에게 시키는 임원들이 있죠.
돌아가신 분 자리를 지켜드리는건 뜻깊은 일이긴 한데 굳이 가족과 친구들을 놔두고 왜 그러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 그런 자리 지킬 가족과 친구도 없을 정도로 못나게 산걸 홍보하는것같기도 하구요.
19/04/22 19:51
네 그러니까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하는 의미 있는 일을 가족 일가친척 친구 지인들 다 냅두고 생판 고인 얼굴도 모르는 부하직원들에게 시킨답니까. 힘든일은 내가 내 가족 시키기 싫다는거죠 뭐. 부하직원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마다 음식 나르고 설거지 하고 상여 매면 인정합니다만...
19/04/22 14:59
우리 회사에서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공지 한줄 이후에 조의금, 참석 모두 금지였습니다.
협력사까지 전부요. 정말 진심으로 조의를 보내게 되더군요.
19/04/22 15:15
뭐 실제로 손이 없는 경우에야 도와드리러 갈수는 있지만...뻔히 형제자매에 사람많은 경우는 짜증나죠. 사람 너무 많아서 뭐해야 할지도 모르고...
별개로 에전보단 좋아지고 있긴 한것 같습니다. 저는 입사초기만 해도 운구도 가고 했었는데 요샌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적당히 문앞만 지키거나 조문만 가요. (사실 주말만 아니면 일안하고 고생했다고 돈받으니 더 이득일수도 크크)
19/04/22 15:44
솔직히 이런 일 들에서 진짜 문제인 것은 소수의 탈선? 일탈? 배신? 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러한 일에 무감각 할때 몇몇 소수가 열과 성의를 다해, 열정을 다해 여전히 내 한몸 불사르기 때문에 맨 위 기득권자 들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죠. 세상이 이렇게 변했으니 당신들도 좀 세상의 변화를 아셔야 하는데 눈 가려주고 귀 막아주는 충성스런 소수의 충신들 덕분에 여전하다고나 할까요. 우리나라 조직문화에선 아마도 딱 10년 정도는 더 지나야 저딴 문화가 없어질거 같습니다. 사실 10년도 좀 어렵다고 보긴 하지만요 그냥 저렇게 위아래 나누고 상명하복하고 회사의 부하직원은 마음대로 해도 되는 존재라고 여기는 상사들 또 상사에게 업무능력으로 인정받아 승진하는게 아닌 저런 막 부려먹어질때 그걸 어필해서 그걸고 인정받로 승진하고픈 사람이 있는한 쉽사리 사라지기 어려운 문화죠
19/04/22 16:26
저희 회사도 얼마전 前 회장님(現 회장님 아버지)의 부고로 본사 및 계열사 직원들이 동원되었습니다.
(모든 인원은 아니지만, 영업직들은 전부...) 공식적으로 누구 누구는 뭘 해라 라는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부장급부터 알아서 '누구씨 회장님 장례식 가야지? 몇시에 갈꺼야?' 라고 물어보시고.. 또, 장례식장에 가니깐 전무님께서 자연스럽게 자네가 방명록 담당을 하고 자네가 부의금 담당을 하게... 거기에 영업직들은 본인들 담당 거래처 사장님들, 직원분들 오실때마다 접객하고.. 정말 아직 갈길이 멉니다.
19/04/22 16:39
남의 일이 아니라 더 갑갑합니다..좀 깨어 있으신 임원분들은 회사 직원들 부담갈까 부장급 이하는 조문 오지 말라. 부의금 내지 말아달라
하는데 안 그러신 분들이 더 많네요..
19/04/22 16:58
10년전만해도 각 팀에서 인원 차출해서 시간대별로 대기(심지어는 밤샘조도 있었죠)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그정도까지는 안하더라구요...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거 같아요.
19/04/22 17:01
직원들한테 운구를 시키다니... 하도 일만 해서 친척,친구가 없고 자식도 그런가? 의미를 따져도 직원들이 운구하는 것보다 가까웠던 사람들이 운구하는게 낫지. 공기업이라 문화 보수적이지만 골프,등산,낚시엔 동원해도 장례 같은걸 시키진 않는데.. 참. 그래도 우리 세대 우리 바로 윗세대가 각계의 지도층이면 나아질련가 싶기도하고.
19/04/22 17:30
언제나 그렇듯이 별것도 아닌 자들의 시혜와 하사를 기대하니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당연한 권리마저 성군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받지 않고선 얻질 못하니 설사 얻는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가련하고 꼴사나운 똥개들..
19/04/22 18:48
제가 예전에 소위 전공의라는 걸 하고 있을 때 교수님 어머니나 아버지, 혹은 장인이나 장모님이 돌아가시면 전공의 1~4년차가 모두 동원되어 병원 장례식장에서 순번을 짜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몇 명은 빈소 앞에 서서 조문객을 올때마다 인사하기, 신발 정리하기, 몇 명은 조의금 접수받기, 몇 명은 조문객들이 보내온 화환을 일정한 순서대로 늘어놓고 정리하여 누가 보냈는지 장부를 만들어 나중에 유가족에게 전달하기. 조문객들이 다 가고 난 심야가 되면 전공의들이 모여서 조의금통에 들어온 조의금을 두번 세번 확인하여 액수를 적어놓고 장부와 대조하기. 이 모든 일들이 젋은 교수들의 지휘 아래 전공의들이 순번을 짜가며 해야 했습니다. 전 날 당직을 서고 거의 잠도 못 잔 상태에서 또 장례식장에 가서 밤새도록 그 짓을 하고 다음날 또 가서 그 짓을 하고, 그리고 남자들은 마지막날 운구행렬을 따라가 화장터에서 운구를 옮기고 심지어 장지까지 따라가야 했습니다. 월급도 얼마 안 되는 주제에 물론 연차별로 조의금도 걷어서 내드렸습니다. 많으면 1년에 10번도 넘게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데, 4년동안 장례식장에서 3일간 무료로 개고생한 전공의들에게 고맙다고 나중에 밥이라고 한 번 사준 교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중간에 왜 자꾸 자리르 비우냐고 어디냐고 계속 젋은 교수들의 연락은 수도 없이 받았습니다. (내일 발표준비 하느라 잠깐 PPT 만들고 있었어요. 장례식장에 있었다고 발표 빵구내면 인정해 줄 거 아니잖아요...) 대부분 집도 잘 사는 분들이고 국립대 교수들이라 인맥도 빵빵하고 일가친척들도 널부러져 있는데 자기 가족친척에게 그 일을 시키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하긴 무료로 부려먹을 수 있는 노예들이 있는데 뭐하러 그러겠어요. 죽은 사람과 일면식도 없는 내가 왜 운구를 들고 있어야 하지? 이런 생각만 자꾸 들더군요. 결정적으로 우리 부모님 돌아가셨다고 이 사람들 와 줄것도 아닌데 말이죠. (실제로 후배중에 상을 당한 녀석이 있었는데 교수들이 갔다는 얘기 못 들었습니다. 오히려 3일간 주는 휴가를 여름휴가에서 빼야하냐 말아야 하냐 이딴 소리나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국을 졸업한 이후에는 누구 교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이런 문자가 종종 오는데 모조리 씹었습니다. 아 물론 교수 본인이 죽었다는 부고가 뜨면 꼭 가볼 계획입니다.
19/04/22 20:41
교수 본인이 죽었다는 부고가 뜨면, 후기를 기대한다고 하면 실례일까요?
진짜 누가 엎었다는 얘기를 한번 들었으면 하는 인간들이 살다보면 한둘이 아니죠
19/04/22 18:48
중간관리자들이 알아서 기는 것도 있고, 윗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걸 은근히 바라는 경우도 많죠.
사실 후자가 근본적인 문제인데, 안하면 나중에 뒷담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중간관리자급만 되도 알아서 길 수 밖에 없죠. 아예, 신경쓰지 말라고, 회사 최고위층에서 강하게 말하지 않는 다음에야 어쩔 수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긴 하겠지만, 젊은 꼰대들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다 사라지긴 힘들 거예요.
19/04/22 20:51
10년 전에 갓 입사했을 때 서포트 부서였고 그 부서의 장이 상을 당했었는데 전 부서가 조를 짜서 5일 (사람 많이 온다고 5일을 하더군요)을 지키고는 운구까지 했었죠. 전 그때만 해도 사회생활이란 게 이런 거구나 원래 이런 거구나 했어요.
그리고 5년쯤 후 다른 기업 계열사로 이직을 했는데 그때도 임원이 상을 당했는데.. 동원은 되긴 했는데 그때만큼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끝나고 나니 임원이 수고했다고 상품권도 다 돌리고 그러더군요. 사바사겠습니다만. 지금은 세번째 회사인데 아직 여기서는 겪어보지는 못했네요. 근데 아직은 동원은 되는 분위기 같아요. 약해지기는 하겠지만 좀처럼 없어지기 힘든 문화가 아닐까 싶네요.
19/04/22 21:34
운구할 사람 없다는 마음은 이해 가는 편입니다. 그게 잘못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각자의 사정을 알기 전까지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임원이고 어떻고를 상정해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돕는 직원들도 마음을 써주는 것인데 보여주기나 부려먹기로 생각하면 안 되죠.
개인적으로는 경조사 모두 금지하고 축의금, 조의금도 금지하는 게 좋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 직원의 형편이나 사정을 고려해서 제대로 된 장례식이나 결혼식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으니 경조사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금전적인 복지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운구할 사람이 없으면 알바라도 쓸 수 있게요. 직원과 함께하는 것은 그 직원의 가족과도 함께하는 것이라 보고 있는지라 회사 차원에서는 최소한의 복지이자 도리라고 봅니다.
19/04/23 08:46
5년 전이었을 겁니다. 아직 취준생이던 시절.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삼촌은 모 백화점 상무이사였던 만큼, 생각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인파가 장례식장에 방문하였습니다. 축의금 액수를 집계했던게 저였던지라, 그걸 관리하느라 목이 빠지기도 했지만.. 더 놀라웠던건, 직원들의 동원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가족들이니까, 저희는 고생하는게 당연하다 싶었지만 해당 백화점 지점에서 8명 정도 동원되어 삼일장 내내 함께해줬습니다. 저희가 뭐라도 하려고 하면 삼촌이 역정을 내며, 직원들이 서빙하고 수발을 들게끔 시켰던지라, 직장을 가면 저게 당연한가? 싶으면서도 한켠으로는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직원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었고, 잠도 숙소를 따로 마련해준게 아닌 장례식장에서 잠들게끔 했으니 말입니다. 저희 어머니나, 다른 친척들이 직원들을 돌려보내자 얘기했으나 그들은 삼일장의 마지막 날까지 함께해야 했습니다. 마지막 날, 잠을 청하고 있을 무렵 한 직원이 와이프 분과 통화하는걸 듣게 되었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지금까지 자기가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 잠도 제대로 안 재우고 그렇게 고생을 시키는지에 대해 와이프가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고, 직원분은 한숨만 내쉬며 세시간이라도 자야 한다며 통화를 끊는 그 모습에.. 죄책감이 생기더군요. 결국 운구행렬까지 함께하고나서야 그들은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아니, 집에 갈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백화점이라는 업계 특성상 그들이 자리를 비운 만큼 해야할 일은 쌓여있을텐데 말입니다. 제대로 쉬고 일터에 나갈 수 있을까. 왜 임원이라는 이유로 저들은 이 자리에 동원되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읽다 보니 예전 생각이 많이 나서.. 그 때 그 자리에 있던 조카가 삼촌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죄송했다고, 삼일 내내 너무 수고 많으셨고, 고생 많이 하셨다고, 그 자리에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제대로 드리지 못해서 죄송했다고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현 직장에선...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지금 일하는 건설 업계도 만만찮다고 들었는데, 삼일장 내내 모든 수발을 들게끔 하지는 않네요. 백화점 업계가 원래 그런건지, 삼촌이 그런 사람이었던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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