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html 체크 해제했더니 글이 난장판이 되서 다시 올립니다. 하도 글을 안올리니 글올리는것도 어색한 회원이 여기..
* 원본 영상은 링크에 있습니다. 일본 유튜브채널이고 자막만 있는 영상입니다.
------------------------------------------------------
자신의 좋은 점을 찾으세요 라는 말이나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개성,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능이 있다.. 같은 말들 하는데 그거 거짓말이거든. 없는 녀석은 없는걸.
"좀 더 낙관적으로 살아라"
아가와 사와코 (인터뷰어, 이하 아): 자신의 개성을 소중히 하세요.. 라는 말 흔히 하는데 꽤 오래도록 이어져온 말이잖아요. 예전에는 '자신보다 세간의 눈을 신경써라'라는 말이나 '자신을 타인에게 맞춰라' 식의 교육이었다면 요즘은 '타인보다 자신, 자신, 자신..' 이라고 너무 강조하는 것 같지 않나요?
기타노 타케시 (이하 타): 내 생각엔...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의 좋은 점을 찾으세요 라는 말이나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개성,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능이 있다.. 같은 말들 하는데 그거 거짓말이거든. 없는 녀석은 없는걸. (일동 웃음) 나만 해도 그래. 아무것도 없어요.
아: 아무것도 없다고요?
타: 없지. 그냥 우연히 찾아낸게 오와라이(일본에서의 개그맨 포지션)였을 뿐이고
아: 우연이요.
타: 그래도 그런게 없어도 괜찮다고 교육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 흔히 회사같은곳에 입사하고 보니 생각해왔던 것과 너무 다르다는 좌절감이 너무도 클 때가 있잖아요?
타: 사는 보람을 찾으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나는 사실 그런 사는 보람은 인생 마지막까지 살아보고 나서 생각해보고 아 이런게 내 사는 보람이었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게 젊을 때 사는 보람 찾아내서 어떻게 하게? 그런게 삶의 전부가 아니란 말이야. 꿈이 박살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거 뭐 없나.. 하고 생각해야지.
또 흔히들 말하는게 샐러리맨이 정년 맞이한 후에 여생을 보낼 어떤 취미를 찾아내라고들 하잖아요. 그건 정말 바보같은 말이니까. 회사 그만두고나서 낚시같은걸 그리 쉽게 배울 수 있을리 없잖아. 그러니까 가급적 빨리 놀아둬야지. 시간이 생기면 할거야, 이렇게 해버리면 취미가 아니에요. 시간이 없을 때 얼마나 다른 사람을 속이고 거기 몰두하느냐를 취미라고 하지. (일동 웃음)
아: 요즘 자주 나오는 말이 학교에서도 교칙을 없애는게 낫다고들 하는데 타케시상은 있는게 좋다고 하셨죠?
타: 내 생각에는 불량학생들은 자기가 얼마나 불량한지를 보여주고 싶어해요. 예를 들어서 소지품 검사같은걸 아주 철저하게 하면 되죠. (학교에서 소지품검사를) 그렇게까지 하는데도 가방에 나이프를 이렇게 들고다닌다, 하고 보여주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런데 자유롭게 풀어주면... 나이프를 들고 있어도 딱히 감흥이 없어져요.
아: 들고 있어선 안된다는 규칙이 없으니까.
타: 나이프를, 그렇죠. 그러면 얘는 이제 그걸로 사람을 찔러야해요. 사람을 찔러야만 아 대단하다. 라는 말을 들을테니까. 스커트 길이 검사 같은 것도 어떻게든 선생, 학교 눈을 속여서 더 길게 하거나 걷어올리거나 해서 다양한 나쁜짓을 머리속에서 떠올리죠. 그렇게 하는편이 오히려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교칙 없이 자유 자유 해봐야 아이들은 자유라는게 무엇인지 잘 모르거든요.
아: '품성이 중요하다'라고 항상 타케시상이 말씀하셨죠.
타: 나는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데.. 우리 때는 아무리 나쁜놈이라도 나이 많은 사람에겐 이렇게 (머리를 숙임) 했었고. 그야 주변에 항상 나쁜놈들이 있었고 나쁜놈들이 애들 교육담당이었거든요. 담배같은거 피우고 있으면 "너 지금 뭐하냐 임마" 하면서 혼나고 에.. 하고 대답하면 "나처럼 된다고 이녀석아" 하고 혼났으니까 (일동 웃음) "아 큰일날 뻔했네. 잘 하자" 이렇게.
그러니까 학교교육이든 가정교육이든 다시 한번 기본적인 작법이란걸 소중히 하면, 노인이나 연장자에 대한 말투도, 전차에 타고 내릴때도, 편의점 앞같은데 쭈그려앉아서 담배같은거 피우고 그러는게 좀 없어질거 아니겠어요. 한번 더 일본은 작법같은걸 전부 다시 세워야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문화가 나타나게 되는거고, 아무것도 없는데 문화, 문화, 일본의 문화를 세계로 퍼뜨리자 하는데 일본인 자체가 기본을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게 가능한가 난 생각하거든. 일본인은 좀 더 나라를 사랑해야해요. 풍토도 그렇지만 기질이나 전통, 작법을 학교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면 바보같은 꼬마들이 조금은 없어지지 않겠어요.
아: 일본인의 '힘'이라는게 최근에는 약해지고 있다는 실감이 드는데요. 학력에 국한할 것 없이요.
타: 나는 컴퓨터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사람들을 노예화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넷에서 채팅으로 싸움하거나 하는게 마치 비좁은 닭장에 닭을 집어넣고 머리를 부벼대는 모습 밖엔 안 떠올라요 정말.
아: 사실 본인들은 자기 세계가 넓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반대로 비좁은 세계밖에 보지 못한다는 말씀이신거군요.
타: 요는... 사소한걸 검색하고 조사해서 그걸 읽는것 만으로 필요한 정보라는게 TV나 신문같은걸 전혀 보지 않더라도 그냥 걸어다는 것 만으로 머리에 멋대로 쏙쏙 들어오니까 사실은 그건 그거대로 나름 올바르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르죠. 어떤 연예인들은 흔히 자기 소문이 신경쓰여서 인터넷에 자기 이름을 검색해보곤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런걸 보지 않아요.
아: 타인에게 악담을 듣거나 비평을 듣는걸로 시무룩해지는 일은 있나요?
타: 없어. (아:없다구요?) 응. 그건 시청자의 권리니까. 마음껏 말씀하고 싶은 만큼 하십시오 하는거죠. 우리는 그런 말을 듣더라도 충분히 먹고 살고 있으니까 굳이 응수하진 않아요. 너넨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같은 말을 안한다는거죠.
아: 하지만 타케시상은 그렇게 말씀하면서도 인기가 떨어지진 않잖아요?
타: 그러면 좋겠다 하고 믿는거죠. 지금은 방송 고정 출연이 꽤 있으니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괜찮겠지, 라고요) 응.
아: 언젠가 예전처럼 다시 추락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은 없나요?
타: 나이와 함께 체력도 감각도 녹슬어갈테니 페이드아웃은 당연한거고..
아: 감각이 낡아간다고 조금이라도 느끼신 적이 있어요?
타: 나는 만담에서 40살 조금 넘었을때 애드립이 팟 하고 안떠오르는 순간 아 만자이는 여기서 끝났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30대에는 상대 만담 대사에 대한 애드립으로 가장 웃길 수 있는 단어를 바로 돌려주는게 나 스스로도 자신이 있었는데, (40대에는) 어~ 음.. 이렇게 되버려요. 그 단어가 뭔지 스스로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입으로 나오질 않는거죠.
아: 안나온다구요.
타: 그래요. 그게 반사신경 문제인데 만담에서는 반사신경이 가장 중요한 요소니까 그게 안받쳐주는 시점에서 이제 만담은 그만두자고 생각했죠.
아: 그렇게 생각하셨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타: 만담 그만두고 라디오 DJ 하거나, 콩트를 하거나. 콩트는 애드립이 필요 없으니까. 그러니까 난 포기가 좀 빨라요 만담 전성기일때도 아 나는 지금 전성기구나, 이 이상은 못하겠다 라고 생각했으니까
아: 하지만 좀 더 벌수 있겠구나 같은 생각은 안하셨나요? 아직도 섭외는 엄청나게 많은데
타: 그러니까 여기서 내려가는 도중에 또 다른 사다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거죠 이쪽에 라디오라는 사다리가 있었으니 휙 하고 옮겨탄 것처럼
아: 미련은 없으셨어요?
타: (즉답)없어. (일동 웃음) 오와라이는 오와라이일 뿐이고.
아: 타케시상 스스로는 은퇴같은걸 생각하셨을 때가 있으셨나요.
타: 나는 관객 앞에서 개그를 하는걸로 올라온 사람이라서 나 스스로 그만둬야겠다곤 생각 안해요. 그럼 은퇴를 결정하는것은 누구냐? 그건 관객이 결정하는거에요. 관객들이 "이제는 타케시 보고싶지 않아" 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시청률은 낮아지겠죠? 아무도 안보죠? 그럼 그만두는거지.
------------------------------------------------------
노동요 삼아서 이치로 은퇴기자회견을 보다보니 기타노 타케시 인터뷰도 관련 동영상에 올라오길래 번역해봤습니다.
저는 이 사람을 좋아합니다. 게닌으로도 감독으로도.. 사상은 약간 괴팍하긴 하지만
약간 한국에서는 이제 한물 간 힐링메타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다보니 내용도 약간 그런 쪽이고 저는 힐링 메타를 매우 싫어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생각에 완전히 다 동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듣다보면 아 이 아저씨 말 참 쉽게하네ㅡㅡ 하고 발끈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세대차이도 좀 느껴지기도 하고..
다만 한 분야에서 어떤 업적 이룬 사람의 생각은 한번쯤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저 나이프를 예로 든 교육에 대한 생각같은거 좀 재밌지 않나요? 맞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그런 '뭔가 이룬 사람의 생각'은 인터뷰어의 질문과 답변이 미묘하게 핀트가 맞지 않는 이번 영상보단 이치로 은퇴기자회견에서 더 진하고 구체적인 스웩을 느꼈었는데, 그건 기회가 되면 언젠가 번역할 날이 ... 올까요?
아무튼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