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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2/21 17:43:45 |
Name |
홍군 |
Subject |
축제가요제 나간날의 추억. |
복학후 학교의 축제때.. 꼴에 가요제를 나가려고 준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홍군 목소리의 최대 단점을 뒤로한채..(세곡이상은 목소리가 맛간다는 초절정 허스키보이스)
집안 내력으로 아버지께서 노래를 정말 잘하십니다.. 목소리도 좋으시고.. 어머니께선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지셨는데,
여동생이 아버질 닮고, 허스키한 어머니의 목소릴 홍군이 닮았죠.
그래도 추억을 만들고자 가요제를 준비했었죠. 솔로를 준비하려다 스타일답지 않게 친구와 팀을 결성했습니다.
친구는 노래동아리 소속이며, 몇곡을 불러도 쉬지 않는 천부적인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의 목소리를 한층 받쳐줄 노래를 찾다 찾다 결국 캔의 Forever Love를 선곡했죠..
허스키했던 홍군은 '배기성' 파트를 친구는 '이종원' 파트를..
학과 수업에 연구실 스터디에 제대로 된 연습시간을 못가졌기에, 한 일주일간은 매 강의시간마다 교수님께 손을 들었습니다.
"교수님요! 이번에 학교 축제하는데, 가요제 나갈려고 하거든요?"
"흠 그런데?"
"그래서 그런데, 연습은 충분히 다했는데, 교수님께서 먼저 들려드릴 감상의 혜택을 드릴려고 하는데.. 어떠신지?"
"흠......" (반응이 없다..ㅡㅡ; 고민중인게 틀림없다)
"교수님요! 저희가 이번에 가요제 나가서 1등먹으면 수상소감때 교수님 성함을 크게 외쳐드리겠습니다"
"하하.. 그럼 어디 나와서 해보렴"
정말 일주일간 피나는..아니다 피는 안났다..
일주일간 친구와 그렇게 연습에 연습을 했다... 단 하루에 3곡은 넘지 않게...목이 쉬기라도 할까봐.
드디어 축제 3일전..(예선이 있기 하루전 참가 신청하는 날)
친구와 나는 비록 예선전이지만, 정장을 빼입고, 마치 실전을 대비하듯 눈을 부라리고 참가석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혹시 정보통신과 XX씨,홍군?"
"그런데요?"
"에..그게...그쪽 팀보다 먼저 신청한 팀이 있는데, 노래가 중복되어서 왔습니다"
"엥? 그..그럼요??"
"할수없이 중복된 노래 하시겠어요?"
"뭐 우리가 그 팀보다 노래 잘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 이 얼마나 거만한 성격의 홍군인가..
"에...그래도 먼저하는 쪽이 아무리 못불러도 식상하기도 하고, 점수에..."
"앗!!" (점수란 말에 민감해졌다)
"좋아요 그럼 곡을 바꾸죠.. 대신 우린 준비해온 노래가 있지만 중복된 곡이기에 현장에서 급하게 바꾼걸로 심사위원분들게 말해주세요"
"네..그러죠..^^"
어쩐다..말은 그럴사하게 했지만 당장 친구와 맞춰본 노래가 없다..
또한 그리 열심히 강의시간마다 그곡을 연습했건만;;
그렇게 고대하던 축제의 가요제 예선, 매 강의시간마다 별별 사탕발림으로 연습까지 했는데, 이제와서 곡변경의 시련이..
친구와 한참 상의한 결과.. '김정민'의 아모르란 곡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을 잡고, 한곡 한곡 참가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순간 느꼈다.
예선전이 열리는 강당은 실제 축제날의 가요제처럼 사람들이 가득했었는데, 인원수에 비해 박수소리며 호응이 떨어졌다.
뒤돌아 객석을 쭈~욱 돌아보니...헐...이건 아무리 가요제 예선이라지만, 너무 쪽수싸움이 되버린듯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본인과 관계된 ~과 소속이 아니면 호응은 고사하고 박수한번이 없는게 아닌가..
마치 심오한 예술영화를 보는듯 눈을 부릅뜨고...
하필 그날따라 같은 학년의 동료들은 수업시간이 있어서 응원도 못와준상태..
그랬다.. 우린 단 한명의 응원도 없이 예선전의 경쟁상대들과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 우리의 차례...(두두둥...)
"안녕하세요~ 정보통신과 3학년 홍군, XX입니다" (역시나 반응이 없다 ㅠㅠ)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아뇨..잠시 관객분들께 할말이 있는데 해도 되나요?"
"에...네...하세요.."
"흠흠.." (뭐라고 말해서 관객을 우리편으로 만들지 무척이나 고민된다..뭐라고해야할지)
"저..기.. 날씨가 많이 춥죠?"
"너무 추운날씨에 가요제 예선전을 보러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에 그러니깐.. 이렇게 추운날씨..속에.. 이렇게 작은 강당에 양팔을 꽉 끼고 있으시면.."
.
.
.
.
.
"나중에 옷갈이입들때...땀베어서 암내나요 ㅡㅡ;"
(아..미치겠네..난 단지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지말고 박수를 유도하려고 팔짱을 풀란 뜻이었는데..)
분위기 완전 실패..그나마 우리를 무섭게 바라보던 눈들이 이젠 광분하면서 째려보고 있다.
특히나 남자들이야..'암내'란 말에 좀 웃었지만, 여자들은 변태바라보듯 째려본다 .. 제길 ㅠㅠ
그래도 해야만한다..해야해.. '아모르'란 노래는 첫부분 스페인어만 그럴사하게 넘어가면 된다..된다...
isiempre te amare aunque no me quieras pero tu me dises que yo me vaya
으........테...아모르..언큐!...노...미.....(에휴...연습도 안한곡을 게다가 스페인어를 알리가 ㅠㅠ)
너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말라고 추억까지 모두 두고 떠나라고 (그래 그래도 무난히 됐어 됐어..아자..해보는거야)
다행히 내 파트는 무사히 넘겼다..한시름 놨고 잠깐동안이지만 발라드곡이 주류인 예선전에 빠른곡이 나와서 관심집중은 보였다.
영원토록 너를 못잊어 너는 이미 다른 나인걸 내 가슴에 쌓이는 ~~♪
헉..뭔가 이상하다.. 왜? 사람들이 웃지??? 친구 노래 잘하고 있는데..순간 짧은 사이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옆 친구를 바라봤을땐...
.
.
.
에휴.. >,.<
글쎄 그 친구가 마이크 선이 빠진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게 아닌가 ㅡㅡ;;
너무 긴장했던 친구일까.. 빠진 코드는 의식도 못한채 눈까지 감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친구..
사태수습이 안된다 ㅠㅠ 아..정말 꼬인다 꼬여..
급기야 빠진 코드를 얼른 주워서 친구의 마이크에 꼽아주려는데..!!!
눈감고 필받은 친구.. 내가 다가오자 눈감은채로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는게 아닌가...
그 이후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 기억이 나도 안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단지 그 친구의 필받음에 관객들의 호응도는 폭발적이었고, 장내는 소란스러웠죠..
정말 마지막 히트는.. 그 친구의 마지막 액션(?) 입니다.
특별히 우리의 차례에 스탠딩 마이크를 주문했었는데, 친구가 스탠딩 마이크를 붙잡고 기타치는 시늉까지..
보통 예선전에는 시간관계상 1절부르고 끊어버리는데, 과도한 액션을 하는 친구덕에 관중의 호응은 좋았고 2절 후렴까지 다 부르는 행운이(?)
[후기]
많은 사람들이 본선에 오를꺼라 생각했었는데, 결국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실력면에서 떨어지는게 아니라..한과에 한팀만 출전하는 규칙에 따라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그 친구는 그날의 스타로 부상하였고, 타 동아리 모 여인네의 접근으로 연애질에 들어갔고,
저는 그날 이후로 가요제란 가요제는 쳐다도 안봅니다.
"홍군아.. 왜 거기 틀어..엄마 아빠보게 7번 틀어봐"
"엥.. 일요일날 대낮에 7번에서 뭘하는데?"
"어..전국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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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에는 장식이 필요 없다. 비싼 옷도 화장도 악세사리도 청춘보다는 빛나지 않는다"
벌써 오래된 추억속에 한편입니다. PGR 여러분 모두 이 젊음, 청춘에 좋은 추억 하나씩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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