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피지알에 비슷한 내용을 썼다가 지웠는데 홍차넷에 더 보충해서 작성했던 글을 더욱 보충해보았습니다.
기생충에 대한 또 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먼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간단히 기술해보면
1. 일종의 정찰병인 Complement ( 보체 ) 라는 것이 우리 몸에 들어온 침입자들 특히 세균 등에 적이라는 표지를 하거나 적 세포에 구멍을 뚫습니다. ( 처음에 적숫자가 적으면 별문제 없으나 적의 인해전술로 이 방법은 오래 못갑니다.)
2. 일종의 선발대인 Macrophage ( 대식세포 ) 가 나타나 1의 방법에서 표지가 된 적과 그 밖에 적을 먹어버립니다. 하지만 적이 너무 많습니다. 우군들 (다른 면역세포들) 을 불러드리는 신호를 보냅니다. 일부 대식세포가 먹어치운 적을 조각내고 항원으로 쓸만한 것을 추려서 본부로 보냅니다. 일부 대식세포는 적과 싸우다가 산화합니다.
3. 1차 주력부대인 T-lymphocyte ( T세포 ) 출동합니다. 우선 대식세포가 보낸 적의 파편 (항원) 에 딱맞는 T세포를 찾아내 속성으로 대량 생성하고 육성시켜서 적을 공격하고 적에 오염된 일부 우리 몸의 세포는 자살시킵니다. 일부 폭주하는 대식세포도 파괴시킵니다. 그리고 2차주력부대인 B세포를 활성화시킵니다.
4. 2차 주력부대인 B-lymphocyte ( B세포 ) 출동합니다. T세포에 활성화된 B세포는 적에게 딱 맞는 수많은 칼들 (항체, Immunoglobulin) 을 생산해서 전장으로 보냅니다. 이 항체들이 적을 구멍내고 적을 포위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적의 무기 ( 독성물질 ) 를 무력화시키고 적에게 꼬리표을 달아 적의 은폐, 엄폐를 무력화시켜 대식세포가 인식해서 잡아먹게 합니다.
상당히 정교한 시스템이죠. 하지만 항상 우리 면역시스템이 우리 몸에 침입한 적을 물리치는 것은 아닙니다. 말라리아의 열원충처럼 회피기술이 많은 적들에게 위 방법을 무한반복하다가 소모전으로 모든 자원을 잃고 숙주가 사망하기도 합니다. 기생충처럼 이런 간교한 적은 항원-항체반응으로만은 물리치지 못하니 뒤에 설명할 IgE를 통해 일종의 자폭공격을 감행합니다.
오늘의 주제인 B세포가 생산하는 이 항체 (Immunoglobulin) 는 보통 5가지로 분류되며 그 5가지는 IgA, IgD, IgM, IgG, IgE 입니다.
IgG 가 가장 중요하며 가장 효율성있게 그리고 specific하게 항원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의 표면단백질들 ) 과 결합하여 바이러스나 세균 등 외부침입자를 제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합니다. 그 밖에 외부침입원을 분석해서 IgG 가 생산되기전 여러 종류의 IgG가 달려있는 것처럼 별모양 또는 수레바퀴모양의 좀 덜 specific하지만 광범위하게 여러 항원을 공격하는 Ig M 이 먼저 출동해서 외부침입자와 전투를 벌여 시간을 법니다. IgA는 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면역과 관련이 깊고 IgD는 초기에 면역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하는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마지막 Immunoglobulin E ( IgE ) 는 기생충들에 대한 방어면역으로도 사용됩니다. ( Ig E는 단백질에 반응하는데 단백질로 이루어진 벌침 독에도 똑같이 반응합니다. 기타 여러 단백질성 항원에 반응합니다.) 평소에 IgE는 다른 Immunoglobulin에 비해 아주 검출하기도 힘들만큼 적은 양만 우리 몸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IgE가 매개가 되는 항원에 여러 번 (적어도 두번) 노출 되었을 경우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다른 Immunoglobulin과 달리 IgE 직접 적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Mast cell에 붙어 적과 아군을 구분없이 공격하는 일종의 코드명 "Broken Arrow"를 때리는 거죠. 원래 "Broken Arrow"라는 말은 전쟁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말로 아군 진지에 무차별 폭격을 요청할 때 미군애들이 쓰더라구요. 적군을 막을 수 없을 때 피아를 가리지 않고 아군 진지내 포격을 요청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한 번 접촉한 항원 ( 무해한 항원이든 기생충의 일부이든 ) 에 대해서 그에 맞는 B-lymphocyte가 IgE를 만들어내고 IgE가 Mast cell에 붙어있게 되고 다시 그 항원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다 다시 그 항원이 들어오면 또 생산된 IgE가 Mast cell 붙어 ( 처음 것에 추가하여 두개이상 ) Mast cell에서 수많은 화학물질을 쏟게하여 염증을 유발하고 근육을 수축하고 체액을 모이게하여 재채기, 천식, 두드러기 등을 유발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Broken Arrow"인데 처음부터 때리면 안되죠. 다른 항체들이 먼저 해결할 수 있는지 적어도 한 번은 기다리고 두번째 이후에 나서는 것 같습니다.
기생충은 단세포로 된 세균과 달리 복잡한 외형단백질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면역시스템은 IgE처럼 좀 비특이적인 면역반응에 따른 물리적인 반응 통해 기생충을 몰아내는 겁니다. 근육세포에 기생하는 선모충의 경우 인간이 선모충에 오염된 고기를 먹고 창자 속으로 선모충이 들어온 경우 창자벽에 일부 존재하는 면역세포에서 이 선모충에 단백질을 인식하고 림프절로부터 면역세포들이 쏟아져나와 창작벽으로 이동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특히 IgE가 분비되어 Mast cell 작동하면 창자에 갑작스러운 경련을 일으키고 체액이 장내로 쏟아져나와 선모충은 장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밖으로 씻겨져 나갑니다. 즉 IgE가 매개하여 수많은 화학물질 ( 히스타민포함 ) 에 분비로 인해 우리 몸의 장기가 반응하여 물리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서 기생충을 제거하는 것이죠. 그 과정에 일명 사이토카인폭풍 (Cytokine release syndrome ) 을 유발해서 우리 몸도 초토화 됩니다. 기생충으로 죽는 것보다 우리 몸을 일부 희생해서 기생충을 몰아낸다면 전체적으로는 이익이겠죠. "Broken Arrow"
그런데 이런 역할을 하던 IgE가 현대에서는 수많은 알레르기와 천식의 원인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기생충 접촉이 적은 선진국에서는 무해한 항원에 대한 IgE 반응으로 Allergy와 Hypersensitivity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유없는 "Broken Arrow" 남발이네요. 거의 50%이상이 집먼지진드기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집먼지진드기처럼 상대적으로 무해한 항원을 우리 몸이 우리 조상때 우리를 괴롭히던 기생충으로 착각하고 IgE를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IgE가 회충, 촌충, 십이지장충, 편충을 몰아내는데 전력을 기울렸지 집먼지진드기나 고양이 비듬을 구분해 낼만큼 여력이 없었던 겁니다. 오히려 현대에 기생충이 줄어 할일이 없어진 IgE가 이런 무해한 항원에 과민반응하여 우리를 괴롭히는 거죠.
어릴 때 적당히 더럽게 살아야 천식이나 알레르기에 고생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그래서 형이나 오빠를 가진 둘째아이일수록 천식과 알레르기가 덜 심하다는 연구결과로 형이나 오빠가 밖에서 놀다가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몸에 많이 묻히고 돌아오니 둘째는 상대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많은 항원에 노출되어서 어느 정도 무감각해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유전적인 요인도 크고 여러가지 설명법이 있습니다.
치료에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제를 많이 쓰며 중증 아토피나 천식 환자들에게 cyclosporine 같은 면역억제제가 투여되기도 합니다. 천식 등에는 에보할러형태의 약도 많이 쓰입니다. 아토피 피부질환에는 그나마 국소적으로 작용해서 비교적 안전한 연고류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스테로이드제제들이 잘 효과가 없는 심각한 아토피피부에 면역억제제로 그 유명한 프로토픽과 엘리델 등이 널리 쓰입니다. ( Tacrolimus - 프로토픽, pimecrolimus- 엘리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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