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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7 02:27
UN 대사,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CIA 국장, 부통령 8년 등 대통령 취임 전에 쌓은 경험으로만 보면 힐러리 뺨따구라도 올려칠 베테랑이었지만, 경험과 비전은 다른 덕목이라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랄까요. 그 유명한 "Read my lips" 사건도 그렇고, 시대를 꿰뚫어볼 안목이 아쉬웠던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최대 실착은, 자식 농사입니다. 아들 한 놈은 미국을 말아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그 나비효과로 세계를 말아먹었고, 아들 또 한 놈은 웬 금발의 뚱땡이 사이코패스 한놈조차 당해내지 못해서 세계역사를 헬게이트로 몰아넣기 직전입니다. 그 두 아들이 아버지의 후광과 아버지의 친구들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정치계 문턱이라도 갔을까 의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들들의 역량을 간파하지 못하고 그들을 어설프게 요직에 올려놓다시피한 것은 본인으로서도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할 점입니다.
16/06/17 02:31
사실 뭐 경제는 대통령 한 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복잡계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확연한 개삽질을 한 것이 아니라면 뭐라고 탓하기는 좀 어렵지 싶습니다.
자식 농사 관련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래도 젭이 트럼프한테 어떻게 당하는 지를 힐러리가 잘 공부해둔 것 같고, 지금 추세대로 가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진 않으니.... 일종의 반면교사로서의 역할은 한 것 같습니다?
16/06/17 02:43
"Read my lips" 사건의 진정한 문제는 향후 경제의 변동을 예측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대통령이 절대 약속해서는 안되는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었죠. 관련 전공의 학자나 관료들과 몇번 얘기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거의 일치하다시피한 견해가 "세금을 결국 올렸냐 말았냐가 문제가 아니라, 세금을 절대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시점에서 이미 문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정책의 묘는 그 재량과 유연성, 신뢰성과 안정성의 조화에 있는 것인데, 그 Read my lips 발언으로 유연성이 극적으로 제한되었고 그 제한된 유연성 내에서 정책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정치적, 경제적 자산을 낭비했으며 향후 그 약속을 깨버림에 따라 신뢰성까지 파괴되어버렸으니, 경제와 관련된 아버지부시 행정부의 몰락은 사실상 자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굳이 안해도 될 말을 해버리는 바람에 너무 큰 대가를 치렀어요. 물론 셸링의 이론이나 이스라엘의 대테러절대비타협정책처럼 스스로에게 제한을 부과함으로써 오히려 정책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세금은 그런 제한을 감당하기엔 너무 막대한 정책대상이었죠.
16/06/17 09:01
뭐 그렇긴 하지만, 아들 둘도 대통령하고, 둘째아들은 후보로도 언급되고,
자식농사는 잘 한편인거 같습니다. 주변에 워낙 자식이 본인 발끝도 못따라와서 모든 커리어를 다 이루고 말년에 노심초사 하는 분들을 많이 봐서..
16/06/17 07:13
편지 자체는 낭만적이긴 한데
아들 부시를 둘러싼 에너지 카르텔이나 네오콘 등등을 생각하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가... 제가 너무 저런 음모론들을 많이 읽었나봐요.
16/06/17 10:06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힐러리가 다시 언급한건데 편지 자체는 순수하다고 생각하고 생각보다 별 내용은 없지만 간지나네요.
그리고 아빠부시는 나름 성공적인 대통령 아니였나요? 그게 아니였다면 아들이 대통령 될수가 없었겠죠..
16/06/17 10:21
아빠부시때 걸프전..
그거때문에 울 아부지가 젤리를 수십만원어치 사서 "곧 세계3차대전이 일어나면 이게 식량이자 화폐가 될 것이야" 라고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 젤리.. 차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도 않았었어요 ..
16/06/18 00:44
인상적인 부분이 '우리 모두의 대통령', 그리고 '자네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네요. 미국 가보면 대다수 국민들이 한심해 보여도 세계최강국인 이유가 최상위 엘리트들의 역량과 국익을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단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하던데 후자를 이 편지를 통해서 어느정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민주화 후 후임에게 저렇게 따뜻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대통령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매번 있었던 정치적인 보복들을 보면 (물론 이유없이 한 보복들은 아니고 실제 비리가 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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