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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5 05:19
전 개강파티때 1차 마치고 2차 하러 다들 옆건물로 이동할 때, 우산이 없어서 곤란해하는 여학생에게 우산을 빌려준 적 있습니다.
전 그 학생이 2차 가는 줄 알고 '옆 건물 도착하면 돌려주세요' 라는 의미로 빌려준거였는데, 그 학생은 그냥 1차 끝나고 사라졌더군요-_- 결국 원래라면 집까지 걸어가는 걸 택시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을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T.T
16/06/15 05:28
배려를 해줬는데 권리인 줄 아는 경우가 생긱다 보니 배려심이 없어졌습니다. 제 인내심이 배려심보다 작은게 첫번째 이유고, 배려하고 살만큼 여유롭지 못한 삶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대학교 2003년 늦여름 관악산 입구 밤 11시반 경 여자가 남자한테 당하는 경우를 목격하고 말렸습니다. 법을 전혀 모를때라 제 행동이 용감한 시민상 받을 줄 알았는데, 쌍방으로 처리되고 합의 봤습니다. 그 여성분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밴드부에 있으면서 키보드를 자주 들어줬습니다. 사실 보컬이 아니고 서서서브 보컬이여서 할 일도 없었고, 키보드에 비해 연주자는 너무 갸날펐습니다. 하지만 서서서브 보컬답게 할 일이 없을 뿐더러 허리를 좀 다쳐서 안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키보드 운반을 안해줬다고 혼나고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스피커운반을 안도와줬다고 혼나면 이해나 하지, 키보드를 안들어줬다고 혼나야 하다니... 그 뒤로는 딱 남들 만큼만 도와줬습니다. 왕따가 있던 고등학교 시절 학교를 자주 안나가던 저는 은따(?) 였습니다. 그래도 공부는 잘했기에 학교에서 크게 터치는 없었고, 적어도 저는 리니지를 했으니깐 학교에 같은 혈 친구들은 있었습니다. 왕따당하던 애를 잘 몰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애와도 잘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일련의 사고들이 터졌고, 그 애 부모님이 괴롭히던 애들보다 저한테 뭐라고 하는 거에 짜증났습니다. 나도 같은 학생인데 내가 뭘 어떻게 말려;; 좀 같이 지냈다고 해도 한학기인데 똥오줌까지 다 가려줄 수는 없잖아요 아줌마.
16/06/15 05:52
자주 있습니다. 특히 운전할 때, 상대가 차선 이동을 하려고 하면 기다려준다는 식으로(하지만 내가 차선 이동하려고 깜빡이를 켜면 다른 차들은 얄짤없이 속도를 올려 제 차선이동을 못하게 막더군요. 엉엉...)
엘레베이터를 탈 때, 누군가 타려는 사람이 보이면, 엘레베이터 문을 잡아둔다거나... 배려가 일상화되어 손해 많이 보는 타입이죠.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습관화된 배려...
16/06/15 07:36
대학교 에피소드로 적어주신 부분들이 은근히 재밌네요.
배려는 습관이라 봅니다. 일본에 오래 살다보니 저도 어느새 사소한 것들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지하철 탈때 모든 이가 다 내린후 타기, 엘리베이터 문잡아주기, 누군가 잡아준다면 감사인사하기, 깜빡이킨 차가 있으면 양보해주기, 등등 일본인 대다수가 습관이 베어있는 것들인데 이건 그들의 본성이 착하다기보다는 그냥 사회의 암묵적룰이 되어 아무런 의식없이 하게되는 행동들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러한 룰에 찬성합니다. 문잡아주고 양보해주고 이런걸로 내 하루의 정말 짧은 몇분이 지연될 수는 있습니다만, 이러한 배려를 안함으로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들(깜빡이 켜도 안비켜줌, 지하철 내리기전에 탐으로 어깨끼리 부딪히는 등등) 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감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기에 사회적 다수가 동의하는 배려의 득은 실보다 훨씬크다고 봅니다.
16/06/15 10:01
음.. 습관화된 배려라고 적었는데, 바로 밑에 배려는 습관이라는 글이 보이니 뭔가 묘한 느낌이 드네요.
한국에서는 제 주변에 상당수가 이런 배려를 안 하고 살다보니, 왠지 저만 손해보는 느낌이라 습관적으로 배려하면서도 '좀 불편해도 이게 나아. 잘 했어.' 라고 스스로 위로하곤 했었는데....(특히 운전할 때, 차선 이동하는 걸 못하게 끼어드는 차를 보면)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혼자 예라고 하는 건 참 어려운 거 같아요. 차라리 일본처럼 대다수가 행하면 미덕이라 생각할텐데....
16/06/15 09:57
하루에도 몇번씩 숨쉬는 것처럼 이뤄지는게 배려해주고 배려받는거라.. 기억에 남는 배려나 시비라면 그 행위보다 행위 당사자가 인상에 남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16/06/15 19:34
인터넷에서 가끔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사연을 구구절절 써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로 익명의 게시판에서 많이 보이는데요 댓글에는 전부 보냈다는 내용의 낚시글만 가득하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돈을 보내준 적이 몇번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연만큼 바뻐서 그랬을까요, 핸드폰 번호를 써놓아도 감사의 전화 한 통 없고 심지어 대댓글조차 안 다는 모습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제가 순수(?)했던걸까요? 몇번 겪은 뒤로는 이제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16/06/15 20:14
착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급전이 필요한 일도 거의 없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경우도 드물죠. 제 주변에서 보면, 계획성없고 한탕주의 노리는 사람들이 내가 여기서 끝이 아닌데 한 번만 도와주면 안되나.. 이번 급한 불만 꺼주면 안되겠니.. 식으로 말하더군요. 인터넷 같은 익명의 공간에서는 이런게 더 심하겠죠. 세상에 이상한 사람 많습니다. 좋은 일하고 마음 상하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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