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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6 04:14
형식의 파괴도 계속되면 형식이 되는 걸까요? 앤디 워홀을 교과서로 접하는 세대는 과연 그의 작품을 보며 가치 전복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당신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라는 존경의 표현이 있습니다. 앤디 워홀은 그 말에 가장 부합하는 예술가입니다. 그와 동시대에 살지 못해, 그의 작품이 선사했다는 충격을 느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늦게 태어나서 후회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기 그 이유가 있었네요.
그런데 이 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작품이 갖는 예술적 가치가 줄어든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것의 필연적 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16/06/16 11:05
맞아요. 같은 시대에 살지않아 그떄 다른사람들이 겪었을 신선함과 충격을 같은급으로 향유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로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건 시뮬라크르적 개념을 사용하는 (물론 앤디워홀가 이걸 염두에 두고 쓴건 아니겠지만) 작품들의 숙명이 아닐까 합니다. 신기루처럼 잠시 많은 영예를 얻었다가 원래 없었던양 한순간에 사라지는..
16/06/16 09:55
전 막눈이라서 그런지 전시회 가서 오디오랑 책까지 구매했는데도 별 감흥이 없었어요.
그나마 기대했던 먼로도 그냥 사진 구매해서 색깔만 바꾼거라 실망이었고 제작에 관여했다던 영화는 좀 기괴하더라구요.
16/06/16 11:17
윗댓글과 이댓글 함쳐서 답글달겠습니다 ^^; 아주 단순하게 답변드리자면 당시에는 포토샵은 커녕 컴퓨터도 없었고 더군다나 제대로된 인쇄기술도없었기 때문에 앤디워홀이 했던 실크스크린방법은 상당히 신선하고 충격적인 기법이었습니다.
-특히 사진을 그대로 살려 실크스크린으로 뽑아낸다는 것-은 이 전까지 그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방법입니다. 그 전에는 그냥 그사람의 초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그냥 사진만으로 남겨져있거나 했었으니깐요. 여기에 다양한 색의 바리에이션은 원본사진이 가지고 있는 단순한 의미를 초월해 새로운 그만의 작품이 되게 해주었죠. 그리고 다양한 색깔의 사진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 색조합들도 굉장히 감각적이고 예쁩니다. 특히 지금 트렌드에 활용하면 너무나 좋을만한 색조합들이 많아요 크크... 저 역시 디자이너로서 시각적 아트웍을 만들 때 다른건 고사하더라도 앤디의 시리즈들을 보며 색조합을 참고한적이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지금이야 개나소나 만들줄 알고 사용할 줄 안다고 해서 처음 시도했던 사람이 보통 평가절하가 되진 않죠. 오히려 그 사람덕에 그러한 것이 유명해지고 때문에 많은사람들이 배우고 너도나도 그의 생각이나 작품을 활용해 사용하게 된 것이니.... 지금 포토샵이면 다 된다고 앤디워홀이 평가절하를 당한다면, 우리가 지금 당연히 사용하는 것들을 아무도 사용하지않을때 처음 시도하고 연구하고 개발했던 모든 학자들의 결과물 역시 역시 다를 것이 없어집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근대 ~ 현대로 이어져가는 근대미술의 대표자였던 앤디워홀과 그의 작품은 이제 역사책 속으로 들어갈만큼 오래된 사람이고 이제는 그 작품이 주는 순수한 새로움과 충격보다는 그가 후에 끼친 영향과 의의등을 이해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죠.. 다른 많은 역사서의 옛날사람들이 그런것처럼 ^^; 저 역시 작품자체가 제게주는 개인적 감흥보다는 그가 당시에 했던 생각들과 실험, 후에 끼친 막대한 영향 등을 바탕으로 앤디워홀을 위대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고있구요. 저도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이고 앤디워홀과 같은시대에 산 것이 아니기에 책속에 쓰여진만큼의 새로움과 충격을 받기는 힘들어서 아쉽습니다.
16/06/16 11:22
영화는 저역시 기괴하더라구요 크크 영화를 가장 최우선적인 자기 작품세계의 '실험영역'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인간의 성적인 부분에있어 많은 시도를 했다고해요.
먼로에 관한 부분은 윗댓글로 갈음하겠습니다.
16/06/16 10:42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술전공자 분들에게는 저 작품들이 대단하게 보인다는 거죠? 시대를 대표할 정도로.
저는 문학전공인데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사는 까막눈 같은 느낌이라 좀 슬프네요.
16/06/16 11:21
제가 문학을 잘 알지 못해 제가 받는 느낌을 비슷하게로라도 전달을 해드릴 수가 없어 아쉽네요 흑흑....
분명 문학쪽에도 시대를 앞서나간, 이전의 문학 양식이나 틀들을 거부하고 신선하고 충격적인 임팩트를 날렸던 사건이나 인물들이 꽤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앤디워홀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한사람이었고, 때문에 현재 엄청난 가치를 받게된 아티스트입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너무 유명해지고 앤디워홀의 모든 작품속 방법이 일상속에 녹아들어서인지... 현재 우리시대의 관점에서 볼때 앤디워홀이 너무나 평범해보이고 특별해보이지 않다는 거겠죠. 조금 덜유명해졌으면 그만큼 앤디워홀의 기법들이 덜쓰였을거고 그럼 조금이나마 더 특별해보였을텐데요... ^^
16/06/16 12:26
Mao를 봤을 때 색이 예사롭지 않아서 살짝 놀랐습니다만 그보다 스토리가 더 매력적이네요. 개인적으로 처음했다라는 것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편입니다. 일회성이 아닌 연속적으로 시대를 파괴하는 유별남이 있어야 진짜배기 창의력이라 보거든요. 감각적인 면에서는 풀어나가는 능력을 중요시하고요. (대중이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아이디어의 수준에서는 쉽게 겹치기 마련이니 차별화 능력이 중요하죠.) 그 부분에서 예술가의 기질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게 현대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와서 그렇지 대중들도 비슷한 욕구를 느낀다고 보거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나 발언들 혹은 후일담 따위들을 공유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그 사람의 전문성을 논함에 있어서도 디테일에 집착하곤 하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는데요. 이 맛을 아는 예술가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더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자신의 색을 넣고 그러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이게 자연스럽게 되는 사람들도 있죠. 사람 자체가 특이하면 그가 지나온 발자취도 좀 다를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 사람이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브릴로 박스 관련 인터뷰가 그런 점에서 참 재밌네요. 원래 90%가 A를 맞다고 하고 B는 틀리다고 하는 시장에서 B를 아무리 논리정연하게 주장하거나 혹은 가능성 자체를 감각적으로 역설해봤자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쉽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가능성 보다는 현재 이루어진 사실에 대한 인정을 중시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제 A도 B도 아닌 C를 들고 왔다는 점에서 보면 대중들의 환호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느낌입니다. C는 훨씬 더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이니깐요. 뭐 그도 알려지지 않은 1인이 넷 커뮤에서 가벼히 글 쓰는 방식이라면 분탕질하냐며 욕먹기 쉬운 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일단 유명인이 확신을 갖고 나서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기존의 것을 뒤집는 쾌감을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관련 인터뷰는 여러가지로 폭발력이 느껴집니다. (원래 이런 건 당황하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표현해야 더 재밌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누군가의 벙찜을 재밌어 하잖아요. 몰래 카메라는 인위적이라 자칫 거부감이 들기 마련인데 이 처럼 사람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충돌하는 지점에서는 큰 거부감 없이 재밋거리로 받아들일 수 있죠.) 이번 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름만 알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다시 그 이름을 접할 때 느낌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아요. ^^;
16/06/16 16:05
성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평범하다고 볼 수도있는 일반적인 대중의 욕구나 성향들을 가지고 예술로서, 자기만의 신선한방법으로 새롭게 풀어냈기에 감히 '팝아트'라는 명칭을 부여했다고 생각합니다 ^^ 구구절절 공감되는 말씀만하셔서 따로 말씀드릴게없네요... 흐흐흐 작품에서도 매력이 뿜어져나오지만 생애사나 한 말들을 보면 앤디워홀만의 매력을 더욱더 뿜뿜 느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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