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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7 15:41
근데 원래 박찬욱 감독은 서사 캐릭터보다는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내는 데에 훨씬 관심이 많고 조예도 깊은 감독이었다 라고들 하더군요. 그래서 이해합니다. 거장이 됐으니 자기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보는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사에서 쉽게 보기힘든 괜찮은 페미니즘 영화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거의 무슨 남성들의 레즈비언 판타지를 묘사해놓은 듯한 베드신들은 확실히 비판 받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특히 방울은 남성들의 압제의 도구가 여성들의 사랑의 도구로 바뀐다는 점은 알겠는데 그래도 좀;;; 너무 나갔다는 느낑이;;
16/08/07 15:57
원작이 철저하게 여성의 시선에서 본 반면(정사씬은 거의 없는대신 둘의 감정선이 엄청나게 길죠)
영화는 반대로 철저하게 남성의 시선에서 봤다는 차이가(그 어마어마하게 길고 긴 정사씬이라니) 재미있더군요. 특히 원작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인 골무씬을 그렇게 건성건성 넘어갈 줄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선 원작이 좀 쓸데없이 긴데다, 원작 2부 중간부터는 지리멸렬한 수준이라 다 잘 쳐내고 갔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의외로 김민희가 이 영화에서 별 매력이 없더군요. 그전까지의 영화에선 참 매혹적인 여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찍기가 싫었나 싶은 느낌까지 들 정도로 별로였죠.
16/08/08 04:50
둘의 본격적인 감정선의 시작이자 공들인 티가 팍팍 나는 욕조에서의 골무씬과 너무나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살렸던 탓에
개봉하고 3주도 안되서 김민희 데뷔 16년만에 첫 팬미팅 하고 덕후몰이 장난 아니었는데요. 그냥 영화가 별로셨던거 아닐까요
16/08/07 16:19
후반 고문 장면에서 조진웅이 한국어로 얘기하는 장면은 많이 좀 어색하긴 했습니다.
동성애 정사장면은 저는 이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하기에 매우 마음에 들던데요.
16/08/07 17:58
저도 이리 생각합니다. 대사가 그랬죠. 문제는 현실에서 한 눈에 반하는 경우야 많지만, 픽션은 그 마저도 공감가도록 설명을 해야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할 것 같아요.
16/08/07 21:30
끝장면이 좋더군요.
남자분들이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더군요. 박찬욱 감독표라고 너무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지 망작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킹링 타임용으런 잘 만든 영화에요
16/08/08 09:28
저랑은 아쉬운 포인트가 좀 다르신것같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1.사랑은 원래 비합리적이고 급진적 으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첫눈에 반했든, 자꾸 보며 끌렸든 극중 드러난 몇몇 미쟝센만으로도 감정변화를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폴링인러브 자체가 메인디쉬가 아니었기 때문에.. 2.다소 극단적인 가부장적 남성상이 공격의 대상 이었기 때문에 코우즈키는 잘 만든 캐릭터였다고 봅니다. 엄격근엄진지하고 우아한 척 하지만 사실은 왜곡되고 과도한 욕망에 사로잡혀있는 추악한 면모가 있는 이 캐릭터를 통해, 다소 단순하지만 설득력있고 주인공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3.백작은 근본없는 캐릭터 라고 느꼈습니다. 하정우씨의 연기는 매력적이었지만, 캐릭터 자체가 뿌리가 없었어요. 아가씨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시선과 아가씨에 대한 순애보, 사기꾼적인 면모 등이 하나의 맥락 속에 묶이지 않아 다소 산만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도 2에서 느낀 바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고문 장면이 사족처럼 느껴졌고요. 물론 에버그린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매우 재미있게 봤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그림 잡는 능력은 정말 후덜덜을 넘어 후달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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