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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07 16:58:42
Name 라방백
Subject [일반] (스포가득리뷰) 사랑이 넘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자살닦이라고 부르고 연출과 스토리면에서 너무하다 싶은 장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몇 코믹스의 팬들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먼저 밝힙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에 따르면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계층을 상대로 만들어졌습니다.
DC등의 사이트에서 짤방이나 움짤과 함께하는 어처구니 없는 몇몇 개그들을 그때그때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고
평소 B급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서부 컬쳐에서의 캐릭터 사랑을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저의 리뷰를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베이스이자 핵심 주제는 사랑입니다.
사실 이 세계관이 사랑이 넘치는 세계라는건 이미 전작인 돈옵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바 있죠..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가족애가 전작의 주요한 주제였다면 이번작품에서는 좀 더 다양한 사랑들이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 1회용급 조연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자신의 애정의 대상이 존재합니다.
주인공 역의 플래그 대령은 문박사와 커플이고
모두 알다시피 조커와 할리퀸은 가장 달달한 메인커플이며
디아블로는 죽은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고
데스샷은 자신의 딸을 사랑하며
카타나는 자신의 칼을 캡틴 부메랑은 핑크포니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주역들중에 유일하게 애인이나 최애캐가 없는 등장인물은 아만다 국장과 킬러크룩 뿐이지요.

처음에 제법 많은 시간을 들인 캐릭터와 세계관 소개장면에서는 이 세계가 사랑이 넘치는 돈옵워 세계관임을 보여주며
동시에 각각의 캐릭터가 사랑하는 대상들을 미리 보여줍니다.
특히나 온몸에 피어싱과 문신을 한 악역 깡패 캐릭터도 남의 여자는 건들이지 않는다는 이 세계의 룰을 미리 보여줌으로서
이 세계가 얼마나 사랑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지 우리는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 영화의 첫번째 큰 문제점이 발생하는데요.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캐릭터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가
그 사랑 또는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신의 목숨이라는게 첫번째 문제점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세계를 기본으로 잡았으면 그 사랑하는 대상을 이용하여 캐릭터를 움직이게 만드는게 가장 효과적이라는건
3살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러나 데드샷 외에는 아무도 그 사랑하는 대상을 가지고 행동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인챈트리스의 능력은 빌런들의 사랑하는 대상을 (그 대상이 심지어 죽은 존재라 할지라도!)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에 가장 가깝습니다. 데드샷의 딸이든, 디아블로의 죽은 가족들의 영혼이든, 칼이나 핑크포니의 영혼도 (영혼이 있다면)
모두 컨트롤이 가능한 능력이거든요. 그리고 그 인챈트리스와 그의 인간폼인 문박사 모두 각각 사랑하는 대상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그런점에서 인챈트리스는 모두에게 움직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그 자신이 가진 사랑의 대상으로 인해서
아만다 국장에서 컨트롤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중적인 캐릭터가 되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결국 빌런들을 부려먹기 위해서 그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잡죠. 삼성 핸드폰으로 기동되는 폭파 장치는
삼성핸드폰 광고효과만 존재했을뿐 빌런들의 행동 동기로서는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큰 문제점은 메인 악역의 존재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보면서 느낀건 딱히 메인 악역이 없어도 전혀 문제가 없겠다 였습니다.
그저 빌런들이 자신의 애인들을 되찾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동기가 되거든요. 아만다 국장이 뭘 요구하든 사랑을 위해서라면
했을거고 그게 꼭 지구 멸망을 막는 거창한 임무일 필요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좀 더 메타휴먼과 인간의 대립을 나타낼 수 있을만한
사건이고 빌런들 각자가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임무가 적합했습니다. 아만다국장을 구출해라는 미션과
세계 멸망을 막으라는 미션이 크게 나빴던것은 아닙니다만 영화의 본래 주제(사랑)와 직접적 연결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능력이나 개성이 거의 무쓸모 했다는 점 (디아블로의 불쑈와 크룩의 물쑈정도만 의미가 있었죠)
에서 아주 무쓸모한 미션과 해결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손만 까딱하면 세계를 멸망시킬 힘을 가졌지만 빠따질 잘하는 동료를 원해서
춤을 추시는 최종 보스는 어이가 너무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 망한 캐릭터 사용의 극치였습니다. 상대가 너무 강하다보니
능력이 없는 동료들은 할게 없었죠. 최종 보스를 물리치는 방법도 개연성이 1%도 없구요.

세번째 문제점은 쓸데 없는 플래시백의 남용입니다. 캐릭터와 세계관을 설명하는데 이미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데도 불구하고
뭔 장면이 하나 나올때 마다 의미도 없는 플래시백과 장면들이 자꾸 들어갑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적게는 1번에서 많게는 3번 이상
과거 회상 장면이 나오는데 이미 말로 설명해 놓고 또 화면으로 보여주기, 한번 나왔던 장면 또 보여주기 등등으로 시간을 때우는데
전체적인 편집의 방향성이나 이 영화가 가진 가벼움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이러한 오락영화에서 스토리가 가지는 가치는 존카멕이 게임에 대해서 말했던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스토리와 같다. 있으면 좋겠지만, 중요하진 않다"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렇게
가볍고 사랑을 노골적으로 추구하는 영화에서 굳이 스토리를 설명하기 위해 저런 편집을 남발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이 영화의 제작이 일관성이 없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혹평을 했지만 이 영화는 분명 재미있는 구석이 여러군데 존재합니다.
일단 캐릭터 그 하나하나는 분명히 개성과 매력이 있는 원작의 캐릭터성을 분명히 가지고 왔습니다.
다들 자신이 가진 애정과는 별개로 조커는 분명히 혼란스럽고, 할리퀸은 좀 싸움을 과도하게 잘하는 느낌은 있지만
하는 행동이 매력적이며 (저는 할리퀸의 원래 행동가치가 미친년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조커를 만족시킨다' 라는 점에서
원작 캐릭터에 잘 부합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엉덩살이 매력적입니다!)
데스샷은 총을 잘 쏘고 (오버워치의 김병장핵 같은 사격실력입니다. 무기에 따라 3점사, 4점사, 6점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김병장 궁과 같은 '목표를 포착했다' 스킬도 사용하지요). 디아블로는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불로 글씨 쓰기, 화염 방사
화염 포풍, 불정 변신! 등등), 인챈트리스는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만큼 다양하고도 강력한 신과같은 능력을 발휘하지요.
(그리고 얼굴은 할리퀸보다 더 이쁘고 노팬티로 춤도 춥니다!)
물론 각각의 능력을 나타내는 장면들은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적들을 그냥 총쏘고 빠따로
때려서 죽여요.. 그냥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들.. 그 자체로도 원작의 팬이거나 이러한 초인 능력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할 만한
장면... 은 제법 있고 볼만합니다.

중간에 피식 웃게 할만한 개그 장면도 제법 있습니다. 순간순간의 장면에서 빵 터지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제법 웃긴 개그 영화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장면들이 돈을 많이 써서인지 어색함도 크지 않습니다.
중간 중간의 몇몇 개그들은 제 생각에는 좀 번역상의 문제로 잘 전해지지 못한 거 같습니다.
"잊지마 우리는 나쁜놈들이야" 와 같은 손발이 오그라 드는 대사도 물론 있습니다만(아마 번역은 다른 말로 되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최종 보스를 앞둔 고뇌의 장면에서 치는 진지 개그로 갔으면 좀 더 나았을 것도 같네요.
그리고 (아마도 등급을 낮추기 위해서) 사랑이 주제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사랑 장면이나 사랑을 주제로 한 개그를 하지 못한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흠이면서도 향후 등장할 이 영화의 패러디 짤방 또는 패러디 애로 영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별로입니다. 그러나 원작이나 초인 캐릭터를 사랑하고 순간순간 개그센스 터지는 짤방에 피식할 준비가 되신 분들은
가벼운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보고 나와서 친구랑 리뷰하면서 장면장면을 다시 되새김질
하는 동안 너무 웃어서 눈물을 흘리고 배를 부여잡고 굴러다닐 정도였습니다. 입으로는 분명 욕을 하고 있는데 그 장면이 너무 어이가 없고
웃겨서 빵빵 터지는 그런 영화죠. 특히 섹드립에 능하거나 음란마귀에 씌이신 분들은 이 영화를 완전 재창작하실 수 있을거라고 단언합니다.

단순히 닦이 영화라고 비하당하면서 쓰레기통으로 집어던져지기에는 너무나 숭고한 이 영화의 주제와 B급 감성이 저에게 이 리뷰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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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군
16/08/07 17:15
수정 아이콘
직접 보고 느낀 거라면 후반 작업은 가오갤을 참고로 작업한티가 너무 난다고 해야할까요. 찍은 씬 하나하나 들어간 정성은 아주 좋은데 화면을 엮은 구성이 가오갤에서 베껴온 티가 너무 납니다. 가오갤은 그럴 이유가 있고 분위기 전체를 그렇게 세세하게 설계를 했으니 딱히 위화감이 안드는데 가오갤과는 전혀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물건을 가오갤처럼 움직이려 하니 작동이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대참사가 일어난거죠. 어찌보면 배댓슈의 실패가 더 큰 재앙을 불러온 느낌입니다. 실패에 대한 내부평가가 어딘가 고장을 일으켜서 괜찮거나 개성있는 영화가 될뻔 한 걸 완전히 망쳐버렸어요. 특히 후반부는 더 할 말도 없을 지경이고요. 이 경우에는 배댓슈와는 달리 설명도 필요 없다는 게 더 치명적이죠.

에....뭐. 그냥 안타깝습니다. DC가 LG가 된 느낌이예요.
라방백
16/08/07 17:54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씬 하나하나의 정성은 좋은데 하나로 묶는 방식이 너무 구립니다. 가오갤에 대한 지나친 벤치마킹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큰 줄기로 봤을때 치명적일 정도로 어떤 일관성이 없어요. 정말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건지 찾기가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DC...
탱크로리
16/08/07 17:41
수정 아이콘
인챈트리스가...음.. 보러가야겠군요
라방백
16/08/07 17:55
수정 아이콘
할리퀸도 인챈트리스도 이쁘긴 하지만 그 여성들만 보러가신다면 다소 실망하실수도 있을것 같네요...
Untamed Heart
16/08/07 18:04
수정 아이콘
B급 감성으로 포장하기엔 영화 자체가 C급이라고 느꼈습니다.
할리퀸 영화를 만드느게 더 나았을 듯 합니다.
유스티스
16/08/07 18:26
수정 아이콘
갑자기 생각났는데, 최종병기 포스 풍기던 디아블로가 불을 처음 제대로 쓸 때의 그 규모없음이란... 그걸 보고 와, 하는 데드샷과 할리퀸에게 전혀 공감이 안갔어요.
16/08/07 21:39
수정 아이콘
정성스런 글인데 댓글이 별로 안달리네요..
잘읽었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평이 안좋지만 팬심로 보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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