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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 03:38
주관적인 잣대로 재단하기엔 너무 어렵죠….
말씀하신 것처럼 절대적으로 객관적이고 진실한 역사는 없겠지만, 그러한 한계성을 자기 줏대로 배제하고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과감성과 그 자격이 전공자의 영역이라고 느껴져요.
18/01/20 04:06
1.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2.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 3. 산은 물이요. 물은 산이로다. 4.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역사에 대한 성찰이 4단계까지 오신 것 같습니다.
18/01/20 07:46
이곳에서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여러 10대, 20대들의 경이적인 글을 읽어왔지만
'신불해가 20대'의 충격은 역대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흐흐
18/01/20 12:08
저도 이 대목에서 놀랐네요.
2010년도에 신불해님이 나보다도 몰랐는데, 몇 년 노력하니 이 정도 경지에 이르는구나 하며.. 난 그동안 뭐한거지ㅠ
18/01/20 06:29
저 같은 경우에는 새벽포도님의 4단계중에서 2단계 쪽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글을 권합니다. http://sonnet.egloos.com/3030707 그리고 이 글에서 나온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그 역사적 사건의 교훈은 무엇인가? 우리는 보다 적은 희생으로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나?"] 저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써 먹기 위해서 라고 봅니다. 과거의 사람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였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가? 그리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위의 글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관념적으로 어떠한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어떠한 미덕과 연결된 경우가 많으니깐요. 예를 들면 우리는 친일파 숙청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야 된다거나, 검찰은 다른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거나 뭐 이런식으로요. 하지만 역사적인 사실은 그런것들은 이루어 질수 없거나, 이루어 지면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예를들면 깔끔한 숙청을 한 사람이 있죠. 스탈린이라고, 그리고 한국 검찰은 너무 독립되어 있어서 문제입니다. 예네들은 더 많은 간섭을 받아야 되요) 아니면, 저는 종종 수백년 전에 결과가 나온 물건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격렬하게 토론하는 것을 봤습니다. 혹은 수백년 전의 삽질을 현재에 다시 저지르는 것도 봤구요.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역사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관심을 가져야 하구요.
18/01/20 10:04
저도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사회과학 분과를 접하고 사회 경험이 생기면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알고, 그것을 참고하는 것은 물론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현대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역사에서 답을 찾는 것은, 예를 들자면 수학 공식에서 우주왕복선을 만들어 내는 일과 흡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는 과거의 사정(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이 있었고, 현대에는 현대의 그것이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현대의 정답을 도출하려면, 그 모든 것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은, 과거로부터 현실의 해답을 찾는 일은 수학 공식에서 우주왕복선을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수학 공식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참이냐 거짓이냐로 구분할 수 있는 하나의 '팩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서 팩트는 극히 적고, 거의 대부분이 주관과 가치의 영역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인간에겐 직관이라는 것이 있기도 하고, 권력과 부의 속성은 그것들이 생겨난 이래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쉽게 판단하는 것을 자제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태도는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여기가 실증주의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겠지요. 저도 식견이 많이 부족한지라, 써놓고 보니 중용을 지켜야 한다는 식의 뜬구름잡는 이야기밖엔 되지 않습니다만, 활용하기 위한 역사로서의 접근은 결국 현실에 대입시키기 위한 프로파간다로 변질될 우려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몇 자 적어 보았네요.
18/01/20 10:15
저는 역사를 보면 미래가 보이더군요
최근 일본만 봐도 임진왜란시절이나 2차대전이나 지금 군사대국화 노리는것만 봐도 일본은 대륙으로진출하려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한반도로 군대를 진출시켜야죠 근데 신기한건 임진왜란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친일파들은 있었고 대부분 방심하다가 당하더라구요 이이나 이순신장군같이 경계했던 인물들은 일부에 불과하구요 항상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정신차리는 나라 민족 같아요 일본하고 군사교류는 우리군의 취약한 정보를 줄수있기에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18/01/20 10:24
역사라는 게 진짜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주관성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안 하면 안 되겠지만,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주관이 들어가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더군요. 그러다 보니 저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타임라인'만' 추적하게 되었습니다. 인물을 중심으로 추적하다 보면 호불호에 따라서 사건을 보는 축이 틀어질 수가 있으니... 그러면서도 해당 인물의 호불호에 따라 보는 관점이 갈리고 서술이 미묘하게 갈리게 되죠. 참 어렵습니다. 그냥 차라리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18/01/20 10:27
비전공자의 역사에 관한 글 중 이 글이 단연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저흰 이제껏 역사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
18/01/20 17:57
신불해님과 같은 경지를 가지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겠죠-_-);; 관점이 올바르냐를 떠나 특정 분야에 대한 인식 수준으로만 치면 환빠들의 능력치가 오히려 보통사람 평균에 가깝지 않을까..(신불해님은 미터기를 뚫고 나가셨고)
18/01/20 18:21
정규 교육만 이수해도 환빠수준의 왜곡은 어렵지 않습니까? 당장 국사 교과서 페이지만 봐도 항상 중립을 지키라고 알려줄텐데요...
18/01/20 18:29
정규교육을 하는 선생님들 중에도 환빠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는게-_-;; 환빠도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별별 곳에 다 있더군요.
개인적인 경험이긴 한데, 도서 박람회 갔을 때 환빠서적 부스가 기독교서적 부스 만큼 큰거 보고 이 시장도 장난 아니구나 느꼈습니다-_-a.
18/01/20 10:52
음.. 좀 다른 얘기이고 전 역사를 잘 모르지만 제가 역사에서 느끼는 건..
시스템의 부조리가 저절로 개선된 적은 없다? 항상 곪을만큼 곪고나서 터지는 거지 사회자체가 좋게 변화하고 유지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느낌? 고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건 환상이고,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느낌이네요.
18/01/20 11:15
글 내용과는 상충될 수 있는 댓글이지만 앞으로 괄목상대 고사를 들으면 오하의 아몽보다 PGR의 신불해님이 더 생각날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8/01/20 13:20
모든 덕질이 그렇겠지만 역덕의 길은 유난히 더 막막하고 어려운것 같아요. 아 이 정도면 그래도 좀 아는 편이지 하면서 깝치다가도 매번 무너지게 되는게 역사라는..
역사적 사건들을 일단 다 아는 과정도 어렵고 끝이 없는 길이지만 그걸 넘어서 해석하고 이해하는건 정말 요원해 보이는 일 같네요. 근데 그래서 역덕질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것인지도 모르죠 크크
18/01/20 14:11
수능 보겠다고 국사책을 통째로 외우고도 역사에 정말 관심이 없었는데 신불해님 글 덕에 역사가 재밌어지네요 크크
늘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코인과 정치글 사이에서 꿀물같은 글입니다 크크
18/01/20 19:13
?? 20대인건 예전 글에서 알아서 이미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는데
비전공자라고요? ?????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읽은 신불해님 글 중에 준가르 제노사이드 관련된 글이 있는데 그걸 보고 중국의 서쪽, 그러니까 중앙아시아쪽 유목문화에 대한 관심, 그쪽 지형과 기후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었습니다. 와 여기 이런 사막이 있어? 근데 고원도 있어? 산맥이 이렇게 있어?? 그러다보니 이거 보고 저거 보고 하다하다 내려내려와서 헬레니즘 문화까지 내려오게 되더군요. 불교와 크리스트교가 어떻게 융합되는지 이런 것도 보고 참 재미있다 싶었습니다. 정말 일반인 수준의 역사지식을 가진 바보천치지만 항상 신불해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18/01/20 20:39
신불해님의 글을 볼때마다 생각나는 pgr 유저분이 있습니다.
유게에서 동물에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 정성들여서 댓글을 달아주시던 분이 있었는데 판님이라고 있었죠. 그 분은 활동을 접으신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그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 신불해님도 pgr에서 그런 분 중 하나로 남지 않으실까 생각되는데요. 앞으로도 자유게시판에서 자주 뵈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8/01/21 00:42
역사는 역사이다는 상당히 중요한 말인데 저는 결론이 많이 다릅니다.
학문을 하고 학문을 써먹을 때 꼭 모든 걸 다 알고 써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주관이 들어간 부분을 걷어내고도 역사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인터넷 주류 역사관에서는 민족주의가 엄청나게 비판을 받습니다. 민족주의라는 것이 단순히 한민족끼리 뭉치고 민족을 위해 살아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적도 있었지만 현재 그런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주의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한다고 외지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차별에 대한 반작용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피아가 구별이 되는 한 공동체 중심적 뭉침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곳에서는 필연적으로 역사를 이용합니다. 학문을 순수하게 학문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도 필요하고 그걸 올바르게 이용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18/01/22 03:11
석사 나부랭이지만 역사 전공중인데(이제 4학기 들어갑니다), 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하는 분이에요. 참고로 신불해님 글 달달 정독한 덕분에 중국사 과목들은 거의 다 A+을 맞았답니다(학부때지만). 오프에서 만약에 뵈면 밥이라도 한끼 맛있는 것 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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