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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6 22:21
대학졸업자와 고졸자의 임금격차나 사회적 인식 등을 바꿀 생각을 해야지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는 세상이 더 좋다? 흠... 굉장히 회의적이네요.
18/02/06 22:41
말씀하신 의미입니다. 모두가 대학에 가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대학에 가지'는' 않는 세상이 더 낫다는 이야기에요 :)
저자는 임금 격차의 원인에 관해 고찰했고, 인식 변화를 직접 촉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글에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보여줍니다.
18/02/06 23:07
잘렸던 부분 달리기 전에 쭉 훑어보고 댓글을 성급하게 달았었군요. 그것도 본문과는 정반대로 해석해버린... 다시 한 번 읽어봤습니다. 좋은 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18/02/06 22:43
질문은 가령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빈 병이나 캔을 반납할 경우 50원의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즉,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좋은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전공하는 분야와 관계있는 능력만 증가한다.
약간 맥락이 이상한데 중간에 짤린건지요?
18/02/06 22:41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졸업 후에 쓸모없는게 한국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었네요.
그래도 미국의 학생들이 그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우리나라 학생들보다는 덜 하고 있는 점은 부럽네요.
18/02/06 22:44
그러게요. 당장 저만해도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미국 친구들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절대 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은 방법을 찾아내니까요 :)
18/02/06 22:52
글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물론 4년동안 배운 지식이 사회 나가서 전혀 쓸모가 없더라도 그 공부를 하면서 사고력이라든가 이해력, 독해력 등등 여러가지 지적 능력이 발달하는 것은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그게 유의미한 수입증가와 연결되는가는 분명히 의문의 여지가 있죠.
다만 이러한 의문이 사회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이며, 오히려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실업율의 증가야말로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때 되면 대체 평생토록 살면서 단 한번도 써먹을 일이 없는 미적분을 공부하느라 '모든'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모든' 입니다. 꼭 이렇게 말하면 이공계에 진학하면 미적분은 필수라는 난독증 환자들이 있어서 말이죠) 학생들이 잘 이해도 되지 않는 수학공식을 붙잡고 끙끙대는 고문아닌 고문을 받을 이유도 없겠죠.
18/02/06 23:01
아무래도 저자가 경제학자이다보니 교육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낭비에 불만이 많은 듯해요 :)
인식의 변화 덕분이든, AI의 발달 덕분이든 간에 애들이 좀 더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18/02/06 23:12
음.. 솔직히 말하자면 애들은 공부를 안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죠 :) 아니 사람 자체가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보다 놀기를 좋아하게끔 만들어진듯 합니다.
어찌보면 인공지능이야말로 인간이 놀면서 살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노는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가 지탱이 안되니 노동을 신성시하고 직업이 없는 것 백수는 사람대접조차 받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취업하고서 절대 다수는 '아 일하기 싫다' 라고 말하지 '아 일하니 좋다' 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 '돈 버니 좋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야 있지만..
18/02/06 23:22
인공지능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질에 아예 구애받지 않는 세상이 오면 인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스타트렉에 나오는 것처럼 물질적인 대가가 없어도 인간들이 알아서 잘하는 유토피아가 나타날지, 아니면 AI를 노예처럼 부리면서 놀고먹는 (그렇지만 실상은 AI에게 사육당하는) 디스토피아가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먹고사니즘에 치여 살다가 가끔씩 그런 공상을 하면 재밌어요 :)
18/02/06 22:57
안타깝게도 대학 종사자와 관련자들의 이익 때문에 대학이 정말 0의 가치를 지닌다고 해도 없어질리는 없겠죠.
대학 관련자들 힘이 꽤 쎄서요.
18/02/06 22:58
Social Planner 관점에서 교육이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못한다는 주장이군요.
동의하지만, 해결 방법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인간이 간사하기 때문에. 제 생각에 세월이 갈수록 대졸자가 많아지는 현상은, 하위 계층 노동자가 상위 계층 노동자를 흉내내는 (imitate)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 대졸자가 얼마 없을 때 (글에서도 말하는, 50년전 대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던 시기) 에는 대학에 가서 배우는 지식을 유의미하게 사용할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졸자가 되었겠습니다만, 그들이 고소득 직장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하위 계층은 그를 따라하려는 유인이 생기고, 점점 대졸자 흉내내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 사람들이 노동 시장 나가봤자 (기존 대졸자들과 달리) 유의미한 생산성 증가를 주지 못하니까 사회 전체로 볼때 교육을 통해 얻는 생산력 증가가 별로 안되는 것이겠죠. 솔직히 같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탑텐 학교에서 플래그쉽 주립으로, 거기에서 또 수많은 주립,사립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로 치면 상위 10개에서 인서울/주요 지방 국립대로, 그리고 지방대로 내려갈수록) 같은 대졸자라고 해도 수준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서 수준에 대한 정의가 매우 모호하지만, 일단 넘어갈게요) 글쓴이도 중도 탈락율 (dropout rate) 언급하는데, 하위 대학일수록 이 비율이 높을겁니다. 저는 이런 수치를, 대학 갈만하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 소득을 올려보겠다고 대학 가서 생기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 대학 가지 말라고 하기에는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일테고, 애초에 잘 걸러내기도 힘들겠죠. 독재국가라면 상위 10%만 대학가서 기술 발전, 상위 서비스업시키고 나머지는 일반 노동자 시키면 되겠지만요. 사회 전체를 보면 비효율로 보이지만,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운데 최적인 시스템임은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18/02/06 23:09
말씀에 동의합니다. 한국에서도 상류층이 아닌 부모들 사이에서 자식 교육만큼은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분들이 많죠.
다만, 옛날이라고 해서 고등 교육이 특별히 더 효과적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에 언급한 내용대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데, 예전이라고 특별히 지금보다 전공과 관련된 직장을 얻는 비율이 높았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고등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풋 대비 아웃풋이 형편없는 사업인데, 심지어 요즘은 옛날만도 못 하다가 저자의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
18/02/06 23:50
일단 수고해주신 번역글 감사합니다.
전 이미 원문으로 읽어서 그 때 생각을 정리하자면 전 저자와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대학교 때 이미 들어간 돈에 비해서 받는 교육은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었거든요. 과연 이정도 교육 때문에 5만불을 매년 쓸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런데 이게 워낙 비싼 미국 고등교육 가격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거지 고등교육이 싸거나 무료인 유럽국가들 수준에서 보면 가격대비 투자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시간대비 투자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대학교 때 그 자유를 느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고등교육 시스템이 개혁이 필요한 것은 아니죠. 제가 알기로 현대 고등교육의 전신은 상당히 구시대적인 기관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점에서 보면 어느정도의 개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교육 방법의 개혁이 빌요한거죠. 아직도 강당에 사람 수십명에서 수백명 모아놓고 그냥 지식만 전달하는 방식을 고수하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전 고등교육이란 개념은 대다수의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얘기하는 고등교육이란 학문의 깊이도 있지만 사고력, 이해력, 독해력, 분석력 등을 높히는 계기라고 보고 현대사회에서 저 능력들은 필수적이라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대학"이라는 개념이 아니더라도 저런 능력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가르칠 수 있는 기관이 있다면 "대학" 이란 고등교육을 대체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18/02/07 00:14
저자는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심지어 학비가 비싼 미국에서도 (적어도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다만,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는 심각한 낭비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말씀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저도 사고력이나 이해력, 독해력, 분석력 같은 능력이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직업과 관련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요. 그런데 애초에 교육을 통해서 이런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배양할 수 있는지가 문제인 듯해요. 달리 말하면, 과연 교육이 인간을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문제인 듯합니다. 관련 연구는 결과가 제각각이더라고요. 암튼, 비용을 줄이든 효율을 높이든 간에 교육 방법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8/02/07 00:32
제 첫 댓글이 좀 애매해서 오해를 야기했네요.
당연히 개인의 금전적인 면을 보면 미국에서도 투자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벌어드리는 소득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쩔수 없죠. 당연히 이 점도 저자와 동의합니다. 그런데 사회적인 면으로 보나 또한 그냥 객관적인 효율성으로 보나 너무 낭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이라고 봅니다. 과연 고등 교육이란 개념을 대학교 특히 대학교 1-2학년 때 듣는 기초수업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들고요. 차라리 고4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대학교 1학년 수업을 더 싸게 듣게 하는것이 났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중 하나로 추천되는 것이 싼 Community College에서 1-2년 크레딧을 쌓고 더 비싼 대학교로 편입하라고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잘하면 몇만불을 세이브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여하튼 좋은 의견 감사드리고 또 번역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항상 Orbef님과 라시드님에게 감사드립니다.
18/02/07 00:51
오...그런 방법이 있군요. 아무래도 미국의 교육 체계에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Orbef님이 계셨더라면 말씀하신 부분과 관련해서 여러 말씀을 주고받으실 수 있으셨을 텐데 살짝 아쉽네요. 저도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
18/02/07 00:29
많은 공감이 가네요. 엄청난 사회적 낭비인건 분명합니다. 대학수준의 지식을 굳이 대학을 안가도 얻기가 쉬워진 지금에 와서는 더욱더요. 그 고등교육을 받을 때가 가장 정력이 넘치는 나이라는걸 생각하면 더욱더요.
18/02/07 00:57
대학원, 특히 박사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대학만 놓고 보면 낭비가 심하긴 한 듯해요.
그러게요...인터넷이 좋긴 좋습니다. 어떤 분야는 정보가 대학보다도 빠르더라고요.
18/02/07 00:36
노동경제학을 수험용으로 공부했었는데
신호이론 생각나네요. 능력있는 근로자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대학을 가는것이라던... 아마 유의미하게 개인의 능력 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있다면 신호를 보내기위해서 4년간의 공부와 비용투자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겠네요.
18/02/07 09:11
그 이론의 가정에 '교육은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가 있었죠.
처음에는 이 가정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그럴싸한 가정인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18/02/07 09:25
경제학자체가 단순화와 가정의 학문이니...
현실과 100퍼센트 맞지는 않겠지만... (완전경쟁시장은 사실 현실에 완벽하게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어느정도는 맞는이야기인거 같아요. 그 이론처럼 대학레벨과 대학교육 높은학점은 실제로 그 사람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보다는 그사람이 애초에 가지고 있던 성실성과 능력 사고력 기타교양등등등의 능력을 "증명"하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전자가 아예 없는건 아니고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는거죠.
18/02/07 00:56
본문에 대부분 동의하며...
저는 그런 의미에서 현 한국의 "모두가 대학생이 되는 사회"에 반대합니다. 저는 서울내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대학을 나왔지만 대학에서 들은 수업 중 절 만족시킨 건 절반 이하였습니다. 학생은 넘치고 교수는 부족하며, 대부분의 교수는 지식의 보유자로선 어떤지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없으나 '교수자로서는' 무능하고 의욕이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건 "우리 학교에서도 이 정도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만한 주요 대학은 그렇다쳐도, 이른바 하위권 대학은 어떻단 말인가?" 실제로 대학 등록금은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덜 받는)하위권 대학이 더 비싼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그 학교나 교수들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퍼센테이지에서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거죠. 저희 아버지는 2년제 대학의 교수로 20년을 일한 분이지만, 한해한해 지치고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처음엔 4-5등급의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이젠 9등급이고 뭐고 오는 놈은 다 받아줘야하며, 온 놈이 그만둘까봐 성적을 배려(의 정도가 심각합니다. 시험을 빠져도 점수를 줘야함)해줘야 하고, 그만둔다고 하면 쫓아다니며 말려야하는 시대라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과격한 정책 생각이 몇가지 있는데(가령 자전거 면허증 발급 및 번호판 부착 후 인도 주행 금지 등), 그 중 하나로 저는 대학의 수를 20개 안쪽으로 줄여야한다고 봅니다. 대학이 너무 많아요. 대학은 정말 공부하고 싶은 사람만 가는 곳으로 만들어야합니다. 시민으로서 배워야할 기본 내용 같은 건 고등학교 때까지 다 가르쳐야죠. 지금처럼 개나소나 다 대학생이 아닌, 대학생이라고 하면 진짜 공부 많이 한 사람, 공부에 뜻이 있는 사람으로 불리게 하고, 대학들이 기업 보내려고 취업 사관학교된 양상을 바꿔야합니다. 말장난 같은 '2년제 학사'라는 제도도 없애고, 서울(+경기도 담당)에 10개 지방은 인구비례별로(가령 200만당 1개 정도) 적당히 배치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방대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넘긴 쉽지 않겠지만, 어찌 됐든 '대학생'의 가치가 지금과 전혀 다른 만큼 전혀 다른 영향력을 갖게 될 겁니다. '대학생'이란 허울좋은 간판(같지도 않은 간판)을 갖기 위해 애쓰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적 역량 낭비 세금 낭비가 너무 심해요.
18/02/07 01:03
어딜가나 공부하기 싫은 학생과 가르치기 싫은 교수가 너무 많죠. 인간 본성인 듯해요 :)
어찌되었건 학생들이 점점 줄어드니 대학 수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시민으로서 배워야할 기본적인 내용은 대학 전에 교육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하고, 교육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목표에 가깝겠지요.
18/02/07 01:18
예를 들면 근로기준법 같은 노동3법을 가르친다거나...
요즘의 코딩 교육 같은 건 전 개인적으로 괜찮게 봅니다. 그리고 전 본과가 아니었던 국문과 수업에서 거의 쇼크를 받았는데, 교수가 정말 열심히 가르치고 드러내는 지식에 있어서도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걸 여실히 드러내더란 말입니다(대학원 아니고 학부수업이었습니다. 이것도 뭐 교수나 과목에 따라 다릅니다만 평균적으로, 그리고 그 깊이에 있어서도...어학 계열은 암기가 많다는데, 전 문학이나 비평, 이론 계열 수업만 들어서). 학생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요. 이런 과를 나온 사람이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잘돼야하는데, 현실은 명문대 국문과도 취직이 쉽지 않죠. 국문과 수업의 질이 다른 이유에 대해 여기저기 이야기도 해보고 스스로 생각해본 결과로는 1. 교수의 질 자체가 다르다 가령 내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에 10년에 한번 나오는 두뇌라면? 대기업에 스카웃되던지 금융계에서 일하던지 벤처를 할 가능성이 높겠죠. 대학 교수라는 직장을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반면 내가 국문과 슈퍼에이스라면? 국문과 졸업생에게 최고의 직장은 교수입니다. 교수진의 반 혹은 2/3가 상위권 대학, 나머지가 모교 출신이라고 가정할 때(국문과는 해외 대학 출신일 가능성이 낮은 관계로), 모교 출신 교수는 그야말로 그 학교 국문과가 배출한 기린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꽤 공감가는 분석. 2. 학생의 열의가 다르다 개인적으론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학과나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과 싫어하는 학생이 공존하기 마련이죠. 3. 교수의 열의가 다르다 개인적으론 이쪽에 방점이 찍힙니다. 제 본래 학과는 교수가 가르치는 일 말고 다른 일고 많이 바쁘더라고요. 본인의 수업도 기업과 산학협동인 경우가 많고, 자신도 그 기업하고 일을 많이 하고(조사나 통계나 예측 등의 일을 받는다거나), 그쪽에 이름이 올라있기도 하고... 그래서 1. 기업과 연계된 일종의 캠페인이나 프리젠테이션 2. 조별 발표수업(관찰&조사 및 발표, 교수는 평가만) 3. 단순 암기+객관식 시험 중 하나로 연결되더군요. 그런데 국문과는 매주 레포트를 내주고, 심지어 그중 잘된 작품을 뽑아 직접 입으로 읽게 하고, 주요 부분에 첨삭까지 해주는 교수가 반이었고, 그외의 교수들도 이론적 배경을 잡고 발표수업을 하는데도 수시로 교수실로 불러 내용을 점검하고 읽을만한 책이나 논문을 추천해주는 등 열심이더라구요. 일단 '교수'가 자기 일인 느낌. 이래서 문사철이구나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18/02/07 11:29
이게...연구와 교육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는 학교마다 과마다 교수님마다 크게 다르시더라고요. 보통 수업 특히, 학부 수업은 사실 교수님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프로젝트...그러니까 돈벌이에 방점을 찍으시는 교수님들도 많고요.) 말씀하신 국문과 교수님들처럼 학생 입장에서 좋은 교수가 늘어나야 하는데, 학교나 교수 입장은 또 그와는 달라서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
18/02/07 11:32
교수가 제대로 가르치지 않을 거면 대학은 그냥 졸업장+사회성 매니징+시설 제공 정도만 한다 치고 등록금은 대폭 낮춰야죠 크크
연구나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는 거야 대학이나 교수의 자유지만요.
18/02/07 11:50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당위의 측면에서 보면 교육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가격을 낮추는 게 맞겠죠.
다만, 졸업장 '장사'라고 생각해보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대학이 돈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서도 계속 나오지만, 졸업장은 살만한 물건이에요. 한국은...확실히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상위권 대학은 돈값을 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연구나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경우에 그 인맥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꽂아주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요. 조금 냉소적이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을 잘 하는 교수보다는 취업에 도움을 주는 교수를 원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18/02/07 01:57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는 세상 -> 고등교육이 없는 세상으로 해석해야하는지 아니면 가지 않아도 무시 받지 않는 사회인지 불확실합니다만
본문의 교육 무용론의 뼈대가 되는 주장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교육이 직장을 잡기위한 단계로 치부되는가. 교육을 편협하게 보면 단순히 직장을 잡기 위한 과정이라 해석할 수 있으나, 좀더 넓게 보자면 세상 사는 지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습득 할 수 있는 창구라 볼 수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과를 가서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세상의 부품처럼 직장에가서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닌 자아실현의 창구가 되는 것이죠. 직장에가서 전혀 무관한 일을 하여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국어 국문학과를 가서 자기가 원하는 시를 공부한다던지, 컴퓨터 공학과를 가서 코딩을 해본다던지요. 2. 일이 대학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는가? 일의 대다수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됩니다만, 현재 사회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대다수의 일들은 고등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수행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일들이 전자 산업, 의료 산업, 친환경 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영기법, 재무, 경제 정책 등등. 이를 중등교육만 받고 수행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럼 대다수 사람이 대학을 안가고 일부 사람만이 대학교육을 받게끔 하면 되지 않냐라는 것은 역시나 계급 나누기라는 또하나의 불평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대학을 가서 능력을 만개할지 안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거든요. 대학교육을 받으면서 자아실현의 토대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회적 분위기가 안가는 분위기라면 이는 박탈당할 수도 있겠죠. 3. 고등 교육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하다. 뉴턴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전대 사람들이 발견한 거인들의 어깨에 타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요. 현대 사회는 30년전과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어려움과 복잡도, 그리고 규모에 대해서 차원이 다릅니다. 불과 20~30년전만 하더라도 중등교육만 받아도 최고의 직장을 갈 수 있었으나, 현재 중등교육의 수준으로 직장에서 일을 수행하기 위한 지식 수준에 못미치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농업에 종사 하진 않지만 농업만 하더라도 종자 개발은 농업분야 고등교육없이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4. 대학교육을 어느정도 무료화하는 것이 해결방법이지 않을까 하지만 대다수의 직업은 정말 중등교육만 받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은 차지하고서라두요. 그렇다면 그런 직업들을 위한 보편 고등교육의 제공을 무료화 혹은 어느정도 납득되는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전문대학교나 방통대가 그런 곳이긴 하죠.
18/02/07 11:36
고등 교육이 없는 세상은 물론 아니고요. 고등 교육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일에 종사할 사람들까지 고등 교육을 받는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 같습니다. 그 편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행복의 총량을 늘리다는 의미 같고요. 제가 보기에 캐플런의 입장은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에 반대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저자가 파란미르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1. 그러니까 그런 자아실현을 하기 싫은 애들까지 굳이 대학에 가게 할 필요는 없다. 2. 그런 일과 관련된 분야에서 그런 일을 할 능력이 되는 애들만 고등 교육을 받게하자 3. 고등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당위에 가깝지만, 학생 대부분에게 고등 교육이 별반 효과가 없다는 건 현실이다. 4. 대학교육 무료화는 개인적 차원에서 무료일 뿐 사회적 차원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똑같다. 이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낭비를 막지 못하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이미 대학에 투자할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도로 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8/02/07 02:01
뭐 경쟁이 있는한 어쩔수없는거 같아요. 한국에서 토익은 영어실력의 지표가 아니라 '최소한의 성실성'을 가지고 있다의 지표인거처럼...사회적 비용이 덜 드는 잣대를 찾긴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18/02/07 09:15
고등학교 때 정말 공부라는걸 손에 놓고 살던 친구들도 본인이 원한 친구들은 대학을 다 가긴 갔죠. 그 친구들의 기초학력 수준이나 학업을 대하는 태도를 고려했을 때 대체 그 대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구요.
그런 맥락에서 누가 나를 교수시켜준다고 해도 서울 상위권 대학이 아닌 한은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가서 학생들 가르쳐봐야 자괴감만 들 것 같아서..
18/02/07 12:02
그런 부분이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이나 그래도 자식 대학은 보내야지!라는 욕망이 낳은 어두운 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손실이에요.
18/02/07 10:20
사회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도, 과연 예전만큼 대학/대학원에 소모되는 시간이 큰 손해인가를 따져보면, 예전만큼 그렇지 않다라고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생각난 김에 간단히 찾아봤더니 1960년과 2002년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무려 남녀 43.6%. 49.7%, 미국은 남자 11.7%, 독일 역시 남자 13%, 여자 12.3% 증가했더군요. 이렇게 늘어난 수명을 어떻게 쓰는게 효율적인지를 따져서 자원의 분배가 이뤄진거고, 현재는 대학과 연구소로 자원과 시간 투자가 이루어지는게 좋은 효율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닐까합니다.
18/02/07 10:42
좋은 번역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짝짓기 경쟁에 필요한 수컷의 '뿔' 이 떠오르네요. 누구나 갖고 있고, 전혀 무쓸모 이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이 더 큰걸 갖고자 끊임없이 경쟁하게 되는..
18/02/07 11:01
예전에 고등교육은 소수 엘리트만 받던건데 평민 (?)들이 여기에 편입되면서 교육 '사업'이 양적으로만 늘어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줄세우기를 위한 교육이라는거야 한국에서 수업 생활 및 취업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테고 이게 달라지지 않는건 진짜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이 뭔지 고려하고 그걸 교육으로 추진할 목적의식을 지닌 주체가 없죠 학교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식 위주로 가르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야 좋긴 하지만 그걸 발벗고 나서자면 그건 골치 아픈 일이거든요 그리고 교육은 이미 '사업'이 됐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자기 무덤 팔리가 없거니와 실질적으로 교육 개혁을 할 수 있는 요직에 있는 자들이 이미 그 사업판에서의 기득권일테니까요 나 자신의 이권 앞에 거대한 사회적 비용 낭비 같은거야 강건너 얘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쨋거나 이 거대한 사회적 비용 손실에도 불구하고 다들 거기에 적응해서 어떤 체제가 굴러가고 그걸 바꿀 힘이 있는 자들은 그 시스템에서 잘 살고 있으니 '굳이' 그걸 개혁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죠
18/02/07 11:44
결국은 기득권 문제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현 시스템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개혁하진 않겠죠.
18/02/07 11:48
글의 내용에는 동의합니다.
한국에선 고등학교 교육조차 쓸모없는 부분이 많죠. 다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제가 이과를 나와서 그런지 어쩐지 이과쪽은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전문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과쪽은 음.. 일을 하는데 필요한 스킬을 배우긴 하는건가요? 문과과 취직이 안된다는데 애초에 철학, 국문학, 사회학을 배워서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그런 걸 원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나요?
18/02/07 12:00
위에서도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다시피, 원래 대학이라는 기관이 상류층 자제들 다니라고 만들어진 교육 기관이다 보니 취업이라는 문제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형태로 발전했죠.
사실 저도 인문 계열 과목을 배워서 특별히 어디서 그렇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제가 뭐 인문 계열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요. 다만, 문사철 관련으로 꽤 많은 수업을 들어본 결과, 재미있고 배워볼 만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암튼, 해당 계열에서도 취업 걱정이 많아서 최근에는 이중전공이나 부전공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18/02/07 20:20
교양 다다익선의 관점에서는, 모두가 대졸해서 국가적 효과가 마이너스만 아니면 다행입니다. 말마따나 인간이 결국 사치를 한다면 그나마 학력과잉은 괜찮은 사치죠.
오히려 이 야만인년놈(평등!)들이 자기돈 그리고 안보이지만 그보다많은 사회의 돈을 들여 가르친들 배우는게 있기나 하냐는 분석이 쎄네요. 그것만으로도 꽤 읽을만합니다. 직업교육은.. 이게 단순히 취업자격증이 아니고, 요컨대 마당만 쓸어도 어떻게 쓸어야 편하고도 좋을지 생각해가며 일하는 사람을 양성하자는 뜻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그래요. 심지어 이론교육도 학자의 직업교육으로 재해석하고 그에 맞춰갈 수 있구요. 우리 한국인들은 문과.. 이과.. 실업계.. 막 자동반응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대입은 좀 그렇습니다.
18/02/18 23:47
많이 늦었지만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대학생들을 가까이 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에효 정말 답없는 애들 많습니다. 이게 언제 바뀔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친구들이 대학이 무쓸모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라서 자녀들이 대학갈때에도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부모가 대다수라면 좀 바뀔 것 같습니다만 제 생에서는 일어날거 같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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