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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3/28 17:30:06
Name 글곰
Subject [일반] (삼국지) 한중왕 표로 알아보는 유비 부하들의 지위 (수정됨)
  안녕하세요. 글곰입니다. 최근에 유비가 한중왕에 오르는 부분을 쓰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한번 다뤄 볼까 합니다.

  유비가 조조를 격퇴한 후 한중왕에 오를 때, 부하들이 함께 연명으로 황제(헌제)에게 표를 올립니다. 유비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니 왕으로 삼아 주시라는 내용이죠. 물론 조조의 제어 하에 있는 헌제가 그걸 승낙할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만 일단 그런 식으로 모양새를 만들었습니다. 유비가 한 황실의 정당한 후예임을 강조한 이상 그런 정치적 제스처는 매우 중요하니까요.

  다만 오늘 이야기하려는 건 그 표문 자체가 아니라 서두 부분입니다. 소위 '한중왕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평서장군(平西將軍) 도정후(都亭侯) 신(臣) 마초, 좌장군장사(左將軍長史) 영진군장군(領鎭軍將軍) 신 허정, 영사마(營司馬) 신 방희, 의조종사중랑(議曹從事中郎) 군의중랑장(軍議中郎將) 신 사원(射援), 군사장군(軍師將軍) 신 제갈량, 탕구장군(盪寇將軍) 한수정후(漢壽亭侯) 신 관우, 정로장군(征虜將軍) 신정후(新亭侯) 신 장비, 정서장군(征西將軍) 신 황충(黃忠), 진원장군(鎭遠將軍) 신 뇌공, 양무장군(揚武將軍) 신 법정, 흥업장군(興業將軍) 신 이엄 등 120명이 삼가 상언합니다.]

  여기에서 당시 유비의 휘하에 있던 부하들의 서열이 어찌 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마초가 가장 앞에 있지요. 도정후는 본래 조조로부터(=즉 황제의 이름으로) 받은 작위입니다. 하지만 평서장군은 유비가 임의로 부여한 장군직이지요. 아무튼 그의 이름이 가장 앞에 등장한 사실로 미루어보아 마초가 유비로부터 제후 대접을, 적어도 겉보기상으로는 동등한 입장으로 대우를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하라기보다는 객장(客將)에 가까운 셈이지요. 마치 유표 휘하에 있을 때의 유비 자신처럼요.

  배주에서 배송지가 인용한 산양공재기(山陽公載記)를 보면 마초가 유비의 자(字)를 부르며 맞먹으려 드니 관우와 장비가 빡돌아서 마초를 죽이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배송지 자신이 그럴 리 없다며 부정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마초의 격이 유비와 맞먹을 정도였다고 여겼다는 방증이 될 수 있습니다.  

  이후에 나오는 이름은 허정과 방희, 사원입니다. 허정은 상당히 유명하고, 방희는 그럭저럭 이름 정도는 기억나며, 사원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들의 직책은 각각 장사(長史), 사마(司馬), 종사중랑(從事中郎)입니다.

  유비가 한나라로부터 받은 공식적인 직함은 좌장군 의성정후였고, 그 권한으로 부(府)를 개설하여 부하들을 좌장군부(左將軍府)에 배치하는 식으로 인사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보좌관격인 장사와 사마를 한 사람씩 둘 수 있는데 장사는 조직 및 인사담당이고 사마는 군사 담당이라고 생각하시면 대충 맞아떨어집니다. 그리고 장사 아래에 여러 조(曹. 조선시대에 호조 병조 할 때의 그 조입니다.)를 두고 이 조에 종사중랑을 배치합니다. 이들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 건 뒤에 나오는 사람들보다 지위가 높아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허정이나 방희는 몰라도, 고작 의조중사중랑에 군의중랑장인 사원이 뒤에 나오는 무수한 장군들보다 윗길이라는 건 말이 안되거든요.

  아마도 이들은 유비의 좌장군부에 속한 직속 부하들이었기에 이름이 먼저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사와 사마는 각기 좌장군의 왼팔과 오른팔격이니 당연히 나와야 할 테고, 사원은 여러 부에 있는 무수한 종사중랑들 중 선임자라고 저는 추측합니다. 사원은 훗날 좨주가 되었다가 승상부의 종사중랑이 되었으니 역시 고위직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군사장군 제갈량, 탕구장군 관우, 정로장군 장비, 정서장군 황충, 진원장군 뇌공, 양무장군 법정, 흥업장군 이엄, 기타 등등...]

  가장 흥미로운 건 역시 제갈량의 위치입니다. 관우나 장비보다 앞에 있어요. 유비가 적벽에서 승리하고 형남 네 군을 차지했을 때 제갈량의 지위는 군사중랑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익주를 차지한 후 군사장군으로 승진하면서 관우나 장비보다 지위상으로 앞서게 된 거지요. 생각해 보면 제갈량이 유비에게 출사한 206년 이후 유비가 익주를 차지하기까지 고작 8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그런데 유비는 고작 삼십대 초반인 제갈량을, 근 삼십 년 가까이 자신을 따랐으며 형제와도 같은 정이 있었던 관우와 장비보다 더 높게 대우합니다. 심지어 제갈량에게 좌장군부의 일을 대리하도록(署左將軍府事) 하기도 하지요. 제갈량에게 제이인자의 도장을 꽝꽝 찍어준 셈입니다. 유비의 제갈량에 대한 믿음은 실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제갈량은 그 기대에 십분 부응했지요.

  이후 관우와 장비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으니 넘어가겠습니다.

  그들 다음에 황충의 이름이 나오는 게 흥미롭습니다. 유비가 한중왕에 오르기 전, 황충은 정군산에서 하후연을 공격해 죽여버리는 어마어마한 공을 세웁니다. 하후연은 조조의 서쪽 방면 총사령관이나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황충은 그런 그를 공격해 박살냈을뿐더러 목숨까지 빼앗았지요. 유비는 신상필벌이 확실한 군주였습니다. 공을 세웠으면 반드시 포상했습니다. 능력이 있으면 중히 썼고요. 그 결과 황충은 관우나 장비와 같은 반열에 오릅니다. 유비는 한중왕이 된 후에도 전좌우후 사방장군에 각각 관우, 마초, 장비, 황충을 임명합니다. 네 명을 동급으로 쳤다는 뜻이죠. 그 사실에 관우가 토라지다 못해 삐치는 일이 발생하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고...... 그만큼 황충의 승진속도는 대단했습니다.

  이후 진원장군 뇌공이 나옵니다. 넵. 갑툭튀도 이 정도면 수준급입니다. 하지만 계한보신찬을 보면 나름대로 유명한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영릉 출신으로 유명한 호족이었다고 하며, 유비가 한중왕이 된 이후에 태상(太常)으로 임명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태상은 제사를 맡은 직책인데 고위직이지만 실권은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높은 대우를 받았단 뜻이죠.

  그 다음에 법정이 나옵니다. 유비의 입촉에 있어 일등공신이었고, 그가 죽었을 때 유비가 눈물을 흘리며 애도했을뿐더러 시호까지 내렸지요. 당연히 고위직을 역임했으며 유비의 한중왕 등극 후에는 상서령(尙書令)이 됩니다. 상서령은 조금 전 이야기한 태상과는 달리 실권이 어마어마한 직책입니다. 내정을 담당하는 상서(尙書)의 총괄자 역할이거든요. 게다가 그 전에는 촉군태수를 역임했는데 촉군은 익주의 수도인 성도가 속한 군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요직만 맡았던 셈입니다.

  그리고 이엄입니다. 조금 신기한 것이, 이엄은 원래 형주 출신입니다. 그러다 유표가 멸망하자 익주로 가서 벼슬을 얻는데 그게 성도의 현령입니다. 그리고 유비가 익주를 차지할 때 다시 유비에게 항복하지요. 주인을 여러 번 바꾸면서도 항상 능력을 인정받았고, 급기야 조운이나 진도 같은 오래된 신하들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한중왕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이엄은 외지 출신이기에 가문빨과는 전혀 무관했죠. 이로 보아 이엄 역시 유비에게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훗날 이엄은 유비의 탁고를 받는 신하가 됩니다. 그 말년만 좀 더 좋았더라면....... 하. 여하튼 저는 이엄의 이름이 떡하니 법정 다음에 자리잡은 게 참 인상깊었고 그래서 출사에도 나름대로 이유를 만들어서 집어넣었습니다.

  좋아요. 여기까지가 당시 유비의 부하들의 순위라도 보아도 크게 어긋남이 없을 겁니다.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하면요.

  안한장군 미축은 유비 일생일대의 은인이었습니다. 조조가 내린 태수 자리를 걷어차고는 거지나 다름없는 유비를 선택했죠. 엄청난 재산을 죄다 유비에게 밀어넣었고 심지어 자신의 여동생까지 부인으로 들였습니다. 유비가 길거리에서 객사하는 대신 사병들을 이끌고 다닐 수 있었던 건 오직 미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비는 입촉 후 그를 안한장군으로 삼고 그 지위를 군사장군 제갈량보다 위에 있게 함으로써 그 고마움에 보답합니다.

  그런데 한중왕표에는 미축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군사장군 앞에 나와야 할 텐데 왜일까요. 영혼의 동반자 손건이나 간옹처럼 일찍 죽은 것도 아닙니다. 미축은 이 때 쌩쌩히 살아 있었거든요. 심지어 몇 년 후 유비가 황제에 오르라는 표를 올릴 때도 이름이 떡하니 등장합니다. 허정 다음에, 제갈량 앞에요. 미축의 이름이 한중왕표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의문입니다.

  자. 오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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軽巡神通
18/03/28 17:33
수정 아이콘
사원이 누구인지 궁금해 급히 찾아보니
촉한의 유지인데다가 황보숭의 사위였군요.
명분에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었다고 봅니다. 저정도의 위치라면.
18/03/28 17:45
수정 아이콘
한나라의 오래된 신하 집안이긴 한데, 기록을 보면 형 사견이 대단한 사람이고 사원은 그냥 원플러스 원 수준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흐흐.
틀림과 다름
18/03/28 17:34
수정 아이콘
미축은 장사치여서 선비보다 못한 지위라고 여긴건 아닐까요? 형식상으로요
18/03/28 17:39
수정 아이콘
미축은 재산이 많았다뿐이지 장사치는 아닙니다. 애초에 도겸 휘하에서 서주의 2인자인 별가종사로 있었고, 편장군이 되었으며, 이후 조조가 영군태수로 삼으려 했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자 명사였습니다.
軽巡神通
18/03/28 17:40
수정 아이콘
당시로서는 장사치라기보다는 무인이었죠
카서스
18/03/28 18:58
수정 아이콘
당시 호족들치고 상업에 종사하지 않은 사람이 드뭅니다.
코우사카 호노카
18/03/28 17:39
수정 아이콘
외척이라서..? 유비가 미축대우해준거 생각하면 그냥 없을것 같진 않은데..
김연아
18/03/28 17:40
수정 아이콘
K???: 조운은???
軽巡神通
18/03/28 17:45
수정 아이콘
조자룡은 일선 지휘관이기보다는 유비의 호위대장이라는 뉘앙스가 더 강하니까요
김연아
18/03/28 18:04
수정 아이콘
댓글 의미는 밑에 댓글로 갈음하고,

조운은 일선 지휘관입니다. 호위대장이 아니에요.
軽巡神通
18/03/28 18:13
수정 아이콘
아 잘못적었습니다.
친위대장이라고 적어야 하는 것을.
18/03/28 18:16
수정 아이콘
호위대장은 절대 아니지요. 정 억지를 쓰자면 아문장군의 직책이 총사령관을 지키는 것이라고 우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유비가 입촉할 때 아문장군 조운은 유영사마로 형주에 남았죠. 이후 유비를 지원하러 입촉할 때도 제갈량과 함께 했다가 도중에 별도의 부대를 이끌고 강양으로 갔고, 한중에서도 황충과 함께 최전선에 있었으며, 이릉대전 때는 독강주로 후방을 맡았으니, 유비의 호위대장 역할을 한 적은 없습니다.
18/03/28 17:47
수정 아이콘
조운은 이 사람들보다 지위가 낮아서 없습니다. 관우 마초 장비 황충보다는 아래였고, 대충 위연과 엇비슷했을 것으로 봅니다.
김연아
18/03/28 18:03
수정 아이콘
K???는 조운빠 코에이였고, 제 댓글은 무참히 실패한 댓글입니다 ㅠㅠ
18/03/28 18:17
수정 아이콘
아..... 하지만 조운은 멋있으니까 괜찮습니다. (토닥토닥)
코우사카 호노카
18/03/28 18:57
수정 아이콘
조운 멋있게 나오는것도 실제론 잘생겼다는 기록도 없는데 코에이의 빠질이 발동한거라는 걸 들은 적이....
사랑의사막
18/03/28 18:37
수정 아이콘
정사나 자치통감 같은 데에 기록이 거의 없거나 혹은 별다른 내용 없이 기록되었다고 해도 저는 무조건 삼국연의 소설 기준으로 게임을 대하기 때문에 그냥 조운이 제일 좋습니다. ^^
시메가네
18/03/28 20:11
수정 아이콘
조조군 5천을 뚫었다는 기록이 정사에 있는데 연의의 100만에 비교해서 초라해보이지만 5천도 충분히 쩌는 기록입니다
동네형
18/03/28 23:17
수정 아이콘
사실오천 이나 백만이나 당장 주변에ㅠ졸라많은건 마찬가지일거라..
치토스
18/03/28 17:48
수정 아이콘
미축은 미방 때문 아닌가요? 조운은 어느정도 위치 였는지도 궁금하네요.
18/03/28 17:51
수정 아이콘
이 시점에 미방은 개국공신의 일원으로 남군태수였습니다. 전후관계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미방이 배신자가 된 건 이후의 일로 보입니다.
조운은 위에 언급했다시피 관우 마초 장비 황충보다는 아래였고, 대충 위연과 엇비슷했을 것으로 봅니다.
작별의온도
18/03/28 17:53
수정 아이콘
본문에 관우가 있으니 아직 미방이 트롤링하기 전일 거에요.
기사조련가
18/03/28 17:54
수정 아이콘
미축은 아마 외척의 발호를 걱정하고 미방의 죄때문에 크게 대우해주기 어려워져서 그런듯
軽巡神通
18/03/28 17:54
수정 아이콘
한중왕때면 미방이 트롤하기 전이예용
기사조련가
18/03/28 18:04
수정 아이콘
글쿤요. 삼국지관련 2차생산 소설을 너무 많이 봤더니 혼돈이 왔네요
담배상품권
18/03/28 17:57
수정 아이콘
한중왕에 즉위했을때면 미방 배반 전 아닌가요?
윤가람
18/03/28 18:03
수정 아이콘
서촉입성->한중정벌->한중왕 즉위->관우 북벌->오나라 통수->관우 사망->조조사망, 조비 즉위->유비 즉위->이릉대전->유비사망 순입니다
기사조련가
18/03/28 18:21
수정 아이콘
정리 감사욧
파이리
18/03/28 17:54
수정 아이콘
군악대 차별 노노요
18/03/28 17:57
수정 아이콘
저는 군악대가 책략치 회복시켜주는 줄 모르고 안 키웠습니다. 수송대만 키웠어요...
하야로비
18/03/28 17:59
수정 아이콘
군악대 옆에 있으면 MP 올라가는걸 유비가 아직 몰랐나봐요. 그걸 알아야 1599 가는데...
18/03/28 18:02
수정 아이콘
제가 그걸 몰라서 엔딩 봤을 때 살아남은 부대가 유비-제갈량-위연 딱 셋...... ㅠㅠ
하야로비
18/03/28 18:04
수정 아이콘
전 마지막 전투에서 30번 넘게 좌절하고 끝내 엔딩 못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는데요....ㅠㅠ
하지만 다시 시작해서 하다보니 또 꿀잼이라 신남신남!
카서스
18/03/28 19:00
수정 아이콘
전 군악대 mp회복 몰랐고 수송대 안키웠는데 엔딩봤습니다.
대신 원군서를 썼죠 (..)
용노사빨리책써라
18/03/28 18:04
수정 아이콘
몰랐으니 맥성에서 관우를 못살렸죠. 보나마나 장판파에서 도망치던 민중에게 적토마도 줬을겁니다.
사랑의사막
18/03/28 18:03
수정 아이콘
군악대 저도 처음에는 뭐 이런 부대가 다 있어?하고 참전 안 시킨 적 많았어요. 삼국지 공명전 영걸전 또 해보고 싶네요. ^^ 지금껏 나온 삼국지 게임 중 공명전 영걸전이 제일 재밌어요. 조조전은 조조가 주인공이라 안 합니다. ^^
손금불산입
18/03/28 18:23
수정 아이콘
제가 요새 안그래도 신조조전 버전으로 영걸전 리파인하는중인데 꽤 재밌습니다
강미나
18/03/28 17:59
수정 아이콘
미방도 같이 없다면 외척이라 뺀 게 맞는 거 같긴 한데
꼭 그게 아니라도 미방의 경우 남군태수라는 직함이 120명 안에 들어갈 정도는 아닐 수도 있으니....
18/03/28 18:01
수정 아이콘
120명이지만 이름이 언급된 사람은 딱 열 명입니다. (나머지는 원문에서도 그냥 '등'으로 퉁쳐버립니다.)
미방은 열 명 중에 들어갈 건덕지가 없었지요.
손금불산입
18/03/28 18:24
수정 아이콘
남군태수면 120명이 아니라 20명 안에도 들어갈 수 있을정도 아닌가요? 관우말고 형주에서 그 위가 없을테니..
18/03/28 17:59
수정 아이콘
그냥 썰을 풀자면
유비 보위세력이 대략 유협집단+형주+익주인데
합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익주세력에 대한 보상과 함께 '한중왕'이라는 칭호 때문에 저 명단에 익주세력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초기 유협집단은 상대적으로 양보가 필요했고 그 중에서 의전 순위는 높지만 전공이 살짝 후달리는 미축이 빠진게 아닐까 합니다.
워낙 오랜 세월 함께 했다보니 그 명단에 넣고 빼는 거에 신뢰가 흔들릴 만한 사이도 아니었겠구요.
18/03/28 18:07
수정 아이콘
저는 유비집단을 유협+형주+익주로 가르는 의견에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아예 아니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유비는 어느 정도 정치적 고려를 했을망정 요직은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갔습니다. 게다가 유비 생전에 익주 출신은 숫자에 비해 별로 중용되지도 않았어요. 기껏해야 황권에 양홍 정도입니다. 실제로 저 열 명 중 익주 출신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허정, 방희, 사원, 뇌공, 법정, 이엄 모두 외지 출신입니다.
18/03/29 00:42
수정 아이콘
태클은 아니지만 출신으로만 구분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방희만해도 유언의 친구로 유언 유장의 최측근이었죠
강미나
18/03/28 18:23
수정 아이콘
안되는 거 빼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저 당시에 아파서 이름을 못넣었다거나(....) 대신 이러면 재미가 없죠.
하르피온
18/03/28 18:30
수정 아이콘
한의 이름으로 내린(조조가내렸지만 황제의이름이니) 태수자리를 거절하고 한중왕의 신하로 등재한다면 황실의 위엄에 먹칠이 되므로....?
18/03/29 08:57
수정 아이콘
평서장군 도정후 마초는 한 황실의 권위를 등에 업은 승상 조조에게 맞서 반란을 일으킨 빼도박도 못할 반역자인걸요.,,
arq.Gstar
18/03/28 18:31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세상 살다보면 아무리 큰일이라도 실수하나쯤은 있게 마련인데 진지하게 '그냥' 혹은 '실수' 였을수도 있습니다 -_-;
작업 다 해놓고 몇명이 수십번 검토했는데 발표직전에 '어라? 이게 왜 지금발견됐지???' 할때도 있고요...크크
18/03/29 08:58
수정 아이콘
표를 읽다가 당황했을 수도 있겠군요.
'....응??? 뭐야 왜 미축이 없지? 어디 갔지???'
호우기
18/03/28 18:31
수정 아이콘
미축은 서주 호족으로 유비를 많이 도운건 맞지만, 능력 상으로 그 이후에 손건, 간옹보다도 뭘 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어서 외척으로서 대접을 해줬다는 느낌만 들지요
그리고 나중에 황제로 올리는 표에 등장한 것은 미방이 배반 때리고 나서 미축이 정말 수치스러워했고, 주위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 예우 차원에서 집어넣지 않았냐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18/03/28 18:35
수정 아이콘
깜빡 했다거나...왜 일할 때 다들 그렇잖아요...
18/03/28 18:37
수정 아이콘
제갈량에 대한 대우는 정말 화끈했네요. 물론 임관한 이후 제갈량이 그만큼의 능력을 보여줬기에 다른 신하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었겠지만요.
18/03/29 09:04
수정 아이콘
화끈한 정도가 아니죠. 심지어 승상이 되었을 때조차 겨우 마흔 한 살이었습니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한나라 황제라는 인간들이 다들 그랬네요. '야 소하가 너 대장감이라더라'라는 이유만으로 한신을 대장군에 덜컥 앉힌 한고제라든지, 스물이 갓 넘은 처조카 곽거병을 표기장군으로 삼아 막북으로 내보낸 한무제라든지...... 다들 제정신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죠.
Maiev Shadowsong
18/03/29 10:16
수정 아이콘
41세 국무총리라....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18/03/28 18:53
수정 아이콘
간손미 간손미의 미축이 헐...
어제의눈물
18/03/28 18:57
수정 아이콘
미축은 입촉 때의 안한장군을 유지한 것으로 봐서는 한중을 얻는 데에 큰 공을 세우지 못했던 것이 아닐런지?
닭장군
18/03/28 19:05
수정 아이콘
딱히 별것 안한장군
어제의눈물
18/03/28 19:08
수정 아이콘
?!
스타나라
18/03/28 20:25
수정 아이콘
아...자존심 상해 ㅜ 고작 별것 안한장군에 웃다니...
18/03/29 09:05
수정 아이콘
아... 당했다. ㅠㅠ
MyBubble
18/03/28 19:07
수정 아이콘
원래 있었는데 관우 죽고 나중에 뺐을수도... 없겠죠?
보통e스포츠빠
18/03/28 19:43
수정 아이콘
연의에서 황충의 장군 대접보고 관우가 어이가없어서 일갈하는 장면이 마냥 근거가 없는건 아니었군요.
18/03/29 09:08
수정 아이콘
그딴 놈하고 내가 동급이라니! 하고 자존심이 상해서는 전장군 관직을 안 받으려고 했습니다. 정말이지 성질머리하고는....
하지만 이후 비시의 설득을 듣고는 깨달아서 즉시 머리를 숙이지요. 더러운 성질머리와, 동시에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아는 자세가 관우라는 인물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비연회상
18/03/28 19:50
수정 아이콘
유비와 제갈량의 군신관계는 전율을 느끼게 하네요
절대적 신뢰와 그에 대한 차고 넘치는 보답이라니...
18/03/29 09:09
수정 아이콘
절대적 신뢰와, 가차없는 헬조선식 근무환경이었습니다.
음...여기에 대해서는 글을 하나 더 파야겠군요.
시메가네
18/03/28 20:10
수정 아이콘
미축은 명예직의 느낌이죠 여동생도 주고 재산도 줘서 대접은 높은데 실권은 없습니다! 지금도 직원 만명이면 대단한데 그때도 만명임 상당하죠...
유비가 미축의 재산이 없었음 훨씬 힘들었겠죠
18/03/29 09:09
수정 아이콘
단언컨대 미축이 없었더라면 유비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18/03/28 20: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말 당시에 대한 지식 없는 사람이 그냥 추리해 보자면..

1. 미축이 조조로부터(=헌제로부터) 태수 자리를 받았는데 유비한테로 튀어 버린거라 천자에게 올릴 표문에 이름 붙이긴 좀 그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초나 관우의 경우는 제후의 반열이라 독립적인 활동을 해도 세상 사람들이 인정한다고 보고요.

2. 숫자 12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비 포함하면 12명인데, 황제를 보위할 제왕과 그 부하들이 12간지를 상징할 수도 있지 않을까.. 도 싶습니다. 상소하는 인원도 120명이고요. 유비 제외 11명 이름으로 누구를 달까 하다가 표문이 가지는 의미를 나름대로 따진 끝에 미축이 빠진 건 아니었을까 합니다.

3. 요즘도 출신지역이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에 뽑히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옛날에는 오죽했겠나 싶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왼팔, 오른팔인 관우, 장비를 제외하고는 익주나 형주의 인사들이 ‘한중왕’을 추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축은 이미 서주의 유명 인사로 천하에 알려진 사람이니 ‘한중왕’ 표문엔 빠진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18/03/29 04:09
수정 아이콘
1번이유라면 120명에도 빠졌다고 생각할수 있는데 120명안에는 있지 않을까싶습니다.
브록레슬러
18/03/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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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맛있었다 오늘밥은..
지니팅커벨여행
18/03/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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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님의 그것은 큰가요?
18/03/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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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치려다 벌점 먹을까봐 자제합니다.ㅠㅠ
18/03/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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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썰로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되네요 크크
18/03/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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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옹대장군이 짬으로는 제일 위쪽에 속할텐데..
18/03/29 09:14
수정 아이콘
짬으로는 소위 불알친구인 간옹을 따라갈 자가 없지요.
그래서 기록에 보면 회의 때 유비가 자리에 있어도 간옹만 혼자 다리 쭉 뻗고 뒤로 기댔으며, 제갈량 이하를 상대로는 걍 베개를 베고 침상에 누워서 말했다 합니다. 무려 [성품은 찬찬하지 않고 오만, 방종, 질탕하여]라는 평가를 받았죠.
18/03/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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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간옹이 법정이 들어오면 침상에서 일어나 정좌했다죠.
하도 잔소리가 심해서...
쿼터파운더치즈
18/03/2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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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손미 ㅠㅠ
유비생전 제갈량의 정사기록이 적은데 저정도로 신뢰한거보면 유방-장량 관계랑 비슷했나봐요
18/03/29 09:15
수정 아이콘
기록에 있는 것만 보아도 이미 과로로 죽을 기세로 굴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새 글에서...
꺄르르뭥미
18/03/29 01:34
수정 아이콘
외척이라는 특수 관계때문에 안 들어갔을 것 같네요. 유비가 올리는 표에 대해서도 글 써주세요 서열놀이 꿀잼
18/03/29 09:15
수정 아이콘
원래 서열놀이가 제일 꿀잼이죠!
전설속의인물
18/03/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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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재밌네요!
18/03/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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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더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18/03/31 18:08
수정 아이콘
마초는 정말 높은 자리죠.
관우의 탕구장군, 장비의 정로장군 이런건 말할것도 없고
유비의 좌장군 보다도 높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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